설연휴 TV가이드
[설에 고향 못가는 분을 위하여]
'연휴엔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바야흐로 3일간의 달콤 연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번 설에도 리모컨 하나면 안방을 극장으로, 또 웃음바다로 만들수 있을 듯 하다. 공중파 방송사들이 흥행대작 영화들을 연휴 곳곳에 골고루 배치했을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도 마련해 각기 '채널 고정'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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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는 이미 시작됐다!'
사실상 30일 목요일부터 안방극장엔 설날특집 프로그램들이 등장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쌀문제를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쌀의 전쟁(MBC 밤 11시 5분)'. 미국·일본·중국·한국 등 쌀 문화권 4국을 돌아보며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 제작진은 "쌀 문제의 본질에 적급해 보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소리없는 곡물 전쟁 속에서 한국 쌀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 있는 쌀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비슷한 시간 KBS1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의 배신으로 귀신이 된 김희선이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영화 '자귀모(11시 35분)'가 방영된다. 연휴의 설레임으로 잠 못드는 밤을 보낼 것 같다면 '안개기둥(MBC 1시 5분)'을 기억하자. 가정을 위해 모든 걸 버렸던 여자가 남편의 일탈을 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는 다소 진부한 내용에 스스르 잠이 들어버릴지도 모른다.
'흥행영화는 또 봐도 좋네.'
늦은 아침까지 깊은 잠을 즐긴 당신에게 할리우드 미남, 미녀가 손짓을 한다. 조지 클루니와 니콜 키드먼이 호흡을 맞춘 액션 스릴러물 '피스메이커(MBC 낮 12시 50분)'가 전파를 타는 것. 휴일에 적응 되지 못한 몸이 일찍 잠을 몰아냈다면 일찌감치 TV앞에 앉아도 좋다. 20년이 넘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도토리묵을 만드는 어머니 이야기를 그린 2부작 특집 드라마 '도토리묵(SBS 오전 10시)'이 가족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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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드라마 도토리묵(SBS)
화산 폭발을 그린 영화 볼케이노(KBS1 낮 1시)와 함께 안방의 후끈함을 느끼거나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장기자랑 대결인 '외국인 예능 경연대회(KBS1 오후 3시 35분)'를 보며 흥겨운 무대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저녁시간이다.
예전에는 밤 10시 시간대에 외화가 많이 몰려 있었으나, 이젠 한국 영화도 심심찮게 볼수 있다. 특히 올해는 흥행작들이 주요시간대에 편성됐다. 절로 숨어든 조폭과 중들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영화 '달마야 놀자(MBC 밤 9시 55분)'나 삼류 밴드 팀원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는 '와이키키 브라더스(KBS1 밤 11시)'를 아직 못 봤다면 웃음과 감동이 준비하고 있으니 별표 다섯개. 이밖에도 '패트리어트(MBC 밤 9시 55분)' '프라이멀 피어(OCN 밤 10시)' '부기나이트(홈 CGV 밤 10시)'도 리모컨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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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영화감상? 가족함께 웃음바다!'
설날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안방을 노크한다. 영화면 영화, 오락이면 오락, 볼거리가 다채롭다.
'영화는 역시 액션'을 외치는 시청자들을 위해 치고 받는 영화가 풍성하다. 대만 출신 이안 감독에서 2001년 골든글로브 감독상과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안겨준 홍콩액션 '와호장룡(MBC 밤 9시 45분)'과 명절 단골 손님 성룡이 주연한 '러시아워2(SBS 밤 11시 45분)', 김보성·권민중이 출연한 '투캅스3(SBS 밤 12시 30분)'가 잇따라 방영된다. 케이블 채널인 OCN 액션은 '비천무(오전 9시 30분)'와 '동방불패(밤 8시 20분)'를, 홈CGV 채널은 조재현의 매서운 눈매가 압권인 '나쁜 남자(밤 10시)'를 편성해 액션팬들을 유혹한다. 케이블 시청이 가능하다면 '제 60회 골들 글러브 시상식'을 놓치지 말자. 캐치온(오후 1시)과 캐치온 플러스(오후 9시)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스크린밖 화려한 외출을 만날수 있다.
그러나 식구들이 한데 모인 낮시간엔 단연 교양 오락프로그램이다. MBC가 30일에 이어 또 하나의 특별 다큐멘터리를 선사한다. 민족의 영산이 백두산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천지를 안은 사람들(2월 1일 오후 2시 50분)'이 그것. 촬영팀의 한 관계자는 "스쿠버 전문가들이 아이스 다이빙팀을 결성, 영하 40도가 넘는 한겨울에 오리발과 산소통을 짊어지고 천지의 얼음속으로 뛰어들었다. 얼음 속에서 수중 촬영한 아름다운 천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영상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이밖에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인 Q채널에서는 아기 동물들의 깜찍함을 담은 '자연속의 아기동물들(오전 7시, 오후 7시)'을, 히스토리 채널에서는 5일까지 하루 2편씩 '고대문명의 미스테리(오전 10시 재방 밤 9시)' 10편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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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그쇼(Dog Show), 최고의 명견을 찾아라(MBC)
안재모, 이기찬, 듀크, 주얼리 등이 출연해 최고의 모창 가수를 선발하는 '폭소열창 가요제(SBS 오후 5시 10분)'와 전국 100여마리의 명견 중 각종 심사를 거쳐 최고의 명견을 선발하는 '도그쇼(Dog Show), 최고의 명견을 찾아라(MBC 오후 3시 50분)'도 설날 오락 프로그램으로는 딱이다.
'내일도 모레도…오늘만 같아라.'
늦은 아침 여전히 어머니가 부엌에 계시다면 잠시 일손을 놓고 TV앞에 앉으시게 하는건 어떨지. 가족의 소중함을 그린 2부작 드라마 '달중씨의 신데렐라(KBS2 오전 9시 50분)'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KBS측 관계자가 "많은 설 특집 프로그램이 있지만 볼만한 것 한 개만 꼽으라면 이 드라마를 추천하겠다"고 말할 정도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위암 말기인 노모(강부자)를 위해 총각 봉달중(김국진)이 맞선으로 결혼에 성공하는데 사실 신부 선화(김민희)는 한 밑천 잡기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여자다. 이들이 겪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오후 오락프로그램중에선 MBC의 '팔도모창 가수왕(오후 1시 40분)'과 패러디 가수극장 '가문의 영광(오후 5시 10분)'이 눈에 띈다. '팔도모창~'에선 성대묘사, 립싱크, 닮은꼴 등 일반인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구경할 수 있다. 흥행영화 '가문의 영광'을 성시경(정준호역), 슈(김정은역), 캔, 김지훈, 박정아 등이 재미있게 패러디 한 '가문의 영광'을 두 배 즐겁게 보려면 미리 비디오라도 봐두는 것이 좋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가수들의 깜찍한 연기변신에 절로 웃음이 난다. MBC측은 "가족들이 함께 볼수 있는 가족 오락 프로그램 편성에 신경을 썼으며, 일반인 출연을 늘린 것도 이번 설 특집의 특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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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타이타닉(KBS1) & 미션임파서블(SBS)
한편, 극장 흥행 대작들도 연휴 마지막날에 대거 포진해 있다. 얼마전에도 방영된 바 있어 조금 흥미가 떨어지긴 하지만 '타이타닉(KBS1 낮 2시 10분)'이 설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미션임파서블(SBS 낮 3시 40분)'도 뒤를 따른다. 톰 행크스의 명 연기를 보고 싶으면 '캐스트 어웨이(KBS1 밤 9시 45분)'를 놓치지 말것. 조폭영화 신드룸을 등에 업고 개봉해 큰 히트를 얻었던 '조폭마누라(SBS 밤 10시 50분)'도 비디오 가게로 향하는 당신의 발길을 붙든다.
이밖에도 기존 프로그램들이 설을 맞아 다양한 포맷의 특집을 마련, 즐거운 웃음을 선사할 준비를 끝냈다. 신문속 TV프로그램 편성표와 볼펜, 형광펜을 준비한 뒤 리모컨을 손에 들어보자. 안방 극장의 다양한 볼거리들과 함께 나름대로 지루하지 않은 연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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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31일(금)
MBC ● 피스메이커(낮 12시50분) ● 패트리어트(밤 9시55분) ● 밴디트(밤 12시55분)
KBS 1TV ● 볼케이노(낮 1시) ● 와이키키 브라더스(밤 11시)
KBS 2TV ● 던전 드래곤(오전 10시40분)
SBS ● 취권2(낮 1시) ● 달마야 놀자(밤 9시55분) ● 러시아워(밤 11시45분)
OCN ● 엄마는 해결사(오전 11시) ● 프라이멀 피어(밤 10시)
OCN액션 ● 성룡의 빅타임(오전 9시10분) ● 레드히트(오후 4시10분)
홈CGV ● 드래곤 하트(낮 1시15분) ● 음양로(낮 3시15분) ● 부기나이트(밤 10시)
투니버스 ● 녹색나라 삐비의 모험(오전 10시30분) ● 출동 119 구조대(낮 3시)
JEI ● 까르르 토끼친구들 1.2회(밤 9시)
*2월1일(토)
MBC ● 와호장룡(밤 9시45분) ● 닥터 K(밤 12시15분)
KBS 1TV ● 더 게임(낮 2시45분)
KBS 2TV ● 형사 가제트(오전 11시15분) ● 두사부일체(밤 10시)
SBS ● 러시아워2(밤 10시50분) ● 투캅스3(밤 12시30분)
OCN ● 두 낚시꾼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오전 11시) ● 아트 오브 워(밤 10시)
OCN액션 ● 비천무(오전 9시30분) ● 동방불패(밤 8시20분) ● 춤추는 대수사선(밤 10시40분)
홈CGV ● 훈족의 아틸라 1.2부(낮 2시15분) ● 나쁜 남자(밤 10시)
MGM ● 헛소동(오전 11시)
JEI ● 까르르 토끼친구들 3.4회(밤 9시)
*2월2일(일)
MBC ●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밤 11시50분) ● 레테의 연가(밤 1시20분)
KBS 1TV ● 타이타닉(낮 2시 10분) ●캐스트 어웨이(밤 9시45분)
KBS 2TV ● 아프리카(낮 1시50분)
SBS ● 미션임파서블(낮 3시40분) ● 조폭마누라(밤 10시50분)
OCN ● 마스크(오전 11시) ● 비버리힐스 캅(밤 10시)
OCN액션 ●스타게이트3(오전 10시20분) ● 동방불패2(밤 8시40분)
홈CGV ● 단적비연수(낮 2시15분) ● 정복자 칼(낮 4시30분) ● 필링 미네소타(밤 10시)
MGM ● 위즈덤(밤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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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연휴 주요 스포츠 이벤트 일정(1월31일-2월2일)
▲31일(금)
프로농구= 서울SK-삼성(잠실), 동양-인천SK(대구.이상 15시)
배구= 흥국생명-KT&G 남자실업 4강(14시.잠실학생체)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국민은행(인천.14시)
테니스= 도레이 팬 퍼시픽 대회(일본 도쿄, 조윤정.전미라 참가)
민속씨름=2003설날장사씨름대회(13시.장충체)
▲1일(토)
프로농구= LG-KCC(창원.15시)
배구= 현대건설-도로공사 남자실업 4강 남자대학 4강(12시.잠실학생체)
축구= 여자4개국대회 멕시코전(16시30분.캔버라)
테니스= 도레이 팬 퍼시픽 대회(일본 도쿄, 조윤정.전미라 참가)
민속씨름=2003설날장사씨름대회(13시.장충체)
▲2일(일)
프로농구= TG-SBS(원주), 코리아텐더-모비스(여수.이상 15시)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신세계(수원.14시)
배구= 남자실업 4강, 남자대학 4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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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배하고 영화관 나들이 어때요?"
설 대목을 노려 굵직굵직한 영화들이 개봉했다. 막강 한국 영화와 이에 대적하는 외화의 대결이 관객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남북 관계를 정면으로 풀어내고, 사랑을 아련하게 그려내고, 기 막힌 영상이 보는 이의 입을 딱 벌어지게 하는 영화까지….
◇한국 영화
▲<이중간첩>: 이런 영화도 있다구요!
굳이 4년 만에 돌아온 한석규라는 브랜드 가치가 아니더라도, 이처럼 진중한 영화가 나왔다는 것 만으로도 영화 팬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이 현재에 있을 수 있는 남과 북을 다뤘다면, <이중간첩>은 우리가 이미 지나온 세월을 쓰라리게 건드렸다.
영화는 내내 아프게 사람 속을 헤집는다. 이중간첩 생활을 하는 림병호(한석규), 죽음과 탈출 외에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윤수미(고소영)의 삶이 너무나 비극적이다. 하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역사가 거쳐가야 할 통과의례로 이들의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클래식>: 이런 사랑도 있다구요!
어머니와 딸로 이어지는 운명적인 첫 사랑! 황순원의 <소나기>가 연상되는 예쁜 화면에 점점이 박혀있는 60년대식 사랑의 에피소드, 재킷이 멋진 우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분 좋은 상상력까지. <클래식>은 저마다 가슴 속에 숨겨놓은 첫 사랑의 추억과 순수한 감성을 끄집어낸다.
손예진이 1인 2역을 거뜬하게 해냈고, 조승우는 23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성숙해진 연기를 펼쳐 보였다. 시사회 반응이 좋아 <클래식>팀은 한껏 고무돼 있다.
▲<품행제로>: 이런 녀석도 있다구요!
‘나이스’ 운동화에, 침으로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조잡한 화보집으로 아이들 돈을 ‘삥’ 뜯고.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영웅담에 학창시절을 나름대로 편하게 보냈던 류승범에게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 하필이면 모범생 여학생을 좋아하게 된 것과 맞짱을 피할 수 없는 적수가 생긴 것.
이미 많은 관객들이 봤지만 설 연휴에도 대도시 멀티플렉스에선 상영한다.
◇외국영화
▲<영웅>: 이런 무협영화 봤니?
벌써 입 소문이 쫙 퍼졌다. 24일 개봉 후 가장 높은 흥행 기세를 보이고 있다. 화려한 칼 싸움에 목말랐던 남성 관객들, 양조위 장만옥 등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어한 여성 관객들이 동시에 몰려들고 있다. 장이모 감독은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빨강 초록 파랑 검정 흰색의 강렬한 색감과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배경, 보는 이의 호흡을 멈추게 하는 긴장된 검투신. 여기에 동양적 사상이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런 사기꾼이 있나?
매력적인 사기꾼이 등장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최연소 FBI수배자인 애버그네일 주니어의 실제 인생을 디카프리오가 스크린에 재현했다. 요즘 세대의 청춘 스타로만 보였던 디카프리오는 60년대를 충실히 연기해냈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존 윌리암즈의 음악과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하는 의상도 정겨워 보인다.
▲<큐브 2>: 이런 무서운 큐브 만나볼래?
낯설고 기이한 공포. 차라리 보이면 발악이라도 해보지. <큐브>에 이어 <큐브 2>가 관객과의 두뇌대결을 벌일 태세다. 큐브 연속체는 6000만개로 늘어났고, 또한 큐브 바깥의 세계가 모습을 드러내며 복제 인간까지 출현한다. 큐브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의 힘겨운 싸움에 동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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