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일중 먹거리 만큼 중요한 것이 없을 겁니다.
남여상열지사가 암만 좋기로 하루 세번이 가당이나 하겟습니까?
하지만 먹는건 하루 세번 안해주면 벌써 몸이 인상을 씁니다.
그러니 나 '그대로'가 먹는 것에 천착한들 하등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미식가라기엔 수준이 넘 뒤떨어지고....
식도락가라고 하기엔 열정이 받혀주지 않으니.......
그져 고만 고만한 다른 짓거리에 비해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할까....
하여튼 누가 '어느집이 맛있더라' 하면 일주일을 못 넘깁니다.
한번은 구서부파출소부근에 샤브샤브집이 처음 생겼는데 한달새 24일 연속 간적도 있었습니다.
한 열흘쯤 계속 가니까 그집에선 난리가 나더군요......^^
지금은 없어져 여기에 소개를 못하는 것이 아쉬운데
아예 우리 천토산에서도 먹거리정보방을 하나 만드는건 어떨런지요.....
시산제 한번 따라간 주제에 감히 주장은 못하고.....뭐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미 꼬리 내렸으니 건방지다구 욱 햇던 선배님들 욱 푸시길....^^
그런데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만들어 먹는 것에도 취미가 생겨버리데요?
이건 작고하신 백파 홍성유선생님의 영향탓도 있습니다.
남자가 부억에 들어가면 불알 떨어진다는 조모님 말씀에 겁나서 근처도 얼씬 못했는데
이분은 손수 장보러 다니신다는 말씀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아시겠지만 백파 홍성유님은 그유명한 '별미여행'이란 칼럼을 좃썬일보에 연재 하셨던 분입니다.
'장군의 아들'이란 소설을 쓰신 분이기도 하고... 임권택감독이 나중에 영화로도 만들었죠.
좃썬일보는 조중동 삼인방의 중심세력으로 가끔 언론의 본분을 망각하는 신문!
자연 이쁜 소리가 안나옵니다. 이해하시길......
하지만 종이질이나 편집, 활자까지 ... 신문자체는 잘 만듭니다.....인정할건 인정 해야지....
하여튼 그게 중요한것이 아니고....
이렇게 먹는걸 좋아하고 해먹다보니 요리는 생활의 일부가 된지 오래입니다.
그렇다고 삼시 세끼 꼭박 해먹는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렇게 부지런떨었으면 인생이 바뀌었겟죠....
주로 사먹고 있습니다.
나........그대로!
게으름 좀 떨자고 엄청난 댓가를 군말없이 지불하고 삽니다.
아침에 늦잠 좀 자자고 많은거 포기하구 삽니다.
오죽하면 이번 정기산행도 5시출발이란 소리에 놀라 기권하지 않앗겠습니까?
거 갈려면 새벽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술한잔 때리고 일찍 잘 수도 있지만......어째 위험한 발상인거 같고...
시산제때 하두 데어서리....산행 전날 술은..... 생각만해도 식은땀이 납니다.
어쨋거나 나는 먹는거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면종류를 좋아합니다.
잔치국수는 5그릇 반까지 먹은 기억이 있었고 하루 세끼를 면만 먹어도 불만이 없엇죠.
그런데 어느때 부터인지 짜장면이 땡기지 않아요.
어려서 그거 하나면 하루가 행복햇엇는데 말이죠.
어릴때 먹던 그런 맛이 나두 모르게 실종된 겁니다.
그래 여기 저기 물어 물어 찾아 찾아 다녔지만 음 이맛이야! 하는 곳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터미널 원산반점도 괜찮앗는데 주인이 하두 바뀌어서...시민회관 도솔천은 벌써 문닫았고.....
그런데 두달전인가?
이분도 먹는 거라면 거의 사죽을 못쓰는 분인데 진정한 짜장면을 먹엇노라고 입에 거품을 물더군요.
입에서 튀는 침방울을 고스라니 맞아가며 얻어낸 정보는 '홍복'이란 중국집.
성정사거리에서 철로쪽으로 한 100m 정도 가다 오른쪽에 있습니다.
정보는 얻었지만 혼자 식사를 한다는 것은 차마 내키지 않는 일.
게다가 검증은 여럿이 해야 신뢰도가 높은 법!
보보스회장님 말씀대로 부자를 만나 밥을 먹으라 하셧는데 얼마나 있어야 부잔지도 모르고
해서 친구 생일을 빙자해 5명을 그리로 모셨습니다.
먼저 산라탕(술마시기 전에 좋습니다. 부드럽게 속을 발라주고 신맛은 간에 도움이 되죠)으로 시작,
다음엔 냉채 ......(해파리에 새우 장육 오리에 송화단으로 주위를 둘럿더군요...)
그다음엔 각자 좋아하는 것을 주무했습니다.
새우를 좋아하지만 이미 딴 넘이 주문했길래 난 난자완스...나 이거 좋아합니다.
새우는 당연 세우니까 좋아하고......ㅋㅋ
어느 음식이나 대체로 차가운 것에서 더운 것으로, 부드러운 것에서 강한 것으로, 생선에서 육류로,
단백한 것부터 단 것으로 먹는 것이 순서입니다.
사실 탕수육같은 음식은 뒤부분에나 먹게 되는 것이죠. 단맛은 식욕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에피타이저는 쓴맛이 나고 디저트는 단맛이 많이 나죠.
단, 잊지말 것은 지 꼴리는대로 먹어도 만수무강엔 아므런 지장이 없다는 사실.....
단세포들이 꼭 이런말 하면 외워뒀다가 '아는 척' 하구 따지구 듭니다.
레드와인은 육류고 화이트는 생선이구...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우리는 같은 단세포지만 격이 다른 왕세포.....그져 꼴리는 '그대로' 삽니다.
(암만 생각해도 '서방'에서 '그대로' 작명 잘햇다.....,전처후 닉넴입니다 그려)
하여튼 이날... ....
배 터졌습니다.
생일선물로 갖어온 글랜피딕 1리터를 순식간에 아웃시키고 시바스21까지 새 시키고 나니
술도 술이지만 배도 어지간히 부르더군요.
하지만 오늘의 주 목적은 짜장면!
'기스면을 달라, 나 짬뽕이다, 난 더이상 못 먹겠다'를 일언지하에 쌩~ 까고 짜장면으로 통일햇습니다.
어떻게?
내가 계산할거거든.....^^
어디가나 계산하는사람이 50점은 먹고 가는거 아닙니까?
노르스름한 면발에 윤이나는 짜장이 오이 몇 가닥과 나오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합격!
면은 부드럽고 장은 고소하고 ..
나중엔 배불러서 안먹겟다는 넘까지 바닥을 싹 싹 비우더군요.
가격두 3,000원. 라면두 요샌 그쯤하지 않나?
사장님을 모셨습니다. 주방장을 겸하시더구요.
나이는 40후반.....당연 형님으로 모셨죠.
중국집 주방도 서열도 엄격하구 분업화 되어 잇습니다 .
먼저 주방장(보통 후라이판을 잡습니다...음식의 최종단계죠.)
조리장(제2주방장 정도.....)
칼판(아주 중요합니다...재료를 손질하고 다듬고 요리에 맞추어 준비를 해 줍니다.)
그리고 라면(면을 반죽하고 뽑고.....전엔 손으로 뽑았죠...)
싸완(잡일 합니다)
캉고(불 피우고...중국요린 불이 중요하죠...지금은 없어졌습니다)
아참! 얼코가 있네요.
스페아라고 해야되나 전천후라고 해야되나.... 제2후라이판 정도인데
빈자리 메꿔줍니다. 후라이판이든 칼판이든 라면이든....
칼판만되도 웬만한 요리는 다 할줄 압니다. 서열도 때론 주방장 바로 밑일 때도 있어요.
이집주인은 중국사람한테 진전을 이었다는데 부인이 중국분인걸로 봐서 믿고 싶더군요.
보통 중국사람이 한국사람에겐 잘 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먹어본 다른 요리들도 그만하면 수준급입니다.
좋은 음식은 맛있는 음식이 아니고 결국 다 먹게 되는 음식이라 던데....여기가 그랬죠.
요즘 중국집처럼 요리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니 어릴적 먹던 그런 맛!
실크로드나 양자강 보다는 원성동에 있는 신성관 스타일에 가깝죠.
신성관하면 단연 탕수육이 생각납니다.....잡탕, 류산슬도 괜찮고....
이런 건 잡요리라고 그쪽에선 별루 고급으로 치진 않지만.....
참고로 전가복은 천진이 좋고.....삼선누룽지탕은 양자강이 비싸지만 젤 낫던가 같아요.
신성관하고 쌍벽을 이루던 삼성각은 현재 중국 상해에서 한국식 중국요리집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도원'!
가서 먹어 보았는데 대만출신 주방장을 한국에서 역수입해서 쓰더군요.....^^
주인은 예전 삼성각 아드님, 화교출신인데 세무서 근처에서 약국도 했엇답니다.
참 도원 맞은편에 아테네라는 레스카페도 있는데 여기도 분위기 죽입니다.
주인은 여자분인데 전직 국어선생님 출신이라 그런지 감상적 분위기만 연출하면 써비스 팍 팍 입니다.
처음 갔을때 이집주인 물끄러미 노을을 보고 있엇는데 내가 시 한수 읋어더니 단박에 의기투합 !
내가 한잔 사면 담엔 주인이 사고....그러면 미안하다고 내가 사고...나중엔 주인 남편까지 합세 !
새벽까지 진탕 퍼 먹고 호텔을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가물 가물...
담날 다시 찾아가서 해장도 여기서 헀습니다.
이렇게 한 썰(?) 풀다보면 걸어가는 발자욱마다 추억이 고여 있습니다.
'실크로드'는 분위기나 시설에 비해 내세울 만한 요리는 못먹어 봤습니다.
폼만 요란하고 내용은 그저 그렇구...두정동 초입에 '소란'도 대동소이...
혹 다른 의견 있으신 분은 댓글 달아주시면 확인해 보겠습니다.
붕어빵엔 붕어가 없듯이 중국에 가면 짜장면이 없습니다.
친구가 놀러오라길레 한달동안 중국을 돌아다녀 보니 뭐 비젓한게 있긴 한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짜장면은 아니더군요. 맛도 아니고.....
징기스칸이 일본에가서 샤브샤브로 재탄생하였듯이 짜장면은 이제 우리 고유 음식이 되버렷습니다.
자 이정도 구라면 슬 슬 고소한 짜장면 생각이 날 법도 한데......아닌가?
여기까지 두서없이 '그대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