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진 대표이사 체제로 개편된 광주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의 개혁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광주시가 경영효율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문화재단은 매년 시의 출현금 20억원을 지원받아 장기적으로 기금을 확충하고, 투명한 보조·위탁사업 진행을 위해 심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개혁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도 본청은 문화 행정 중심의 관리 체계를 만들고, 전문성을 가진 재단에 문화 사업을 맡기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어 문화재단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문화재단 개혁안에 뭐가 담기나?=현재 문화재단이 마련한 개혁안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전국 최하위 수준의 기금 확충 방안이다. 조례에 따라 문화재단 적립기금 목표액 500억원은 광주시의 일반회계에서 출현하게 돼 있다.
하지만 재정 압박 등의 이유로 지난 3년간 기금 확충은 단 한 푼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적립금은 86억4100만원 뿐이며, 재단 운영의 독립 척도가 되는 올 자체자금 비율도 광주는 2.21%(전체예산 169억2200만원 중 3억740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문화재단은 매년 20억원 이상의 시 출현금을 통해 기금을 확충하고, 재단 기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시에 매년 10억원의 예산 지원을 추가 요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광주시에서도 이 같은 안에 대해 일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진 대표는“광주시로부터 200억원을 지원받고, 장기 계획을 세워 300억원을 자체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화재단은 문화기본법, 지역문화진흥법 등 문화관련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문화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의 재단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그동안 말이 많았던 지나친 행사 위주의 사업들도 손 보고, 보조·위탁사업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도 신설한다.
◇정책 기획 분야 강화=창립 4년이 지난 재단은 현재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재정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금 확충 이외의 개혁안의 큰 틀은 행사 위주의 재단 운영에서 벗어나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문화재단의 정책기획 역할을 늘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재단은 조직, 인사, 직무 등에 대한 검토를 거친 후에 정책기획 및 연구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팀을 신설하고 재단 임무에 맞는 기능적 개편을 추진한다.
현재 문화재단의 정책연구팀은 직제만 있을 뿐 팀원은 단 한 명도 없는 유령 조직으로 전락한 상태다. 이 밖에 문화재단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빛고을아트스페이스 공간에 문화도서관과 문화카페를 개설한다.
◇기금 확보 등 숙제도=광주시의 예산 지원을 늘려 재단 기금 일부를 확보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시 본청 살림도 넉넉하지 못해 장기적인 대책이 아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목표액인 500억원을 확보하더라도 재단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재단의 적립금 86억여원의 1년 이자수익은 2억여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목표액 500억원을 채우더라도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수익만으로는 재단을 운영할 수 없다. 이자수익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재단 기금이 2000억원은 넘어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광주시의 기금 지원뿐 아니라 현재 위탁운영하고 있는 빛고을시민문화관과 시가 운영하는 광주문화예술회관 등의 문화시설 소유권을 아예 문화재단으로 이관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들 기관의 운영 수익금을 재단 운영에 쓰는 게 무작정 기금만 확보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이다는 것이다.
한편 문화재단은 지난 30∼31일 화순 금호리조트에서 이 같은 개혁안을 논의하는 전 직원 워크숍을 진행했고, 오는 5일 정책관련기자간담회를 통해 개혁안 일부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