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가운데 계신 분들께
지금 되돌아보니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습니다.
모교회에서 함께 자란 후배인데 목사안수를 받은 후에도 제대로 목회를 할 수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생활하기가 힘들었는지 주변의 여러 사람에게 연락을 해서 늘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물론 그는 빌린 돈을 갚지 않습니다.
언제나 이사를 해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이사비용 2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지난 달에도 이사를 하였고, 이번 달도 그렇고 다음 달도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는 결국 그릇된 삶을 살다가 그만 교통사고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다른 후배 한 사람은 여러 사람을 속였습니다. 선교지에 나가 있지도 않으면서 선교사로 일한다고 하며 심지어 그렇게 친구의 어머니 권사님까지 오랫동안 속여 사역헌금을 받아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아신 후 권사님께서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요….
어느 목사가 된 친구는 정말 역사 깊은 교회를 담임하여 목회를 하였습니다. 두어 번 그를 찾아가 만나기도 했는데 그의 모습이 많이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그는 결국 교회에서 나오게 되어 이곳저곳에, 지인들에게 손을 벌리게 되었습니다.
셋 다 어릴 때부터 같은 교회에서 자란 선후배 사이입니다. 처음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못마땅한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랬을까 싶은 마음이 제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얼마나 절망했을까, 자신의 처지를 얼마나 힘들어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어느 사랑하는 후배는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어여쁘고 사랑스러운 아내를 하나님 품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어린 남매를 두고 떠난 아내, 그를 떠나보낸 후배의 마음이 얼마나 쓸쓸했고 서운했겠습니까. 한 줌 흙으로 돌아간 아내의 육신을 땅에다 묻으며 그의 손이 파르르 떨렸습니다. 그의 마음은 또 얼마나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졌을까요….
큰돈 벌겠다며 아내와 두 딸을 두고 중국으로 가서 힘겹게 지내던 후배가 십여 년간의 고생에도 보람이 없이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올 때도 얼마나 절망했겠습니까.
제 아내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어느 날 새벽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그때 마흔여덟이던 아버지가 고3, 고2 남매를 두고 새벽에 말 한마디 없이 하나님께로 돌아가셨습니다. 마흔일곱이셨던 장모님께서 두 남매를 데리고 많은 고생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한마디 말도 없이 남편과 아버지를 떠나보낸 세 가족은 함께 살던 친가의 가족들로부터 모진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들을 남겨두고 집을 처분한 채 소리 소문도 없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고 밥그릇 하나, 밥 먹을 밥상도, 수저도 남김없이 다 가져가 버렸답니다. 얼마나 가슴이 아팠고 절망했으며 당장 살아갈 내일이 막막했었을까요….
세상에는 절망 가운데 고통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크거나 작거나 절망은 그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절망이 불현듯 찾아올 때 절망으로 인해 쓰러 지지 말고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정말 눈앞이 깜깜하고 어디 하나 의지할 것 없을 것만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이 주는 절망은 결코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합니다. 그것들은 세상에 속하였고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 속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목숨을 내 던져 버리고 싶으리만치 고통스럽고 절망 가운데 빠지게 될지라도 그것에게 절대 속지 마십시오. 절망의 모든 것을 갖고 주님의 발아래로 달려가 주님께 모든 것을 내어놓고 맡기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계십니다.
너를 내어버리지 않고 도우며 살리겠다고 약속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만약 살아갈 마음이 남김없이 사라지더라도 마지막으로 그분 앞에 가서 목숨을 내어놓고 매달리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더는 살고 싶지 않으리만치 절망했었습니다. 막상 당하고 보니 얼마나 괴롭고 절망스럽던지요….
그러나 바로 그때 주님을 생각했습니다. 그 어떤 것이라도 주님께로 가져가면 주님께서 도와주시고 복되게 해주신다는 마지막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기도드렸습니다. 약속 지키시라고, 그래서 저를 도와주옵소서 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28)
한순간, 한순간을, 심지어 찰나를 하나님의 약속만을 의지하며 견디어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눈물의, 통곡으로 찬송의 기도를 드리며 그분만을 의지했습니다.
“넘지 못할 산이 있거든 주님께 맡기세요
넘지 못할 파도 있거든 주님께 맡기세요
우리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여 허덕이며 가야 하는 우리 인생인데
이럴 때 우린 누굴 의지 하나요 주님밖엔 없어요
나는 그 길 갈 수 없지만 주님이 대신 가요
참지 못할 분노 있거든 주님께 맡기세요
참지 못할 슬픔 있거든 주님께 맡기세요
우리 살아갈 길은 눈물의 골짜기 내 힘으론 참지 못해 늘 흐느끼네
이럴 때 우린 누굴 의지 하나요 주님밖엔 없어요
나는 그 길 갈 순 없지만 주님이 대신 가요”
지금 절망 가운데 계십니까?
결코 내일의 소망을 잃어버리거나 포기하지 마십시오. 더 좋은 것으로 회복하여 주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시며 우리를 도와주시겠다고 하신 그 약속을 분명히 지키십니다. 약속을 지키신다는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힘내어 일어서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