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강산이 6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마치고 퇴소를 하여 2박3일 외박을 나왔다.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가 모두 그렇듯 모든 가족이 함께 훈련을 받는듯한 기분으로 보낸 6주였고 그 절절한 기다림은 멋진 이등병의 모습으로 실현이 되었다.
금요일 저녁에 자정을 훨씬 넘겨가며 술잔이 오갔고 너댓시간 눈을 붙인다음 새벽운동을 나가며 잠시 고민에 빠진다.
어제 오후에 전주로 넘어올때는 내일 새벽운동을 나가겠다고 자청을 했던 녀석이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으니 그냥 말리만 데리고 조용히 가야겠다는 생각이... 훈련소에서 맨날 6시에 일어났을텐데 집에 와서라도 좀더 자야겠지...
하지만 어떻게 자고 있는지 방문을 살짝 열어본 순간 벌떡 일어나더니 당연히 함께 운동을 나간다고 이부자리까지 곱게 게어놓고 따라나선다.
살다보니 이런일이!
고등학교때부터 수도없이 끌고 나가다시피 했지만 그때마다 속이 뒤집힐 정도로 불편한 모양새를 보게 되었기에 오늘 이 변신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군기가 바짝 든 신참 이등병을 앞세우고 마전교로 나가니 안선생님과 오선수 두분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하이파이브.
말리까지도 달라진 분위기에 녹았는지 전혀 딴청을 부리지 않고 상류방향으로 따라서 달린다.
이것 또한 최근에 보지 못했던 모습인데...
더군다나 공군 선배인 유길만형님까지 주로에서 합류해 함께 달리게 되니 여느때와 달리 대부대가 되었다.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며 서리가 내린 찬새벽에 7Km를 무난히 달리고 기분좋게 미가옥으로~
정말이지 살다가 이런날도 있다.
기분좋은날 행복한 날이라고 달력에다 표시라도 해둬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