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이불속의 온기를 사랑하고 즐기는데도 잠이 못들고 뒤척이는 일은 때론 고통이 되기도 한다. 결국엔 불을 켜고 책을 택하게 된다. 간혹 성경책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소설책이다. 어쩌면 애들 스마트폰 중독인 것처럼 나는 활자 중독인지도 모르겠다. 때론, 책 읽는 취미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가를 생각하곤 한다. 그나마 다행아닌가 싶다. 당연히 눈도 아프고 글자 가운데가 움직이거나 안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돋보기를 오래 쓰다보면 여러가지 현상이 일어나곤 하니까 불편도 많다. 그럼에도 낮이거나 밤이거나 tv아니면 컴프터로 동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는게 일상이다. 나돌아 다니거나 여럿이 모여 함께하는게 즐겁지 않기도 하고, 불편하다. 어쩌면 돈이 들겠거니 해서 피하다보니 습관이 된 것일수도 있다.'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을 읽고있다. 20대가 될즈음에 처음 읽었고, 50대쯤에 다시 읽었던 기억이 있는 책이다. 처음 읽었을때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두번째 읽었을때는 그 느낌이 완전 달났고, 다시한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사서분의 도움으로 책을 구해서 읽게된 것이다. 맞다. 기억속에 남아있는 것은 주인공들의 이름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어쩌면 결혼에 대한 환상과 꿈을 품었던, 사랑을 사랑한 젊은 여자아이의 허물어저가는 인생 정도를 기억하고 있었을수도 있다. 그리고 이책을 다시 보려고 했던게, 이 책속에 내 모습이 있어서 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78 나이가 되고서도 결혼에 대한 허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않는가. 결혼은 사랑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자기를 온전히 내어주는 것이란다. 나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헌신이 결혼이다. 서로, 협력, 배려의 토대위에 말이다. 일방적인 희생이나 헌신이나 착취가 자행될때 오래지속 될수는 없다. 실패에는 다 원인이 있다. 결혼은 거래가 아니다. 내 생각만일까. 손해보는 일은 죽어도 싫은 사람은 결혼하면 안된다. 결혼이 '자기'를 내어주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어줄 '자기'가 없는 사람도 당연히 결혼하면 안된다. 허접하고 쓰레기인 사람도 누군가에게 쓰레기를 넘길 요량이라면 양심상 결혼하면 안된다.ㅎㅎㅎ.
비가 오고나더니 날씨가 영하로 내려갔다. 결국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내 신경은 온통 기온의 높고 낮음에 있는 것 같다. 이러다가 죽는 순간에도 가스요금을 입에 담지않을려나 싶다. 안타가운 일이지만 사실이다! 어제, 큰아이 졸업식이 있었는데, 비는 후질건하게 내리고 잘 치루었는지 전화도 없으니 알수도 없다. 오늘은 중학교 예비소집일이라고 했다. 참 빠르게 모든게 진행되고 있다. 내가 뭘 하던 안하던 아무 상관도 없는게 당연한 이치인가. 하긴 그 어떤 누구도 절대적인 영향력은 없으니까. 가령 전쟁이나 기근에도 지구의 다른 한편에서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게 세상이다. 아픈것이나 서러운 것이나 억울한 일에도, 거긴 오르지 '나'만 있을 터이다. 함께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외치고, 배려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철저히 혼자인것도 사실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