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13일 전장에서 특수 군사작전을 취재하는 종군기자(블로거)들을 만나 전황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변했다.
rbc 등 현지 언론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2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모임에는 모두 18명의 기자(블로거)가 참석했다. 특히 텔레그램 채널 구독자가 90만명에 이르는 예브게니 포두브니(Евгений Поддубный)와 알렉산드르 슬라드코프(Александр Сладков, 구독자 100만명), 세멘 페고프(Семен Пегов, 130만명) 유리 포돌랴카(Юрий Подоляка, 275만명), 안드레이 루덴코(Андрей Руденко, 30만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푸틴 대통령이 (종군) '기자들'과 이렇게 만난 것(공식 기자회견이 아니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년 전,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언론인들과 만났고, 지난해 12월에도 모임을 가졌다. 러-우크라 언론을 중심으로 그의 발언 내용을 요약한다.
푸틴 대통령과 종군기자(블로거)들의 만남/사진출처:크렘린.ru
◇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 지난 4일부터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으며, 손실은 거의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러시아군)는 우크라이나에 비해 손실이 10배나 적다. 우크라이나군은 반격 중에 탱크 160대와 장갑차 360대를 잃었다. 서방 측이 제공한 군사 장비의 최대 30%나 된다. 우리도 탱크 54대가 파괴됐는데, 그중 일부는 복원이 가능하다.
- 과거 헬기를 타고 가다가 포격을 받은 일이 있다. (전쟁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된 계기다. 지난 2018년 3월 방영된 안드레이 콘드라쇼프 감독의 TV 영화 '푸틴'에 그 이야기가 나온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은 직후, 1999년 12월 31일~2000년 1월 1일 체첸 방문 중에 탑승한 헬기가 (체첸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참고로 대통령은 영화 '푸틴'의 인터뷰에서 새해를 맞아 '불꽃 놀이'를 하는 줄 알았는데, 헬기 조종사가 포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반격중에 파괴된 서방 군사 장비들/사진출처:러시아국방부 영상 캡처
◇ 러시아 국경 지역 공격과 '레드 라인'
- 특수 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부터 러시아 영토에 대한 포격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우리가 반격의 강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앞으로도 우리 국경 지역(러시아 본토)에 대한 포격이 계속된다면, 포격이 불가능하도록 우크라이나 깊숙한 곳에 일종의 '클린 지역'을 만드는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선택적으로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한다. 이 바보들(우크라이나)이 하는 것처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우크라이나) 민간 시설과 주거 지역을 공격한다.
- (우크라-서방 국가들이 '레드 라인'을 넘었는 지에 대한 질문에) 특수 군사 작전 자체가 이를 위반하려는 시도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타격이 '레드 라인'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아닐까? 키예프(키이우) 근처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 본부 파괴가 이에 대한 답이 아닐까? 이게 그 답변이다.
-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미국을 포함해 승자는 없을 것이다. 전쟁을 끝내고 싶다면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무력 충돌을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2년 봄 터키(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대표 다비드 아라하미아는 '평화 정착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지만(러시아 측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 키예프가 이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평화 협상을 포기한 적이 없다. 만약 그들(우크라이나 혹은 서방/편집자)이 원한다면, 그들과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 향후 특수 군사작전 전망및 목표
- 특수 군사작전은 그 목표가 상황에 따라 변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작년(이스탄불 평화협상)에 평화 정착 방안을 거부했고 이제는 '반격 작전'에 베팅하고 있다. (어디까지 진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계획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겠다. 그것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끝난 뒤 군사력의 잠재력에 달려 있다. 다만, 키예프로 다시 갈 계획은 아직 없으며 적대 행위의 규모를 급격히 증가시킬 생각도 없다. 우리는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산복합체는 곧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존재를 존중해야 하지만, 그것이 러시아가 존중받지 못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정상적인 관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연방과 역사적으로 러시아 연방에 속했던 영토를 희생시키면서 존재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이 있는 역사적인 러시아 영토마저 나토(NATO)로 편입시키려는 '건방진' 시도다.
푸틴 대통령-종군기자(블로거) 간담회 모습/사진출처:크렘린.ru
- 러시아군은 지금 고정밀 무기와 통신 장비, 드론 등 많은 것들이 양적으로 부족하지만, 적(우크라이나)보다는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인기 있는 군사 장비 생산을 2.7배~10배 늘렸다. T-90 탱크의 성능이 세계 최고라는 점도 이번에 확인됐다. (영국이 제공키로 한) '열화 우라늄' 탄약을 우리도 많이 가지고 있다. 선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쓸 수 있다. 러시아 방공 시스템은 미사일과 항공기 요격에 맞춰져 있는데,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곧 해결될 것이다.
◇ 카호프카 수력발전소 붕괴
-누구의 소행인지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카호프카수력발전소를 파괴하기 위해 노력했다. 붕괴 전 우크라이나는 의도적으로 미국의 다연장로켓시스템 '하이마스'(Haimars)로 발전소를 반복적으로 공격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통제하는 영토에 심각한 홍수 피해가 난 것이다. 안타깝게도 댐의 붕괴는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곳은 그들에게 더 유리한 반격 루트였다.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더 득을 봤다.
댐 일부가 붕괴된 카호프카수력발전소 모습/사진출처:스트라나.ua
◇ 추가 동원 가능성과 계엄령 발령
- 모든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에 달려 있다. 100만 명, 200만 명을 동원하라는 요구를 계속 듣고 있다. 국방부는 당연히 동원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한다. 2023년 1월부터 15만6,000명이 계약을 맺고 입대했다. 지난 주에도 9천500명이나 됐다. 나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 러시아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필요는 없다. 아직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동원령 등)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지난해 동원된 예비군들은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 시기는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참고로 계엄령은 현재 러시아에 합병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자포로제(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 발령된 상태다.
◇ 흑해 곡물 협정 연장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대륙의 우호국가들을 위한 곡물 거래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한 번 속았다. (체결한) '흑해 곡물 협정'은 (비우호적인) 유럽 국가들을 위한 게 많았다. 우리는 우리에게 우호적인 국가들의 이익을 위해 협정을 연장했다. 우리의 관심사는 바로 그것이다. 흑해 곡물 협정을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중이다. 곡물을 실은 배가 지나가는 항로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흑해함대를 겨냥해) 해상 무인 보트(드론)을 발사하는데 계속 사용된다.
◇ PMC '바그너 그룹'과 일부 장군들의 문제
- 특수 작전지역에서 싸우는 자원 병력인 '민간 군사기업'(PMC)의 지위도 이미 확립된 관행에 부합해야 한다. 특수 군사작전에 참전한 모든 병사들은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조국의 수호자'이며 동시에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국가두마(하원)와 국방부에 모든 것을 상식과, 확립된 관행, 법률에 따라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국방부는 현재 특수 군사작전 지역에서 봉사하기를 원하는 모든 병력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국가와 계약도, 국방부와의 계약도 없이 국가로부터 뭔가 보장을 받을 법적 근거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계약)이 참전하는 병력들의 신변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는 이 일을 해야 하고 가능한 한 빨리 해야 한다.
러시아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징집에 나선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영상 캡처
- 특수 군사작전에 참여한 수감자(6개월 생존지 사면 조건)들을 사면하는 법령에 계속 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경우,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다.
- 군 인사에 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특수 군사작전 개시 전에는 '무늬만 장군'인, 가볍게 말하면 비효율적인 지휘관들이 많이 있었다. 그와 반대로 그늘 속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다하는 장교들도 있었다. 보거나 듣지 못했지만 매우 필요한 인적 자원인데, 진짜 불행하게도 그들은 (작전을) 자기의 몸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가장 먼저 전사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