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URL 복사 통계
본문 기타 기능
‘서예문화실’ 새단장...추사 김정희 ‘잔서완석루’ 정조어필 ‘제문상정사’ 등 전시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개관 35주년을 맞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청년정신'으로 새단장하고 비전 선포식과 함께 관람객 중심의 콘텐츠를 강화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국립전주박물관 박경도 관장은 선포식에서 “멋과 여유가 넘치는 가운데서도 꿋꿋한 심지를 가지고 지역 고유의 문화를 일구어냈다는 점이 전주와 전북의 매력”이라며 "언제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와서 그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장이 '비전선포식'에서 인사 말을 하고 있다
박물관은 개관 35주년을 맞아 전북 고대 문화와 문자 예술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특히 청동기와 철기 유물과 전통 서예 등을 조명하며 색다른 시간을 방문자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과 서예 문화를 특성화한 상설 전시, '서예문화실' 등이다.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나고 드는 땅, 만경과 동진'
'만개의 이랑'이라는 뜻의 만경(萬頃).육지와 바다를 잇는 동쪽 나루 동진(東津)은 전북이 수많은 교류를 통해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게 만든 두 개의 큰 물줄기다.
'만개의 이랑'이라는 뜻의 만경(萬頃).육지와 바다를 잇는 동쪽 나루 동진(東津)은 전북이 수많은 교류를 통해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게 만든 두 개의 큰 물줄기다. ‘만경(萬頃)’과 ‘동진(東津)’은 강의 이름이자 땅의 이름이다.
전북 지역의 고대 문화교류를 조명하는 전시는 전북의 자연환경 속에서 이루어진 문화적 접촉, 융화, 충돌, 교역 등 다양한 교류의 층위를 구체적인 유물과 자료를 통해 풀어낸다.
초기철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전북이 어떻게 문화의 통로이자 중심지로 기능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바다와 강, 평야와 고원이 만나는 독특한 지형을 바탕으로 전북이 변방이 아닌 동아시아 교류의 중심지이자 핵심이었음을 강조한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되며 10월 12일까지 이어진다.
박물관 전시 유물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 들
●'강과 바다, 땅이 만나다'
1부 '강과 바다, 땅이 만나다'는 바다였던 강이 들판으로 변화하는 지형적 특성과,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형성된 주요 고대 유적지를 소개한다. 조선시대의 '동여도(東輿圖)', '만경현지도(萬頃縣地圖)', '김제군지도(金堤郡地圖)'와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만경현읍지(萬頃縣邑誌): 등의 고문헌, 그리고 고지형 복원 자료를 통해 전북의 인문지리적 특징을 생생히 체감할 수 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청동시대 유물 들
● '청동과 철, 강과 바다를 건너다'
2부 '청동과 철, 강과 바다를 건너다'는 초기철기시대 만경강 유역에서 꽃핀 청동기와 철기 문화를 조명한다. 이 지역에서는 청동기 제작에 필요한 송풍관과 거푸집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청동기를 직접 제작해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중국 동북지역과의 교류를 통해 유입된 청동기와 철기도 함께 전시된다. 김제 만경읍 대동리 유적에서 출토된 ‘乙’자 모양 청동기는 2022년 발굴된 이후 전북 지역에서는 처음 전시되는 귀중한 유물이다.
완주 갈동 유적에서 출토된 철기는 한반도 남부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철기로 평가된다. 이러한 고고학적 발견들은 전북 지역이 발전된 청동기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알려준다.
●'만경과 동진, 그 너머의 땅으로'
3부 '만경과 동진, 그 너머의 땅으로'는 삼국시대 이후 전북 지역에서 마한과 백제, 신라, 가야의 문화가 충돌하고 융합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고창, 남원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중 일본계 외래 유물은 물론, 백제계 유물도 대거 출품된다.
특히 정읍 은선리·도계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꽃 모양 금꾸미개 등 73점의 유물은 보존처리를 마친 후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한편 서해안과 내륙 수로를 연결하는 물길은 전북이 고대 해양 교류의 창구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반이 됐다. 삼국시대 해양 제사 유적이었던 부안 죽막동 제사 유적과 청자 가마터인 부안 유천리 유적의 유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시 기간 중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계 교육 프로그램 ‘만경과 동진에서 보물찾기’가 운영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에게 직접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준비되어 있다.
◈새롭게 단장한 ‘서예문화실’ 일반에 공개
새롭게 단장한 ‘서예문화실’ 이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달 6월 27일, 여름방학을 앞두고 새롭게 단장한 ‘서예문화실’을 일반에 공개했다. 박물관은 "서예문화실은 누구나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서예 전시”를 목표로 기획되었다"라고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박물관은 새롭게 단장한 ‘서예문화실’을 통해서예의 조형적인 아름다움부터 글씨에 담긴 마음, 시대의 정서,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관람객이 전시 공간에 머물면서 서예를 감상하고 참여하는데 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박물관이 서예문화실을 감상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은 관람객을 맞이하는 입구에서 서예문화실을 감상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관람 동선, 작품 감상법, 설명카드 활용법 등을 친절히 안내하여 서예 전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실 한편에는 서예문화실 감상법을 정리한 안내문도 비치되어 있다. 작품의 곁에 놓인 설명카드에는 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함께 글씨의 내용이나 작가의 의도 등의 감상 포인트가 정리되어 있다.
서예문화실은 서예의 매력을 전하는 총 5개 주제 공간으로 구성된다. ①글씨의 형태를 감상하는 '글씨의 겉', ②서예에 담긴 뜻과 감정을 살펴보는 '글씨의 속', ③역사 속 인물의 서예를 통해 사람과 시대를 읽는 '글씨는 그 사람', ④전북의 근현대 서예가들을 조명하는 '전북의 글씨', ⑤직접 글씨를 써보는 체험 공간 '글씨의 정원' 등이다.
서예에 담긴 뜻과 감정을 살펴보는 '글씨의 속
박물관은 또 전시실 중앙에 전통가옥의 툇마루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편안히 않아 서예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며 사유와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인 ‘생각 한 줄’ 코너에서는 관람객이 자신만의 글귀나 느낌을 종이에 직접 적어보며, 감상과 표현을 연결 짓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서예문화실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곳으로 디지털 체험 공간인 ‘글씨의 정원’이 있다. 관람객들은 디지털 붓을 이용해 터치 모니터에 자신만의 글씨를 써 보고 내가 쓴 글씨를 실시간으로 사방을 가득 채운 미디어아트와 함께 감상한다.
전통과 현대 기술이 만나 나의 글씨가 곧 전시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통해 서예의 즐거움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다. ‘글씨의 정원’은 벌써부터 나이와 성별, 언어와 국적을 넘어 관람객 모두가 쉽고 재미있게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많은 관심과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서예 작품들
개편된 전시실에서는 조선 후기의 대표 서예가 김정희의 <잔서완석루>, 정조의 <제문상정사> 등 보물급 서예작품을 비롯해, 전북 지역의 근현대 서예 유산들이 함께 전시된다.
모든 전시품에는 전통 서예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더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서예문화실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한국 문자문화의 정수를 감상하고 직접 써보며 마음에 새기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지역의 자긍심을 담은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태그#국립전주박물관35주년#고대문화와서예예술의재발견#청년정신#새단장#국립전주박물관특별전#나고드는땅#만경과동진#비전선포식#개편된전시실#서예문화실#글씨의정원#만경과동진에서보물찾기#유물전시#주요고대유적지소개#초기철기시대#문화의통로#만개의이랑#박경도국립전주박물관장#미술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