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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리 천화동인 (13) ]
(동인괘 대의)
* 동인은 위에 천(,^: 건)이 있고 아래에 화(,^: 리)가 있는 괘상으로서, 하늘에 해가 떠올라 만물이 활동하여 서로 모이는 상이니 '천하동인'이다. '동인'의 글자 뜻은 모든 사람들이 뜻을 하나로 하여 함께 하는 것이며, 괘체로 볼 때도 유일한 음인 육이를 중심으로 모든 양들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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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 일음인 육이 (구)에 오양이 에워싼 괘상과 통한다.
* 음효는 허하여 트여 있으므로 구멍에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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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색한 때를 당하여 이를 타파하고자 뜻 있는 군자들이 힘을 합하여 모이니, 비괘 다음 동인괘를 두었다.
* 괘덕과 괘상
안으로 밝고 밖으로는 강건한 덕이 있으니, 밝은 지헤로써 강건히 도를 행하는 괘이다. 괘체로 볼 때 건괘 구이가 변한 괘로서 '견용좌전'의 덕이 있다. 건문언 구이에 '학이취지 문이변지 관이거지 인이행지'라 한 바와 같이, 학문을 이루고 수신의 덕을 쌓아 세상에 나아가는 괘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착종괘: 화천대유
널리 동지를 구하여 함께 대사를 이루고자 노력하면, 자연히 크게 소유하는 결과가 오게 된다.
#2 배합괘: 지수사
동인은 뜻을 모아 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고, 사는 아래의 민중을 포용하여 육성하는 것이다. 동인은 유약한 음 (육이)이 중을 얻어 뭍 양 (군자)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것이고, 사는 강건한 양 (구이)이 중을 얻어 뭍 음 (민중)을 거느려 이끄는 것이다
#3 호괘: 천풍구
서로 만나서 뜻을 구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만나지 않고는 성사의 계기를 찾을 수 없다.
(본문강해)
동인우야면 형하리니 이섭대천이며 이군자의 정하니라.
1) 사람을 같이 하는 것을 들에서 하면 형통하리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로우며, 군자의 바름이 이로우니라.
2) 뜻풀이: 동인은 바깥 세상에서 널리 사귀어 뜻을 함께 하는 것이니, 사사로운 모임이 아니라는 뜻에서 넓고 멀다는 뜻의 '야'의 상을 취하였다 (동인우야형). 거공무사한 모임이어서 천하가 다 함께하니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으며 (이섭대천), 군자의 도가 행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군자정)
#1 이섭대천: 배합괘인 지수사도 무리를 이끌어 가는 괘이다. 하괘인 감중련에서 험함을 거넌는 '섭대천'이 나오고, 상괘인 곤삼절에서 '야'가 나온다.
단왈동인은 유 득위하며 득중이응호건할새 왈동인이라.
(동인왈)동인우야형이섭대천은 건행야오
문명이건하고 중정이응이 군자정야니 유군자아 위능통천하지지하나니라.
1) 단에 가로되 동인은 유가 위를 얻으며 중을 얻어서, 건에 응하니, 가로되 동인이라. (동인에 가로되), '동인우야형이섭대천'은 건장하게 (건의)행하는 것이요, 문명해서 굳세고 중정해서 응함이 군자의 바름이니, 오직 군자라! 능히 천하의 뜻을 통하느니라.
유: 오직 유
2) 뜻풀이: 육이가 득중정하여 상괘 건 (구오)에 응하니 동인괘가 된 것이다. (동인 유득위 득중이 응호건 왈동인). 괘사에 '동인우야형이섭대천'이라고 한 것은 건 (구오)이 굳세게 행하는 것이다 (동인우야형이섭대천 건행야). 하괘 리는 문명하고 상괘 건은 굳세며, 구오와 육이가 각기 중정을 얻어 서로 응함이 군자의 바른 도이나 (문명이건 중정이응 군자정야), 군자만이 자기 자신의 사욕을 이기고 천하의 대동하는 뜻을 아는 것이다. (유군자위능통천하지지).
#1 문왕은 괘사에 '동인우야'라 하여 구오를 주체로 말하였고, 공자는 단전에 '응호건'이라하여 육이를 주로 말하였다. 두 성인이 각기 한가지씩 뜻을 말하였으나 동인이라는 결과는 같은 것이다.
#2 동인왈: 선황들이 입을 모아 연문 (연문: 남는말, 군더더기 말)이라고 하였다. 다만 왕필은 '동인우야형이섭대천'하는 것이 육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건이 하는 것이므로 특별히 '동인왈'을 쓴 것이라고 하였다.
#3 능통천하지지: 정전에 "문명하여 이치를 밝히니 대동의 뜻을 밝힐 수 있고, 강건하여 능히 자신을 이기니 대동의 도를 다함이라. 그 위에 중정하니 건의 행함에 합하는 것이다."라 하였으니, 천하를 한가지로 하려는 뜻을 가진자는 마땅히 '문명이건, 중정이응'을 해야 하는 것이다.
* '유군자 위능통천하지지'는 괘사를 설명한 후 강조하기 위해 덧붙인 글이다.
상왈천여화 동인이니 군자 이하야 유족으로 변물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하늘과 불이 동인이니 군자가 이로써 류와 족으로 물건을 분별하느니라.
여: 더불 여, 줄 여 류: 무리 류 변: 분별할 변
2) 뜻풀이: '하늘 아래 불' 또는 '불위에 하늘'이라고 하지 않고 '하늘과 불'이라고 한 것은, 하늘과 불이 모두 위로 오르는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한가지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둘 다 위로 오르는 성질은 같되 그 오름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니,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같은 류나 족으로 분별하되 (유족) 그 등급을 심사하는 것이다 (변물). 즉 현인은 다 현인이로되 대현과 소현의 구별을 두고, 악을 징계하여 벌을 주되 경한 벌과 중한 벌의 차이를 두는 것 따위가 그것이다.
#1 선후천 팔괘의 변화로 볼 때, 건에 이가 화취조하여 와서 그 류를 함께하니, 같은 남방괘로써 (건은 선천팔괘 방위에서 남방, 리는 후천팔괘 방위에서 남방)밝게 '유족변물'하는 것이다.
초구는 동인우문이니 무구리라.
상왈출문동인을 우수구야리오.
1) 초구는 동인을 문에서 함이니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문에 나가서 동인하는 것을 또 누가 허물하리오.
2) 뜻풀이: 강명한 양이 동인의 처음에 있고, 위로 응도 없으니,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문밖에 나가 공적으로 동인하는 것이니 누가 허물을 묻겠는가?
#1 초구가 동하면 간상련 문이 나온다. 유일한 음인 육이와 상비관계이나 강명한 재질로 바른 자리를 얻은 까닭에 육이에 사사로이 매이지 않고 다른 양들과 같이 동인하는 것이다. (각주: 출문교와 72: 초구는 73번째 양효이다. 72의 도수를 마치고 문을 열고 나오니, '출문교'의 뜻이다. 즉 주천도수 360일을 기본으로 할 때 5왕지절이 각기 72일로서 이루어지며, 비괘가 12번째괘로서 1년 12월을 마치는 뜻이 있고, 상구가 또한 72번째 효인데서도 72도수가 하나의 주기가 됨을 알 수 있다. 요임금이 탄생한 (B. C. 2372년 기축)로부터 72회갑 (4320년)이 되는 해가, 단기 4281년 (서기 1948년. 단기 4280은 윷판도수로서 선천을 마치는 의미가 있다.)으로서
후천 원년이 되니, 요임금이 아들인 단주에게 물려주었다는 바둑판에 그 이치가 숨어있다.)
육이는 동인우종이니 인토다.
상왈동인우종이 인도야라.
1) 육이는 동인을 종친에서 함이니 인색하도다.
상에 가로되 '동인우종'이 인색한 도이다.
2) 뜻풀이: 천하의 모든 것을 다 포용하여 동인하려는 때에 유일한 음인 육이가 구오와 서로 중정의 덕으로 정응이 되나, 대동의 도에 있어서는 편협한 것이 되는 것이다. 육이는 다섯 양을 고루 만나야 하는데, 구오와 정응으로 어울리므로 다른 양들이 경계하는 것이다. 이는 육이가 비록 중정을 얻었으나, 구오와 같이 강중한 덕이 없으므로 사적으로 빠져들 것을 경계한 것이다.
#1 내호괘가 손하절이니 가까운 종당끼리 합하여 들어가는 상이다.
구삼은 복융우망하고 승기고릉하여 삼세불흥이로다.
상왈복융우망은 적강야오 삼세불흥이어니 안행야리오.
1) 구삼은 군사를 숲에 매복시키고 그 높은 언덕에 올라 3년을 일어나지 못하도다.
상에 가로되 '복융우망'은 적이 강함이요, '삼세불흥'이니 어디로 가리오 (어찌 행하리요: 불능행)?
복: 엎드릴 복 융: 군사 융 릉: 언덕 릉 안: 어찌 안
2) 뜻풀이: 구삼은 중을 얻지 못하고, 양이 양자리에 있어 지나치게 강한 자이다. 중정한 덕을 갖춘 육이와 상비관계에 있으므로, 육이와 정응인 구오를 치고 육이를 빼앗고자, 육이와 구오가 만나는 길목에 군사를 매복시키고 넘보는 것이다 (복융우망 승기고릉). 구오 인군을 치는 것이 의리상으로도 그릇되고 힘도 약하기 때문에 '복융우망 승기고릉'하면서 기다릴지라도, 강건 중정한 구오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삼세불흥 안행야).
#1 내호괘가 손하절이니 '복'과 '망'이 나온다. 구삼이 동하면 진하련의 동이 되나 내호괘가 간상련이니 '고릉' '불흥'이 된다.
#2 하괘가 이허중이니 '융'이 되며, 하괘인 삼세화에서 '삼'이 나오고, 구사에서 구오까지 세효이므로 역시 '삼'의 뜻이 있다.
#3 적강의 '적'은 구오를 가리킨다.
구사는 승기용호대 불극공이니 길하니라.
상왈승기용은 의불극야오 기길은 즉곤이반칙야라.
1) 구사는 그 담에 오르되 능히 치지 아니하니 길하니라.
상에 가로되 '승기용'은 의가 이기지 못함이요, 그 길한 것은 즉 곤해서 법에 돌아옴이라.
용: 담 용 극: 능할 극 공: 칠 공 곤: 곤할 곤 즉: 곧 즉, 법 칙
2) 뜻풀이: 구사는 강한 양이 중을 얻지 못하고 바른 자리도 아니다. 구삼과 마찬가지로 육이에게 마음이 있으므로, 구오를 원수로 생각해 치려고 담을 오르는 것이다 (승기용). 그러나 의리나 힘이 못 미침을 알고, 마음을 되돌려 제분수를 지키니 길하게 된다 (불극공길). 구삼은 과강하여 마음을 고치지 못하나, 구사는 음의 자리에 있는 양이므로 (강유를 겸비), 의리를 생각하고 처지를 알아 마음을 고치니 길한 것이다 (곤이반칙야).
#1 구사가 동한 하괘 손하절은 '불과 (과단성이 없음)'니 '불극공'하는 뜻이 있다.
#2 구사 자신이 구오와 육이의 만남을 막는 담이 되며, 또 상괘가 손하절이 되니 담의 형상이다. 구사가 동하면 내호괘가 감중련이니 '곤'한 것이고, 외호괘는 이허중이 되니 '법에 돌아옴 (반칙)'의 뜻이 된다.
구오는 동인이 선호조이후소니 대사극이라아 상우로다.
상왈동인지선은 이중직야오 대사상우는 언상극야라.
1) 구오는 동인이 먼저는 부르짖어 울고 뒤에는 웃으니, 큰 군사로 이겨야 서로 만나도다.
상에 가로되 '동인지선'은 가운데하고 곧음으로써요 (바름으로써요), '대사상우'는 서로 이김을 말함이라.
2) 뜻풀이: 강건중정한 구오가 정응인 육이를 만나려 하나 구삼과 구사가 중간에 가로막고 있으니, 그 의리와 이치를 생각함에 억울하여 부르짖어 우는 상태다. 그러나 결국 사필귀정으로 육이와 만나게 되니 웃게 되는 것이다 (동인선호조이후소). 구사는 스스로 마음을 고치나 구삼은 순복하지 않으므로 큰 군사로써 이겨야 육이와 동인할 수 있는 것이다. (대사극 상우)
#1 상사에 '동인지선'이라고 한 것은 '동인선호조이후소'를 간략히 말한 것이다.
#2 '이중직야'의 직은 정으로 보아야 한다. '중정'이라 하지 않고 '중직'이라고 한 것은 '언상극야'의 '극'과 운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3 먼저는 울고 뒤에 웃는 것은 구오와 육이가 득중하고 곧기 때문이며, 큰 군사로 싸워 만나는 것은 구오가 구사를 제어하고 구삼과 싸워 이겨 육이를 만나는 뜻이다.
#4 구오가 동하면 중화리가 된다. 이를 배합하면 중수감이 되니, 자신은 밝고 현명하지만 상대방이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어렵고 어려우니 '선호조 (중화리괘 구오효 "출체타약 척차약 길"과 "선호조이후소"와 뜻이 통한다.)'의 상이고, 동한 상태에서의 외호괘가 태상절 (열야)이니 '후소'의 상이 숨어 있는 것이다.
#5 구오가 동하면 이허중 (갑주. 과병)이니 '사'의 상이고, 동인괘의 배합괘가 지수사이니 또한 '대사'의 형상이다.
#6 구오에서 인군의 뜻을 취하지 않은 것은, 상하의 간격이 없는 동인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7 공자께서 이 효를 중시하여 계사전에 다시 한번 설명하셨다. "동인이 선호조이후소라하니 자왈군자지도 혹출혹처혹묵혹언나 이인이 동심하니 기이단금이로다 동심지언이 기막여란이로다. (계사상전 8장)"
상구는 동인우교니 무회니라.
상왈동인우교는 지미득야라.
1) 상구는 동인을 들에서 함이니 뉘우침이 없느니라.
상에 가로되 '동인우교'는 뜻을 얻지 못함이다.
회: 뇌우칠 회
2)뜻풀이: '교'란 성 밖의 먼 곳을 뜻한다. 주나라때는 도성밖 50리를 근교, 100리밖을 원교라 하였으니 사람이 살지 않는 궁벽진 곳을 말한다. 상구가 동인의 끝에 처해서 동인하고자 하나, 밖에 있으면서 아래로는 응도 없으니 같이 더불음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동인하고자 하는 뜻은 얻지 못했으나, 아래의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니 후회도 없는 것이다.
#1 상구가 동하면 태상절 (강로)이 되니 바닷가 같이 한벽진 '교'가 되는 것이다.
#2 상구는 뜻이 높은 지사에 비유된다. 옛적에 우왕이 은의 주왕을 칠 때 천하의 모든 사람이 다 동인하자고 했으나 '백이와 숙제'만은 '이거벌군 (신하로써 인군을 침)'이라고 하여 이를 말리고, 뜻이 통하지 않자 (지미득야), 수양산에 은둔해 고사리를 캐며 연명하다 굶주려 죽은 것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