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흐린 듯이 춥지는 않지만 으스스한 저녁 날씨입니다.
어김없이 동백섬에 모여 손우현 선배님 쌩하게 먼저 출발하시고 강용철, 신종철, 양경희 선배님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달려갑니다.
저는 走路를 가끔 이탈하는 진영군을 위해 하향평준화로 함께 달려 나갑니다.
출발지인 동백섬은 서늘했지만 해운대 바닷가 빛축제까지 달려오니 더워집니다.
달리다 보면 계절은 항상 여름이 됩니다.
바람이 제법 불어오는 것으로 보아 눈을 감고 달려도 LCT를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LCT 지나면 달맞이로 이어지는 마의 경사길을 미포횟집, 세븐일레븐, 요거프레스, 극동돼지국밥집을 바라보며 나중에 저기서 함 먹어 보리라, 나중에 저기에 함 앉아 보리라 등등 맘 속으로 다짐하여 애써 달려가 봅니다.
돼지국밥집에서 국밥을 뜨는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치기도 합니다.
블루라인파크에 진입합니다. 조명 아치들과 알록달록한 불빛 속으로 달려갑니다.
바닷가가 펼쳐지고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여름날의 바닷가가 기억나고 지난 주 보름달 빛이 너울거리던 바닷가도 떠오릅니다.
해마가 깨어나는 느낌입니다.
2400원(공용주차장 요금)을 지불하고 1시간 동안 해마까지 각성되는 경험을 세상 어데가도 할 수 없을 듯...
방금 달려 지나온 파라다이스 호텔 1층 카페에 1시간 앉아 있다 한들 이렇게 오감이 과각성될 수 있을지...
1시간을 달리고 신종철, 양경희 선배님이 준비해주시는 생명수로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담 주 월욜은 설날 휴일이어서 4시에 만나 달리기로!!!
서로 의견을 냅니다.
“좀 빨리 만났으니까 청사포까지 달려가 볼까예?”
“기왕이면 구덕포까지 가는건 어때예?”
“오래 달리면 주차비가 많이 나오니까 요트경기장에서 만날까예?”
“그럼 요트경기장에서부터 송정 섬 있는데까지 가볼까예?”
달리기 판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하프까지 가자고 할 수도...
극성스런 오미크론 때문에 저녁 식사는 생략하고 이만 총총히 헤어집니다.
참가자: 손우현, 강용철, 신종철, 양경희 선배님과 김은주, 최진영
첫댓글 20년 동안 쭈욱~~~~~ 이어온 월달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 혜원 신윤복의 월달풍속도 같습니다.
가만히 앉아 즐기는 이들은 결코 느낄수없는 그런 느낌들이 전해져오네요
힘들지만 계속 달리는 이유겠지요
저도 미포 언덕 오르면서 한신빌라로 우회전하는 모서리에 튀김등 주전부리 파는 곳을 지날때면 항상 꾸~울~꺽!ㅋㅋ
역쉬 문과 출신 회원님들의 ㅎ기가 맛갈스럽습니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를 글로 묘사한 듯도 하고...ㅎ
이번 주는 다른 경험한다고 월달외전(?) 못했습니다.ㅎ(이상완씨도, 손자 돌보랴 마누라 돌보랴 정신없어 못함ㅠ)
신무기 하나 장착했으니 담주 월욜에는 120% 향상된 스피드로 달려보겠슴다.ㅋ
다 죽었어~~~ㅎㅎ
순혜선배의 뒤를 이은 명필이 나왓네요 x 2로 자주 쓰주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