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우람의 3연투가 응원방에서 이슈였죠
아래 글에서 따로 제 생각을 밝혔지만
"마무리 3연투가 무조건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무조건>이라는 단서를 붙이기가 좀 어려운 조건이죠. 팀이 연승하면 마무리는 자꾸 나오게 되니까요
다만, 마무리가 아니라 불펜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면 어떨지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18이글스는 37경기를 치른 시점에 처음 3연투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16이글스는 어땠을까요
2016년 불펜투수(셋업과 마무리 포함)의 연투 횟수를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렇더군요
3연투 : 9회 (권ㅡ혁3 + 송창식3 + 박정진3)
4연투 : 8회 (송창식1 + 심수창1 + 박정진1 + 정대훈2 + 김경태2 + 송창현1)
5연투 : 1회 (심수창1)
한 눈에 봐도 연투 횟수가 지금보다 많죠
그거야 우리가 이미 그 시절 피부로 겪었으니까, 여기서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지점에서 한 가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아주 간단한 물음입니다
<저 투수들이 다 어디로 갔는가?>
권혁 / 송창식 / 박정진 / 심수창 / 정대훈 / 김경태 / 송창현
먼 옛날도 아니고 불과 2년 전, 중요한 상황이나 어려운 순간에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들입니다
(송창현은 군대라고 치고), 나머지 여섯명의 투수는 모두 어디로 갔나요?
저 명단에 정우람 더하고 선발투수 5명 붙이면 곧바로 프로구단 한 팀의 투수진으로 손색이 없죠
그런데 지금 아무도 없네요.
홀드왕 출신에 국가대표 불펜 투수였던 권혁
선발이든 불펜이든 늘 괜찮은 공을 던져왔던 송창식
2011년 업그레이드 이후 A급 좌완 불펜이었던 박정진
이 3선수가 2015~2016년의 불펜 투구를 통해 <성장>한 것도 아니고
정대훈 김경태가 2016년에 <투수조련사>의 가르침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것도 아니고
심수창이 그 지점을 기준으로 무언가 확 달라진 것도 아니며
심지어 저 선수들 모두 지금 1군에서 공을 안 던지고 있죠.
많이 이겨서 신나는데 제가 자꾸 자주 나오거나 많이 던진다고 생각하는 투수 얘기를 하는 건
저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서입니다. (그것보다 더 오래 전에도 저런 일이 많이 있었고요)
물론, 저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투수의 무리한 등판이 크게 줄었습니다
마흔 경기 가까운 시점에 처음으로 딱 1번 3연투를 했고, 그것도 연승중의 클로져니까 이해할 지점이 있죠
하지만 저 시절의 불펜은, 애초에 비교의 대상조차 되어서는 안 될 만큼 잘못된 기준입니다
말하자면 이런겁니다
<한용덕은 투수를 무리하게 쓰는 감독이다>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고
<분명히 나아졌지만, 저 문제 만큼은 앞으로 계속 더 나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하는 얘깁니다.
물론, 선수의 부상과 부진은 언제나 찾아옵니다
금이야 옥이야 관리 받고 적게 던진 투수도 덜컥 아프거나 다칠 수 있죠
담배가 원인이 되어서 폐병 걸린 사람이 있지만, 공기 좋은 산 속에 살던 비흡연자가 그 병에 걸릴 수도 있는 것 처럼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복불복이야! 하고 하루 두세갑씩 담배를 피우면 건강 관리가 좀 어려워 지지 않을까요?"
한용덕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담배 많이 줄였죠. 다만, 이왕이면 금연에도 도전해보자는 얘기입니다.
등판 간격을 철절히 지킨 투수도 전력에서 빠질 수 있지만
등판 간격을 지키지 않았던 투수들은 그런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니까요.
(굳이 담배를 예로 들었는데, 흡연자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수술대에 올라 몸에 칼 댔고, 몇개월간 재활에 매달렸던 필승조 투수
서산에서 공을 던져보았는데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 구속이 올라오지 않고 있는 그 선수들
팀이 잘 나간다는 기사가 나오고, 불펜이 강해진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그걸 뉴스로만 접해야 하는 우리 동료들
박정진 권혁 송창식이 "그래, 나는 하얗게 불태웠으니까 됐어. 후배들아 이제 뒷일을 부탁해"하고 뿌듯해할까요?
그들의 아프고 저린 가슴은 과연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요.
투수 운용 나름 잘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굉장히 잘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투수들이 하루씩 쉬면서 연투를 최대한 피하고 있죠.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들, 그 와중에 '어, 쟤는 좀 위험한데?'싶어서 걱정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 걱정과 염려를 지금보다 더 많이 덜어주면 좋겠다는 욕심도 내봅니다.
만약에 그렇게 해줄수만 있다면
2020년에도 박상원 서균 박주홍 안영명 송은범 이태양 장민재가 지금처럼 공 던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그래도 시즌초보다 갈수록 여유가 생기는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시즌초반엔 속으로 서균이 너무 자주나온다 생각했었거든요
식목일 이전까지 서균 등판이 굉장히 잦았죠 2연투가 계속 이어졌거든요. 그 이후는 좀 안정됐고요.
송은범을 어떤 지점에 쓰면서 무슨 롤을 맡길 것인지만 조금 더 명확해지면 전체적으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권혁 / 송창식 / 박정진 / 심수창 / 정대훈 / 김경태 / 송창현
저 선수들이 그때 그 컨디션으로 지금 있었다면 현재 대권 도전도 가능한 현재 전력이지요.
상승은 못 시킬망정 후퇴만 시켰던 그 감독과 그 팬들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거겠지요.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마무리를 제외한 불펜 투수의 3연투는 최대한 자제해야 합니다. 단 일요일 경기에서 2연투한 선수가 투구수가 30구 정도이고, 상황상 올라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찬성합니다. 대신에 화요일 등판까지는 쉬어야 하면 그 주의 전체 투구수는 40구 이내로 등판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됩니다.
즉, 성적을 책임지고 있는 감독과 성적이 곧바로 돈과 직결되는 직업이기에 이런 사람한테 성적을 포기하라고는 저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대신에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3연투를 했을 때의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손해를 잘 따져서 최대한 자제를 해야하지만, 상황상 어쩔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꿰마추는 듯한 부드럽지 못한 운영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칙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예외도 없이 운영이 되는 것 또한 잘못된 운영입니다. 기본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한도내에서의 유연성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혹사의 끝판왕이였던 전임감독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혹사에 대해서 팬분들이 아주 민감하다는 것은 잘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비교해서 정우람 선수에게 얼마의 휴식일을 부여할지 아직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이전 2연속등판에서 30구내외의 투구를 한 선수를 3연투 시켰다는 이유만으로 아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서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만약 정우람이 등판했을 때 바로 직전의 등판에 비해서 구속과 구위가 저하된 상태라면 그 누구보다 비판했을 사람은 저입니다. 그런데,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바로 직전 등판과 같은 구속, 구위 제구를 그대로 보여주었지요.
이것은 정우람에게 약간은 힘든 일이기는 했지만 혹사와는 무관한 등판였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임등판 때 무리한 연투와 휴식일이 보장되지 못하고 등판해서 어쩔 수 없이 요령으로 막을려다가 실점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너무나도 안타까웠던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비교해서, 그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 때문에 성적에 팬들보다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감독의 경기 운영데 대해서 비판하는 것 또한 자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본원칙은 지키되 유연성 있는 경기운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레전드송진우 저는 지금 정우람 얘기 하는 게 아닙니다. 본문에도 분명히 그렇게 적어놨고요. 만일 정우람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 사람이나 또는 그러한 글이 있다면, 정우람의 등판에 관한 얘기는 그 분과 함께 (그 분이 쓰신 글의 댓글에서) 논의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비난'은 자제해야 하지만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규정은 이 카페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근거를 가지고 비판을(혹은 옹호를) 할 것인지는 회원 각자 다른 기준이 있겠죠.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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