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도 반가운 마음으로 젬마님과 해후를 하고
본래 목적지 보성 청룡다원으로 들어서니 2만여평의 유기농 다원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한순간 밀려드는 고달픔...쥔장이 소신껏 지키고 가꿔나가는 다원의 어려움이 한눈에 보아도
장난이 아니겠다 싶어 마음이 울컥한다.
이미 1996년에 광주에서 안전지대 생물교사직을 벗어던지고 보성으로 들어와 흘렸을 땀이
말로 글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임은 분명하지만 나름 자부심을 갖고 유기농 다원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여기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한눈에도 알겠다.
그러나 외조의 힘이 없었다면 그 또한 어려웠을 터...현재 청용다원의 대표 최창돈님은 1961년부터
등반을 시작하여 마나슬루를 비롯하여 온갖 산행을 감행하며 유럽 19봉 단독등반까지 이뤄낸
이름난 산악인이기도 하다.
물론 부부교사였던 고로 2004년에 교감으로 명예퇴직 한 이후로의 외조가 더욱 활발했던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 넓은 산골짜기에서 오롯이 부부의 힘만으로 다원을 이끌어간다 는 것은 장난이 아닐 것이다.
그저 차에 대한 애정에 감격을 할 뿐...사양 길에 접어든 차를 생각하자면 안카깝기도 하고
일단 숙소에 행장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하러가는 길...보성 해수탕 근처 일억조 횟집이다.
이름이 거하다 싶었지만 이름값만큼의 갯장어와 키조개, 갯장어회의 신선함이 그럴 듯하다.
다들 미친듯이 식탐을 발휘하고 하나 둘 커피를 마시러 나와 한가롭자니
창에 비친 그림이 장관이다.
각기 다른..안과 밖의 실루엣.
보성에서 장흥으로 가는 길은 어느 길을 선택하여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우드랜드 가는 길목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기나 비내리는 우드랜드는 많은 사람들로 복적이고
되돌아나와 도시를 버리고 장흥으로 귀농을 한 쥔장의 남친을 만나러 가는 길..
관산읍 송촌리에 그가 산다.
목포엘 다니러 간 친구를 기다리는 사이 길목의 보호수 밑에 앉아 망중한을 들기자니
새삼 신선 노릇이 따로 없지 싶다.
그러나 아직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친구 덕분에 시간 절약을 위해 문화재로 등록된 후박나무를
찾아나서고 보니 친구네 집에서 차로 2분거리...넒디 넓은 후박나무 그늘 아래 모여들어 누렸을 삼삼오오
동네 마실꾼들을 행태를 흉내내보며
바람결과 노닐다 보니 신선들은 죄다 장흥에 사는 듯 하고 그 사이 식탐은 주전부리를 부르고
쉴새 없는 수다와 회포가 후박나누 그늘을 장악하노니 아서라 시간은 잠시 멈춤이도다.
하지만 또 한정없이 시간을 내다 버릴 수는 없는 일...집에 도착하였다는 친구를 만나러 송촌리에 들어서자니
우리 정서에 걸맞는 이끼낀 돌담장이 정겹고 온 동네 할머니들의 마실 터요 소문터인 빨래터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하여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는 곳, 빨래터...그 빨래터에는 쥔장의 남친이 꽃이란다.
첫댓글 아~! 빨래터 나도 울 동네 와서 2년여를 빨래터와 저수지에 가서 빨래 했었는디... ! ^ ^
뭔가를 감수하는데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 하것지요~? ^ ^
빨래더...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더구나, 할머니들과 어울려 그곳에서 빨래를 하며 온갖 이야기를 나눈다는 말에는 웃음이 절로 나올밖에.
참내, 그렇게 수더분스런 사람이었는지 새삼스러웠다 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