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최모 씨와 IP 공유한 A씨, 2012년에도 타인과 IP 공유·조작 의혹
2012년 A씨 주가조작 인정되면, 尹처가도 '포괄일죄'로 공범될 가능성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 씨(가운데), 부인 김건희 씨(오른쪽). 김성기 기자·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와 장모 최모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2022년까지 유효하다고 판단할 만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장모 최 씨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만료돼 끝난 사안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검찰이 지목한 공모자의 혐의에서 연결고리를 찾아내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A씨가 윤 전 총장 장모 외에 또다른 인사들과도 주가 조작을 벌인 정황을 파악했다.
A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의 측근으로,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씨와는 2010년 9월부터 2011년 초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동일한 IP에 접속해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관련기사 : [단독]檢, 도이치 주가조작 '윤석열 장모' 관여 정황 포착)
도이치모터스 홈페이지 캡처, 스마트 이미지 제공
검찰은 A씨가 최 씨와 IP를 공유한 기간 이후인 2012년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타인과 IP를 공유한 흔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중심으로 주가 조작 범행이 2012년까지 이뤄졌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주가 조작 범행에서 IP 공유는 통상 법정에서 중요한 정황 증거로 사용된다.
앞서 최 씨 측은 해당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간이 2011년 초까지여서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놓곤 했다.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도 또다른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B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건넨 시점이 2010년으로 전해졌다.(경찰 내사보고서)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2012년에 이뤄진 A씨의 주가조작 의심 행위가 인정된다면, 최 씨와 김 씨의 공소시효도 A씨의 마지막 범죄 행위에 맞춰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공소시효인 10년을 적용하면 시효 만료는 2022년, 즉 내년이 되는 셈이다.
이런 판단이 가능한 이유는 최 씨와 김 씨에게 '포괄일죄(包括一罪)'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일죄란 서로 다른 시점에 벌어진 여러 행위를 하나의 죄로 보고 처벌하는 것을 뜻한다.
남민준 형사전문 변호사는 "포괄일죄는 공범에 의한 범행 전체를 보고 적용하는 것이다. 범죄 중간에 이탈했다고 해서 혐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공모자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범행이 계속됐다면 그 범행이 끝났을 때부터 공소시효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판례도 있다. 대법원 판례(2010도9927)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범행을 일부 실행한 후 공범 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해도 나머지 범행, 그러니까 피고인이 관여하지 않은 범행에 대해서도 죄책(罪責)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CBS노컷뉴스는 A씨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씨는 공소시효 만료 주장뿐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 사항은 2013년 금감원, 경찰 내사에서 모두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조사했고, 무혐의로 끝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조사를 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최 씨의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