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지 5년 만에 과거 상급 노동단체에 매년 납부해오던 거액의 연맹비(회비)를 모아 조합원을 위한 평생종합휴양소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현대중공업노조 오종쇄 위원장은 20일 노조가 추진해오던 평생종합휴양소 사업 설명회를 열고 “28억여원을 들여 경북 경주시 대현리 산 211번지 일대 67만여㎡(20만5000평)의 부지를 매입하고 등기이전 절차를 마쳤다”고 말했다. 앞으로 노조는 이곳에 600여억원을 투입해 조합원과 퇴직자, 협력업체 근로자, 지역 주민을 위한 수목원 형태의 평생종합휴양소를 단계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이 휴양소에는 500여 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과 강의실·식당을 비롯해 풋살경기장, 족구장, 4계절 수영장, 노래방, 어린이 테마형 관람시설, 산책 코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중공업노조는 2004년 9월 금속연맹에서 제명됨과 동시에 민주노총과 결별했다. 당시 “두 상급단체에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연맹비(연간 5억8500여만원)를 모아 평생종합휴양소를 건립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민주노총의 산파이자 전위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04년 2월 발생한 하청업체 노조원 분신자살 사건을 민주노총과 금속연맹이 정치투쟁으로 몰아가는 데 반발, “조합원 이익이 우선”이라며 갈등을 빚다 제명됐다.
이에 따라 5년간 적립한 연맹비 29억여원을 포함한 노조 적립금 50억원으로 올해 초 부지 매입에 나섰고, 예상액보다 싸게 구입하게 됐다. 오 위원장은 “총 6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건립비는 ‘노조원 1인당 벽돌 한 장 쌓기 모금운동’ 등 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한 뒤 부족분은 회사의 도움을 받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2월 국제 금융위기로 회사가 비상경영에 돌입하자 “노사가 상생을 외치면서 위기 앞에서 임금 문제로 서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임금 인상을 회사에 일임, 15년 연속 무쟁의 타결을 이뤄냈다. 노동운동의 메카인 울산 전역에도 노사협력 분위기가 조성되는 계기가 됐다. 이에 힘을 얻은 회사는 단체협약 합의문에 “노조가 추진하는 평생종합휴양소 사업이 구체화되면 이를 지원할 내용을 협의한다”는 문구를 넣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현대중공업 조용수 홍보부장은 “마스터플랜이 나오면 회사가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예산뿐 아니라 행정적으로도 최대한 돕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첫댓글 역쉬 현대중공업...
이런 앞서가는 노조가 있으니 현대중공업이 세계 1류기업이 되는 거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