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중고차업체 입점 땐 순천 매매상 다 죽는다”
90여 개 과당경쟁 속 케이카 입점설에 집단 반발
시민 등 1,500여 명 입점 반대 서명 등 총력 투쟁
국내 최대 중고차업체인 케이카가 순천점 출점을 예고하면서 지역 중고차 매매상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케이카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지난 2018년 SK엔카 직영부문을 인수한 뒤 사명을 바꿔 출범된 회사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43개 매장을 두고 지난해 매출 1조 3,000억여 원, 영업이익 377억 원을 거둔 중고차 업계 대형 업체다.
케이카는 지난 6월 순천시 연향동 12번지 4,302㎡(1,300여 평)에 임대차 계약을 하고 10월 출점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케이카 입점설에 순천을 비롯한 동부권 150개 중고차 업계는 즉각 반발하며 영세사업자 위주로 버티는 중고차 시장에서 케이카가 중고차 매집을 싹쓸이 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미 케이카 직영점이 진출해 있는 광주의 경우만 봐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역 중고차 매매협회 관계자는 “순천에는 86개 매매업체가 등록돼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어, 매입이 이루어져야 판매가 되는데 매집 우선 순위를 뺏길 수밖에 없어 매출의 50%까지도 케이카가 장악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에선 남양유업 인수를 추진중인 한앤컴퍼니가 회사 가치를 높여 되파는 경향이 있어 대대적인 전국 체인망을 갖춘뒤 재벌에 ‘통 매각’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자동차매매협의회는 종사자와 시민 등 1,500여 명의 케이카 입점 반대 서명을 받아 순천시와 시의회, 케이카, 국회 을지로위원회에 명부를 제출하고 전남도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기준 개정을 요청하는 등 총력투쟁을 하고 있다.
순천시의회도 지난 7월16일 제253회 임시회에서 ‘순천시 중소 중고차매매업 말살하는 케이카 순천시 입점 반대 건의안’을 의결했다.
건의안을 발의한 이현재 의원은 “현재 순천시 중고차매매업은 인근 시와 비교해 포화 정도가 심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케이카의 순천시 진출은 우리 시 중고차매매업의 고사를 초래하고 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순천시민 수천 명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성기 순천시자동차매매협의회 회장은 “케이카의 입점으로 지역을 떠나 동부권의 영세 매매상들의 존립이 위태롭다”며 “세차, 썬팅, 도색, 광택, 크리닝 등 10여 가지의 상품화 공정 연관 업체들까지 피해를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케이카 본사 관계자는 “순천점 진출 여부나 진행상황에 대해 최종 결정되지 않았으며,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 출처/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