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와 성경Ⅶ
-르네상스와 문학
페트라르카는 이탈리아의 최초의 르네상스 인간이라고 불리는 작가이다. 문헌학의 아버지라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태동하고 발전한 문헌학이 성경 연구, 특별히 성경의 비평적 연구에 큰 계기가 되었다.
중세의 언어가 라틴어에서 점차적으로 지역 언어(민족 언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중세 말기에는 작가들이 지역 언어로 작품을 썼다.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한 사람이 보카치오이다. 그는 필사본의 학문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재산적 가치를 제시하여 부자들이 책을 수집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문헌학은 성경의 사본과 필사본에 대해서 비평본을 살펴본다. 저자의 친필 원문이나 원본은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판본이 존재할 따름이다. 서로 다른 판본이라고 해서 ‘이본(異本)’이라고도 한다. 문학 비평의 비평본은 원문에 가장 가까운 본문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본들이 사본 혹은 필사본, 수사본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었다. 원문에 가장 가까운 원문으로 재구성 복원하기 위해 사본이나 필사본이 중요하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작품은 10일간의 이야기란 뜻이다. 피렌체가 흑사병이 창궐하여 참혹하게 되고 인간 본성이 황폐해지는지에 대해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함께 모여 하느님께 기도하기 위해 교회에 모이게 된 것이 오히려 엄청난 희생자를 만들었다. 과학적 의학적 무지에서 빚은 결과였다. 그래서 피렌체를 탈출하여 시골로 간 남녀 10명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영국의 초서(1340-1400)는 시인이자 국민 문학의 시조이다. 그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르네상스의 단테와 보카치오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 문학의 특징을 갖고 있다. 소재, 장르, 어조, 문체 등 모든 면에서 분별 있는 존재 양식을 찾는 인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다루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신의 관계를 성찰하여 인간의 고귀함과 나약함, 어리석음 대하여 표현했다. 그의 작품 <캔터베리 이야기>로 런던에서 캔터베리 성당으로 가는 순례자들의 이야기다.
마키아벨리(1469-1527)는 피렌체의 정치학자, 외교가, 역사가, 문학가이다. 그는 현실주의 정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메디치 가문이 후원자였다. 작가들이 좋은 조건에서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며,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어 어렵게 된 때도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이 권력을 다시 차지했을 때 낙향하여 저술 활동에 전념했다.
그의 <군주론>은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권력 현실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시도하여 정치학의 초석을 놓았다. 권력 지향적, 권력 중심적으로 정치를 설명하면서 권모술수의 화신인 것처럼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졌다. 그는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문제에만 침착할 뿐, 어떻게 정당화하는 전통적인 정치사상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반도덕주의자나 기회주의자로 폄하되기도 했다.
몽테뉴(1533-1592)는 프랑스의 작가, 사상가이다. 그는 프랑스의 종교에 대한 관용과 인간 중심의 도덕을 발현했다. 그의 견해를 피력하기 위해, 또 자신의 견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제시하기 위해 ‘에세이’라는 문학 형식을 만들었다. 그의 에세이집 <수상록>은 세상의 다양한 일과 크고 작은 사건들, 자신의 독서에 관한 생각을 자유롭게 쓴 성찰집이다. 변화와 다양한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가장 보편적인 인간상을 제시하려고 했다. 개인과 사회, 아동 교육, 신앙과 과학, 전쟁의 참화, 토론과 회의, 남녀평등, 문명과 자연, 식민 정책의 비리 등 인생의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르반테스(1547-1616)는 스페인으로 소설가, 시인, 극작가, 군인이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주둔했던 스페인 군인으로 이탈리아 문학을 접했다. 그의 작품 <돈키호테>에서 중세의 기사 사회의 이상이 현실에서 꺾이는 것을 통제한 서사시이다.
중세 문학은 종교와 윤리 문제를 담았던 반면에, 르네상스 시대에는 윤리,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인간사회의 인생과 사회의 내용을 작품에 담았다. 여러 계층의 문화 향유층이 생겼다. 시장과 경제의 발달로 부를 축적하게 된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다. 또 다양한 작품의 소재로 여러 계층 사람들의 취향을 아우르는 형태가 되었다.
개인의 욕망을 분출하는 르네상스 시기의 인간의 본능과 세속적 욕망을 다루었고 그 시기의 문화는 인간성의 부활이라 할 수 있다. 세속화의 인간 욕망을 억압하는 중세의 문화에서 인간의 개성을 표현하는 르네상스의 문화로 이행하였다. 밀턴의 <실낙원>은 성경의 창조와 에덴동산의 이야기로 고전 문학의 형식에 인간의 원죄와 구원의 가능성이라는 그리스도교적 내용을 성공적으로 융합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최고의 종교 서사시로 평가되고 있다.
성경의 비평본은 처음으로 1977년에 우리 말 성경 번역이 개신교와 가톨릭이 공동으로 번역되었다. 가톨릭교가 사용하고 있는 성경은 2005년에 번역한 성경이다. 성경은 저자가 쓴 친필 원문은 남아 있지 않고 여러 이본이 있을 뿐이다. 그것을 학문적인 방법론으로 분석해서 재구성한 오리지널 텍스트로 비평론적 비평본으로 오늘날의 성경이다.
2024. 10. 21. 앞산밑북카페 송창현 신부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