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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破邪顯正)
불교에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도리를 깨뜨리고 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행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破 : 깨뜨릴 파(石/5)
邪 : 간사할 사(阝/4)
顯 : 나타날 현(頁/14)
正 : 바를 정(止/1)
출전 : 삼론현의(三論玄義)
삼론종(三論宗)은 고대 대승불교의 한 종파다. 수나라 때 길장(吉藏)이 삼론현의(三論玄義)에서 이렇게 썼다.
但論雖有三, 義唯二轍.
다만 논(論)에 비록 세 가지가 있지만, 의(義)는 오직 두 가지 길뿐이다.
一曰顯正, 二曰破邪.
첫째는 현정(顯正)이요, 둘째는 파사(破邪)이다.
破邪則下拯沈淪, 顯正則上弘大法.
삿됨을 깨뜨리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을 건져내고, 바름을 드러내면 위로 큰 법이 넓혀진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은 삿됨을 깨뜨려 바름을 드러낸다는 말이다. 삿됨을 깨부수자 가라앉아 있던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바름을 드러내니 정대하여 가림이 없다.
유가에서는 척사위정(斥邪衛正)이란 비슷한 표현이 있다. 삿됨을 배척해 바른 가치를 지켜낸다는 의미다.
삿된 것과 바른 것이 뒤섞여 구분이 안 되는 탓에 세상이 늘 어지럽다. 악이 선의 얼굴을 하고 세상을 횡행한다.
정의가 불의 앞에 힘을 잃고 뒷전으로 내려앉는다. 옳고 그름이 이익과 손해의 잣대에 밀려 구분이 흐려진다. 기준을 명확히 세우면 삿된 기운은 절로 물러간다.
여기서 살펴야 할 점이 있다. 신흠(申欽)이 검신편(檢身篇)에서 말했다.
見己之過, 不見人之過, 君子也.
자기의 허물은 살피고, 남의 허물은 보지 않는 것은 군자다.
見人之過, 不見己之過, 小人也.
남의 허물은 보면서 자기의 허물은 살피지 않는 것은 소인이다.
檢身苟誠矣, 己之過日見於前, 烏暇察人之過.
자신을 점검함을 진실로 성실하게 한다면 자기의 허물이 날마다 제 앞에 보일 터이니, 어느 겨를에 남의 허물을 살피겠는가?
察人之過, 檢身不誠者也.
남의 허물만 살피는 것은 자신을 검속함이 성실치 못한 것이다.
己過則恕, 人過則知;
자기의 잘못은 용서하고 남의 허물은 살피며,
己過則嘿, 人過則揚;
자기의 허물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남의 허물은 들춰내니,
是過也大矣.
이야말로 허물 중에 큰 허물이다.
能改己過者, 方可謂無過人.
자기의 허물을 능히 고치는 사람은 허물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만하다.
날마다 밝혀지는 지난 시절의 삿된 행태에 기가 차다 못해 민망하다. 잘못은 확실히 드러내 바로 잡아야 한다. 다만 진실의 힘으로 삿됨을 깨뜨릴 뿐, 지난 허물 들추기에만 바쁘면 안 된다.
⏹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邪惡)한 것을 깨뜨리고 바름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생각이나 행동으로 나아간다는 불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불교 삼론종(三論宗)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나오는 말이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에 따르면 삼론종은 인도의 고승 용수(龍樹)의 '중론'(中論)과 '십이문론'(十二門論), 제바(提婆)의 '백론'(百論) 등 삼론을 주요경전으로 삼아 성립된 종파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수나라 때 종파가 성립되었는데 국내에서는 크게 흥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적 교의에서 유래했기에 수양을 위한 도량의 푯말로 많이 인용되기도 한다.
파사현정은 2년 전 대학교수들에 의해 '2017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촛불시위'로 박근혜 정부를 탄핵하고 새 정부를 들인 것을 파사현정으로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과연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세웠는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탄핵이 박근혜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 시장경제라는 체제에 대한 것이었다는 비판이 점증하는 마당이다. 설령 '파사'를 하였다 해도 '현정'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반성이 제기된다.
우리 속담에 '죽 쒀서 개줬다'라는 말이 있다 . 열심히 어떤 목적을 위해 일을 해놓았더니 성과물은 엉뚱한 사람이 챙기는 것을 이를 때 하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위정척사(衛正斥邪)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말 나라의 문을 걸어잠그고 외국과 교류를 끊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났다. 서양문물을 사악한 것으로 봐 쳐부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 내세운 구호가 '위정척사'였다.
그러나 위정척사는 오도된 방향이었음이 드러났다. 낡은 주자학적 '우물'에 빠져 문명의 조류를 읽지 못했다. 파사현정도 자기들만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선동을 할 때 악용된다. 새해엔 진정한 파사현정이 이뤄지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 破(깨뜨릴 파, 무너질 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돌석(石; 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皮(피,파)로 이루어졌다. 破(파)는 돌이 부서지다, 나중에 돌 뿐이 아니라, 사물이 깨지다, 찢어지다, 찢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破자는 ‘깨트리다’나 ‘파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破자는 石(돌 석)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石자가 더해진 破자는 “돌을 벗기다”, 즉 “돌을 깨부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破자는 ‘(일을)망치다’나 ‘흩트리다’와 같이 상황이 그릇됐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破(파, 피)는(1)깨어지거나 찢어지거나 또는 상하거나 한 흠집 (2)사람의 흠집이나 결함(缺陷) (3)풍수지리의 득(得)이 흘러간 곳 등의 뜻으로 ①깨뜨리다, 깨다 ②부수다, 파괴하다 ③째다, 가르다 ④지우다, 패배시키다 ⑤일을 망치다 ⑥쪼개지다 ⑦갈라지다 ⑧흩뜨리다 ⑨다하다, 남김이 없다 ⑩깨짐, 깨는 일, 깨진 곳 ⑪악곡(樂曲)의 이름 그리고 ⓐ무너지다(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술 쇄(碎)이다. 용례로는 찢어지고 터짐을 파탄(破綻), 깨뜨리어 헐어 버림을 파괴(破壞), 가산을 모두 잃어버림을 파산(破産), 판국이 결딴남을 파국(破局), 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누는 것을 파자(破字), 깨어져 못 쓰게 됨을 파손(破損), 파괴하고 멸망함을 파멸(破滅), 깨뜨리거나 갈라져 터짐을 파열(破裂), 깨어진 조각이나 부서진 조각을 파편(破片), 격식을 깨뜨림 또는 그리 된 격식을 파격(破格), 무표정하거나 굳어 있던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활짝 웃음을 파한(破顔), 깨뜨림 또는 깨어지게 함을 파각(破却), 찢어진 종이로 인쇄나 제본 등의 공정에서 손상하여 못쓰게 된 종이를 파지(破紙), 심심함을 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함 또는 그런 일을 파한(破閑), 약혼을 파기함을 파혼(破婚), 깨어지거나 떨어지거나 하여 흠이 있는 과실을 파과(破果), 무찔러 깨뜨림을 돌파(突破), 폭약을 폭발시킴을 폭파(爆破), 규정이나 관습 등을 깨뜨려 버림을 타파(打破), 진리가 될 만한 것을 밝혀 듣는 사람의 납득하도록 궤뚫어 말함을 설파(說破), 쳐부숨으로 태권도에서 벽돌이나 기왓장 따위를 맨손이나 머리로 쳐서 깨뜨리는 일을 격파(擊破), 보아서 속을 확실히 알아냄을 간파(看破), 험한 길이나 먼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을 답파(踏破), 구멍을 뚫고 폭약을 재어 터뜨려 바위 등을 깨뜨림을 발파(發破), 중도에서 꺾이지 않고 목적지까지 다 달림을 주파(走破), 풍파나 장애물에 부딪쳐서 배가 부서짐을 난파(難破), 글을 막힘 없이 죽 내려 읽음을 독파(讀破), 수치를 수치로 알지 아니함을 파렴치(破廉恥),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를 파죽지세(破竹之勢), 얼굴이 찢어지도록 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음을 이르는 말을 파안대소(破顔大笑),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깨어진 그릇 조각을 서로 맞춘다는 뜻으로 이미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쓸데없이 애씀을 이르는 말을 파기상접(破器相接),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바탕 웃음을 파안일소(破顔一笑), 옹기나 장독 따위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파옹구우(破甕救友) 등에 쓰인다.
▶️ 邪(간사할 사, 그런가 야, 나머지 여, 느릿할 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우부방(阝=邑; 마을)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牙(아,사)로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邪자는 '간사하다'나 '사악하다', '바르지 못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邪자는 牙(어금니 아)자와 邑(고을 읍)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邪자는 '간사하다'고 할 때는 '사'라고 하고 '그런가'라고 할 때는 '야'로 발음한다. 邪자는 본래 고대 중국의 낭야군(琅邪郡)을 지칭하던 지명이었다. 낭야군은 진나라부터 당나라까지 존속했던 중국의 옛 행정구역으로 현재는 산둥성(山東省) 임기(臨沂)에 있는 곳이다. 글자에 이빨을 드러낸 모습이 부정적이었는지 邪자는 후에 '바르지 못하다'나 '사악하다'로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고 낭야군(琅邪郡)은 낭야군(琅琊郡)으로 표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邪(사, 야, 여, 서)는 (1)요사(妖邪) 스러우며 나쁜 기운(氣運). 사기 (2)올바르지 않은 일 (3)사람의 몸에서 병(病)을 일으키게 하는 여러 가지 요인(要因) 따위를 통틀어 일컬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간사(奸邪)하다(마음이 바르지 않다) ②사악(邪惡)하다 ③기울다, 비스듬하다 ④바르지 아니하다 ⑤사사(私私)롭다 ⑥사기(邪氣) ⑦품행(品行)이 부정(不正)한 사람 ⑧사사(私私)로운 마음, 그리고 ⓐ그런가(야) ⓑ어여차(야) ⓒ어조사(語助辭)(야) ⓓ땅의 이름(야) 그리고 ㉠나머지(여) 그리고 ㊀느릿하다(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간사할 간(奸),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충성 충(忠), 바를 정(正)이 있다. 용례로는 바르지 못한 도리를 사도(邪道), 경솔한 언행이나 점잖지 못한 태도를 사풍(邪風), 도리에 어긋나고 악독함을 사악(邪惡), 도덕적으로 그릇되고 옳지 못한 길을 사로(邪路), 사특한 생각을 사념(邪念), 그릇됨과 올바름 또는 간사함과 올바름을 사정(邪正), 옳지 못한 행실이나 간악한 행위를 사행(邪行), 바르지 않고 사악한 마음을 사심(邪心), 간사스럽고 바르지 못한 욕망을 사욕(邪慾), 부정하고 요사스러운 종교를 사교(邪敎), 올바르지 못하고 여사스러운 의견을 사견(邪見), 요망스럽고 간악한 기운을 사기(邪氣), 그릇되고 간특한 말 또는 올바르지 아니한 논설을 사설(邪說), 곧지 아니한 길 또는 부정한 마음 또는 행위를 사경(邪徑), 마음이 요사스럽고 음탕함을 사음(邪淫), 도리에 어긋나는 의논을 사론(邪論), 요사스럽고 바르지 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사인(邪人), 올바르지 못하며 간교한 수단을 사술(邪術), 마음이 간교하여 행실이 바르지 못함을 간사(姦邪), 사사스러운 마음이 없음을 무사(無邪), 모질고도 간사함 또는 그런 사람을 흉사(凶邪), 간사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함 또는 그런 사람을 영사(侫邪), 요망하고 간사스러움을 요사(妖邪), 바른 일과 간사한 일을 정사(正邪), 사악한 마음이 못 일어나게 막음을 한사(閑邪), 요사스럽고 올바르지 못함을 회사(回邪), 좋지 못한 여러 가지 그릇된 생각을 이르는 말을 사사망념(私思妄念), 그릇되고 온당하지 못한 여러 가지 정욕을 이르는 말을 사욕편정(邪慾偏情), 바르지 못한 것은 바른 것을 감히 범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말을 사불범정(邪不犯正), 그릇된 것을 버리고 옳은 길로 돌아섬을 이르는 말을 사사귀정(捨邪歸正), 악한 것을 성토하고 사특한 것을 제거한다는 말을 토악거사(討惡去邪) 등에 쓰인다.
▶️ 顯(나타날 현)은 ❶형성문자로 顕(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감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㬎(현)으로 이루어졌다. 머리에 감은 아름다운 장식물, 전(轉)하여 '매우 밝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顯자는 ‘나타나다’나 ‘드러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顯자는 㬎(드러날 현)자과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㬎자는 햇볕에 실타래를 널어 말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드러나다’나 ‘밝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顯자의 금문을 보면 햇빛에 널은 실타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태양이 밝게 빛나는 곳에서는 사물이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顯(현)은 ①나타나다 ②드러나다 ③뚜렷하다 ④명확하다 ⑤분명하다 ⑥명백하다 ⑦높다 ⑧귀하다 ⑨명성(名聲)이 있다 ⑩지위(地位)가 높다 ⑪밝다 ⑫돌아가신 부모(父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나타날 현(現), 볼 시(視), 나타날 저(著), 바라볼 조(眺) 볼 견(見), 볼 관(觀)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빽빽할 밀(密), 숨을 은(隱)이 있다. 용례로는 뚜렷이 심하게 드러남을 현저(顯著), 나타나 있음을 현재(顯在), 지위와 이름이 함께 높아서 드러남을 현달(顯達), 큰 병이나 사고를 현경(顯警), 이름이 세상에 드러남을 현명(顯名), 뚜렷이 드러나 보이는 색깔을 현색(顯色), 지위가 드러나게 높음을 현귀(顯貴), 두드러진 공로 또는 공적을 세상에 드러냄을 현공(顯功), 지금 살아 있는 세상을 현계(顯界), 겉으로 드러남을 현로(顯露), 나타남과 나타나지 않음을 현부(顯否), 나타내 보임을 현시(顯示), 이름이나 지위를 세상에 높이 드러냄을 현양(顯揚), 분명하게 나타나거나 알려지는 정도가 뚜렷함을 현연(顯然), 올바른 법리를 나타내어 보임을 현정(顯正), 두드러지게 드러나거나 드러냄을 현출(顯出), 뚜렷이 나타나거나 나타냄을 현현(顯現), 존귀하고 이름이 높음을 귀현(貴顯), 열어서 드러냄을 개현(開顯), 뚜렷이 나타남을 명현(明顯), 죽은 사람 영혼의 높임말을 영현(英顯), 불교에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도리를 깨뜨리고 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행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파사현정(破邪顯正), 문득 나타났다가 문득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홀현홀몰(忽顯忽沒) 등에 쓰인다. 그리고 신주神主나 축문祝文에서 돌아간 아버지를 현고(顯考), 어머니를 현비(顯妣), 증조 할아버지를 현증조고(顯曾祖考), 고조 할아버지를 현고조고(顯高祖考)라고 쓴다.
▶️ 正(바를 정/정월 정)은 ❶회의문자로 하나(一)밖에 없는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止) 살핀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正자는 ‘바르다’나 ‘정당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正자에서 말하는 ‘바르다’라는 것은 ‘옳을 일’이라는 뜻이다. 正자는 止(발 지)자에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正자를 보면 止자 앞에 네모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성(城)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正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正자는 성을 정복하러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正자는 자신들이 적을 정벌하러 가는 것은 정당하다는 의미에서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正(정)은 (1)옳은 길 올바른 일 (2)부(副)에 대하여 그 주됨을 보이는 말 (3)종(從)에 대하여 한 자리 높은 품계를 나타내는 말 품수(品數) 위에 붙어 종과 구별됨. 정1품(正一品)으로 부터 정9품(正九品)까지 있었음 (4)조선시대 때 상서원(尙瑞院), 사역원(司譯阮), 봉상시(奉常寺), 내의원(內醫院), 내자시(內資寺) 등의 으뜸 벼슬 품계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 (5)조선시대 때 세자의 중증손(衆曾孫), 대군의 중손(衆孫), 왕자군(王子君)의 중자(衆子) 등에게 주던 작호(爵號)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임 (6)고려 때 전농시(典農寺), 서운관(書雲觀), 사의서(司醫署), 내알사(內謁司), 사복시(司僕寺)의 으뜸 벼슬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에서 정4품(正四品)까지 (7)신라 때 상사서(賞賜署), 대도서(大道署)의 으뜸 벼슬 35대 경덕왕(景德王) 때 대정(大正)을 고친 이름으로 뒤에 다시 대정으로 고침 (8)정립(定立) (9)정수(正數) 플러스(Plus) 등의 뜻으로 ①바르다 ②정당하다, 바람직하다 ③올바르다, 정직하다 ④바로잡다 ⑤서로 같다 ⑥다스리다 ⑦결정하다 ⑧순일하다, 순수하다 ⑨자리에 오르다 ⑩말리다, 제지하다 ⑪정벌하다 ⑫관장(官長: 시골 백성이 고을 원을 높여 이르던 말) ⑬정실(正室), 본처(本妻) ⑭맏아들, 적장자(嫡長子) ⑮본(本), 정(正), 주(主)가 되는 것 ⑯정사(政事), 정치(政治) ⑰증거(證據), 증빙(證憑) ⑱상례(常例), 준칙(準則), 표준(標準) ⑲처음 ⑳정월(正月) ㉑과녁, 정곡(正鵠: 과녁의 한가운데가 되는 점) ㉒세금(稅金) ㉓노역(勞役), 부역(負役) ㉔네모 ㉕군대 편제(編制) 단위 ㉖바로, 막, 때마침 ㉗가운데 ㉘가령, 설혹, ~하더라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광(匡), 바로잡을 독(董), 곧을 직(直), 바탕 질(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짓 위(僞), 버금 부(副), 돌이킬 반(反),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그르칠 오(誤)이다. 용례로는 어떤 기준이나 사실에 잘못됨이나 어긋남이 없이 바르게 맞는 상태에 있는 것을 정확(正確),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바르고 옳음을 정당(正當),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특별한 변동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정상(正常), 올바른 길을 정도(正道), 꼭 마주 보이는 편을 정면(正面), 옳은 답이나 바른 답을 정답(正答), 일정한 격식이나 의식을 정식(正式), 본래의 형체를 정체(正體), 진짜이거나 온전한 물품을 정품(正品), 엄하고 바름을 엄정(嚴正), 옳지 않음이나 바르지 않음을 부정(不正),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서 고침을 수정(修正),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거짓이 없이 참을 진정(眞正), 잘못을 고쳐서 바로 잡음을 정정(訂正),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침을 개정(改正), 태도나 처지가 바르고 떳떳함을 정정당당(正正堂堂), 소나무는 정월에 대나무는 오월에 옮겨 심어야 잘 산다는 말을 정송오죽(正松五竹), 옷매무시를 바로 하고 단정하게 앉음을 정금단좌(正襟端坐), 마음을 가다듬어 배워 익히는 데 힘씀을 정심공부(正心工夫),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정성스레 함을 정심성의(正心誠意)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