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의 허와 실

[이군배]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 운영 배경

지상파방송사들은, 지상파 UHD방송을 실시하면서, 자신들의 콘텐츠가 상당수 불법 복제되어 유포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부)에 UHD콘텐츠 보호기능을 수신기에 내장하겠다고 요구하였으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상파 UHD콘텐츠 보호에 대해서는, 지상파방송사와 TV제조사간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지상파방송사들은, 지상파 UHD방송 신호에 암호화를 보내, 수신기(TV/세톱박스)에서 그 암호를 해독(Soc칩)해야만, 지상파 UHD방송이 수신되게 하였다. 이러한 지상파 UHD방송 수신기(TV/세톱박스)에 대한 암호화를 인증하기 위해, 지상파방송사들은,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를 설립하여 운영을 하고 있다.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 구성도

▶제1회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2017년 8월 17일) 모습

▶제2회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2017년 12월 15일)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수천만원 인증(Soc)비용→저렴한 TV/세톱박스 출시 지연 또는 포기→늘지 않는 지상파 UHD방송 시청
☞전 세계 어떤 콘텐츠도 복제 차단 성공한 사례 없어→차단보다는 대국민 홍보가 선행되어야
☞지상파 UHD방송 녹화 자체를 막은 것은, 시청자 권리 침해

지상파방송사들이, 자신들이 제작한 방송 콘텐츠가 불법 복제 유포되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상파 UHD방송부터는 불법 복제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차단 조치가 결국 지상파 UHD방송 확산을 막는 요인이 되어, 지상파 UHD방송 실시 1년 6개월(전국 70%~지역에서 수신 가능)이 되도록 시청자는 늘지 않고 있다.

어떤 콘텐츠든, 그 콘텐츠는 반드시 보호 되어야 한다. 다만, 그 보호조치가 도를 넘어, 지상파 UHD방송 녹화까지 막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방송을 녹화해서 추후에 감상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방송을 녹화하는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날로그 VCR때부터 인정이 되어 왔다. 다만, 그 녹화한 방송 콘텐츠를 다른 사람에게 복제 유통을 한다면, 그것은 법을 어기는 행위가 되어, 얼마든지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헌데, 지상파방송사들 형태를 보면,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까지 두어, UHD방송 신호에 암호화 신호를 보내, UHDTV나 UHDTV수신 세톱박스에 암호화 신호를 해독하는 SoC칩을 내장하게 하고, 그 SoC칩에 대한 인증을 해줘야 지상파 UHD방송이 수신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바로 SoC칩에 대한 인증비용이 수천만원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증 비용 때문에 어지간한 중소업체들은, 지상파 UHD방송을 수신하는 TV나 세톱박스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TV시장의 97%~를 삼성-LG가 독과점하고 있어, 3%도 안 되는 TV수요를 위해, 중소업체들이 수천만원의 인증 비용을 부담하며, 지상파 UHD방송을 수신하는 TV나 세톱박스를 출시할 회사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다 보니, 지상파 UHD본방송 실시 1년 6개월이 되도록, 지상파 UHD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저렴한 중소(외산)업체 TV나 세톱박스가 없는 것이다. 물론 국내 일부 중소업체가 지상파 UHD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세톱박스를 이달에 출시 하기로 하였다가, 인증 비용과 저작권료에 대한 부담 등으로 년내 출시조차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지상파 UHD방송 수신기를 내장한 중소업체 TV 출시는 아직 없고, 세톱박스를 개발하는 국내 업체는, (주)로와시스와 (주)이노피아테크 정도가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 운영자가 이들 2개사에 문의한 결과, 년내 출시는 물론 앞으로 출시 여부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현재 지상파 UHD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TV나 세톱박스에, UHD방송 암호화 신호를 해독하는 SoC칩을 내장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지상파 UHD방송을 녹화하는 기능까지 막고 있다. 실제 세톱박스 업체들은 지상파 UHD방송을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은 모두 빠져 있다고 한다.

지상파방송사들은 대신, 세톱박스에 지상파 VOD를 이용하기 위한 유료 티비바(TIVIVA)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지상파방송사들의 요구로 넣었다고 한다. 결국 녹화기능을 넣지 말라고 한 이유는, 저작권 보호를 빌미로, 돈을 내고 VOD로 보게 하려는 꼼수의 발상이라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출시되고 있는 삼성-LG TV에는, 지상파 HD방송은 녹화 재생이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LG TV에서 녹화한 영상은, 녹화한 TV에서만 재생이 되어, 불법 복제는 사실상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그럼 지상파 HD방송 콘텐츠는 어떻게 불법 유통이 되는 것일까?

이는 HDTV수신카드로 녹화를 해서, 불법 유통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해서 지상파방송사들은, UHDTV수신카드를 이용한 녹화나 HDMI출력을 통한 캡쳐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시중에 UHDTV수신카드나 4K/60fps로 HDMI 캡쳐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즉, 시중에 UHDTV수신카드 자체가 없고, 또한 인증 등의 문제로 UHDTV수신카드를 개발 출시할 만한 회사도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TV수신카드를 개발 판매하는 회사는 없다. HDMI 캡쳐는 HDMI출력이 가능한 지상파 UHD방송 수신기(세톱박스)가 있어야 가능한데, 아직은 세톱박스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결국 지상파방송사들이 내 놓은,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를 위한 우려들은, 모두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상파 UHD방송 자체를 녹화할 수 없게 한 것은, 지상파 UHD콘텐츠 보호 자원을 넘어, 시청자의 권리마저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12월 1일 새로이 실시하는 17채널 4K-8K 방송까지 모두 녹화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넘어, 녹화용 HDD까지 TV제조사들이 판매를 하고 있다. 일본이 이번에 새로이 출시하는 10여개사 4K TV나 4K 세톱박스와 샤프 8K TV나 8K 세톱박스는 모두 4K-8K 방송을 녹화 재생할 수 있다. 모두 저작권보호 기능은 내장이 되어 있어도, 녹화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 대다수의 나라와 TV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알아야 한다. 왜 지금의 지상파 UHD방송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지를.... 솔직히 시청자들은, 지상파 UHD방송이 세계 최저수준의 무늬만 4K 화질(16Mbps)이라 녹화나 캡쳐 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해, 녹화할 마음도 생기지 않고 있다.

그리고 설사 녹화가 된다 해도, 지금의 TV나 세톱박스에는 기본적으로 적용된 보호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외부 유출이 안 되는 상황이고, HDMI로의 캡쳐도 HDCP기능으로 얼마든지 보호가 되고 있다. 그 이상을 벗어난 녹화나 캡쳐를 해서 유포하는 행위는 법으로 얼마든지 처벌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지상파 UHD방송 콘텐츠 보호 인증위원회까지 두어, 불법 콘텐츠에 대한 보호 조치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을 잠제적 범죄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상파 UHD방송 녹화 자체를 막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 될 수 없고, 지상파방송사들이 시청자의 권리마저 침해할 권한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