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창극작 카페 회원 여러분.
이번에는 2007년 1월 15일에 치러졌던 단국대 천안캠퍼스 문예창작학과
실기 체험담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제 인생 최초의 실기고사였고, 가
장 긴장되는 순간이라서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단국대 주제 : 집단의 이익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인물을 주제로
꽁트 및 시를 작성하라
주제 설정 : 집단 (FC 서울 축구단), 이익 (4강전에서 수원을 이기고 결
승에 올라야 한다), 개인 (박주영 선수), 자유 (종교적 자유)
전체적인 내용 :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자타 공인 명문 클럽 FC 서울은
팀의 네임밸류에 비해 지금껏 걸어온 길은 갈짓자 걸음이었다. 플레이오프
에서 조기 탈락하고, 어떤 시즌에는 아예 토너먼트의 티켓을 쟁취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선수단과 스태프진 모두 와신상담하면서 다음 시즌을 기약해
야만 했다. 이때, FC 서울은 2009 시즌에 괄목할만한 성적으로 토너먼트 4
강까지 진출했고, 아직 4강 대전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주영 (박주영) 은 FC 서울이 자랑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한국 축구의 희망
이기도 하는 주영은 공격수 및 공격형 미드필더로써, FC 서울 공격의 8할
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지녔다. 하지만 주영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서
안 뛴 경기가 더 많았을 정도였고, 몸 상태 또한 정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9 시즌 막판에 화려하게 복귀하여 팀의 상승세에 일조했고, 팀을 4강
에까지 올려놓았다.
밤늦은 시각에도 FC 서울 선수단은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에 임하기 바쁘
다. 이번 기회에 팀의 명예를 드높히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그
들의 제 1 목표는 바로 '결승 진출'. 4강 고지를 넘어야 결승에 도달할 수
있다. 주영은 자신의 주특기인 프리킥 연습에 매진하고 있고, 팀의 주장
민성 (이민성) 은 주영에게 다가가 컨디션이 괜찮냐고 넌지시 묻는다. 주
영은 무덤덤하게 "이번 4강전은 잘할 수 있다." 라고만 대답했고, 민성은
이렇게 무덤덤하게 대답하는 주영의 어깨를 한 대 탁 치면서 웃어넘긴다.
FC 서울 선수들이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TV에서는 FC 서울이 4강
에서 맞붙을 팀이 공개되었다. 바로 그 팀은 다름아닌 FC 서울의 최대 라
이벌 수원 삼성 블루윙스. 같은 하늘 아래 공존할 수 없는 철천지 원수가
4강 대전자인 셈이다. 주장 민성은 밥을 먹다 말고 선수단에게 "이번에는
수원의 코를 반드시 납작하게 만들자!" 라고 기를 불어넣었고, 선수단은
밥상 앞에서 굳은 다짐을 한다. 주영은 이에 관심없는 듯 젓가락을 놀리
며 반찬을 집어들지만, 마음 속에서는 꼭 4강전에서 이길 것이라는 다짐
이 확고했다.
선수단이 4강전을 앞둔 하루 전날, 주영은 클럽하우스 숙소 방에서 플레
이스테이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어머니로부터 급한 전화
를 받게 되었다. 주영이 다니는 고향 대구의 어느 교회에 권집사가 생명이
위태롭다는 벼락같은 소식을 접한 것이다. 권집사는 자기네 교회의 최고
스타 박주영의 진심어린 기도가 절실하다고 했고, 어머니는 호소하면서
어떻게 와서 기도를 해줄 수 없냐고 부탁한다. 주영은 독실한 기독교 신
자로써, 자신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이 CCM일 정도다. 주영은 가뜩이나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권집사의 간절한 마지막 부탁이 마음에 걸려, 결
국 팀 이탈을 결심한다. 정식적으로 구단 프론트진에게 외박하겠다고
말하면 퇴짜맞을 것이 분명해서, 숙소에다가 사죄의 글을 남기고 새벽
기차에 몸을 실어 대구에 도착한다.
4강전이 열리는 당일 아침, FC 서울 클럽하우스 숙소는 난리도 아니다.
주축 플레이어 주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선수단은 숙소 전체를 샅샅
이 뒤지면서 주영의 행적을 뒤쫓았으나 실패했고, 승기로 가득찼던 선
수단은 이내 끝없는 우울함으로 뒤덮혀졌다. 내색을 안하기로 유명한
세놀 귀네슈 감독도 심기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 필승을 다지며 수
원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해야 하는 클럽 버스 안은, 쥐죽은 듯 조용할
뿐이었다. 침울함 그 자체였다.
한편 주영이 다니는 대구의 어느 교회 옆에 마련된 병원. 권집사가 환
자실에 누워있고, 주영과 그의 어머니는 권집사의 손을 꼭 쥐면서 정
성어린 기도를 드린다. 주영은 속마음으로 '가뜩이나 컨디션도 안좋
은데, 이렇게 종교 활동을 하는 것이 더 의미가 깊다' 라고 자체적으
로 자신이 행하는 일에 타당성을 만들었다. 권집사의 빠른 쾌유를 비
는 주영과 그의 어머니의 진심어린 기도가 계속될 무렵, 텔레비젼에
서는 마침 2009 시즌 K-리그 4강전이 펼쳐지고 있다. FC 서울은 주
축 주영이 없는 가운데, 홈팀 수원 삼성에게 전반에만 0-2로 끌려다
니고 있었다. 주영의 기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만 갔다.
* 이 내용은 단국대 실기고사에 적은 내용을 간추려서 쓴 것으로,
이 내용 곧이곧대로 시험지에 적은 것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여
러분들의 지적과 조언 감사드리겠습니다.
첫댓글 엥 단대 시는 주제 저거 아니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