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나라도 인위적으로 보이면 성공할 수 없다. 검과
저기 돌벽에서 뚝뚝 흘러내리는 피가 진짜처럼 보이지 않거나,
노예 검투사가 싸우다 죽는 모습을 지켜보며 로마인들이 오락을
즐기는 이상적인 장소인 원형경기장이 진짜처럼 보이지 않는다
면, 성공할 수 없다.
검투사도 마찬가지이다. 모델 출신 호주배우 앤디 위필드는 노예혁명을 이끈 검투사인 스파르타쿠스가 돼야 하고, 마누 베넷은 검투사 경기의 최후 승자인 크릭수스가 돼야 한다. 안토니오 테 마이오호는 살기 위해 제 아버지를 죽여야 했던 왕족 바르카가 돼야 한다. 다니엘 퓨에리겔은 아그론이 돼야 한다.여기는 고대 로마이다. 그렇게 믿도록 해야 한다. 그로부터 2,000년도 훨씬 지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제작사 세트장이 아니다.검투사처럼 보이려면 검투사처럼 살고 훈련하고 먹고, 검투사 같은 근육질 몸이 돼야 한다. 다른 검투사들과 함께 살고 일하고 훈련하면서 수 천년 전의 검투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동지애를 결성해야 한다. 훈련하는 곳을 더 이상 체육관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루두스나 검투사 양성학교라고 불러야 한다.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허구인가? 그 경계선이 불분명할수록 좋다. 경계선이 흐려질수록 스파르타쿠스의 전설은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이번 드라마에서 다른 인물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분한 사람이 한 명 있다. 팀 웡은 스턴트 코디네이터이자 스파르타쿠스 출연진과 스턴트맨의 트레이너이다. 팀 웡의 임무는 앨런 파플톤, 셰인 도슨과 함께 2009년 4월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배우 모두를 검투사로 변신시켜 놓는 일이었다. 위필드를 스파르타쿠스로, 베넷을 크릭수스로, 마이오호를 바르카로, 또 이들을 제작자의 요구에 따라 늘씬하면서도 험상궂어 보이게 탈바꿈시키는 데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 달이었다.
하지만 배우와 스턴트맨 모두 훈련을 잘 견뎌냈고 나날이 날씬하고 강해졌다. 베넷은 원체 조각 같은 몸매였는데도 근육이 4.5㎏이나 불었다. 마이오호와 퓨에리겔도 식스팩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드러났다. 통증을 이겨내자 발전이 왔고, 발전이 오자 경쟁과 팀워크가 생겨났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발전이 찾아왔다.“혼자서 작은 고통을 견뎌내고 나면, 고통이 다시 와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게 된다. 무엇이든 한번 겪고 나면 익숙해지게 마련. 다음 번에는 의연히 감당할 줄 알게 되고, 이는 곧 더 강한 사람이 됐다는 뜻이다.”라고 퓨에리겔이 설명한다.베넷도 이에 동의는 하지만, 자신들이 이 같은 중노동을 끝까지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 단순히 익숙해지고 근육이 기억해서만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우리를 더욱 채찍질한 것은 다름아닌 동지애였다. 로마시대 루두스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노예 신분으로 루두스에 끌려오게 됐고 생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극을 받으면 테스토스테론이 치솟고 더 폭력적이 되면서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게 된다.”여기서는 수양하는 법도 배운다. 누군가 루두스 훈련장에 늦게 오거나 팀 웡의 말을 빌려 ‘검투사답지 않은 면모’를 조금이라도 비추면, 가령 훈련성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거나 루두스에 꽃무늬 바지를 입고 오는 사람의 경우,
20㎏짜리 중량조끼를 입고 일부 훈련을 수행해야 한다. 훈련이 훨씬 힘들어지는 셈이다.이 같은 동지애와 경쟁과 수양과 고통을 통해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전문배우와 스턴트맨에서 검투사로 거듭나도록 준비할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경험이다.“검투사 양성훈련 덕분에 검투사의 삶을 뼈 속 깊이 경험할 수 있었다. 엄청나게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루두스 문턱을 넘는 순간, 우리는 일상과 작별을 고하고, 잔인한 훈련과 근육 키우기와 싸움의 세계와 인사를 나눈다.”라고 베넷이 말한다. 검투사 양성훈련은 시작에 불과했다. 어쩌면 이제 배우들은 훨씬 더 검투사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연기도 검투사처럼 해야 했다. 촬영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부담이 생겼다. 일주일에 5일 하루 12시간씩 지속되는 강행군. 싸움장면을 찍을 때는 체중의 절반에 해당하는 무거운 갑옷을 입은 채로 검과 도끼와 창까지 휘둘러야 했다. 때문에 어깨에 반복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면서, 특히 칼을 부려야 하는 오른쪽에 부상을 입기 일쑤였다.”라고 베넷은 말한다.검투사 양성훈련 한 달로 대부분의 촬영준비가 끝나긴 했지만, 촬영이 시작되면서 훈련시간에 제약이 따르자 컨디셔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만만찮게 힘들었다. 때문에 검투사들은 세트장 바로 옆에 울타리가 쳐 있는 작은 ‘우리’를 활용했다. 이 곳에는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갖가지 덤벨과 기타 기본 장비가 갖춰져 있었고, 여기다 조명과 갖가지 물건과 기타 촬영장비까지 있었다. 창의력을 발휘하면 촬영 중 한가할 때 루두스 세트장을 기초적인 체육관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나무 기둥에 매달려 풀-업을 하고, 검투사들이 지내는 부엌에서는 벤치에 발을 올리고 푸시-업을 하고, 싸움장면 직전에는 루두스 세트장을 전력질주로 가로질러 숨이 차도록 만들었다. “촬영 직전에 검투사 10~20명이 부엌에서 근육을 키우며 준비를 한다.”라고 베넷이 말한다.
출처: 보디빌딩매니아클럽(BBMC) 원문보기 글쓴이: 정구중
첫댓글 너도 이거 보냐 잼나지....
이거...혼자봐야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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