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6 KBS 교양프로

[풀천지]

2008 년 1 월 26 일 토요일  맑음

단식 얘기를 그만 하려고 하였는데 어쩔 수 없이 또 나오게 되었다.

단식하기 바로 전날 감자떡을 만들려고 팥을 담가 두었던 모양이다.

단식 때문에 며칠 동안 만들지 못하다가 오늘에사 부랴 부랴 만들게 된 것이다.

몸에 좋은 팥을 듬뿍 넣어 쫀득한 맛에 빠져 본다.

느지막이 일어나 아내가 만들어둔 감자떡을 먹고

오랫만에 춘양장에 나가 이것저것 사오고 하다보니

오후 나절 어중간한 시간이 남아 모처럼 혼자 잣을 까며

인터넷으로 KBS 를 연결하여 교양프로를 둘러보게 되었다.

요즘 같으면 한권의 책도 변변히 읽을 시간이 없는데

주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에 뉴스와 드라마 오락 프로등을 가볍게 보아오다

조용한 시간이 나길래 시사교양 프로 등을 차근차근 살펴보던 중

낭독의 발견 프로를 보게 되었다.

" 안정된 직장을 갖고 좋은 집에서 사는 게 인생의 목표라면,

  너무 속상하지 않냐 " 고 말하는 사람

미래가 보장된 변호사를 그만두고 사회운동에 뛰어든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가 출연한 교양프로를 교양있게 보고 ~ ^^

시인이자 영화배우인 오광록씨가 출연한 낭독의 발견 프로를 

연이어 보게 되었다.

먼저 너무 재미있게 보았는데 그 이유들이 엉뚱하다.

첫째 철도길을 만들어 놓은 연출자의 당연한 수고를

        지나치게 폼을 잡은 오광록씨의 오버 액션으로

        코미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하더니

둘째 KBS 의 다양한 프로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황수경 아나운서의 언제나 한결같은 우아함으로

       따로 국밥식 코미디가 절정을 이루는 모습을

셋째 강제로 동원된듯한 방청객으로 나와 있는 대학생들이

       교양 프로라 마음대로 웃지도 못하는 뜨악한 표정들을

       바라보노라니 정말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시 앞에서 철부지 소년이 되어가는

아름다운 배우의 소망이 그나마 멋진 여운을 남겨 주었다.

" 풀 한 포기 돌 하나 바람 한조각까지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하나도 상처받지 않고 인간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

오늘 풀천지 일기는 엉뚱한 실례를 하는 걸로  때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