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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일보 |
2005.6.26. 일요일 |
경남 충무 출생 몇 편의 수필과 소설을 남겼지만 그는 시인으로 유명하다. 160편 이상의 시와 10권의 시집을 펴냈다. |
향수-유치환 나는 영락한 고독의 가마귀 창랑히 설한의 거리를 가도 심사는 머언 고향의 푸른 하늘 새빨간 동백에 지치었어라 고향 사람들 나의 꿈을 비웃고 내 그를 증오하여 폐리같이 버리었나니 어찌 내 마음 독사 같지 못하여 그 불신한 미소와 인사를 꽃같이 그리는고 오오 나의 고향은 머언 남쪽 바닷가 반짝이는 물결 아득히 수평에 조을고 창파에 씻긴 조약돌 같은 색시의 마음은 갈매기 울음에 수심져 있나니 희망은 떨어진 포켓트로 흘러가고 내 흑노같이 병들어 이향의 치운 가로수 밑에 죽지 않으려나니 오오 저녁 산새처럼 찾아갈 고향길은 어디메뇨 |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그리움-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바위-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 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먼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저서명 출판사 출판년 |
시집 <청마시초> 청색지사 1939 |
시집 <생명의 서> 행문사 1947 |
시집 <울릉도> 행문사 1947 |
시집 <청령일기> 백자사, 행문사 1949 |
시집 <현대시집 II> (공저)정음사 1950 |
시집 <보병과 더불어> 문예사 1951 |
시집 <예루살렘의 닭> 산호장 1953 |
시집 <청마시집> 문성당 1954 |
시집 <제9시집> 한국출판사 1957 |
시집 <유치환시초> 신구문화사 1958 |
시집 <유치환시선> 정음사 1958 |
수필집 <동방의 느티> 신구문화사 1959 |
시집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동서문화사 1960 |
수필집 <나는 고독하지 않다> 평화사 1962 |
시집 <미루나무의 남풍> 평화사 1964 |
시집 <청마시선> 민음사 1974 |
시집 <깃발> 삼중당 1975 |
수필집 <나의 창에 마지막 겨울 달빛이> 문학세계사 1978 |
시집 <유치환> 지식산업사 1981 |
시집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정음사 1984 |
시집 <나는 고독하지 않다> 정음사 1984 |
시집 <기(旗)빨> 정음사 1984 |
시집 <마침내 사랑은 이렇게 오더니라>문학세계사 1987 |
시집 <깃발> 자유문학사 1987 |
시집 <청마시집> 문학세계사 1988 |
그의 고향 항구 도시 충무가 그의 시작에 많은 영행을 준 것은 명백하다. 그의 시에 나오는 주제는 대개 자연인데 특히 바다가 많이 나온다. 그는 자연의 모든 면을 다루었다; 꽃, 동물, 바위와 대개의 경우 자연의 일부로써의 인간. 자연을 통하여 삶의 충만함과 무상이라는 이중적 테마를 강조하였다. 그의 시에 나오는 무상은 인간이 삶을 통하여 극복해야만 하는 긍정적인 무상인 것이다. 그의 시는 삶의 참여와 강조, 삶을 짓누르는 것에 대한, 삶의 자연적인 과정에 대한 자신의 존재로 특징지어진다. 그는 현대 한국시단에서 생명파의 대표로 일컬어진다. 삶에 대한 위대한 연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끔 상대하기 어려운 일상의 사회적 상황을 발견한다. 종종 그의 작품에서 공허함이 발견된다. 일제시대(1910~1945)에 쓰여진 초기 작품은 당연히 조국에 대한 일본의 압제와 관련되어 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감에 의하여 인간이 겪는 고뇌를 이러한 시를 통하여 표현하였다. 자연사물에 대한 의인화는 외로운 존재인 자연을 통하여 반영되는 자신의 허무함을 표현한다. 삶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그의 결심은 감정의 표현이 없는 이상적인 정적, 정지, 인내에 의해서 표현된다. 허무함을 듬뿍 안고 있는 그의 시는 가끔은 비참하고 냉소적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모순을 숨김없이 묘사하기에 그의 시는 가슴에 와 닿는다. 그의 시는 삶의 진실과 공존하는 비참한 인생을 폭로한다. 그는 시에서 양식이나 기교보다 이상과 주제에 더 중점을 두었다. 직접적이고 정교함이 그의 매력이다. 그의 자유시는 산문체이며, 직유와 은유를 많이 사용한다. 그의 삶을 강하게 그리기 위하여 그는 가끔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이미지를 가끔 시용한다. 때때로 그의 시는 이상을 초월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러한 이상은 주제와 이상의 일관성 - 원천적인 ?樗? 이중성에 기인하는 삶의 충만과 강조 - 을 강화시켜 준다. 그의 시에 나타나는 고독감, 쓸쓸함은 부정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약속과 희망을 머금은 공격적인 색채가 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