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으로 두른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이 좋다. 오디오 및 핸즈프리 리모컨 등을 마련했다. 특히 스티어링 휠은 키 작은 여성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앞뒤로 각각 15mm 움직이는 텔레스코픽 기능도 갖췄다. 액티브 헤드레스트, ECM 룸미러, 자외선 차단 윈드실드, 레인센싱 와이퍼 등도 여성 운전자를 위한 편의장비다. 물론 엘레강스 스페셜 모델에만 한정되었다는 게 아쉽지만 말이다. 대형 속도계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타코미터 및 연료 게이지 등 부가정보 게이지를 그려 넣었다. 기어박스 디자인은 밋밋한 일자형에서 스텝게이트 타입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특히 주변을 메탈릭 컬러로 마무리해 고급스럽고 화려해졌다. 메탈릭 컬러를 많이 썼을 경우 느낌이 반감되는 경우가 많지만 스티어링 휠, 도어캐치, 에어컨 공조장치 커버 등 요소요소에 제한적으로 넣는다면 그 효과는 더 커보인다. 작은 포인트로 세련미를 한껏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시트는 옵션에 따라 그레이, 베이지, 블랙 중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는 베이지색의 직물 시트. 이전보다 소재가 좋아져 보푸라기나 먼지가 날리지 않고 가운데 체크무늬를 넣어 디자인도 개선되었다. 힘들여 돌려야 했던 다이얼 타입의 시트 높이 조절 방법은 펌핑 타입으로 바뀌었다. 힘들이지 않고 시트 포지션을 올려 운전시야를 넓힐 수 있다. 뒷좌석의 장점은 넉넉한 레그룸. 앞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도 레그룸이 넉넉해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여기에 6 : 4로 접을 수 있어 트렁크 안에 있는 레버를 이용해 시트를 접으면 스노보드 등 긴 장비 뿐만 아니라 MTB까지 실을 수 있다.
수납함도 곳곳에 마련했다. 대시보드 위의 원 터치 방식 수납함, 글러브 박스, 센터페시아 바로 아래에는 휴대폰 등을 놓을 수 있고, 암레스트 겸용 센터콘솔 박스, 그 앞쪽에 두 개의 컵홀더를 준비했다. 또 도어트림, 2열 팔걸이 등에도 컵홀더 및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아반떼의 구동력은 직렬 4기통 1.6ℓ 감마 엔진과 2.0ℓ 베타 엔진, 그리고 1.6ℓ VGT 디젤 엔진 세 가지에서 나온다. 시승차는 1.6ℓ 감마 엔진. 최고출력은 121마력으로 이전보다 11마력 올라갔고, 15.6kg·m의 최대토크 역시 0.8kg·m 높아졌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를 기본으로 4단 AT가 옵션이지만 국내에는 옵션이 주가 되고 기본이 옵션으로 바뀌었다. 대부분 4단 자동기어를 선택하고 있다.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엔진음은 평균 수준. 휘발유 엔진의 새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출발 역시 전형적인 준중형차 급이다. 부드럽다는 생각은 들지만 치고 나가는 맛은 없다. 물론 더디거나 운전자의 반응을 읽지 못하는, 답답한 수준은 아니다. 시속 55km를 넘기자 2단으로 바뀐다. 엔진음이 점점 더 커지며 시속 110km를 지나야 3단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속도계 게이지의 움직임이 시속 80km를 지나면서부터 날렵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시속 140km를 지나고 160km를 넘어서자 게이지 바늘은 더디게라도 움직이려고 하지만 힘에 부친 기색이 역력하다. 더욱이 변속시점도 만나기 어렵다. 안간힘을 다한 끝에 시속 170km 언저리에서 약간의 변속충격과 함께 힘들게 4단으로 넘어간다. 자동 5단 혹은, 6·7단에 익숙해져 있다면 변속 타이밍에 답답함이 들 수 있겠다. 이제는 준중형차라도 최소한 자동 5단이 기본으로 얹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과한 것일까. 2천500rpm 전후로 시속 100km 내외를 넘나들 때 부담감이 없다. 정숙성도 좋은 편. 최대토크가 꽤 높은 영역인 4천200rpm에서 나온다는 점은 조금은 불편하다. 따라서 일상 주행 중 갑자기 튀어 나가기 위해서는 기어 단수를 내린 뒤 액셀 페달을 밟아야 필요한 힘을 뽑아낼 수 있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시승에서는 운전자의 느낌이 강하게 작용하겠지만 역시 현대차의 DNA가 짙게 담겨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바로 "말랑말랑" 하다는 점이다. 이에 비춰 보면 어떤 방식을 갖추었냐 보다는 어떻게 세팅을 했는지가 차의 특성을 좌우한다는 느낌이다. 좋게 말하면 부드럽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배기량에 따라서 정숙성에 기초한, 그리고 넘치는 파워를 바탕으로 치고 나가는, 체감상의 편안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공통점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노면상태, 주행 속도, 그리고 차종에 관계 없이 가벼운 스티어링, 이와 짝을 이루는 출렁거림 등은 바뀌지 않는 느낌이다. 국내 운전자들의 가볍고 부드러움이 고급차의 필수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기에, 이에 맞춰 세팅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팅 방법은 고속 주행의 안정성을 헤칠 수 있기에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기도 하다. 살짝 얹기만 해도 반응하는 민감한 브레이크 덕에 몇 번의 피칭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익숙해지면 안전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