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2001년 김기형 학우께서 올린 것입니다.
=======================================================================
10장 문장의 종결
1. 어미의 종류
어미는 우선 선어말어미와 어말어미로 나눌 수 있다. 어말어미란 그처럼 단어 끝에 분포하는
어미라는 뜻으로서 국어의 어미는 대부분 이에 속한다. 그런데 어미 중에는 어말에 놓이지 못하
고 그 어말어미 앞자리에만 뷴포되는 부류가 있다. 이러한 어미를 선어말어미라 한다. 그러므로
어간과 어말어미 사이에 분포하는 어미가 곧 선어말어미인 것이다.
어말어미는 다시 그것이 한 문장을 끝맺는 기능을 하느냐, 아니면 그러지 못하고 그 다음으로
문장이 더 이어지게 하느냐에 따라 종결어미와 비종결어미로 나눌 수 있다.
종결어미는 문장을 종결지으면서 상대경어법을 표시해 주고, 또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
문과 같은 문장의 종류를 결정하는 등 여러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종결어미의 종류
해라체: 다, 느냐, 자, 어라, 마, 구나, ㄹ라, 렴
ex) 문법 공부가 재미있(다, 구나, 느냐?)
열심히 해 보렴. 안 되면 내가 도와 주마.
반말체: 거든, 게, 군, 나, 네, ㄴ가, 데, 어, ㄹ까, 지
ex) 네가 춘향이(게, ㄴ가, 데, 야, 을까)?
하게체: 게, 세, ㄹ세, 네
ex) 자네 오랜간만일세, 차나 한 잔 하세
하오체: 오, 소, 구려, ㅂ시다
ex) 오랜만이오, 당신도 많이 변했구려.
합쇼체: 습니다, 습니까, 십시오
ex)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습니까?)
기타: 음, ㄹ것, 라, 랴
ex) 아니땐 굴뚝에 연기 나랴?
3. 문장 유형
1) 평서문
평서문을 만드는 종결어미는 문어체의 대표적인 어미인 '다'를 비롯하여, 구어체를 형성하는
'구나, 군(요), 네(요), 데(요), 오, 어(요), 지(요), 습니다' 등이 있다. '
다'는 청자의 존재 여부에 대해 중립적이고 문어뿐 아니라 구어체에서도 사용되어 그 쓰임이 가
장 포괄적이다.
달이 밝(다, 구나, 군 네, 데, 으오, 아, 지, 습니다).
평서문 어미는 환경에 따라 약속문이나 감탄문에서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하나의 종결어미가
반드시 한 가지 화법에먼 대응되는 것은 아니어서, 평서문이니 감탄문이니 하는 구별이 어미 자
체만으로는 잘 되지 않는 수가 많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밤에 구름이 많이 낀다더니 달이 밝구나. (평서문)
아! 달도 밝구나. (감탄문)
어미 '다'는 아무런 선어말어미 없이 어간에 바로 연결되어 쓰이는 독특한 용법이 있다. 즉
시제나 서법이 전혀 표현되지 않고 서술되는 내용 자체만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용법
이 사전에 올리는 표제어의 형태가 바로 '다' 결합형이며, 또한 용언의 뜻풀이도 '다' 결합
형이다.
가다: ① 목적한 곳을 향하여 움직이다 ② 떠나다
2) 명령문
명령문에 쓰이는 종결어미는 '어라, 라, 어, 게, 오, ㅂ시오, 소서' 등이다. '
라'는 존대 선어말어미 '시'가 개입될 수 있어 해라체의 '라'와는 구별되는 어미로서,
개인을 대상으로 한 발화에서는 쓰이지 않고 노래나 구호와 같이 불특정 다수를 청자로 하여 공
개적으로 발화되는 경우에 쓰이는 것이 특징이다.
통일이여, 어서 오라
나를 따르라
독재자는 물러가라.
3) 청유문
청유문은 화자도 참여하여 청자와 공동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제안하는 형식이다.
오늘 점심이나 같이 하자(자, 세, ㅂ시다)
그러나 국어의 청유문을 공동 행동의 제안을 나타내는 용법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능도 있다.
(1) A: 엄마, 농구 하다 손가락을 다쳤어요.
B: 어디 보자
(2) (혼잡한 버스 안에서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나오며) 좀 내립시다.
(3) (어머니가 아기에게) 자 착하지. 이리 와서 약 먹자.
4) 약속문
약속문 어미로는 '마, ㄹ게'를 들 수 있는데, '마'는 젊은층에서는 거의 쓰지 않아서
점차 없어져 가는 어미로 보인다. (1)에서 볼 수 있듯이 주어가 1인칭일 때만 쓸 수 있다. 즉 약
속은 즉 청자가 그것을 원하고 또 화자가 그 약속을 지킬 의도와 능력이 있을 때만 성립 된다. (
2)와 같이 청자가 원하지 않는 내용은 '마, ㄹ게' 약속문으로 표현되지 못한다.
(1) 내가 너를 제주도에 데리고 가(마, ㄹ게, 지)
(2) 내가 예쁘마.
내가 훌륭한 선생이마.
5) 허락문
허락문의 어미로는 (1)의 예처럼 '렴, 려뮤나'를 대표로 들 수 있다. '구려'도 있지만
많이 쓰이지 않는다. 허락이라는 상황 자체가 상위자가 하위자에게 행하는 것이므로 상대경어법
의 등급상 해요체나 합쇼체에 해당하는 어미가 없으며 (2)에서 보듯이 어미 뒤에 '요'가 결합
되어 등급을 높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로 통용할 경우에는 그러한 제약이 없다.
(1) 가고 싶으면 가(렴, 려무라, 구려)
(2) 가고 싶으면 가(렴, 려무나,구려)요
또 a와 같이 형용사 어간에는 결합되지 못하는데 b와 같이 상태변화를 나타내는 '어지'가
결합된 경우에는 가능하다. 그러나 이 때는 허락이 아니라 충고의 의미를 나타내게 된다.
a. 좀 더 착하렴
b. 좀 더 착해지렴
6) 감탄문
감탄문 어미로 대표적인 것은 '구나, 군, 구려'등과 같은 소위 '구'계 종결어미이
다.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새로 알게 되거나, 이미 알고 있던 대상이라도 새롭게 인식하게 될 때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매일 보던 달이지만 어느 순간 새롭게 인식할 때) 달도 밝(다, 구나, 군, 구려, 네, 지요
)!
7) 의문문
의문문은 주로 의문사와 의문어미에 의해 표현된다. 억양에 의해 표현되는 경우도 있는데, 반
말체와 해요체는 평서문과 의문문의 어미가 같아서 억양에 의해 구별된다.
날씨가 좋아(요) ( 평서문)
날씨가 좋아(요)? ( 의문문)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의문을 표현하기 위한 의문사나 의문어미가 참여하여 의문문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의문사나 의문어미의 참여 양상에 따라 의문문의 종류가 결정된다.
① 가부(찬부) 의문문
가부 의문문은 화자의 질문에 '예-아니오'라고만 대답하라고 요구할 때의 바로 그 질
문이어서 '예-아니오 질문(yes-no question)'이라 부르기도 한다.
② 선택의문문
선택 의문문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선택항 중에서 하나를 골라 응답하기를 요구하는
의문문이다. 이 질문에는 '네/ 아니오'와 같은 대답이 필요 없다.
③ 설명의문문
설명의문문은 의문사가 사용되는 질문으로서 의문사가 가리키는 부분에 대하여 그 내
용을 설명해 주기를 요구하는 의문문이다.
(2) 확인의문문
확인 의문문은 화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믿고 있으면서 그것을 청자의 동의를 구하여 확인하
기 위한 의문문이다. 확인 의문문은 어미 '지'에 의해 표현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음의 예를 보면 A는 새로운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계속 '어'로 묻고 이에 대해 B는 이
미 청자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표현하기 위하여 계속 '지'로 대답한다.
A: 뒤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 쌍을 보았어?
B: 보았지
A: 어땠어
B: 이몸이 늙어서 몸 보신하려고 먹었지.
확인 의문문은 '지 않니'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지'에 의한 질문에 비해 확인의 의미
가 더 강해서 거의 확신하고 묻는 형식이다.
남아 있던 떡 네가 먹지 않았니? ( ) ― 장형 부정문
남아 있던 떡 네가 먹었지 않니? ( ) ― 확인 의문문
(3) 특수의문문
ⓛ 수사의문문
수사적 의문문은 형태상으로는 의문문이지만 의미상으로는 긍정, 또는 부정이다. 수사적
질문이 긍정문이면 강한 부정을, 부정문이면 강한 긍정을 나타낸다. 수사적 질문은 화자가
모르는 사실을 알기 위해 묻는 진정한 질문이 아니기 때문에 청자의 대답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
A. 불의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있단 말인가?
B. 내가 그걸 모를 것 같니?
수사적 의문문은 속담이나 격언에서 자주 쓰인다. 의문문의 형식이면서 오히려 긍정이
나 부정의 효과를 강화하는 효능이 크기 때문이다.
A. 공든 탑이 무너지랴?
B.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C. 첫술 밥에 배 부르랴?
② 메아리 의문문
이른바 메아리 질문이라 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그 말을 되풀이 해
서 묻는 의문문이다. 메아리 의문문은 어미 '어(요)'와 '고(요)'에 의해서만 구성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A: 날씨가 무척 덥네
B: 날씨가 더워/ 덥다고?
A: 응, 날씨가 더워/덥다고.
③ 요청의문문
청자에게 그러한 일을 할 의도나 능력이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서, 청자에게 선택권을
돌리는 것처럼 표현하므로 보다 정중한 요청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A. 문 좀 닫 아 주시겠어요?
B. 모자 좀 벗어 주실 수 있을까요?
위의 경우 질문보다 능력을 묻는 B이 A보다 더 정중하다. 또한 요청 질문은 '못'을 사
용한 부정문의 형식으로 물으면 강압적인 명령이 된다.
A: 너 정말 솔직히 말 못하겠니?
B: 죽어도 말 못해.
A: 난 정말 몰라
B: 그렇게 시침떼지 말고 어서 말해.
4. 반말체 종결어미의 어미
1) '어'
어미 '어'는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에 두루 쓰여서 반말체 중에서도 가장 널리
쓰이는 어미이다. '어'는 인칭이나 시제에도 특별한 제약이 없다.
A. 영희 먼저 먹어.
B. 차나 한 잔 같이해
'어'는 원칙적으로 청자가 있을 때 사용되는 어미이다. '지'가 혼잣말에도 가능하고
'네'와 '군'은 혼잣말에 더 잘 어울리는 어미인 데 반해 혼잣말에 잘 쓰이지 않는다.
(혼자서 비 오는 창 밖을 내다보며)
A. 비가 와
B. 비가 오(네, 는군)
'어'는 감탄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감탄을 나타낼 때는 청자를 의식하지 않은
혼잣말로 나타난다. 상황에 따라 청자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청자를 높이는 '요'가 통합 되
지 못하는 점에서 청자를 향하여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A. 아유 깜짝이야
B. 아유 깜짝이에요
2) '지'
어미 '지'도 '어'와 마찬가지로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에 두루 쓰인다. '어'
와 '지'는 차이가 없어 보이나 무엇보다도 '어'는 새로운 정보를 나타내는 데 반해 '
지'는 청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화자가 전제하는 경우에 쓰인다.
A: 영희가 이번에는 합격하겠지.
B: 그렇겠지.
A: 영희가 이번에는 합격하겠어.
B: 그래?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3) '게'
하게체의 '게'와 형태가 같으나 그와 전혀 다른 별개의 반말체 어미인 '게'가 있다.
이 '게'는 다음과 같이 평서문과 의문문에 쓰인다.
A. 너 빨리 시집가라. 손자 좀 안아 보게.
B. 그런 짓 하다간 큰코 다치게?
4) '네'
어미 '네'는 디음과 같이 평서문에 쓰인다. '네'는 하게체의 '네'와 그 형태가 같지
만 용법에 있어 구별된다. 반말의 '네'는 혼잣말의 형식을 빈 간접 화행인 데 비해, 하게
체의 '네'는 청자가 설정한 대화에서 쓰인다. 반말의 '네'는 혼잣말의 형식을 빈 간접 화
행일 경우에는 반말의 특성에 따라 '요'가 붙어서 해요체를 구성하며, 혼잣말 일때는 자신
에게 경어를 쓰는 것이 어색하므로 '요'가 븉지 못한다.
5) '군'
새로 알게 된 사실을 화자 스스로 확인하는 혼잣말에 사용되는 종결어미이다. 그런 점에
서 '네' 와 비슷하다. '군'에는 '네'가 가진 놀라움이나 감탄의 의미가 약하고 대신 혼
잣말의 기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알게 되어 감동 하거
나 감탄하는 내용에는 '군'이 어색한데, 반복법을 쓰거나 감탄사를 더하여 감탄의 의 미를
강조한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