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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샤일 리
Thoughtful Interlude
아버지의 의자
정돈되지 못해 조금은 지저분한 오래된 정원에 휜 허리 받혀주고 상념에 잠긴 아버지의 의자
발바닥에 박힌 굳은 살 면도칼로 깍아내며 앞만 보고 이겨온 여유없는 생활을 이젠 가만히 돌아 앉아보라고 앞에서 대기 하고 있었다
서늘바람 창문 두드리면 대문에 머무는 시선 거기 누구냐? "네에 저예요 아버지" 저녁바람 담 너어 불어오면 "어둡기 전에 얼른 가라" 그러면서 혼자 망연히 생의 고독을 의자에 몽땅 앉히고 훌훌 떠나 보내셨다
무에서 일구어온 그 허름한 정원 이젠 의자만 덩그라니 남아 간혹 아버지의 철학이 모인 사람을 사로잡는 그의 달변이 그 자리에 숨쉰다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야만하는 휴머니스트여야만 한다는 것"
그러나 난 아직 그 뜻을 다 못깨달아 오늘도 가만히 아버지 의자에 기대본다
지은이 : 샤일 리
리베라 소년 합칭딘 신곡: Time
그림: 이수동
6년 전 아버지가 어머니께 남겨주신
널찍한 정원이 있는 집
어머니께서 35년을 사셨던
낡은 이층집
대문 앞에서 엄마를 부르니
문패에 달려있는 아버지 함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이집에서 어머니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못하시고
숨결을 불어 넣고 계셨던 것일까?
며칠 전에 이 집이
새 집을 사서 이사 하시고도
남은 여생 편히 살 수 있을 만큼의
가치로 팔렸다
집을 보러 다니기 위해 어머니와 2시간을 걷다가
너무 추워 집에 올 때 걸칠 옷을 찾으려고
장농 문을 열었다
아! 그런데 35년전
나와 아버지가 신세계 백화점을 빙빙 돌아
어머니께 골라드린 코트가
드라이크리닝을 한 비닐에 덮혀
얌전히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시기 일본에 출장을 자주 다니시던 아버지는
올 때마다 어머니 핸드백이며
스프링 코트며 원피스를 사오시곤 했었다
두 딸이 있으니 언제든지 함께 입으라고....
그러면서 아버지는
늘 동대문 시장 남대문 시장에서
값싼 옷을 사입으셨다
평소에 돈은 소중한 것이다 라며
가르치시던 아버지
그러면서도
늘 엄마와 우린 멋쟁이 만들어 주고 싶으셨던
아버지.....
오늘이
내일의 어제이니
현재와 과거 미래는
언제나 시간 속에 공존하는 것
늘 기억 속에 함께
계시기를.....
그림:르네 마그리뜨
몇년전에
아버지 돌아 가시고 성묘 갔다 오면서 쓴 시
아버지 성묘길에....
늘 반경 1M 안에서
나를 지켜보시던 아버지가
이젠 수십 킬로 떨어진 아버지 고향 땅에
차마 감을 수 없으셨던 눈을 감고
양지 바른 곳에 누워 계신다
일을 아주 늦게 그만 두시고
남겨놀 식구 생각에 식사 전엔
늘 천원짜리 진로 포도주 한 잔이셨고
비빌 언덕 없어 혼자 일어서야 하셨던
자수 성가의 길이 너무 힘들어
쌓인 한 내려 앉히려 못 끊으셨던 담배
오늘 난 그 진로 포도주 한 컵과
담배 한가치를 흙에 꽂아 드리고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내 눈 1M 반경으로
모시어 놓고 돌아왔다
샤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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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노래 중에서
월트 휘트먼
젊은이와 노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노인들과 갓난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어딘가 살아 있으리라. 죽음이란 사실 없는 것이라고, 작은 풀잎 하나도 말하고 있지 않은가! 설령 죽음이 있다해도 그것은 생명으로 인도해 가는 데 불과하며 생명을 삼키려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나타나면 죽음은 사라지는 것이니 만물에 있어서 파멸이란 없는 것이리 단지 앞으로, 밖으로 전진하는 것일 뿐, 죽음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다를 뿐아니라, 오, 더 행복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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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한동안 멍 ~ 합니다. 어제도 `어둡기 전에 가라`..하셨습니다. 너무 힘든 자수성가. 끊을수 없는 담배,,,바로 저의 아빠모습입니다. 감사합니다.
자운영을 아는 사람이 드문데.........젊으신분이 우리것을 알아서 고맙습니다.사라져가는 음식.이름.문화.기술등등.....세상은 변화고 있습니다 .님은 그대로 모습으로 곱게 늙으시길 기대해도 되는지요~~~자운영"초등시절이 생각나는군요~~물론 또다른 뜻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