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糖尿合倂症)]
당뇨 증세가 오래동안 지속되면 결국 피 속의 당분 농도가 높은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게 됩니다. 식혜를 계속 끓이면 당도가 높아지면서 끈적끈
적한 조청이 되듯이, 혈당치가 높아지면 피가 점도(粘度)가 높은 상태로
몸 속 혈관을 돌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 심장에서 먼 거리에 있는
혈관이거나 아주 가느다란 모세혈관(毛細血管)으로는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되면서 심혈관(心血管) 관련 질환을 필두로 여러가지 당뇨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합병증을 구체적
으로 열거해 보겠습니다.
(1) 당뇨병성 혈관장애:
대동맥, 관동맥, 하지의 혈관, 등 비교적 굵은 혈관의 동맥경화(動脈硬
化)와 눈, 신장, 등의 세소혈관(細小血管)에 동맥경화증이 생길 수 있습
니다. 즉 심장에는 관동맥 경화증(管動脈 硬化症), 신장에는 사구체(絲球體)
경화증, 눈에는 당뇨성 망막증(網膜症)이 생깁니다. 증세로는 고혈압, 심근
경색(心筋硬塞), 협심증. 단백뇨, 신부전(腎不全), 시력장애, 하지괴저(下肢
壞疽-발가락부터 상처가 나면 아물지 않고 썩어 들어가 결국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 무서운 증세)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당뇨병성 신경장애:
당질(糖質)및 지방질 중간대사(脂肪質 中間代謝)의 이상으로 인해, 말초
신경장애가 생깁니다. 건반사(腱反射)의 저하, 소실, 지각장애, 사지동통
(四肢疼痛) 등의 증세가 나타납니다. 특히 밤으로 하지에 근육통이 오기도
하고 발바닥에 생기는 작열감(灼熱感)(마치 뜨거운 난로에 발바닥을 대고
있는 것처럼 뜨겁고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 이룬 경험이 있습니다), 통각
과민(痛覺過敏), 촉각둔마(觸覺鈍麻) 등의 증세도 생기게 됩니다. 그 밖에
도 자율신경 장애로 인하여 동공(瞳孔)의 좌우부동, 비정상적인 발한(發汗),
음위(陰萎), 잔뇨감(殘尿感), 배뇨지연, 변비, 설사등이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감염증:
당뇨병에는 감염증이 합병하는 빈도가 높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확실
치 않으나 혈액과 조직액의 당함량 증가, 감염에 대한 혈액의 저항력 감
퇴, 세포의 영양상태 저하 등을 들 수 있다고 합니다. 감염증에는 요로감
염증(尿路感染症)인 신우신염(腎盂腎炎), 피부감염으로서 농피증(膿皮症),
부스럼, 종기,모낭주위염(毛囊周圍炎), 습진 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결핵
이 당뇨병의 예후(豫後)를 좌우하는 아주 중대한 합병증이었습니다. 그 실
제 사례로서 가까운 친척 한 분이 1969년 당뇨에 합병증으로 걸린 폐결
핵 때문에 결국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그 때만 해도 당뇨병과 폐결핵에
동시에 걸리면 속절 없이 죽는 걸로 알았던 시절입니다.
[당뇨병의 진단 기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NDDG/WHO의 기준은 8시간 금식 후에 측
정하는 공복 혈당치가 140mg/dl 이상이거나, 당부하 검사상 2시간 혈당
치가 200mg/dl 이상이고, 다른 시간에 한번 더 200mg/dl 이상인 경우를
당뇨병이라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상은 아니지만 당뇨병 진단기준에는
들지 않는 혈당치가 있어 진단을 유보하게 되는 상태를 내당능(耐糖能)
장애라고 합니다. 즉 공복 혈당치가 115-139mg/dl 사이이고 2시간 혈
당치가 140-199mg/dl 사이이며, 30분, 60분, 90분 혈당치가 200mg/dl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내당능 장애는 수년내에 당뇨병으로 진행할 가
능성이 높고 동맥경화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최근에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진단기준이 나왔는데, 1997년 미국 당뇨
병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에서 정한 기준은 다음 3
가지 항목 중 1가지 이상이 서로 다른 날에 2회 나타나면 당뇨병이라 진
단하기로 하였습니다. 즉,
(1) 8시간 이상 금식한 후 채혈한 공복시 혈당치(혈장 포도당 농도, FPG)
가 126mg/dl 이상일 때.
(2)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뇨, 다음, 체중감소)이 있으면서 식사와 관
계없이 하루 중 아무때나 채혈한 혈당치가 200mg/dl 이상일 때.
(3) 경구 당부하 검사에서 2시간 혈당치(2h-PG)가 200mg/dl 이상일 때.
[당뇨및 합병증에 관한 여러 가지 검사]
당뇨병 환자는 기본적인 혈당 검사 외에도 당화혈색소(糖化血色素) 검
사, 요단백(尿蛋白) 검사,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검사, 안과 검사, 심전
도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게 됩니다. 이는 당뇨 합병증의 발병 여부를
알아 보려고 하는 검사이므로 담당의사의 지시를 충실히 따라야 합니다.
(1)혈당 검사;
당뇨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사로서
요즘은 휴대용 혈당측정기가 널리 보급되어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도 가
정에서나 사무실에서 아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되었습니
다. 오래 전에는 국산 측정기가 없어 비싼 미국제 'One Touch'라는 측
정기를 사용했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국내에서 제작한 'CareSens'가 출
현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측정기 값은 외국산의 반에도 못 미치게 저렴하
고 시험용 테이프는 1장에 4백원 정도로 약간 비싼 편이지만 성능이 아주
좋아서 병원에서 측정한 수치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내 경우는 보통
아침 식사 전, 저녁 식사 전, 그리고 취침 전, 하루 세 차례 혈당을 검사
하니까 혈당 검사에 하루 평균 1,200원을 지불하는 셈입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혈당 검사는 아침 식사 전, 최소한 8시간 동안 물도
마시지 않은 완전 공복상태에서 측정해야만 올바른 수치를 얻을 수 있습
니다. 정상인의 공복 혈당치는 80~100mg/dl 이지만,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은 혈당 조절 성적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내가 재작년 안과 치료와
더불어 철저한 혈당조절 지침을 받기 위해서 병원 내과 병동에 입원하고
있을 때의 경험담입니다. 매일 새벽 6시30분 경이면 간호사가 병실을 돌
면서 당뇨 환자들의 공복 혈당검사를 하는데 환자가 궁금해서 물어 보면,
대부분이 200이상이고 간혹 300이 넘는 혈당치를 담담하게 알려주는 간
호사나 그 결과를 듣고 놀라지도 않는 환자를 접할 때 마다 오히려 내가
놀랐습니다. 그런 환자들의 대부분은 의사 지시를 어기고 저녁 식사 후 밤
늦게 공복감을 참지 못하고 몰래 밤참이나 군것질을 해서 혈당 조절에
실패한 경우였습니다.
(2)당화혈색소 검사;
지난 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치를 알아볼 수 있는 검사로서 팔의 정맥
에서 채혈하여 측정합니다. 정상인은 당화 혈색소가 4-6%이고, 당뇨병
환자는 이 수치가 7%(평균 혈당치 120에 해당) 미만으로 나타나도록 혈
당관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내가 최근에 받은 두 차례 정기검진
(2007년 5월과 8월)에서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6.2%와 6.5%였습니다.
그 결과를 확인한 담당의사로부터 혈당관리를 아주 잘 했다는 칭찬을 들은
바 있습니다.
(3) 뇨단백 검사;
일반적인 방법에 의한 소변검사가 아닌 ‘특수 소변검사’로서 하루 동안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 알부민 양을 측정하는데 그 수치가 30mg이면 초
기 신장합병증이고, 300mg 이상이면 중증 신장합병증이라고 진단합니다.
2005년 당뇨성 망막증에 의한 '망막출혈'이 와서 중앙대 의료원에 입원하
여 당뇨합병증 전반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별도의 소변용기에
하루 동안 소변을 받아가서 뇨단백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신장에는 합병
증이 침범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4) 안과 검사;
내가 정기 검진을 받으러 안과에 가 보면 많은 숫자의 당뇨병 환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것은 오래 동안 당뇨를 앓은 사람은 반드시 안과를 자
주 방문해야 할 정도로 눈에 오는 당뇨 합병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
다. 대표적인 안과 합병증은 백내장(白內障), 녹내장(綠內障), 그리고 당뇨
성 망막증(網膜症)입니다. 불행하게도 40년을 당뇨병과 함께 살아 오는
동안, 나는 이 세가지 합병증의 쓴 맛을 고루 다 보고 말았습니다.
안구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는 백내장은 적절한 시기에 노화된 본
래의 수정체 대신에 인공 수정체로 바꾸는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것입니다. 흐릿한 눈, 말하자면 뿌연 먼지가 끼인 안경을 착용하고 사물을
보다가 갑자기 아주 깨끗한 안경으로 바꾼 것처럼, 백내장 수술을 받고나
서 안대를 풀고 처음으로 바깥 풍경을 보면 너무 밝아진 눈 때문에 매일
보아 오던 풍경이 갑자기 휘황찬란하게 바뀐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우리 눈의 안압은 정상적일 때, 10~15mmHg인데, 안압이 20이상이
되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안구의 압력이 커지면 안구에
통증이 오고 눈 안쪽에 있는 시신경(視神經)을 압박하게 되어 시신경이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심해지면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저 있
습니다. 내 경우에는 10여년 전에 왼쪽 눈에 녹내장이 발병하여 안압을
낮추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시야가 눈에 띄게 좁아지드니 지금은 시력다
운 시력이 나오지 앟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더 이상 악화되
지 않도록 매일 2회씩 '코숍‘이라는 안압강하용 안약을 양쪽 눈에 투여하
고 있습니다.
당뇨성 망막증은 망막 주위에 있는 모세혈관 기능 장애로 피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할 때 혈관이 새로 생겨나면서 발생합니다. 새로 생겨난 혈관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쉽게 터질 수 있는데 이 혈관파열로 인한 출혈이
‘망막출혈‘입니다. 2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눈에 검은 거미줄 같은
것이 나타나서 출렁거리다가 출혈이 심해지면서 검은 먹구름이 눈 전체로
퍼져 앞이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을 몇 차례나 겪었습니다. 결국 충분한
시일이 경과되어 눈 속에 새 나온 피가 어느 정도 소멸된 후에 레이져 광
선으로 그 혈관을 태워 없애는 시술을 몇 차례 받고 나서 현재까지는 출
혈이 없어 다행이지만, 만약 혈당관리를 소홀히 해서 말썽꾸러기 혈관이
또 생겨난다면 레이져 치료를 다시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눈 속의
망막 주위를 관찰하므로서 새로운 혈관 생성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안저
촬영‘을 1년에 2회 씩 실시하고 있습니다.
(5) 심전도 검사;
심장의 혈관이 좁아지면 발생하는 ‘허혈성 심질환(虛血性 心疾患)을 찾아
낼 수 있습니다.
(6) 혈중 콜레스테롤 검사: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200mg/이 이상이면 동맥경화증에 걸 확률이 높
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당뇨병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콜레스
테롤 수치가 높으면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하면서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음식물(건오징어, 새우, 계란의 노른자, 간, 순대, 곱창, 햄,
베이컨, 등) 섭취를 억제해야 할 것입니다.
(계 속)
Serenade-Schuwert/Nana Mouskouri
첫댓글 요꾸 와까리마시다. 의학박사가 따로 없어요. 그런 고생을 임박사가 하시다니 ,,계속 연구 정진 건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