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2011년)의 사자성어와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2001~2009)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2월19일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전국 각 대학 교수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41%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를 꼽았다고 밝혔답니다.
‘장두노미’(감출 장, 머리 두, 드러낼 노, 꼬리 미)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뜻하는 말로 `노미장두`라고 하기도 하는데,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사자성어 이지요.
진실을 밝히지 않고 꼭꼭 숨겨두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속으로 감추는 것이 많아서 행여 들통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뜻하기도 합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를 꼽은 것에 대해 교수들은 4대강 논란, 천안함 침몰, 민간인 불법사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예산안 날치기 처리 등 많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고 각종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기보다 진실을 감추거나 덮는데만 급급했던 것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지요.
‘장두노미’에 이어 갈등과 정세 변화가 심했던 국내외 상황을 표현한 ‘반근착절’(盤根錯節, 서린 뿌리와 뒤틀린 마디: 얽히고 설켜 해결하기 어려움)이 응답자 20%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고 골육상쟁의 관계를 상징하는 ‘자두연기’(煮豆燃豆萁, 콩을 삶는 데 콩깍지를 태운다: 형제간의 다툼을 뜻함)가 12%로 3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들을 살펴보면,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오 리나 되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 《후한서 張楷傳 》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헤어졌다 만나고, 모였다 다시 헤어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소신없이 왔다갔다하는 정치인을 비유.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나아가는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음
*노무현 정권 출범후 각 분야에서 정책혼선이 빚어짐을 비유.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일의 옳고 그름은 따지지 않고 뜻이 같은 무리끼리는 서로 돕고 그렇지 않은 무리는 배척함.
*정치판, 매스컴 네티즌들이 편을 갈라 논쟁을 부리던 세태를 비유.
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위에는 불, 아래에는 연못(물).
*불이 위에 놓이고 못이 아래에 놓인 모습으로 사물들이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비유.(위정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국민을 분열하게 함.)
2006년 초 약팽소선(若烹小鮮)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 《老子 道德經 》
*생선을 구울때, 이리 저리 자꾸 뒤집으면 생선의 살점이 다 떨어져 버리므로 생선이 익을 때 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라는 뜻. 무엇이든 자연스럽게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치이다.
2006년 말 밀운불우(密雲不雨)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
*여건은 성숙되었으나 아무일도 성사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비유.
2007년 초 반구저기(反求著己)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는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을 탓하지말고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아 고쳐나가야한다는 뜻
2007년 말 자기기인(自欺欺人)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을 풍자. 남을 속이는 것은 곧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2008년초 광풍제월(光風霽月) 비가 갠 뒤의 맑게 부는 바람과 밝은 달.
*마음이 맑아 집착이 없고 기분이 시원하고 깨끗함. 그동안 난제와 의문이 풀리고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함.
2008년 말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음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2009년초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
*남과 화목하게 지내지만 자기의 중심과 원칙을 잃지않음.
2009년 말 방기곡경(旁岐曲逕) 샛길과 굽은 길로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큰 길이 아니라는 뜻. <李珥의 東湖問答>
*바른 길을 좇아 일을 정당하고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함을 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