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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 07
1. # 풀하우스- 옷방(D)
영재 옷 입고 거울 보는데, 뭔가 거짓말을 한 것 같아 개운치가 않다
2. # 풀하우스- 거실(D)
지은 일 하고 있는데 잘 안풀리는 듯 머리 뜯는
지은 ; 캐릭터....캐릭터....(하다 영재 방 쪽 흘낏하더니) 그의 이름은 와이 제이...직업은 영화배우,
키는 좀 크고, 얼굴...뭐 그런대로 봐 줄만 하다. 성격....(인상 찌퓨리지면서) 아주 건방지고,
왕자병이 있다. 취미는 달리기, 잔소리...특기는 소리 벅벅 지르기, 가족 관계...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음...성격 좋은 마누라가 있다. (하는데)
2층에서 영재 내려오는
지은 ; 지금 나가는 거에요?
영재 ; 어.
지은 ; 사무실 갔다가 언제 들어오는데요? 늦어요? 밥 먹구 올거에요?
영재 ; 나가 보구...(하다가 괜히) 아니, 넌 왜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봐...사람 귀찮게...
지은 ; 뭘 꼬치꼬치 물어보긴? 나는 그냥 찬밥 생기니까 그렇지
영재 ; 갔다 오께
지은 ; (콱)
3. # 바- 입구(N)
영재 들어오면, 저 쪽에 혜원이 앉아있다.
영재 안으로 들어가는데
4. # 바(N)
혜원, 술 마시고 있으면,
영재 들어오는
혜원 ; (영재 발견하고) 어, 왔어
영재 ; (술잔 당겨오고) 이런 거 먹지 마. (하고 웨이터에게) 이거 말고, 따듯한 차로 한잔 줘요.
혜원 ; 싫어, 더워
영재 ; 말 들어. 또 아프면 어떡할려구 그래?
혜원 ; ....(영재의 말이 기분 나쁘지 않다. 그러다 지은이 손목에 그려준 시계 반지 본다)
근데 이건 뭐야?
영재 ; (쑥스) 어? 어...지은이가 장난 친 거야.
혜원 ; (쓸쓸한 미소) 그거 보니까, 또 주기 싫어진다.
영재 ; ?
혜원 ; 자 (테이블 위에 반지)
영재 ; 이거 니가 갖구 있었어?
혜원 ; 첨엔 그냥 돌려줄려구 했는데...(하다) 나중엔 주기 싫드라.
영재 ; (보면)
혜원 ; 한지은때문에..
영재 ; 지은이가 왜? (하다) 걔 착하고 좋은 애야, 뭐 단순하고 엉뚱한 데는 있는데,
또 그게 없으면 한지은이 아니니까...너두 이제 금방 좋아하게 될 거야. (하는데)
혜원 ; 바보야, 니가 이러니까 내가 한지은 싫어하는 거야.
영재 ; ?
혜원 ; 너, 내가 힘들면 언제나 달려와 주고, 걱정해주고, 지켜줬는데
영재 ; ...
혜원 ; 근데, 이젠 니 옆에 다른 사람이 있으니까, 그 사람한테 가야되니까...난 그게 너무 싫단 말이야.
영재 ; ...
혜원 ; 나 이상하지? 민혁오빨 사랑하면서도 너한테 집착을 하니... (하는데)
영재 ; (그마음 알겠다) 혜원아, 니가 내 손 놓기 전까지는 나도 니손...못 놔.
혜원 ; ...
영재 ; 나도 해봤는데...안되드라
혜원 ; ?
영재 ; 나 못 가....니가 내 손 놓기 전까지는......
5. # 풀하우스- 거실(N)
지은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데
어느 새 어둠이 내려앉았다
지은 ; 벌써 껌껌해졌냐? 지금 몇 시야?
(문득 시계를 보는데, 손목에 그려진 7시를 가리키는그림 시계- 픽 웃음)
지은, 집 곳곳에 불을 다 켜고..
6. # 풀하우스- 마당(N)
불이 환하게 켜지는 풀하우스
7. # 풀하우스- 거실(N)
지은, 심심하게 텔레비젼 채널 돌리다가, 전화 쳐다본다.
전화 걸려다가 그냥 말고
8. # 풀하우스- 주방(N)
지은 ; (큰그릇에 밥 비비고) 늦으면 늦는다고 미리 얘기를 하든가 (먹기 시작하는데)
영재 거실문 열고 들어오는
지은 ; (돌아보며) 이제 와요?
영재 ; 어, (하고 다가오며) 저녁을 지금 먹어?
지은 ; 이영재 씨 기다리다가 그렇게 됐잖아요.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를 하던지...(하고) 저녁 먹었어요?
영재 ; 어. (들여다보고) 근데 뭐냐 이게?
지은 ; 비빔밥 (하고) 멸치볶음 하고, 장조림국물이랑 김치, 뭐 반찬 먹고 남은 거,
다 넣고 막 비빈 거에요.
영재 ; 그게 무슨 비빔밥이야? 개밥이지
지은 ; 개밥?....(콱)
영재 ; 너는 그걸 어떻게 먹냐? 한지은?
지은 ; (참고) 그럼 개밥이니 아닌 지 먹어봐, 먹어보고 그런 얘기를 해요.
영재 ; 싫어, 나는 그런 거 안먹어.
지은 ; 딱 한숟갈만 먹어봐요. (숟가락 들이대는데) 맛만 봐요, 맛있나 맛없나, 먹어봐요.
영재 ; 됐어. 안먹어 (뿌리치는데)
지은 ; (영재 손 보고) 어, 반지....반지 찾았어요?
영재 ; 어, 찾았어
지은 ; 어디서? 어디서 찾았어요?
영재 ; (망설이다) 어, 혜원이가 갖구 있었대.
지은 ; 네? 그럼 왜 그땐 없다고 그랬대요? 일부러 없다 그런거죠? 웃긴다.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영재 ; (당황) 야,
지은 ; 자기가 숨겨놓고는 없다고 거짓말하고, 이상한 사람이야 진짜 (하는데)
영재 ; (보다가) 한지은
지은 ; 에? 왜요?
영재 ; 혜원이에 대해서 함부로 얘기하지마. 내 친구야...
그리고 나 오늘 사무실 간 거 아냐. 혜원이 만나러 갔었어.
지은 ; (당황) 네? 강혜원씨 만나러 갔었어요?...(화도 나고) 근데 왜 거짓말하고
사무실 간다고 그랬어요? 왜 거짓말했어요?
영재 ; ....니가 누구 만나냐구, 어디 가냐구 물어봤을 때....그냥 그렇게 말이 나왔어.
(하고) 근데 앞으론 그런 거짓말 안하고 싶거든.
지은 ; ...
영재 ; 그러니까 이제 너도 그런 거 물어보지마. 우리 서로 사생활 간섭 안하기로 했잖아?
지은 ; 웃겨, 내가 언제 이영재씨 사생활을 간섭했어요?....나는 그냥 찬밥 생기니까, 그게 골치 아파서
그런 거죠, 나는 요, 이영재씨가 어디서 누굴 만나든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저 상관하지 말고, 마음대로 싸돌아다니세요. (숟가락 놓고 일어나는데)
영재 ; 뭐? 싸돌아다녀?
지은 ; (싱크대에 그릇 놓고 나가며) 오늘은 설거지 안해요.
영재 ; ?
9. # 화장실(N)
지은 영재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손목에 있는 시계 비누로 막 문지르며 씻고
지은 ; ......
10. # 혜원 의상실- 지은의 상상(날바뀌고/D)
지은과 희진, 화가 나서 들어온다
지은 ; 희진아. 여기야 들어와.
희진 ; (들어오면서 대뜸) 누구야, 당신이야?
혜원 ; 지금 뭐 하시는 거에요?
지은 ; 뭐 하는 거에요? 몰라서 물어? 야. 니가 나 몰래 내 남...남편을 만나?
혜원 ; 네?
지은,희진 ; (동시에) 야! (소리치며 뛰어든다)
11. # 풀하우스-컴퓨터 책상 앞(D)
지은 컴퓨터 앞에서 상상 중.
지은 ; ....(자기가 생각해도 어이없다)
12. # 의상실- 지은의 상상(D)
지은, 혜원 차 마시며 얘기하는
지은 ; 저 때문에 이영재 씨 몰래 만나실 거 없어요. 이제 두분 터 놓고 만나세요.
혜원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지은 ; 이영재씨랑 저요, 좋아해서 결혼한 거 아니에요, 사실은 우리 계약 결혼이거든요.
혜원 ; 네?
지은 ; 이영재씨는 혜원씨를 많이 좋아하는 거 같애요.
(하고) 저는 이쯤에서 그만 물러나겠습니다, 두분 행복하시길 빌게요.
13. # 풀하우스 현관- 마당 -지은의 상상(D)
영재, 혜원 고마워 배웅하고
지은 손 흔들며 떠나고
영재 ; 지은아, 고마워, 잘 가.
혜원 ; 안녕히 가세요.
영재 ; 건강해야 돼. 잘 가.
지은 ; 네, 두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안녕....
문 닫히고
지은 ; (문득 이게 아니다, 문에 매달려) 여보세요, 잠깐만요....이게 아니거든요. 이게 아니에요.
14. # 풀하우스- 컴퓨터 책상 앞(D)
지은 ; ....이게 아닌데 (하는데)
외출 준비한 영재가 와서
영재 ; 야, 너 뭐 하냐?
지은 ; (괜히 찔려 후다닥 딴청부리며) 뭐 하긴요? 일하죠
영재 ; 나갔다 올게,
지은 ; 저기요, 이제 앞으로요, 나가거나 말거나 나한테 얘기하지 마세요.
우리 서로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요.
영재 ; 뭐?
지은 ; 그냥 나가요.
영재 ; ....
영재 나가면, 지은 흘낏 보다가
영재가 뒤돌아보면 지은, 다시 딴청하고
15. # 풀하우스- 현관(D)
영재 나가는데, 어제 거짓말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16. # 본가- 거실(D)
할머니, 신문을 보고 있으면, 엄마는 걸레질을 하고 있다
할머니 ; 에미야, 오랜만에 그림이나 보러 나갈까?
엄마 ; 괜찮은 전시회 있어요?
할머니 ; 그렇지는 않은데, 그냥 심심하니까...(하다) 우리 곰세마리 불러서 같이 나갈까?
엄마 ; 저기 어머니...
할머니 ; 왜?
엄마 ; 지은이한테 곰세마리 그러지 마세요. 알면 안좋아할 거에요.
할머니 ; 지가 안좋아하면 어쩔건데?
엄마 ; 어떨 때 보면 어머니 너무 심하실 때 있어요.
할머니 ; 뭐? 뭐라구?
엄마 ; 전 지은이 보면은 우리 영현이 생각이 나서, 안쓰럽고 그렇던데...(훌쩍하면)
할머니 ; (버럭) 없는 애 얘기는 왜 또 해?
엄마 ; ....
할머니 ; 너 또 애비 앞에서도 그래라
엄마 ; 애비 앞에서는 안그래요.
할머니 ; (쯧쯧 하면서도 안쓰런)
17. # 풀하우스(D)
지은 청소하는
결혼 액자 닦다가, 사진 속 영재 눈을 콱 찌르려는데, 전화 오는
지은 ; 여보세요? (받고)
18. # 전시장(D) -상황에 따라 대사 수정
할머니를 따라서 어머니, 지은 그림 둘러보고 있는
지은은 잘 모르겠다
할머니 ; 저거 제목이 뭐야?
지은 ; (읽어보고) 나비?....나비라는 데요?
할머니 ; 왜 나비니? 한번 얘기해봐.
지은 ; 그냥... 나비라고 적혀있는데요
할머니 ; (쯧쯧)
지은 ; (잘 모르겠다) 나비?
엄마 ; (다정하게 그림 설명하고)
지은 ; 어...
둘러보는데, 아는 사람 만나는
김교수 ; (먼저 아는 척) 어머, 여사님 안녕하세요?
할머니 ; 어, 김교수
김교수 ; (엄마에게도 인사) 사모님도 나오셨어요?
엄마 ; 네. 안녕하세요.
김교수 ; 그림 보러 나오셨어요?
할머니 ; 그냥 심심해서...(하다) 어머니는 안녕하시지?
김교수 ; 네. 그럼요 (하다 지은 보면) 누구?
할머니 ; 어, 우리 애
지은 ; (우리 애?)
김교수 ; 아, 이번에 결혼하셨다는?
지은 ; (꾸벅) 안녕하세요, 한지은 입니다
김교수 ; 이쁘시네. (하고, 할머니에게) 좋으시겠어요.
할머니 ; 어, 좋아
지은 ; ?
여자의 일행이 와서 여자에게 손짓하면
김교수 ; 그럼 저는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뵐게요 (가고)
할머니 앞장서서 가면,
지은, 기분 나쁘지 않다. 엄마도 지은에게 미소
19. # 갤러리 앞- 길(D)
할머니, 엄마 양산 쓰고 나오는데
엄마, 지은이를 당겨 양산 같이 쓰고
할머니 ; 덥다...
엄마 ; 나오니까 또 찌네요.
지은 ; 그럼요, 팥빙수 드실래요? 시원하게?
엄마 ; 팥빙수? 팥빙수 드실래요? 어머니?
할머니 ; 괜히 찬 거 잘못 먹으면 배탈이나 나지.
지은 ; ....
엄마 ; 그래도 오랜만에 나왔는데, 뭐 좀 먹고 들어가요, 어머니.
할머니 ; 집에 가서 밥이나 먹자
할머니 앞장서서 가면
지은 ; 할머니요, 어쩜 저렇게 이영재씨랑 똑같에요?
엄마 ; 어?
지은 ; 똑같애, 똑같애....
20. # 기획사 전경(D)
21. # 기획사 사무실(D)
영재 들어오면
<잘 좀 해라>최실장의 잔소리 속에, 동욱이 대걸레로 사무실을 청소하고 있다
동욱 ; (영재 발견하고) 안녕하세요?
영재 ; ....
22. # 기획사 휴게실 일각(D)
영재, 동욱에게 벌 서듯 앉아있고
영재 ; 알고 보니까, 집 팔아먹고, 사기 친 애가 너라며?
동욱 ; ....
영재 ; 그러면서도 니들이 친구라구? 뭐 이런 뻔뻔한 것들이 다 있어?
동욱 ; ...
영재 ; 너, 지은이 걔가 착해빠졌다고 만만하게 보는 거 같은데,
아주 가만 안 둬 (콱) 너 같은자식은 콩밥 좀 먹어야 돼, 어?
동욱 ; ...(훌쩍 눈물 닦는데)
영재 ; 야, 너 울어?
동욱 ; 보셔서 아시겠지만 우리 희진이 부잣집에서 곱게만 자라서 고생을 모르는 애거든요,
(훌쩍이면서 웅얼웅얼) 근데 나 때문에 집에서도 쫓겨나서, 고생만 지지리 하고,
거기다 뱃속에 아기는 자라는데....자꾸 일이 꼬이고...정말 지은이한테는 미안한데...
그렇지만, 꼭 성공해서 돌아올려고...그래서 지은이한테 다 갚고, 용서를 빌려고 그랬는데...
영재 ; (난처한) 야...뭐 잘 했다구 울어?
동욱 ; (영재 다리를 덥썩 잡고는) 형...
영재 ; ...
동욱 ; 형,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형....저 잘못되면 우리 아기랑, 희진이 다 죽어요 (어엉)
사람들 지나가다 창너머로 쳐다보고, 수근대고
영재, 난처한데
최실장 와서 보고
최실장 ; (영재보고) 대표님이 찾으시는데요
23. # 기획사 대표실(D)
영재 앉으면
대표 ; 우리 영화, 이번 주 시사횐 거 알지?
영재 ; 네
대표 ; 야, 떨린다. 잘 돼야 되는데, 어?
영재 ; (씩 웃는데) 뭘 그러세요? 한만큼 나오는 거죠.
대표 ; 와이프도 오라 그럴거지?
영재 ; ...
24. # 풀하우스 거실(D)
영재, 들어오는데, 빈집이다
영재 의아한 <한지은, 한지은> 부르다가
25. # 풀하우스- 욕실(D)
영재, 괜히 지은이 있나 문 열어보고
26. # 풀하우스- 지은 방(D)
영재, 문 열어보는데, 지은 없다
불룩한 이불, 슬쩍 들춰보면 인형
27. # 일산본가- 주방(D)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지은 밥 먹는데
지은, 재잘재잘
지은 ; 옛날에 저 혼자 밥 먹을 때는요, 아무렇게나 되는데로 먹을 때도 있고,
아님 아주 안먹을 때도 있고 그랬거든요,
할머니 ; 사람이 밥을 먹어야지, 안먹으면 어떡해?
지은 ; 네, 지금은 저 혼자가 아니니까요.....그 인간 때문에...
(하다) 아니, 남편이 있으니까 맨날 밥을 하죠. 허허허
엄마 ; 혼자 살면, 밥 먹을 때랑 명절이 제일 쓸쓸하지?
지은 ; 명절 때는요, 친구 집에 가서 놀았어요.
할머니 ; 친구집?
지은 ; 네, 제 친구 중에 동욱이라고 있는데요. 걔는 할머니랑 둘이 살았거든요.
설날이나 추석 되면은 걔 할머니가 저 보구 오라고 그러셔가지구요, 거기 가서 놀았어요.
아버지 ; 어, 참, 고마운 어른이구나.
지은 ; 네, 지금은 돌아가셨는데요, 걔 할머니 때문에 동욱이 그 자식을 죽이지도 못하고...어유...
아버지 ; ?
지은 ; (하하하 웃다가) 하여튼 명절되면요, 동욱이랑, 저랑, 할머니랑 셋이서, 떡국도 먹구,
고스톱도 치고 그러고 놀았는데요. 그게 지금도 안잊혀지고, 생각이 나요.
엄마 ; 너, 고스톱도 칠 줄 아니?
지은 ; 네, 저 고스톱 되게 잘 치는데요.
28. # 풀하우스-거실(D)
영재, 시계 보는데,
지은이 돌아오지 않자 슬슬 걱정되고
29. # 본가- 할머니방(D)
지은, 엄마. 아버지, 할머니 고스톱 치고
화기 애애한 분위기
지은, 앉아서 엄마 옆에 붙어서 해설하는
지은 ; 비풍초 똥팔삼이거든요. 먹을 게 없으면 비를 먼저 내 놓으세요.
엄마 ; 비?
지은 ; 여기 우산 쓰고 있는 아저씨요. 이게 비 잖아요.
엄마 ; 어...(내면)
할머니 ; 그거 냈니? 이게 이거 맞지? (호호호)
엄마 ; 어머, 그거 내지 말걸
지은 ; ....
할머니 ; (뒤집으면)
지은 ; 아이고, 할머니 싸셨네요......이걸 어떡하나?
할머니 ; ...
아버지 ; 어머니, 죄송합니다. 그거 여기 있네요.
지은 ; 자, 피 한 장 씩 걷으시구요.....고스톱이란 게 참 알 수가 없는 거에요?
화기 애애한 분위기
30. # 풀하우스- 거실(N)
영재 망설이다가, 전화 그만 둔다.
영재 ; 그래, 서로 피차간에 간섭하지 말자구.
31. # 본가- 할머니 방(N)
지은, 백원짜리 동전 헤아리고
할머니, 떫은 표정
할머니 ; ...
엄마 ; 몰랐는데, 재밌네
아버지 ; 그러네, 아주 재밌네. (허허)
할머니 ; (삐져서) 그러니까, 노름이지.
지은 ; 가족끼리 친목도몬데 노름은 아니죠.
할머니 ; ...
아버지 ; 어머니, 많이 잃으셨어요?
할머니 ; 천...오백원
아버지 ; 제가 나중에 드릴게요.
할머니 ; 됐다, 내가 뭐 천 오백원이 없니?
지은 ; 그럼 오늘 여기까지 하구요. (하고) 자, 처음 배우시는 거 치고는 모두 다 잘 하셨어요.
(박수 짝짝, 하다 시계 보는데 늦었다, 헉) 어머,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됐어요?
32. # 일산본가- 거실(N)
아버지 ; 할머니 모시느라 하루 종일 수고했다
지은 ; 아니에요. 저도 재밌었어요,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요.
엄마 ; 지은아, 오늘은 시간도 늦었는데, 그냥 자구 갈래?
지은 ; 네?
아버지 ; 그래 자구, 내일 가라
엄마 ; 영재한테는 못간다구 전화 하구, 내일 가.
지은 ; ....
33. # 풀하우스- 거실(N)
영재, 전화 노려보다가 다시 든다.
그러나 이내 불굴의 의지로 유혹을 이겨내고, 전화를 쇼파 구석에 내동댕이친다.
벌떡 일어나 방으로
34. # 풀하우스- 영재 방(N)
영재, 문 쾅 닫고 들어오자 마자 창문에 바짝 붙어 손망원경으로 지은이 오는지 살피고
35. # 본가- 영재 방(N)
지은 침대에 앉아서 말똥말똥하다 벌떡 일어나 방을 살핀다
책상, 책장에 책들, 벽에 걸린 상장들, 트로피, 야구공, 글러브
지은 ; (책상 앞에 앉고, 책상에 있는 구슬이나 딱지, 미니카 장난감을 만지는데, 웃음이 난다)
얘도 이런 걸 갖고 놀았냐? (하는데 전화 오고 영재다)
36. # 풀하우스- 영재방(N)
영재 ; (버럭) 한지은, 지금 몇 신 줄 알어? 너 거기 어디야? 거기 어디야? 어?
37. # 본가- 영재방(N)
지은 ; 왜 소릴 질러요? (하고) 나 지금 이영재씨 방이에요
38. # 풀하우스- 영재방(N)
영재 ; 뭐? 내방?....(혹시나 방 이쪽 저쪽 두리번 하다가) 너 지금 나하고 장난치냐?
39. # 본가 영재방- 풀하우스 영재방(N) 둘다 실사로
지은 ; 근데요, 벽에 상장을 왜 이렇게 많이 걸어놨어요? 촌스럽게?
왕년에 이런 상 안받아 본 사람 있냐?
영재 ; (E) 뭐?....상장? (하다 다시)
(실사) 거기.....우리 집이야? 니가 거기 왜 가 있어?
지은 ; 그림 공부 하느라구요. 낮에는 서양화보고, 밤에는 동양화보고 그랬죠
(서랍 열어보고) 여기 보니까, 유리병에 학이 많이 들었어요, 이거 다 이영재씨가 만든 거에요?
영재 ; 내가 그런 걸 왜 만들어? 혜원이가 만들어 준거야. (하고) 나 중학교 졸업할 땐가?
지은 ; (쓸쓸한 미소) 아, 그렇구나....(하고 다시, 액자에 든 사진 발견) 이거 사진도 있어요,
어디 놀러 가서 찍은 거에요? 촌스럽게 반바지에 빨간 멜빵 했네. 머린 또 왜 이래?
영재 ; (생각하다가) 그거 초등학교 때 소풍가서 찍은 거네. (하고) 그때는 그게 유행이었어,
그리고 니 머린 더 웃겼을 걸.
지은 ; 여기 사진 또 있다, 음...여자 애 같은데...머리카락이 없어요.
40. # 풀하우스- 영재방(N)
영재 ; 어...그건 우리 영현인가 부다. (하고) 내 동생이야, 이영현
지은 ; 이영재씨, 동생 있어요?
영재 ; 지금은 없어....없어졌어 (하고) 낫지 않는 병에 걸렸거든.
지은 ; ....
41. # 풀하우스 - 영재방
영재 ; 걔는 하루에 주사를 여덟 대를 맞는데, 한번도 울어 본 적이 없어...우리 아버지가, 울면은 병이
안낫는다고 그랬거든...(하고) 그래서 안울었는데, 한번도 안울었는데, 그래도 병이 안낫더라....
아버진 왜 그랬을까? 지켜주지도 못할 거 면서, 왜 울지도 못하게 했을까?
아프면 울어도 되는데, 아직 아긴데...지켜주지도 못하면서...
지은 ; 아버지가...아버지가 우셨겠죠,
영재 ; 우리 아버진 태어나서 한번도 울어본 적이 없을 걸 (하고, 픽 웃더니) 울보는 따로 있었지....
지은 ; ...
영재 ; 혜원이는...걔는 맨날 우는 거야....걔는 우리 할머니도 무섭고, 귀뚜라미도 무섭고,
나무 그림자도 무섭대.
지은 ; ...
영재 ; 아홉 살 짜리 남자애가, 아홉 살 짜리 여자애를 울지 않게 지켜줄 때, 필요한 게 뭔 줄 알어?...
(하고) 아이스크림 (픽 웃는데)
지은 ; (앗) ....
영재 ; 야, 한지은, 자냐? 너 지금 자고 있지?
지은 ; 아니 안자요.
영재 ; 근데 왜 아무 말도 안해?
지은 ; 그냥...무슨 말을 해요?
영재 ; 한지은, 내가 지금 데릴러 갈까?
지은 ; 네?
영재 ; 어, 너 와서 밥 해야지. 나 아침 먹어야 될 거 아냐?
지은 ; 밥 얘기 좀 하지마. 맨날 나만 보면 밥 얘기밖에 할 게 없냐? 내가 정말 밥통인줄 아나봐. 끊어요.
(끊고, 지은 울상이다)
42. # 풀하우스- 영재 방(N)
영재 ; (의아한데)
43. # 본가- 영재방(N)
지은 ; (뭔지 모르게 속상하고 울고 싶다)
- 회상-
오랫동안 어떤 여자애를 좋아했다는 영재의 이야기
청혼을 연습하는 영재
반지 때문에 인상쓰는 영재
파티 장면/ 혜원이 영재를 다그치고, 영재 지은에게 키스
결혼반지 낀 손, 고민하던 지은
44. # 인서트- 날 바뀌어 아침(D)
45. # 바닷가(D)
영재 달리기하는데 재미도 없다.
괜히 돌멩이 걷어차고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46. # 풀하우스 주방(D)
영재 냉장고 열어 반찬 꺼내는데, 의욕도 없고...그러다 문득
영재, 큰그릇에 밥 비벼서 먹는데, 괜히 화나고, 열 받는다. 입에 아구아구 쑤셔넣는데
지은 ; 다녀왔습니다. (들어오면)
영재 ; (당황해 켁켁)
지은 ; ?
47. # 풀하우스- 거실(D)
지은, 영재의 팔을 잡고 쓸어내리며, 등 쾅쾅 두들겨 손 따주는 중
지은 ; 으이구, 나보고는 개밥 먹느냐구 그러더니...잘 한다.
영재 ; 비빔밥이라니까...(우이씨)
지은 ; (눈 흘기며 쾅쾅 두드리는데)
영재 ; 살살 좀 해라.
지은 ; 세게 때려야 내려가지....팔은 왜 또 이렇게 길어?
영재 ; 넌 우리 집에 가서 뭐했어? 할머니 또 오라 그러시디?
지은 ; 뭐 알려고 그래요? 서로 관심 끊기로 했잖아요.
영재 ; (보다가) 내가 생각해 봤는데, 서로 행선지 정도는 알려주자고....
그 정도는 사생활 간섭이 아닌 거 같으니까...
지은 ; 난 알려주기 싫은데.... 왜 이랬다 저랬다 해요? 그냥 각자 살아요.
영재 ; 내 맘이야, (하고) 지금부터 규칙 다시 바꿨으니까, 너 나갈 때 어디 가는지 꼭 얘기하고 나가.
알았어?
지은 ; (바늘 푹)
영재 ; (아악)
48. # 풀하우스- 주방(D)
영재, 손이 아프다. 손가락 끝에 붕대 이만큼 감고
지은 들어오면
영재 ; 야, 너 이거 일부러 그런 거지? 일부러 그런 거지? (하는데)
지은 ; (대꾸도 없이) 저기요, 이거 좀 보세요. (생활 계획표가 그려진 종이 주고)
영재 ; 이게 뭔데?
지은 ; 주거공간 공동사용 생활 계획표에요.
영재 ; 주거공간 공동...뭐?
지은 ; 어차피 우리는 계약 관계고, 개인적으로는 아무사이도 아닌데,
아무래도 선을 긋고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 같애서요.
영재 ; 뭐?
지은 ; 그러니까 될 수 있으면, 서로 부딪히지 말고, 사생활을 존중하자는 거에요.
이영재씨도 그거 원하잖아요?
영재 ; 그야, 그렇지, 그럼. 나야 옛날부터 원했었지. 너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해도
계속 나와가지고, 왔다 갔다, 쫑알쫑알 떠들면서 사람 귀찮게 하고
내가 짜증나서 돌아버릴 것 같앴어
지은 ; 그러니까요, 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구요.
영재 ; ?
지은 ; 밤 열시부터 새벽까지는 제가 거실 쓸게요. 저도 일 해야 되니까요. 낮엔 이영재씨가 외출하시면,
그때 나와서 집안 일 할 거구요. 식사는 시간에 맞춰서 차려져 있을 테니까,
그냥 나와서 드시기만 하면 돼요. 혹시나 뭐 할 말 있으면 여기 냉장고에 붙여 놓으세요.
자세한 건 표에 나와 있으니까 이대로만 지켜주시면 서로 부딪히는 일 없을 거에요.
영재 ; ?
지은 ; 그럼, 다시 뵙는 날 까지 몸 건강하세요. (꾸벅 하고 일어나면)
영재 ; (어이없음)
49. # 풀하우스 -마당(D)
영재, 시나리오 보다가, 다시 집을 한번 쳐다보고
영재 ; .... 다시 뵙는 날까지 몸 건강하세요?
50. # 거실(D)
영재, 들어오면 빈 거실
51. # 풀하우스- 주방(D)
영재 들어오면
식탁에 일인 분의 국과 밥이 차려진
냉장고에 계획표
영재 ; ...
52. # 풀하우스- 욕실(D)
영재 이 닦고 나오면
53. # 풀하우스- 주방(D)
영재 들어오면, 식탁이 깨끗이 치워진,
영재 ; .....
54. # 풀하우스- 거실(D)
영재 ; (책 보다가 도저히 못참겠다, 벌떡)
55. # 지은 방- 앞(D)
영재, 문 쾅쾅 두드리고
영재 ; 한지은, 한지은, 잠깐 나와 봐...한지은!!!
지은 ; (문 빼끔 열고, 그 틈으로 얼굴만 내민다)
영재 ; 야, 너 좀 나와봐.
지은 ; 할말 있으면 냉장고에 붙여 놔요. (하고 문 닫고)
영재 ; (기가 막히고)...야, 한지은 나와 봐. 빨리, 빨리 안 나와?
지은 ; (문 열고) 왜요?
영재 ; 잠깐 얘기 좀 하자구.
지은 ; 그러니까 냉장고에 붙여놓으라구요. (문 닫고)
영재 ; 야! 빨리 안 나와, 나와...얘기 좀 하잔 말이야..!!! (발로 문 차고)
지은 ; (문 벌컥) 그래요? 뭔 데요? 얘기해요?
영재 ; (막상 할려니 할 말없다)...지금 보니까....청소 상태가 엉망이야. 나와서 좀 치워.
지은 ; 그러니까 어디가 엉망인지 적어서 냉장고에 붙여놓으면 나중에...(하는데)
영재 ; 나중은 무슨 나중이야? 나 지저분한 거 못 참는 거 알지?
니 계획표에 맞춰서 못기다리니까 당장 나와서 청소해.
지은 ; ....
56. # 풀하우스- 거실(D)
영재 앉아 있으면,
지은 퉁퉁 부은 얼굴로 청소하는
영재 ; (지은이 왔다갔다 하자 기분이 풀린다, 여기 저기 잔소리하고) 여기 좀 닦아봐. 잘 좀 해라,
지은 ; ....
영재 ; 한지은
지은 ; ....
영재 ; 야, 한지은?
지은 ; ...
영재 ; (참고) 내일 우리 영화, 개봉 시사회 하거든, 세시까지 제인 시네마로 와.
지은 ; ...
영재 ; 왜 대답을 안해?
지은 ; 나 못 가요.
영재 ; 못가? 왜?
지은 ; 그 이유는.......냉장고에 붙여 놓으께요.
영재 ; (씨.....) 야! 그 냉장고 소리 한번만 더 해!
지은 ; ....( 그러거나 말거나 걸레를 챙겨서 나가고)
영재 ; ....
57. # 풀하우스- 영재 방(시간경과/N)
영재, 이해가 안간다
영재 ; 저게 진짜 왜 저러는 거야? 뭐 잘못 먹었나?
58. # 이층 거실(N)
영재 방에서 나와 내려다보면, 거실 책상에서 지은이 일하는 거 보인다
59. # 풀하우스- 거실(N)
지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데, 영재 내려오는,
영재 괜히 흐흠, 퉁퉁 인기척 내면서, 시선을 끌려고
지은 신경 쓰인다
영재 ; 야, 밤에 일하면 전기세 많이 나와, 앞으로는 낮에 일해, 알았어? (텔레비젼 켜고)
지은 ; ...저기요, 밤엔 제가 여기 쓰기로 했잖아요. (하고) 좀 비켜주면 안돼요?
영재 ; 싫어, 내 맘이야
지은 ; ...(참고)
영재 ; (괜히 긁으려고) 그렇게 앉아 있는다고 생각이 나니? 작가라는 게 재능이 있어야 되는 거지.
지은 ; ......
영재 ; (쯧쯧) 머리도 나쁜 애가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걸 보니까, 참 내가 다 안타깝다. 안타까워
지은 ; ...
영재 ; 그러니까, 괜히 나쁜 머리 고생시키지 말고, 들어가서 자. 일찍 일어나서 밥해야잖아.
지은 ; (주먹이 부들부들)
영재 ; 괜히 고생하지 말고, 들어가 자. 닭으로 태어났으면, 닭으로 살아야지.
지은 ; (책상 쾅)
영재 ; (보면)
지은 ; (벌떡 일어나더니 욕실로)
영재 ; 야...성질 날 때 됐는데.....잘 참네....(하다 컴퓨터 보는)
60. # 풀하우스- 욕실 (N)
지은, 열 받아서 거실쪽 째려보고 손 씻는데
61. # 풀하우스(N)
지은, 오면 컴퓨터 꺼져 있고
지은 ; (놀라) 이게 왜 이래?
영재 ; 어, 그거 내가 껐어. 안쓸 때는 꺼야지. 전기세 많이 나오잖아
지은 ; 네? (하다) 그거....내가 써 놓은 거 저장하고 껐어요?
영재 ; 저장? 저장을 어떻게 하는 건데? 그냥 끄면 안되는 건가?
지은 ; 어머, 어떡해 (당황해, 컴퓨터 다시 켜는데)
영재 ; (메롱)
지은 ; 다 날라 갔나봐. 어떡해, 난 몰라
영재 ; (씩-) 정말 다 날아갔어? 하나도 없어? 어떡하냐? (하하하)
지은 ; 야, 너 지금 웃어? 뭐 이런 게 다 있어? 너 진짜 나 괴롭히는 게 취미니? 나 괴롭히면 행복해?
영재 ; 행복까지는 아니고, 재미는 있다.
지은 ; 뭐? 재밌어? 넌 완전 또라이, 싸이코, 왕변태야, 너는 진짜 재수 없는 나쁜 놈이야.
영재 ; 어, 이제 까불기 시작하네...
지은 ; 나는 니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너는 모기, 곰팡이, 바퀴벌레보다도 못한 놈이야, 이 나쁜 놈아
(하는데)
영재 ; 더는 못들어주겠다 (에이씨, 디스켓 툭 던지며) 그래, 여기 있다. 여깄어.
지은 ; ?
영재 ; 그럼, 저장 해 놨지, 내가 너 같은 바본 줄 아냐?
지은 ; ...
영재 ; 그러게 사람 사이에 이렇게 대화가 있어야지, 냉장고랑 무슨 말을 해?
지은 ; ...
영재 ; (씩 웃으면)
지은 ; ...
영재 ; 야, 장난 친 건데 뭘 그러냐? 어?
지은 ; ....
영재 ; (달래듯이) 한지은, 아이스크림 먹을래?
지은 ; ...아이스크림?....
영재 ; 냉장고에 아이스크림 있지? (하는데)
지은 ; (더 서럽다) 나는...세상에서 아이스크림이 제일 싫어.
다시는 아이스크림 안먹어, 다시는 안먹어 (어엉..) 안먹어
영재 ; (당황스러운데)
62. #풀하우스- 거실(N)
낮게 흘러나오는 영재의 노래 소리 <곰세마리>
곰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애기 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으쓱 잘한다
영재, 지은 같이 벽에 기대 앉아있고,
영재가 노래를 불러준다
지은 ; (영재 노래 끝나면) 한번 더
영재 ; (군소리 없이)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 ....
지은 ; (영재 보는)
63. # 지은방(N)
지은, 침대에 기대앉아 있는데,
손가락의 결혼반지 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64. #풀하우스 전경(날 바뀌어 D)
65. #풀하우스- 주방(D)
지은, 설거지 하는데, 영재 나가는
영재 ; 으이구, 성질을 있는대로 피우더니, 얼굴이 탱탱 부었네...
지은 ; ....
영재 ; 시사회 늦지 않게 와
지은 ; 난 공짜죠?
영재 ; 공짜가 어딨어? 돈 내구 봐.
지은 ; 할인도 안해줘요?
영재 ; 백화점이냐? 할인하게?
지은 ; (콱)
영재 ; (지은 표정 보니 웃음이 난다) 오면, 사무실 사람 있을테니까 표 달라 그래.
지은 ; ...
영재 나가면, 지은 다시 고민이다
66. # 민혁 회사 엘리베이터(D)
지은, 생각에 잠긴,
엘리베이터 그냥 닫히는 걸 다시 열고 탄다.
67. # 민혁- 사무실(D)
지은, 오는데
직원 ; 본부장님 아까 회의 들어가셨는데요, 언제 끝날 지 모른다고, 원고 그냥 놓고 가시면,
나중에 시사회에서 보자고 그러시던데요
지은 ; 네에...그럼 여기...(봉투 주고) 안녕히 계세요
직원 ; 네
68. # 복도- 엘리베이터(D)
생각에 잠긴 지은,
엘리베이터 열리면 민혁 내리는데
지은 아는 척도 없이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민혁 ; (의아하다) 한지은씨
지은 ; 네? (그제서야 민혁 발견하고 놀라는) 어머, 안녕하세요
민혁 ; ?
69. # 길- 민혁 사무실 차(D) - 수정예정
지은, 민혁 뒷좌석에 타고 가는
지은 ; .....
민혁 ; ?
지은 ; (중얼) 아홉 살부터 면, 두 사람의 추억 속에는 아이스크림 말고 또 뭐가 있을까요?
민혁 ; 네? (하는데)
지은 ; 자전거랑 매직랜드는 없었으면 좋겠다...
민혁 ; ?
지은 ; (문득) 혹시 이영재씨가 강혜원씨한테 자전거 가르쳐 줬어요?
민혁 ; 혜원이 자전거는 내가 가르쳐줬는데요
지은 ; 그래요? 그럼 다행이다 (안도...)
민혁 ; ...뭐가 다행이에요?
지은 ; 아니, 그냥...그런 게 있어요. 허허
민혁 ; ?
70. # 시사회 주차장(혹은 지하 주차장 D)
혜원 차에서 내리는데,
민혁의 차가 와서 서는
혜원, 부면 민혁과 지은이 차에서 내린다
혜원 ; ...
민혁과 지은도 차에서 내리고,
지은 앞으로 차가 지나가자
민혁, 지은을 자기 쪽으로 당겨 보호한다,
민혁에게 안기다시피 한 지은
민혁 ; 뭐 저런 자식이 다 있어...(하다 지은에게) 괜찮아요?
지은 ; (쑥스러운데) 네, 괜찮아요
민혁, 지은 다정하게 들어가면
이를 지켜보는 혜원, 괜히 지은과 민혁에게 화나고
71. # 시사회장 입구(D)
사람들이 북적이고
영재의 영화가 걸린,
72. # 시사회장 복도(D)
민혁, 지은 들어오는데
지은, 두리번거리다가 영재의 대형 포스터보고 은근히 반갑고 흥분된
저쪽에서 남자가 <본부장님> 부르면서 민혁에게 아는 척
민혁 ; (아는 사람을 만난) 저, 잠깐만요.
지은 ; 네.
민혁 ; (가면)
73. # 영화관 일각(D)
지은, 대형포스터 살피는데
동욱, 희진 오는
희진 ; 지은아.
지은 ; 어, 니들도 왔어.
동욱 ; 직원이 당연하지, (표 주며) 이거, 형이 너 주라드라
지은 ; 형?
동욱 ; 어, 영재 형, 이제 앞으로 형이라고 부를려구
지은 ; (미심쩍게 보면)
희진 ; 생각해 보니까 어차피, 매니지먼트 사업을 할려면, 밑바닥부터 배우는 것도 괜찮겠더라구.
동욱 ; 어,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야지. 그래야 얼른 니돈 도 갚을 거구.
지은 ; 그래,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었다니까, 내가 한시름 놓겠다.
제발 좀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어, 뱃속의 애기 생각도 해야지
희진 ; 어, 그럴려구
최실장 ; (멀리서 동욱 부른다) 신동욱씨, 거기서 뭐해요? 로비 좀 내려가 보라니까
동욱 ; 네, (하고) 가께, 내가 없으면 일이 안되거든 (가고)
희진 ; 자기야 수고해
지은 ; 고생해라
희진 ; 근데 저 저 사람은 누구야? 키도 크고, 근사하다. 세련돼 보이고 (사람들과 얘기하는 민혁보고)
지은 ; 누구? (하다) 어...유민혁씨라고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
민혁 ; (대화 중 간간히 지은 보면 미소)
지은 ; (답례 미소 꾸벅)
희진 ; 근데 저 사람 너한테 관심 있는 거 같은데
지은 ; 뭐 관심?
희진 ; 어, 너 보면서 자꾸 웃잖아
지은 ; 저 사람 원래 잘 웃어.
희진 ; 야, 그러지 말고, 잘 해봐. 돈도 많아 보이는 구만
지은 ; 뭐?
희진 ; 어차피 너, 좀 있으면 이혼 당할 건데,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지
지은 ; (콱...) 야! 조용히 해
희진 ; (웁)
74. # 영화관 일각- 구석진 로비 정도(D)
지은, 희진 끌고 오는
지은 ; 야, 너, 내가 조심하라고 그랬지? 이 일이 알려지면 나 풀하우스 도로 못찾아.
그럼 너나 동욱이도.
희진 ; (말을 막듯이) 미안, 그냥 말하다 보니까, 근데 괜찮아, 아무도 들은 사람 없어.
지은 ; 그래도 조심하란 말이야.
희진 ; 알았어, 미안해.
지은 ; (콱)
희진 ; 근데, 유민혁씨 얘기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
아무래도 진짜 너한테 관심 있는 거 같은데, 놓치면 아깝잖아.
지은 ; 야, 시끄러,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지도 말라니까
희진 ; 다 너 생각해서 충고하는 거니까 말 들어. 내가 잘되게 팍팍 밀어줄게.
지은 ; 뭐?
희진 ; 내가 미안해서 그래, 이영재씨랑 계약 결혼한 거 결국은 다 우리 동욱이 때문이잖아.
지은 ; (계약결혼 이야기를 하니 다시 인상쓰다) 됐어, 됐으니까 너나 잘 해. (하는데)
혜원이 오는 거 보인다
지은 ; (혼잣말로) 저 불여시가 또 왔네
희진 ; 뭐라고? 불여시?
지은 ; 어? 어.. 아니. 근데 희진아. 우리 1번으로 할까, 2번으로 할까?
희진 ; 어? 1번은 뭐고 2번은 뭐야?
지은 ; 1번은 머리를 다 뽑아놓는 거고, 2번은 행복을 빌어주는 거
희진 ; ?
지은 ; 너 먼저 들어가 있어
75. # 영화관 일각(D)
혜원, 코너를 돌아 VIP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하는데
지은 ; 저기요, 안녕하세요
혜원 ; (보고) 아, 네..
지은 ; 잠깐 얘기 좀 했으면 좋겠는데요
혜원 ; .....
76. # 커피숖(D) -수정예정
지은, 혜원 앉아있는
지은 ; (물 벌컥 마시고 탁 내려놓고, 혜원 노려보는데)
혜원 ; (동요 없이) 할 얘기라는 게 뭐 에요?
지은 ; 반지 말이에요, 왜 숨겼어요? 왜 없다고 그랬어요?
혜원 ; 숨긴 적 없어요, 말할 기회를 놓친 거 뿐이지.
그리고 그 반지, 영재한테는 별루 소중해 보이지 않던데요.
지은 ; 뭐...뭐라구요?
혜원 ; ...
지은 ; (참고) 그래요, 그건, 맘대로 생각해도 되는데요,
근데 이영재씨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자꾸 힘들게 해요?
혜원 ; 내가.. 영재를..힘들게 한다구요?
지은 ; 자꾸 전화하고, 불러내고...이영재씨가 심심풀이 땅콩이에요? (하다) 혜원씨는 좋아하는 남자
있잖아요. 그 남자한테나 전화하지, 왜 우리 이영재씨를 괴롭히냐구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혜원 ; ....
지은 ; 좋게 말로 할 때 이영재씨 그냥 놔주세요.
혜원 ; 아뇨, 그럴 순 없는대요
지은 ; (앗)
혜원 ; 내가 보기엔 한지은씨가 너무 욕심이 많은 거 같애요.
지은 ; ?
혜원 ; 우리 내기 한 번 할래요? 영재의 마음을 누가 갖게 되는지?
지은 ; ...
혜원 ; 난 자신 있는데...(자신 만만한 미소)
지은 ; ...
77. # 대기실(D)
영재, 감독 스탭들과 얘기하고 있으면
혜원 오는
혜원 ; 영재야,
영재 ; 혜원아.
혜원 ; 이거 안챙겼드라 (가방에서 스카프 따위를 꺼내 둘러주고)
영재 ; 고마워
혜원 ; (미소) 시사회 끝나면 다음 스케줄은 뭐야?
영재 ; 없어.
혜원 ; 그럼 나랑 어디 좀 갈래?
영재 ; 어디?
혜원 ; 음. 그건 비밀이지
영재 ; (난처) 근데...지은이가 오기로 해서...걔도 같이 가도 되나?
혜원 ; 글쎄... (잠깐 생각 후 단호하게) 아니, 안돼..
영재 ; ...
78. # 상영관(D)
민혁 앉아있으면, 혜원 그 근처 자리
민혁 ; (먼저 아는 척) 혜원아
혜원 ; 어 (가볍게 목례)
민혁 ; ...
동욱, 희진 나란히 앉아서 팝콘 먹고 있는데, 최실장 오는
최실장 ; 신동욱씨 왜 또 여기 앉아 있어요? 빨리 로비 내려가 보라고 그랬잖아요. 지금 바빠 죽겠는데...
동욱 ; 네...(가면)
희진 ; (최실장 째려보고)
79. # 상영관(시간경과 D)
카메라 후레쉬 속에 사회자 소개하면
감독, 여배우, 영재가 관객에게 인사하는
감독 ; 바쁘신데도 이렇게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보시고 돌아가세요. 감사합니다.
여배우 ; 재미있게 봐주시고요, 소문 많이 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영재 ; 안녕하세요, 이영잽니다. (하고 관객들 환호성과 박수소리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재미와 감동, 모두 가져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인사하면 다시 박수)
영재, 관객석 살피는데,
희진만 손 흔들고, 지은의 자리는 비어있는
영재 ; ......
80. # 커피숖(D)
지은 혼자 남아 앉아있는
지은 ; (중얼)....난...난 자신 없는데...
81. # 대기실(D)
영재 ; (동욱에게) 야, 한지은 안왔어?
동욱 ; 아까 왔었는데...안보이네요. 전화 한번 해볼까요?
영재 ; 전화 한번 해봐
동욱 ; (전화하는데) 전화 안받는데요
영재 ; ....
혜원 ; (오고) 영재야, 가자
영재 ; 어
82. # 시사회 주차장(D)
영재, 혜원 나오는데
영재 ; 혜원아, 차 가지고 왔어?
혜원 ; 갖고 왔는데, 너 차타고 가자.
영재 ; 그래
뒤에 수행원에게 내내 차 갖고 갈게 이야기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지은, 영재의 차 옆을 지키고 있다
혜원 ; ...
영재 ; 야, 한지은, 너 아까 왔었다고 그러던데 어디 갔었어?
지은 ; 저기 누구 좀...만난다구요.
영재 ; 누구? 누구 만났는데?
혜원 ; ...
지은 ; ...누구라 그러면 알아요? 그냥 누구 만났어요. 누구.
영재 ; 그럼 너 영화는 봤어?
지은 ; ...
영재 ; 으이구, 너는 애가 왜 그러냐? 그럼 오늘 뭐 하러 나왔어?
지은 ; 그렇게 됐어요, 미안해요, (하다) 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별루 재미도 없다고 그러던데. 뭐...
영재 ; 재미없대? 누가 그래?
지은 ; 다 그래요, 다.
영재 ; (열 받는데)
혜원 ; ...
지은 ; 일 다 끝났으면 그만 집에 가요. (혜원 째려보고)
영재 ; (당황) 근데, 나 혜원이랑 어디 좀 가기로 했거든, 너 먼저 데려다 달라고 해
지은 ; 어디 가는데요? (하는데)
혜원 ; 영재야, 늦었어.
영재 ; 어, 그래? (지은에게) 한지은, 나중에 집에서 보자
지은 ; (당황스럽다)
혜원 ; (꾸벅 인사하고 차에 오르는데)
지은 ; (다급하게) 저기요, 이영재씨,
영재 ; 왜?
지은 ; ....(망설이다) 가지 마.
영재 ; 뭐?
지은 ; 당신 지금 이렇게 가면....
영재 ; (보면)
지은 ; 앞으로....밥 없어...
영재 ; 어, 그래. 저녁 먹고 올 거니까, 기다리지 말고 밥 먹어
영재, 혜원 떠나면
지은 ; (으유 밥통)
83. # 영재차안(D)
영재, 혜원 차 타고 가면
영재 ; (잠깐 생각하다 전화 거는) 동욱이냐? 난데, 지은이 지금 주차장에 있거든,
델구 가서 같이 밥 먹어. 어...집까지 태워다 주구. 알았어? 어...
혜원 ; ...
영재 ; 근데 우리 어디 가는 거야?
혜원 ; 학교
84. # 초등학교
운동장, 수돗가
혜원, 영재, 학교를 둘러보는
같이 장난도 치고
85. # 학교 일각- 벤치
혜원, 영재 얘기하는
영재 ; 여기 진짜 오랜만이다.
혜원 ; 그 때는, 니가 아저씨처럼 의사 선생님이 될 줄 알았는데...
유명한 영화배우가 될 줄 이야...정말 신기하다
영재 ; (웃는데)
혜원 ; 기억나?
영재 ; 어?
혜원 ; 삼학년 땐가... 내 생일날 여기서 너 나한테 뽀뽀했었던 거?
영재 ; 어? (당황) 아니...기억 안나는데
혜원 ; (눈 흘기는데) 기억 안나긴? 내가 놀래서 막 울었더니,
니가 <야, 아이스크림 사줄게 울지마, 그랬잖아?>
영재 ; (하하하)
혜원 ; (보다가) 영재야,
영재 ; 어?
혜원 ; (영재 뺨에 입 맞추고)
영재 ; ....
86. # 혜원 대문 앞
영재, 바래다주는데
혜원, 들어가면
영재, 기분이 묘하다
87. # 풀하우스
지은, 우두커니 영재를 기다리고 있다
영재 들어오고
지은 ; ...
영재 ; 야,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지은 ; ...
88. # 풀하우스- 주방
지은, 영재 맥주 마시며 얘기하는
지은 ; 둘이 어디 갔었어요?
영재 ; 어, 어렸을 때 같이 다녔던 학교...근데 학교가 그렇게 작았나? 이상하게 작드라.
내가 어른이 돼서 그런 건가?
지은 ; ......
영재 ; (보다가) 너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왜 그래? 너 아이스크림... (하는데)
지은 ; (버럭) 내가 아이스크림 얘기하지 말라 그랬죠? 제일 싫어한다고 그랬잖아.
다시는 안먹는다고...아주 지긋지긋 해. 짜증나
영재 ; 이게 어디서 소리를 질러?
지은 ; ...
영재 ; (왜 그러나)
지은 ; 앞으로는 장미 꽃 사줘요. 아이스크림은 싫고 난 꽃이 좋으니까.
영재 ; 장미는 비싸잖아.
지은 ; 하여튼 앞으로 나는 장미 사줘. 무조건 장미.
영재 ; (체 웃는데)
지은 ; 웃지 마요.
영재 ; 내 맘이야, 왜 웃지도 못해?
지은 ; 웃으면...정들잖아.
영재 ; 허 (픽 웃음이 나는데)
지은 ; 이영재씨.....어떤 사람을 지켜준다는 건,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뜻이죠?
영재 ; ?
지은 ; 이영재씨는 강혜원씨 지켜주세요. 저는 이영재씨 지켜줄 거니까
영재 ; 뭐?
지은 ; .....나 이영재씨 좋아하는 거 같애요.
영재 ; (헉)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