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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25 - 마지막 승부 2
S#1. 대강당 내부
(24회의 마지막 부분 재편집)
//전광판은 7 : 0 에서 8 : 0으로 바뀐다.
휘슬이 울린다.
//쇼군팀, 빅토리팀과 악수를 건네곤 무대 앞으로 나와 객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한다.
터져 나오는 박수.
//민재 벌떡 일어나더니 통로를 따라 올라간다. 다른 아이들 민재를 돌아본다.
걸어가는 민재의 등 뒤로 계속 들리는 중계.
만수 : (소리) 대단합니다. 쇼군팀. 연속 다섯 골을 벽면 패스를 이용해서 넣고 있는데요.
8:0 8:0으로 쇼군팀이 강호 싱가포르의 빅토리팀을 꺾고 8강에 진출했습니다.
남희 : (소리) 내일 오전에 8강전에서 미스터팀과 대결하게 되는데요. 내일 시합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걸어오르던 민재, 문 앞의 진수와 시선이 마주친다. 진수, 말없이 민재를 보고 있다.
민재 역시 말없이 진수를 보는데.
.........
민재, 진수의 옆을 지나쳐 그대로 나가버린다.
남은 진수, 잠시 망설이다가 그 뒤를 따라 뛰어나간다.
S#2. 대강당 밖
민재 걸어나오는데, 그 뒤를 쫓아온 진수.
진수 : 민재형.
민재 : (멈추지만 돌아보기는 싫다)
진수 : (그 뒤로 와 서며) 미안해요.
민재 : (할수없이 돌아서는)
진수 : 내 잘못인 거 알아요. 아는데.. 형. ...도와줘요.
민재 : (보는)
진수 : 도와줘요. 이기고 싶어요.
민재 : ...몇번 말해야 알아듣겠냐. 나 혼자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니야. 너 혼자 시합을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진수 : (고개 숙이는)
민재 : 다른 애들한테 말해. 너한텐 니 팀원들이 있잖아. (돌아서 가려는데)
진수 : 그게 안되요.
민재 : (보면)
진수 : 밤을 새라면 몇날밤이구 샐 수 있어요. 리포트를 쓰라면 백장이라도 쓰겠어요. 그런데.. 다른 애들의 마음을 얻는 거..
그걸 못하겠어요. 그래서 그냥 혼자 해요. 혼자 하는 게 더 쉬우니까.
민재 : (말없이 보고만 있다)
S#3. 학생회관 앞
오토바이를 탄 재명과 옥주가 달려와 도착한다. 내려서 옥주의 헬멧을 벗는 걸 도와주는 재명.
// 다른 일각. 스케이트 보드를 탄 마이클이 오고 있다. 멋지게 스톱을 해서 보드를 들어 잡는다.
S#4. 석학의 집
미순과 진영이 콜라잔이 가득 담긴 쟁반을 가지고 온다.
중앙 테이블에 민재와 진수, 대욱과 지민이 둘러앉아있다.
미순 : (콜라 나눠주며) 이럴 땐 맥주로 기분을 내야 하는 거지만.. 내일 시합이래니까 이걸루 하자구.
자아. 이 콜라 서비스야. 서비스. 공짜! 이거 마시고, 일치단결.. 파이팅!!
민재 : 고맙습니다. 두잔째두 서비스에요?
미순 : 예끼. 내가 땅 파서 콜라 만드냐.
하는데 들어서는 재명, 옥주. 마이클.. 안녕... 불렀어? 하고 다가오다가 진수를 보고 머쓱하는 분위기.
민재 : 어 어서들 와. 지금 막 콜라로 건배하려던 참이야.
미순 : 기다려. 내 더 갖다 줄게. (부지런히 가며) 앉어앉어.
옥주 : (시큰둥해서 자리잡아 앉으며) 무슨 건배. 캄보디아 3대 2루 겨우 이긴 거 축하하는 거야?
마이클 : 아우 정말 눈 뜨고 불 수가 없었어. 너무너무 창피해서 마이클 죽고 싶었어.
대욱 : 니들 말을 해도 꼭 그렇게 해야겠냐.
재명 : 솔직히 좀 실망했어. 우린 뭔가 비장의 무기가 있는 줄 알았지.
민재 : 느이들 같은 팀 아니었냐? 지금 어째 남의 팀 얘기하는 거 같다.
재명 : 형은 그간의 사정을 잘 몰라서 그래.
민재 : (평이한 어조) 그간의 사정이 뭔데.
옥주 :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 쫓아내구 혼자 자신있다고 하다가 이 꼴이 된거지 뭐. 오빠두 다 알잖아.
민재 : 내일 일본하고 시합이야. 니들은 여전히 객석에 앉아 구경만 할 거냐?
마이클 : 우리가 구경만 하는 거 아니야. 진수형이 우리 필요없다구 한거야. 맞지 옥주.
옥주 : (끄덕이는)
민재 : 그래? (지민을 보며) 일학년. 너도 같은 생각이냐?
지민 : 나야 뭐.. 워낙 모르니까. 그래도 모른다고 필요없다 안 와두 된다. 그러면 맘 상하죠 뭐.
대욱 : 그건 꼭 그런 건 아니구요.
민재 : 너한테 안 물어봤어.
대욱 : (찔끔하고)
다른 아이들도 민재의 기색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눈치보는.
민재 : (뭔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의자를 밀며 일어서더니) 정진수. 일어나봐.
진수 : (일어서 앞에 선다)
민재 : 안경 벗어.
진수 안경을 벗는데 그 순간. 진수의 턱을 한 대 갈겨버리는 민재.
옥주, 지민 등 비명을 지르고. 진수, 나가 넘어진다.
대욱 놀라서 진수에게 달려가고.. 재명과 마이클은 놀라서 일어선 상태.
대욱 : (열 받아서) 아니 왜 진수를 때려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민재 : 회장이니까.
대욱 : 뭐요?
진수, 대욱을 뿌리치고 맞은 입가를 만지며 일어선다. 미순과 진영도 놀라서 보고 있다.
민재 : (때린 주먹을 아픈 듯 털고 나서 진수에게) 팀이 잘못되는 건 회장의 책임인 거 맞지?
진수 : 맞습니다.
민재 : (애들에게) 오늘 밤 대일본전 준비할거야. 준비하는 데 문제 될 거 또 있어? 있으면 지금 말해.
애들 모두 겁에 질려있다. 마이클 얼른 마구 고개를 젓는다.
민재, 옥주를 똑바로 본다. 옥주 얼른 고개를 저으며 고개를 숙인다.
민재 : (미순에게) 뭐 부서진 거 없죠?
미순 : (얼른) 없어. 말짱해. 괜찮어.
S#5. 캠퍼스 밤
S#6. 세미나실
프로젝션 티비 화면이 보인다. 화면에서는 일본 대 싱가폴 게임에서 일본이 벽면패스를 하는 장면이 보여지고 있다.
(일본 쇼군로봇1이 공을 벽으로 치고, 그 공을 따라 달려가다가 엉기는 싱가폴 로봇 두 마리.
튀어나온 공을 따라와서 유유히 골인시키는 일본 로봇2.)
비디오가 멈춰지며 그 앞에 선 정태.
정태 : 본 것처럼 현재로선 일본의 벽면패스를 깰 방법이 없어. 공격로봇이라는 것은 공을 따라서 달려가게 프로그램 되있다구.
그러니까 이런식으로 일본팀이 공을 벽으로 쳐버리면 이쪽 로봇은 벽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지. 그 새 공은 튀겨나 오고..
이쪽 로봇은 벽 앞에서 엉겨있고...그 틈에 상대는 골키퍼 하나밖에 없는 우리 골대로 와서 골인을 시키는 거야.
앞에는 미스터 동아리 아이들이 모두 모여있다.
옥주 : 공을 따라가지 않게 프로그램하면 안되나.
재명 : 말이 되냐. 로봇이 공을 따라가지 않으면 어떻게 경기를 해.
민재 : (뒤쪽에 앉아서 보고 있다가) 다시 한번만 틀어봐. 느린 화면으로 한번 더 보자구.
정태가 플레이어를 조작하는 사이.
지민 : 우린 저렇게 벽면패스라는거 하게 만들 수 없어요?
진수 :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 전체를 다시 만들어야 돼. 현재는 골대를 향해 공을 몰고 가게 되있는거지.
벽을 향해 공을 차게 되있지가 않거든.
민재 : 자자 조용히.
화면에 다시 그 장면이 리플레이된다. 슬로우로.
벽에서 튀겨나온 공.. 그 공을 향해 달려오는 일본 로봇.
그 로봇에게 닿기 직전 공은 중앙이 훤히 뚫린 싱가폴 골키퍼 앞을 지나간다. 그 순간.
마이클 : 스톱 스톱.
정태 : (스톱시킨다)
마이클 : 그거 앞에. 조금 앞에 보여줘.
화면이 골키퍼와 훤히 뚫린 중앙, 공과 달려오는 일본 로봇을 같이 잡고 있는 장면에서 스톱이 걸리면.
마이클 : 저거야 저거. 저기서 우리 골키퍼가 공을 차고 나가면 우리가 이겨.
대욱 : 그게 되냐. 골키퍼 로봇은 골대에서 어느 이상 떨어지지 못하게 되있잖아. 그래야 수비를 하지.
민재 : (벌떡 일어난다) 그래. 골키퍼를 없애는 거야.
정태 : 뭐?
민재 : (화면 앞으로 달려나가며) 여기 있는 우리 골키퍼 말이야. 애를 공격수로 프로그램 해놓는 거야. 말하자면 위장 수비수지.
그래서 공을 감지하면 상대 골까지 공을 몰고 가게 만들면 돼. 여기서 공은 우리 쪽에 더 가깝다구.
진수 : (알아들었다. 벌떡 일어난다)
정태 : 아아 그럼 속공이 되는거잖아.
대욱 : 우와 그럼 김병지 골키퍼가 되는거야.
민재 : (진수에게) 할 수 있겠지?
진수 : (마이클에게) 마이클 도와줄래?
마이클 : 오우케이. 돈 워리. (킹콩처럼 자기 가슴을 쳐댄다)
S#7. 복도
아이들 흥분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온다. 뒤쪽에 오던 민재, 앞서가는 진수의 옆에 따라붙는다.
진수 멈춰서 돌아보면.
민재 : (다른 아이들은 안 듣게) 정진수.
진수 : 예.
민재 : 아까 많이 아팠냐?
진수 : (빙긋) 조금요.
민재 : (어깨를 쳐주고 앞으로 앞서가며 아이들에게) 다른 애들은 날 따라와. 바디 한번 더 손보자구.
대욱 : 근데 도대체 그놈들 몸체는 뭘루 만든거랩니까?
민재 : 알면 나 좀 가르쳐주라.
재명 : 그거 혹시 탱크 만드는 소재 아닐까?
떠들며 가는 민재네를 보는 진수. 그 옆으로 정태가 다가오더니.
정태 : 느네 프로그램 버그 말이야. 그거 아까 내가 손 봐놨어. 찾아내고 보니까 생각보다 간단한 거드라구.
진수 : ...고마워요.
정태 역시 진수의 어깨를 툭 쳐주고 앞서간다. 보는 진수.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미소.
(이쯤에서 '언제까지라도'의 노래가 시작되며)
S#8. 동아리방
몽따쥬.. 컴퓨터 앞에 붙어앉아있는 진수. 다른 컴퓨터의 마이클이 각자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
S#9. 공장동
민재와 재명이가 기어를 깍는 작업을 하고 있고, 그 옆에서는 대욱이와 옥주가 티격태격하며 몸체의 옷을 입히고 있다.
문에서 지민이가 약식거리를 들고 부지런히 들어온다. 급하게 많이 들고 오느라고 뒤뚱거리며 흘리면서..
S#10. 대강당 앞 / 아침
펄럭이는 현수막. 입장객들을 살피는 백곰. 담배를 물고 오던 학생 하나가 걸리고..
S#11. 경기장
다른 팀들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사이사이 대진표의 대진 팀의 이름이 둘씩 묶여서 보여지고.
(현재 8강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
S#12. 복도
재명과 대욱이 공구통을 들고 달려가고 있다. 손목 시계를 봐가며..
S#13. 동아리방
진수 급하게 나가며 옆에서 졸고 있는 마이클을 쳐서 깨운다.
진수는 이미 나갔는데 어리둥절하여 잠에서 깨던 마이클이 의자에서 굴러떨어진다.
S#14. 석학의 집
붉은 티셔츠를 입은 미순이 진영과 급히 나가고 문이 닫긴다.
S#15. 대강당 뒤편 대기실
기무라와 요다가 와타교수에게 뭔가 작전지시를 듣고 있다.
마악 안으로 들어서던 옥주와 지민이 그들을 발견하고는 노골적으로 미운 눈길을 보내다가 기무라와 시선이 마주친다.
기무라는 빙긋 미소를 짓더니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보인다.
지민은 얼결에 마주 고개를 숙여보이고.. 옥주는 샐쭉해지고..
S#16. 대강당 앞
정태와 민재가 급히 강당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가 오고 있는 이교수를 본다.
얼른 인사를 하고, 민재 문을 열어 잡아주는데.. 들어가려던 이교수가 문득 아이들을 돌아본다.
(음악은 대충 여기까지)
이교수 : 프로그램 버그는 다 잡힌거야?
정태 : 물론입니다. 현재로서는 완벽합니다.
민재 : 걱정 마십시오. 꼭 이길 겁니다.
이교수 : (몸을 돌리다가 멈춘다. 민재를 보더니) 내가 그렇게 가르쳤니?
민재 : ..예?
이교수 : 로봇 축구라는 게 꼭 이겨야 하는 거라고 가르쳤니? 넌 그렇게 배웠어?
민재 : (당황스러운데)
이교수 : 나는 로봇 축구를 통해서 연구를 하라고 가르친 거 같은데 내가 잘못 말한 게 있었니?
민재 :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이교수, 더 이상 말없이 들어가버린다. 혼이 난 민재가 정태와 시선을 마주친다.
S#17. 대강당 내부
통로에 백곰이 미순과 진영을 안내해 들어온다.
백곰은 좋은 자리에 앉은 학생을 하나 옆으로 비키게 하며 미순을 앉게 해주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만수와 남희의 중계소리.
만수 : (E) 잠시 후 이번 아시아 대회에서의 최대 빅 이벤트. 한국의 미스터와 일본의 쇼군 팀 간의 8강전이 벌어지게 되겠습니다.
남희 : (E) 한국의 미스터팀. 개최국의 명예를 걸고,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멋진 경기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사회자석의 만수와 남희.
만수 : 예 하지만 쇼군팀의 비장의 무기인 벽면패스. 이걸 깨뜨릴 새로 운 전술이 나와줘야 할텐데요.
남희 : 어제 경기에서는 프로그램상의 버그로 고전을 했던 미스터팀. 과연 하루밤 사이에 버그도 잡고, 벽면패스에 대비한
전술도 마련했을지 기대가 되는군요.
심판의 양옆에 선 진수와 기무라.
동전의 앞 뒷면을 고르는 중. 진수, 기무라를 날카롭게 바라본다.
그러나 기무라는 고개를 돌려 객석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다. 기무라가 민재를 본다.
객석에서 정태와 지원과 나란히 앉아있던 민재가 기무라를 본다. 기무라 아쉽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무대에는 재명과 마이클, 옥주와 지민, 대욱이 각자 자기의 위치를 잡고 있는 상태)
//동전이 던져지고.
//휘슬을 분다.
//경기 시작. 양팀의 로봇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서로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만수 : (E) 경기 시작됐습니다. 양팀 다 움직임이 아주 빠르군요.
남희 : (E) 만만치 않은 상대에요. 서로 한치의 빈틈도 없습니다.
// 객석..
민재 : (정태에게) 골키퍼 롤체인지 해놨지?
정태 : 확실히 해놨어. 오기만 하라고 해.
경기장 위의 로봇들의 움직임...
열중해서 보고 있는 대욱과 재명. 순간, 대욱의 표정이 밝아지며.
대욱 : 왔다.
경기장 위... 벽면 패스 상황이 되고 있다.
쇼군 로봇1, 자기 진영에서 오른쪽 벽을 향해 힘차게 패스.
미스터 로봇 두 마리가 오른 쪽 벽을 향해 공을 쫓아 달려간다.
(슬로우) 그보다 더 빠르게 벽을 맞고 튀겨나온 공이 골대 쪽으로 흐르고.
쇼군2가 슛을 하러 달려오고. 앞은 휑하니 뚫려있다.
만수 : (E) 아아 다시 벽면 패스입니다. 쇼군, 벽을 향해 공을 패스했습니다. 미스터 로봇 두 대 전부 벽을 향해 달려갑니다.
공 튀겨나오고. 쇼군 공격수 기다렸다는 듯이 돌진해옵니다. 우리 수비수 아무도 없습니다. 아니 그런데 이게 뭡니까.
미스터의 골키퍼가 달려나오고 있습니다.
순간, 미스터의 골키퍼 로봇이 힘차게 앞으로 튀어나와 공을 가로채 상대 골문까지 달려간다.
쇼군2는 달려오던 힘으로 골대 옆에 몸이 쳐박히고.
미스터의 골키퍼.. 하프라인을 넘어 상대 골키퍼와 1 :1 상황. 가뿐하게 몸을 틀어 터닝 슛. 골인이다.
//객석에서 터지는 함성과 박수.
객석의 정태와 민재 서로 손을 잡고 좋아하고, 지원이도 박수를 쳐주며 기뻐한다.
나란히 앉았던 미순과 백곰도 서로 두손을 마주치며 기뻐한다.
와타교수와 나란히 앉은 이교수가 자세를 느긋하게 잡으며 좋은 표정을 짓지 않으려 애쓰고.
무대 위의 대욱과 재명은 (평소의 안 좋은 감정은 잊고) 서로 어깨를 감싸며 좋아 난리다.
만수 : (E) 골인입니다. 골인.
남희 : (E) 대단하네요. 미스터팀. 상상도 못한 작전입니다.
멀티큐브로 방금의 장면이 슬로우로 다시 보여지며.
만수 : (E) 미스터의 골키퍼. 아니 골키퍼로 위장한 공격 로봇! 대단합니다. 장합니다. 훌륭했어요.
남희 : (E) 이런 식이면 일본팀은 다시 벽면 패스를 시도하기 어렵겠는데요.
만수 : (E) 어렵죠. 어렵구 말구요. 이제 일본팀 더 보여줄 비장의 무기가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멀티화면을 보던 민재가 고개를 돌려 일본 진영을 본다.
일본의 기무라와 요다는 전혀 흔들림이 없이 뭔가 작전을 얘기하고 있는데..
요다의 얘기를 듣는 기무라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고 있다.
민재 뭔가 불안해진다.
// 심판 휘슬이 울리고.
동시에 엔터를 치는 진수와 기무라.
다시 시작되는 경기. 얼마간 경기가 진행된다. 사기가 올라서 경기장을 보고 있는 미스터의 아이들..
만수 : (E) 일대 영. 일대 영 상황에서 경기가 계속됩니다.
다시 벽면패스의 상황이 벌어진다. 쇼군1이 벽을 향해 공을 쳐낸다.
공을 향해 벽으로 달려가는 미스터 로봇 두 마리.
튀어나온 공을 향해 달려가는 미스터의 골키퍼 로봇.
예쓰! 주먹을 흔들며 보는 옥주와 지민. 잠깐 보이고.
그러나 순간, 쇼군2는 공을 놔두고 자기 골대를 향해 달려간다. 쇼군1도 자기 골대로 달려간다.
미스터 1,2는 벽에 붙어 기긱거리다가 겨우 몸을 틀고 있다.
달려가던 미스터의 골키퍼가 쇼군 2와 골키퍼에 막혀서 기긱거린다.
옆으로 흐르는 공.
그 때 달려온 쇼군1이 공을 몰고 아무도 없는 하프라인을 지나가더니 텅 빈 미스터 골대에 골인을 시킨다.
//객석에서 터지는 탄성.
// 멍해서 보고 있는 민재네..
//이교수 놀라서 보다가 고개 돌려 보면 와타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이교수를 시선을 받는다.
// 전광판에 1:1의 점수로 바뀐다.
// 멀티로 보여지는 아까의 득점 상황. 슬로우.
골인이 되고난 다음부터 들리는 만수와 남희의 중계소리.
만수 : (E) 아 이게 무슨 일입니까. 1대1입니다. 1대 1.
남희 : (E) 미스터의 작전이 이번엔 통하지 않았어요.
만수 : (E) 이번엔 위장벽면패스였습니다. 정말 너무하군요.
남희 : (E) 마치 벽면패스인 것 처럼 볼을 차놓고 미스터의 골키퍼가 공을 몰고 달려오는 사이 쇼군의 로봇 두 마리는
이미 수비 형태로 돌아와 버린거죠.
만수 : (E) 안타깝습니다. 미스터. 밤새 준비한 작전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입니다.
컴퓨터 앞의 진수, 당황해서 민재 쪽을 본다.
민재, 마음을 정한 듯 손가락을 돌려 사인을 보낸다. 롤체인지를 하라는 뜻.
진수, 고개를 끄떡이고 컴퓨터 작업을 시작한다.
지원 : 골키퍼를 다시 수비로 돌려놓는거야? 벽면패스 방어는 포기하고?
민재 : 한번 해보는거야. 지금 프로그램 대로라면 저쪽은 벽면 패스를하고 나서 모두 수비진영으로 돌아갈 거 아냐.
그럼 우리가 공을 잡게 되지 않겠어?
//휘슬과 함께 시작되는 경기.
만수 : (E) 경기 다시 시작됩니다. 일본의 벽면패스를 역이용했던 미스터. 그러나 그 미스터의 전략을 다시 역이용한 쇼군.
과연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경기 장면 좀 보여지고..
진수 긴장해서 경기장을 보고 있고.
다시 벽면 패스 상황이다. 쇼군1이 벽을 향해 공을 차고. 달려가는 미스터의 두 개 로봇. 튀어나온 공.
미스터의 골키퍼는 골대 앞에서 좌우로 움직이며 자리를 지키는데. 쇼군2가 공을 향해 달려온다.
//민재 놀라서 거의 반쯤 일어난다.
// 쇼군2는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논스톱으로 공을 차넣고 만다.
터지는 탄성. 위의 그림 중 아래 중계를 적당히 넣고.
남희 : (E) 아 다시 벽면 패스입니다.
무대 위의 미스터의 아이들 망연자실해서 보고 있다.
전광판은 1 : 2로 바뀌고.
쇼군 팀 두명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제 맘놓고 즐거워하는 분위기.
객석의 미순, 화가 나서 나가려는 것을 진영과 백곰이 말린다.
민재, 안경을 벗고 얼굴을 부비고, 정태도 한숨이 나오고. 지원이 걱정이 되어 민재를 돌아본다.
박교수, 이교수에게 뭔가 물어보고 있고. 이교수 대답 못한다. 그런 그림들 위로..
만수 : (E) 아니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거죠?
남희 : (E) 네에 쇼군팀은 이미 미스터 로봇의 롤을 다 파악하고 있는거 같은데요. 골대 앞에 있는 로봇이 공격을 할지 수비를 할지
미리 알고 대응방식이 달라지네요.
만수 : (E) 그게 블가능하다 이거에요.
만수 : 로봇 축구라는 것은 일단 시합이 시작되면 사람이 프로그램에 손을 못 대게 되있어요. 로봇들이 알아서 작전을 수행하는
거라구요. 그래서 경기 시작 전에 각 로봇들에게 역할을 주게 되있다구요. 경기 중엔 사람이 못 건드려요.
남희 : 그런데 쇼군팀은 경기 중에 로봇들이 알아서 자기 역할을 바꾼다는 말인가요?
만수 : 지금 봐서는 그렇게 밖에 볼 수 없잖아요. 이런 인공지능이 가능하다는 건 정말 믿을 수가 없네요. (돌아보는 곳)
일본팀의 요다가 경기장의 로봇 배치를 하며 컴퓨터의 기무라에게 여유있게 웃어보이고 있다.
그 옆에서 대욱이 요다네를 노려보며 로봇 배치를 하는데 침울하다.
//휘슬소리와 함께 다시 경기 시작.
어느 정도 진행되다가 쇼군 로봇이 공을 몰고 돌진해온다.
대각선으로 박기 위해 달려오는 미스터 로봇 두 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뚫고 지나간 쇼군로봇.
달려가며 슛을 하고 그 탄력으로 골키퍼를 밀어버린다.
골키퍼, 쿵하고 뒤의 골대에 부딪히는 순간,
골대의 나사가 풀리며 골대와 미스터 골키퍼와 쇼군 로봇이 모두 뒤의 바닥으로 떨어져버린다.
미스터는 뒤집어져서. 쇼군은 그대로.
// 경악해서 보는 민재, 주위의 사람들은 놀라서 반쯤 일어난 상태.
//떨어진 뒤에도 계속 탄력이 남아 넘어진 미스터의 골키퍼를 밀고 나가는 쇼군로봇.
뒤의 벽면에 부딪혀 버린다. 미스터 로봇, 파삭하고 깨져 버리며 바퀴가 떨어져 나간다.
//이교수 결국 냉정이 깨져서 벌떡 일어나 보고 있다.
//재명이 달려가서 떨어진 골키퍼 로봇을 주워든다.
바퀴가 투둑 떨어지더니 다른 부품도 떨어져서 바닥에 구른다.
뒤이어 다가온 요다가 자기 로봇을 주워들더니 바디에 붙은 먼지를 후욱 불어보이곤, 경기장으로 가서 내려놓는다.
요다가 기무라를 본다.
기무라가 키보드 조작을 하자 경기장 위의 쇼군 로봇은 쌩쌩하니 움직이기 시작한다.
대욱이 재명의 옆으로 와서 로봇을 받아든다. 그 바람에 또 다른 부품이 투둑 떨어진다.
// 화면에 방금의 격돌 장면이 다시 슬로우로 리플레이된다.
// 그 장면을 객석의 한 구석에 혼자 앉아있던 자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상체를 앞으로 내밀어 열심히 보고 있다.
와우.. 하는 입모양이 보인다.
위의 그림 중간정도부터..
남희 : (E) 세상에.. 보셨습니까? 골대 나사가 풀리면서 떨어져나갔어요.
만수 : (E) 그..그런데 이거 너무 차이가 나는군요. 미스터 로봇은 완전히 파손된 거 같은데 쇼군 로봇 너무 말짱해요.
남희 : (E) 정말 쇼군팀은 로봇 바디를 무얼로 만들었기에 저런 강성이 나오는거죠?
만수 : (E) 제가 알면 이러고 있겠습니까? 벌써 후배들한테 가르쳐줬지..
남희 : (E) 근데 아까 골은 골인이 맞나요? 골키퍼를 치고 들어갔는데 반칙 아닐까요?
만수 : (E) 서로 부딪히기 전에 슛을 했기 때문에 반칙은 아닙니다.
남희 : (E) 벽면 패스와 강성 바디의 쇼군팀. 과연 이렇게 지고 마는 걸까요.
만수 : (E) 아직 시간은 남아있습니다. 미스터팀의 선전을 간절하게 기원해 봅니다.
객석의 민재, 말없이 앞을 노려보고 있다.
전광판이 후반전으로.. 남은 시간은 1분 30초 정도로. 점수는 4대 1로 보여진다.
(우울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며)
경기장에서는 경기가 진행되고 있고.
만수 : (E) 이제 경기는 후반전. 남은 시간은 50초 정도입니다. 후반전 2분만에 다시 한점을 추가한 쇼군팀.
그래서 현재 스코어는 4대 1입니다.
남희 : (E) 남은 시간이 얼마 없네요. 기적이 일어나도 어려운 시간이지요?
만수 : (E) 안타깝습니다. 세계 대회를 향해 레드존과 합하면서 오늘을 꿈꿔 왔던 미스터.
이번 대회의 최강팀으로 지목받던 미스터였습니다. 이렇게 8강전에서 주저앉을 줄은 몰랐습니다.
진수와 그 옆의 마이클 침울해서 경기장을 보고 있다.
재명과 대욱도 보고 있고. 안타까운 얼굴의 지민 옆에서 옥주는 건드리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본다.
전광판의 남은 시간 31초.
공격하는 미스터의 로봇... 그러나 다시 막혀버리고.
전광판 남은 시간. 12초.
공격해오는 쇼군팀. 아슬아슬하게 막아내는 미스터팀.
전광판 남은 시간. 6초... 5초..
미스터가 공격해 들어간다. 이미 저쪽은 세 마리의 로봇들이 일사불란하게 막아선다. 틈이 없다.
우물거리고 있는데.. 휘슬소리... 경기가 끝났다.
4 : 1로 멈춰진 전광판.
망연해서 경기장을 보고 있는 미스터의 아이들.... 옥주는 울먹이고 있고, 재명이 감싸주고 있다.
고개 숙인 진수. 아예 돌아서버리는 대욱.
안타까운 얼굴의 객석의 사람들...
다시 안경을 벗어 닦고 있는 여유로운 와타교수. 그 옆에 표정없는 이교수.
안타깝게 뭔가를 중계하고 있는 만수와 남희.
진수가 나가서 기무라와 악수를 나눈다. 기무라는 객석을 향해 돌아서더니 고개를 숙여 절을 한다.
객석의 민재 말없이 박수를 쳐주고 있다.
S#18. 대강당 앞
나오는 미스터의 아이들과 정태.
진수를 비롯하여 아이들 모여 서는데 민재는 무슨 생각인지 골똘이 하며 혼자 걸어간다.
가는 민재를 보던 정태, 어슬렁거리며 그 뒤를 따라간다. 가는 민재의 뒷모습을 보는 아이들..
(음악이 끝나고..)
S#19. 대강당 뒤의 대기실
일본 팀이 자기들의 기재를 챙기고 있다.
기무라가 박스에 정성스레 공구들을 넣다가 돌아보면 저만치서 자현이 쭈그리고 앉아 쇼군 로봇 하나를 들어 살펴보고 있다.
기무라 : (놀라서 소리치는)(일어) 당신 뭐하는거야?
자현 : (보더니 사람 좋게 웃는) 아..하이. 제펜 이즈 니뽕. 마꾸또나루도 하하.
기무라 : (달려가서 로봇을 뺏어든다) (일) 당신은 예의도 없나. 왜 남의 로봇을 만지는 거야?
자현 : 에에.. 아나타노 로봇 이즈 베리 원더풀. 뷰티풀. 와다시와 베리 서프라이즈드.
요다 : (달려와 옆에 선다) (일어) 뭐야?
기무라 : (일어) 이상한 여자다. 남의 로봇을 함부로 만지잖아.
자현 : (일어서 손을 흔들며 가며) 아노.. 사요나라.. 바이바이.. 아임 고잉..
S#20. 대강당 입구 밤
지원이 안내 책상을 정리하다가 나오는 자현을 본다.
지원 : 아직 여기 있었어?
자현 : (혼자 골똘이 머리를 긁어가며 생각하고 있다) 안돼. 안되겠어.
지원 : 뭐가?
자현 : 우리 로봇 몸체 말이야. 듀랄루민으로 만들었다고 했지?
지원 : 그렇다구 들었는데.
자현 :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안돼. 상대가 안된다구. 부딪히면 이쪽은 나가떨어지게 되있어.
지원 : (솔깃해서) 일본 로봇 얘기하는 거야?
자현 : 어. 그것들 몸체 뭘루 만들었는지 알어?
지원 : 뭔데.
자현 : 카본 화이버(Carbon Fiber). 상대가 덤프트럭이라구 하면, 이쪽은 아무리 강화를 해봤자 봉고차라구 할까.
일대 일로 붙으면 밀릴 수 밖에 없어.
지원 : 그럼 방법이 없는 거네.
자현 : 방법이라.. 글세. 부딪치지 않고 공을 넣을려면 헤딩슛이라도 해야 될걸.
지원 어이없어 좀 웃는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면 저만치 강당 문을 열고 들어가는 진수의 뒷모습이 보인다.
S#21. 학교 내 복도
민재가 걸어오고 있다. 저만치 뒤에 몇걸음 떨어져서 민재를 보며 따라오는 정태.
민재는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걷고 있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막힌다.
민재 여전히 생각에 잠긴 채, 오른쪽으로 피하지만 앞의 사람도 왼쪽으로 피하다가 다시 막힌다.
민재, 아무 생각없이 이번에는 왼쪽으로 피한다. 앞사람도 역시 옆으로 옮기다가 다시 막힌다.
저 뒤에 서서 그런 민재를 한심해서 보고 있는 정태.
민재 그제야 고개를 들어보고 앞의 학생과 미안하다는 고개짓을 나누고 한쪽으로 비켜준다.
학생이 지나간다. 민재 다시 걸어가려다가 문득 멈춘다. 뭔가 깨달아진 것이 있다.
그 옆으로 다가선 정태.
정태 : 너 정신적으로 충격이 심한 건 알겠는데...
민재 : 인공지능이 아닐 수도 있어.
정태 : 뭐?
민재 : 일본 로봇들 말이야. 인공지능이 발달되 있어서, 지들이 알아서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정태 : (생각해보다가) 그렇지만 아까 경기로 봐서는...
말하다가 보면 민재는 다시 생각에 잠겨서 뭔가 허공에 손가락으로 그려보며 걸어가고 있다.
S#22. 대강당 내부
경기가 끝나서 비어있는 무대며 객석.. (아직 결승 전이므로 전광판이나 멀티 등의 설비는 그대로 있고)
뒤쪽의 좌석에 진수가 혼자 앉아서 빈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문득 돌아보면 다가오는 지원의 모습. 지원, 진수의 옆에 와서 앉는다.
지원 : 아까 다른 애들이랑 같이 안 갔었어?
진수 : 가다가 중간에 빠졌어요.
지원 : 왜. 오늘같은 날 같이 소주라도 마시지.
진수 : 그냥.. 면목이 없어서요.
지원 : (더 말하지 않고 그냥 진수가 보는 무대를 바라본다)
진수 : (잠시 침묵하다가) 저쪽에 있는 학생들 보여요?
지원이 보면 객석 앞쪽 한 곳에 용재와 킹고 팀의 아이들이 모여서 뭔가를 얘기하고 있다.
용재의 얼굴과 다른 아이들과 얘기하는 모습 위로....
지원 : (E) 베스트팀의 팀장 아닌가?
진수 : (E) 예. 용재선배예요. 브라질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는 안 나왔어요.
지원 : (E) 같이 있는 사람들은 베스트팀이 아닌 거 같은데..
진수 : 성대의 킹고팀이죠. 내일 결승에서 일본하고 싸울 팀이에요.
지원 : 성대팀하고 같이 무슨 얘길하는 거야?
진수 : 작전회의요. ...보기 좋죠?
지원 : (돌아보는)
진수 : 서로 다른 대학, 다른 팀인데도, 용재선배는 아까부터 몇시간째 함께 앉아서 작전회의를 함께 하고 있어요.
...나도 처음부터 함께 했으면... 오늘 이렇게 비참하게.. 우리를 지게 만들진 않았을거에요.
지원 : 함께 한다... (좀 웃고) 그건 나도 잘 못하는 거야. 그래서 민재나 다른 애들을 보면 가끔 화가 나.
진수 : 화가.. 나요?
지원 : 응. 고등학교 2학년때 난 나를 하나 만들었거든. 오래동안 그런 내가 아주 편했어.
진수 : 반경 일미터짜리 원을 하나 그려놓고.. 아무도 들어오지 마라. 나도 안 나갈거니까.. 그런 거요?
지원 : 맞어. 그럼 사람한테 신경 쓸 일이 없어지니까. 그런데.. 그애들이 자꾸 나를 건드려. 그래서 화가 나. (좀 웃는)
진수 : 그럼 고맙다고 해야겠네요. 오늘은 누나가 나한테 먼저 와줬으니까.
지원 : ...가끔은 그것도 좋드라구. 오지 말라고 해도 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
지원과 진수, 더 이상 말없이 그냥 앞을 보며 앉아있다. 편안함으로.
S#23. 석학의 집
백곰과 미순이 나란히 앉아서 500CC 맥주잔을 마시고 있다. 크아...해서 맥주를 내려놓은 미순은 아직 붉은 셔츠를 입고 있다.
미순 : 니들 기 죽을 거 없어. 올해가 안되면 내년이 있고. 내년이 안되면 그 다음해가 있는 거야.
백곰 : 크아.. 참으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입니다.
그들의 앞에는 대욱과 재명, 옥주와 지민이 좀 한심해서 그들을 보며 앉아있다.
미순 : 니들은 젊잖냐. 젊다는 것이 무엇이냐. 실패를 해도 성공을 하는 것만큼 얻는 게 있는 것이다 이 말이야.
백곰 : 크아아 이런 말은 적어야 돼. 학생들 뭐하고 있어. 종이하고 연필 꺼내서 적어.
미순 : 그런데.. 그래두 그렇지. 하필이면 일본에 지냐.
백곰 : 내가 하려던 말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햐아 어쩜 내가 하고싶은 말을 그렇게 쪽집게처럼 골라 하시나요.
미순 : (뒤를 향해) 뭣들하고 있어. 여기 술 떨어져 가잖아.
진영 : 가요 간다구요.
진영과 마이클이 쟁반에 맥주잔을 들고 온다.
대욱 : (다른 애들에게) 누가 첨에 이 집으로 오자구 그랬냐.
다른애들 : (일제히 대욱을 가르킨다)
마이클 : (맥주잔들을 놓아주며) 진영씨. 우리도 한잔씩 해요. 네?
미순 : (마이클에게) 넌 시합에 져놓고도 그렇게 웃음이 나오냐?
마이클 : 오우 나는 원래 이긴 거는 오래오래 생각하고 진 거는 빨리 잊어버려요. 사람은 그래야 살 수 있어요.
옥주 : 민재오빤 뭐하구 있지?
지민 : 아무래도 내가 옆에서 위로해줘야 할 거 같어. 오빠 어디 있지?
옥주 : 왜, 옆에서 춤이라도 춰줄려구?
재명 : 민재형이 제일 맘 아플거야. 아우.. 도대체 어뜩하다가 이렇게 된 거지?
대욱 : 정말로 마음 아픈 건 이교수님 아닐까. 자존심도 상하실테구.
아이들 모두 대욱을 쳐다본다.
S#24. 이교수 랩
명환,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는 척하면서 언짢은 기분으로 한 곳을 보고 있다.
그 옆의 중희도 역시 한곳을 보고 있다.
그들이 보는 곳에 와타 교수가 랩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다니고 있다. 가끔 기계에 쌓인 먼지를 손가락으로 쓸어서 보기도 한다.
명환, 중희에게 눈짓을 한다. 어떻게 좀 해보라는 사인.
중희 헛기침을 하고 일어서더니.
중희 : (영) 마실 거를 드릴까요?
와타 : (돌아보는)
중희 : (영) 원래 우리 랩에서는 교수님도 차를 직접 갖다 드십니다. 그러나 손님이니까 특별히 대접하겠습니다.
커피와 녹차가 있는데요.
와타 : (빙긋이 웃더니 한국말로) 아니 괜찮습니다. 노쌍큐입니다. 하하.
중희 : (놀라서 얼른 명환의 옆으로 붙어 작게) 한국말을 하시는데요.
와타 : 조금 배웠습니다. 나 한국 노래도 좋아합니다.
명환 : 아 예... (할 말이 없는데)
문이 열리며 들어서는 이교수와 박교수.
박교수 : 분명히 일본하고 우린 로봇 규격이 다르다구 했잖아요. 그럼 우리 규격으로 시합을 하면 우리가 이겨야 되는 거잖아요.
명환 : (얼른 앞으로 나서며) 저기 손님이 오셨는데요.
박교수 : (여전히 열중해서)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졌냐. 이건 그만큼 그쪽에서 우리를 연구하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그쵸?
이교수 : (와타 교수를 발견했다) 어머 오셨어요?
박교수 : (와타교수를 봤다) 어라. 양반이 못되는 양반이네.
와타 : (미소 지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박교수 : 어라 한국말을 하시네.
와타 : 와타나베라고 합니다. (박교수에게 악수를 청하는)
박교수 : (어정쩡하니 악수를 받으며) 박기훈인데요.
와타 : (이교수에게)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교수 : 조용히 말인가요?
와타 : 네 조용히..
명환 : (얼른) 저희들 먼저 저녁을 먹고 오겠습니다.
S#25. 랩 앞의 복도
명환과 중희가 서성거리고 있는데 만수가 오다가 둘을 보더니...
만수 : 오머나. 두분 여기서 뭐하세요. 나 저녁 사줄라고 기다리는구나. 그치요.
명환 : 조용히 좀 해. 안에서 일본 교수님하고 말씀중이셔.
만수 : 무슨 얘기요. (엿들으려고)
명환 : (얼른 잡아당기며) 뭐하는 거야.
만수 : 무슨 얘긴가 들어봐야지요.
중희 : (무슨 생각에선지 명환을 끌어당기며) 우린 밥이나 먹으러 가죠.
명환 : (중희의 생각을 눈치채고.. 불안하지만 끌려가며) 그..럴까?
만수 : 밥이요? (따라가려다가 갈등이 생겨 다시 문을 돌아본다) 밥..
S#26. 랩 내부
이교수와 박교수 와타교수가 둘러앉은 상태.
와타 : (서류가방에서 몇장으로 된 서류를 꺼내어 이교수에게 내민다)
이교수 : 이게 뭐죠?
와타 : 라이센스 계약서입니다. 디테이루한 내용을 알면 결정하기가 더 쉬울 거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이교수 : 라이센스요? (읽는)
박교수 : (다가앉아 함께 보는)
와타 : 30만달러 어떻습니까? 로봇 축구의 라이센스를 파는 조건입니다.
이교수 : (놀라서 보는)
와타 : 저는 닥터리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후원기업에 얘기를 했습니다. 이거 아주 좋은 조건입니다.
이교수 : 아니 잠깐만요. 이해가 안되네요.
와타 : 어떤 점이 이해가 안됩니까?
박교수 : 저도 이해가 안되는데요. 로봇 축구 라이센스는 사서 엇다가 쓰실려구요?
와타 : 우리가 원하는 것은 로봇 축구의 세계 표준화입니다.
박교수 : 그 말씀은 그러니까 전 세계가 일본 로보컵에서 정한 룰과 방식, 시스템에 따라서 축구 로봇을 만들고 경기를 하게
만들고 싶다.. 그런 말씀인가요.
와타 : 맞습니다.
박교수 : (이교수를 돌아본다) 그렇다는데요.
이교수 : (말없이 와타 교수를 보고만 있다)
와타 : 이 돈으로 로봇 연구를 하면 더 많은 기술연구 할 수 있습니다. 더 연구해서 우리 로보컵 대회 나와서 일등하면 됩니다.
지금처럼 일본식, 한국식 싸우는 건 낭비입니다.
이교수 : 그래서 그런 생각도 하신건가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세계대회에는 불참하겠다.
박교수 : 엥? 건 또 무슨 말이에요?
이교수 : (여전히 와타를 향해) 그렇게 해서 우리 대회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면 계약이 더 쉬워질거라고 생각하셨나보지요?
S#27. 복도
결국 엿듣고 있던 만수. 이게 웬 정보인가해서 얼른 한 곳으로 달려가다가 브레이크 잡고 뒤돌아 다른 쪽으로 달려간다.
S#28. 동아리 방
민재와 정태, 그리고 지원.
정태 : 카본 화이버?
지원 : 응. 자현이가 봤대. 일본팀의 로봇 몸체는 그걸로 만들었다는데.
정태 : 카본 화이버라면 탄소섬유 복합제야. 우리 로봇을 만드는 듀랄루민보다 강도가 열배는 될걸.
지원 : 무게는.
정태 : (민재를 보며) 훨씬 가볍지? 플라스틱 합금이니까.
지원 : 우리 로봇 몸체도 그런 소재로 만들 순 없는거니?
민재 : 만들수야 있지. 그런데.. 우리 로봇들은 깍아서 만들잖아. 카본 화이버는 형을 찍어서 빼내는거야.
로봇 몸체 몇 개 만들겠다고 형을 만든다는 건 ..생각도 못할 일이지.
정태 : 결국 또 돈의 문젠가.
순간 문이 벌컥 열리더니 만수가 뛰어든다.
만수 : 알아냈어. 내가 알아냈다구.
정태 : 만수형은 중계할 준비 안해도 되나?
만수 : 일본팀이 왜 이번 대회에 참가했는지 알어?
민재 : (보는)
만수 : 방금 우리 이교수님께 계약서를 내밀었어. 그 일본 교수가 말이야.
정태 : 무슨 계약서?
만수 : 라이센스 계약서. 우리 로봇 축구 라이센스를 팔래. 이거 무슨 소린지 알겠지? 더 설명해줘?
아이들 놀라서 서로 마주보는.
만수 : 한가지 더 있어. 일본팀은 이번 대회에 우승한 담에 세계대회에는 불참할거야.
정태 : 뭐야?
만수 : 이것도 무슨 소린지 알겠지? 더 설명해줄까?
S#29. 전자동 로비
지원과 정태, 민재가 걸어나오고 있다.
정태, 열림 버튼을 누른다. 열리는 유리문. 정태와 지원 먼저 나간다.
그러다가 정태가 돌아보면 민재가 나오지 않고 그냥 서있다. 지원도 멈춰서 돌아본다.
유리문이 다시 닫긴다. 민재, 다시 버튼을 누르고..누른 채로.. 열린 문을 사이에 두고.
민재 : 나, 일본 애들의 벽면 패스 깨는 법을 알 거 같애.
정태 : 이제까지 생각했던 게 그거였어?
민재 : 한번만 더 확인해 보면 좋겠는데..
정태 : (한숨 쉬고) 우리 시합은 끝났어.
민재 : ...그래 우리 시합은 끝났지.
어설프게 웃어보이더니 유리문을 나선다.
S#30. 전자동 밖
세명 걸어나온다. 그러는데 문득 지원이 걸음을 멈춘다.
정태와 민재가 돌아보면..
지원 : (민재에게) 확실해?
민재 : 뭐가.
지원 : 벽면 패스 깨는 법.. 알아낼 수 있을 거 같애?
민재 : 내 생각이 맞다는 걸 확인만 할 수 있으면..
지원 : 좋아.
정태 : 어이. 두사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지원 : (민재에게) 니가 전에 했던 말 있지. 시합에 이기는 건 우리라고 했던 거.
민재 : 응.
지원 : 거기서 우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야? 그냥 동아리 회원까지니. 아님 더 넓은 거니?
민재 : (지원을 보다가 문득 허허 웃는다)
지원 : 우리가 아직 한팀 더 남았어. 다른 대학이긴 하지만.
정태 : (수상해서 둘을 번갈아 보는)
민재 : (문득 가벼워진 마음으로 정태 보더니) 부탁이 있는데 우리 애들 좀 모아줄래? 시합 준비해가지고 강당으로 오라고 해 줘.
정태 : ... 너 설마..
민재 : 하루에 한 번 지나 두 번 지나 마찬가지 아닐까.
S#31. 저녁 기숙사 전경
그 위로 들리는 기무라의 소리.
요다 : (E 일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S#32. 일본팀 방
기무라와 요다 앞에 민재가 서있다.
요다 : (기무라에게 일어) 왜 우리가 밤중에 시합을 또 해야 돼. 이 사람 팀은 벌써 우리한테 졌어.
기무라 : (민재를 보며 영어) 내 친구는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는데.
민재 : (영) 알어. 그래서 부탁을 하는 거야. ...프리즈.
요다 : (기무라에게 일어)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더 들을 것도 없어.
기무라 : (민재에게 영어) 이유가 뭐지?
민재 : (영어) 한번 더 싸워보면 너희를 이길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거 같애서야.
기무라 : (영어) 그래서?
민재 : (잠시 머뭇거리다가 똑바로 보며 영어) 알아낸 정보를 다른 한국 팀에게 알려줄 생각이야.
요다 : (일어) 무슨 소릴 하는거야?
기무라 : (문득 소리내 웃는다)
민재 : (긴장하여 보는)
기무라 : (영) 할 수 있으면 해봐.
민재 : (영) 고맙다.
기무라 : (여전히 웃으며 요다에게 일어) 한번 더 시합을 하면 우릴 이길 방법을 알 수 있다는 거야. 대단하지 않냐?
요다 : (일어) 뭐야? (민재를 보더니 자기도 웃는다. 어이없다는 듯)
민재 말없이, 웃고 있는 두사람을 본다.
S#33. 강당 전경 밤
S#34. 대강당 내부
멀리 보이는 무대 위. 양쪽 팀원들이 세팅을 하고 있다.
무대에만 불이 켜져있고. 객석은 어두운 상태.
진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 중. 저 쪽에서는 기무라가 작업 중.
요다가 경기장 위에 로봇들을 늘어놓는다.
대욱, 로봇에 밧데리를 끼우다가 옆의 재명에게.
대욱 : 내가 머리가 나쁜거냐?
재명 : 왜.
대욱 : 열두번을 생각해봐도 모르겠는데.. 우리가 야밤에 왜 이런 짓을 해야되는 거냐.
마이클 : (뒤에서 밧데리 내주며) 그것도 몰라? 리벤져! 우리 아까 진 거 너무 분해. 그래서 복수하는 거야.
재명 : 근데 말이야. 복수를 할려면 뭔가 준비를 했어야 하는거 아냐? 우리로봇은 아까랑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데 무슨 복수를 해?
옥주 : (재명의 옆에 퍼질러 앉아 있다가) 그냥 좀 조용히 따라하면 안 돼? 민재오빠가 언제 허튼 짓 하는 거 봤어?
재명 : 아니.
마이클 : 못 봤어.
지민 : 민재오빠는 허튼 짓 안해요?
옥주 : (자신있게) 안해. 그러니까 그냥 하란대로 하자구.
// 경기장 가운데 선 정태 양쪽을 본다. 진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쪽에서 기무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정태, 손목시계를 보다가 휘슬을 분다. 경기가 시작된다. 조용한 대강당에 로봇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린다.
경기장. 쇼군 로봇이 득점을 한다.
대욱, 재명, 주먹을 치며 분해 한다.
경기장, 쇼군 로봇이 다시 한 골을 넣는다.
마이클, 차마 못보겠다는 듯 모션을 취한다.
하지만 민재는 전혀 개의치 않고 바닥에 앉아 쇼군 로봇의 움직임만 줄기차게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 때.. 쇼군 로봇과 몸싸움을 하던 미스터 골키퍼, 힘에 밀려 몸이 90도 틀어져 버린다. (앞뒤와 좌우가 바뀐 것)
쇼군 로봇은 저쪽으로 가고.
미스터 골키퍼, 앞 뒤 운동을 하는데 순간 민재의 시야에 원샷으로 잡히는 쇼군 로봇2, 갑자기 몸을 180도 틀어 버린다.
자기 진영으로 달려 갈 준비를 한다.
민재, 긴장하여 본다.
골키퍼, 이제 제자리를 잡고 양옆으로 움직이는데 그 순간 민재의 시선.
미스터 진영을 향해 180도 몸을 돌리는 쇼군 로봇2. 미스터의 골대를 향해 달려온다.
민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있다.
//쇼군 로봇 다시 한 골을 넣는다.
//정태가 휘슬을 분다.
로봇들 정지하고.
정태 : 게임 셋. 4대 0. 쇼군의 승리.
민재, 바지를 털며 일어나 기무라에게 다가가 악수를 권한다.
민재 : (영어) 고맙다.
기무라 : (악수를 받으며, 영어) 하루에 두 번씩이나 이겨서 미안하다. 그래서 우리의 비밀을 알아냈나?
민재 : (영어) (끄덕이더니) 아이 팅 소우.
기무라 : (보다가 미소 짓더니) 아이 돈 팅 소우.
그렇게 대화를 하는 민재를 보던 대욱. 옥주를 돌아보더니.
대욱 : 민재형이 허튼 짓 하는 거 한 번도 못 본 거 분명해?
옥주, 시무룩해서 민재쪽을 보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서 주욱 팬하여 보이는 객석 맨 뒤의 어둠. 거기 이교수가 혼자 앉아서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이교수 조용히 일어나 뒷문으로 나가는데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S#35. 전자과 다른 랩 앞 복도
용재가 문을 열고 나선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원.
용재 : 날 찾았어요?
지원 : 이용재 선배시죠? 전 학부 4학년 구지원이라고 하는데요.
용재 : 그런데요?
지원 : 성대의 킹고팀하고 친하시죠.
용재 : 잘 알죠. 왜요?
지원 : 그래서 왔어요. 킹고팀에 직접 말하는 거 보다는 용재선배를 통해서 말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서요.
그쪽 팀에서 혹시 오해를 할지도 모르니까...
그 때 랩의 문이 열리더니 자현이 내다본다.
자현 : 지원이 맞구나. 안에서 얼핏 봤거든. 여긴 웬일이야?
지원 : 넌.. 여기 웬일이니?
S#36. 세미나실 앞 복도
용재와 킹고팀 학생들이 오고 있다. 용재와 킹고팀장이 얘기를 하는 모습.
그들 뒤로 지원과 자현이 뭔가 얘기를 하며 오고 있다.
S#37. 세미나실
용재와 성대팀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하는 민재, 정태 등과 미스터 아이들..
// 프로젝트 화면에 일본팀과 싱가폴 팀의 시합장면이 보이고 있다. 벽면패스로 한골을 넣는 장면이다.
슬로우로 보여지는 장면 위에..
민재 : (E) 쇼군의 벽면패스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쇼군1이 벽으로 공을 차내고. 상대 공격수들을 유인한 다음에
튀겨나온 공을 쇼군2가 달려와서 골인시키는 겁니다.
민재 : 그래서 우린 골키퍼를 공격수로 역할을 바꿔 봤어요.
다음 화면... 공이 벽면에 맞기도 전에 자기 진영으로 달려가는 쇼군 로봇. 수비진영을 갖춘다.
달려간 미스터의 골키퍼 로봇이 막힌다. 정지화면이 되며..
민재 : (E) 이때 우리는 골키퍼를 공격수로 롤체인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로봇이 미처 달려가기도 전에
상대방은 우리가 공격을 할 거라는 걸 알았죠.
다음 화면... 벽면에 맞고 튀겨져 오는 공을 향해 달려오는 쇼군로봇. 그대로 시원하게 골인을 시켜버린다. 스톱화면이 걸리고.
민재 : 이 때는 우리 로봇이 골키퍼역할을 할 때입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상대는 미리 우리 로봇의 역할을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알아냈느냐..
민재 한쪽을 향해 고개짓을 한다. 플레이어 조작을 담당하던 진수가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화면... 자기 골문 앞에서 좌우운동을 하고 있는 미스터의 골키퍼가 보인다.
민재 : 골키퍼 역할을 할 때 로봇은 좌우운동을 하게 됩니다.
화면은 바뀌어서 로봇이 앞뒤로 움직이고 있다.
민재 : 그리고 공격을 할 때는 직진과 후진을 하게 되죠. 이겁니다.
구경하던 아이들.. 아아.. 해서 서로 수근거린다.
민재 : 상대의 두 번째 공격수는 바로 이 움직임에 의해서 공격인지 수비인지를 판단하는 겁니다.
용재 : 그럼 우리 골키퍼가 좌우로 움직이면 상대는 앞으로 공격해오고.
우리가 앞뒤로 움직이면 상대는 뒤로 가서 수비를 한다는 얘기네.
민재 : 예. 그래서 만약 우리 골키퍼가 앞뒤좌우로 움직여버리면 상대의 두 번째 로봇은 혼선을 빚게 될겁니다.
킹고의 팀장이 끄덕이며 듣고 있다.
정태 : 이것으로 상대의 벽면 패스는 잡을 지 모르겠는데.. 문제는 상대 로봇의 바디에요. 워낙 세서 맞붙으면 깨지게 되거든요.
용재 : 그건 걱정마. 우리가 생각해 놓은 게 있으니까.
마이클 : 리얼리? 어떻게요.
용재 : (빙긋 웃으며 앞의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이런 거야.
아이들 우우 몰려서 용재가 그리는 그림을 본다.
그렇게 화기애애 떠들썩 의논들을 하는데 대욱이 뒤를 본다. 뒤쪽에 자현이 지원과 나란히 앉아서 뭔가 쑥덕거리고 있다.
대욱 그리로 다가가며 자현에게.
대욱 : 근데 선배는 웬일이야. 저기 아는 사람 있어?
자현 : 나도 작전 자문차 왔지.
대욱 : 무슨 작전.
자현 : 헤딩 슛.
대욱 : 뭐?
지원 : (옆에서 미소짓는다)
자현 : 헤딩 슛 몰라?
대욱 : 무슨 말이야. 헤딩은 머리로 하는거잖아. 로봇에 머리가 없는데 무슨 헤딩슛을 한다는거야.
자현 : (지원을 툭 치며) 아까 저 사람들도 똑같은 말을 했어. 내 말이 그렇게 웃기냐?
지원의 웃는 얼굴 위에 음악이 시작되며.. [마음으로 그린 세상] 합창곡..
S#38. 로봇 작업실
경기장 위에 킹고팀 로봇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민재가 로봇 한 마리를 들고 뭔가 떠들고 있다. 그 옆에는 킹고팀장과 용재가 보고 있고.
진수가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하는 킹고팀 뒤에 서서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S#39. 캠퍼스 밤
S#40. 공장동 내부
지민과 대욱이 입을 헤 벌리고 보고 있는 곳에 자현이 멋지게 선반작업을 하고 있다.
S#41. 뒷담 근처 밤
몇 명의 학생들이 야식배달 온 사람들에게 음식과 돈을 교환하고 있다.
그 중에 재명과 옥주가 있어서 오토바이를 타고 온 사람에게 보쌈 정도를 받고 있다.
S#42. 캠퍼스 밤
옥주와 재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고 있다. 뒷자리의 옥주는 야식을 들고 있다.
S#43. 이교수 랩
이교수가 중희를 한쪽 구석으로 부르더니 커다란 봉투 하나를 주며 뭔가 얘기를 한다.
S#44. 로봇 작업실
중희가 바로 그 봉투를 민재에게 건넨다.
민재가 봉투 안의 것을 꺼내본다. 그것은 가득한 오렌지다. 웃는 민재.
그 뒤에는 이제 컴퓨터 앞에 앉은 정태가 작업하고 있고. 그 뒤에는 킹고팀장이 보고 있고.
그 옆에서 뭔가를 종이에 적어가며 싸우다시피 계산하고 있는 진수와 마이클.
S#45. 아침 캠퍼스
S#46. 대강당 로비
처장과 서교수가 얘기를 나누며 들어오고 있다.
그 뒤로 빨간 셔츠의 미순이 진영과 씩씩하게 들어선다.
주변에는 들어서고 있는 다른 많은 관객들..
S#47. 대강당 내부
벽에 걸려있는 태극기와 일장기.
한쪽에는 킹고팀이 다른 한쪽에는 쇼군팀이 준비를 하고 있다.
객석 앞쪽에는 민재네 팀이 주욱 앉아있다. (자현은 없다)
와타교수가 이교수 옆으로 와서 자리를 잡는다.
이교수는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한다.
와타 교수, 자리에 앉고나서 이상한 마음에 다시 이교수를 돌아본다.
이교수는 와타를 돌아보더니 역시 밝고 여유있는 미소를 보내준다.
처장과 서교수가 앉아있는데 그 옆으로 부지런히 와서 앉으며 인사를 하는 박교수. 빨간 셔츠를 입고 있다.
처장과 서교수 어이없어서 쳐다본다.
//경기장은 이미 세팅이 완료되어 있다.
영어사회석의 두명이 뭔가 얘기를 하고 있다. 이쯤에서 음악이 끝나고.. 이쪽 사회석의 만수와 남희.
만수 : 한국이냐 일본이냐 로봇 월드컵이냐 로보컵이냐. 지난 수 년간 끌어 온 한국과 일본의 로봇 축구 전쟁,
그 종지부가 될지도 모를 한판 승부. 한국의 마지막 등불 킹고팀과 일본에서 온 쇼군팀.
99년 아시아 태평양 대회 결승전 경기가 잠시 후 이곳에서 열리게 되겠습니다.
남희 : 일본팀은 경기장 벽면의 탄성 계수를 정확히 인식하고 골의 흐름과 예상 경로를 찾아 내 골키퍼와 1:1 찬스를 만드는
벽면 패스라는 새로운 전술을 선보였는데요..
만수 : 예. 아직 어떤 팀도 그 전술을 깨진 못했죠. 게다가 바디의 강도도 엄청나서 이건 로봇 바디인지 탱크바디인지 모를 정도의
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판, 킹고팀장과 기무라를 가운데로 부른다.
동전의 양면을 고르는 둘.
던져지는 동전, 떨어지는데 울리는 휘슬.
경기가 시작되었다. 어느 정도 계속되다가 벽면 패스 상황이 되었다.
//긴장하는 민재네.
//공이 우측 벽면에 맞는 순간 미스터의 골키퍼 좌향좌 우향우 운동을 시작한다.
동시에 그 리듬에 맞춰 몸을 앞으로 틀었다 뒤로 틀었다 하는 쇼군 2,
//일어나는 쇼군 선수들, 당황해서 경기장을 보는 기무라.
//민재, 생각대로 되었다. 얼굴이 펴지는데.
//골키퍼의 운동이 더욱 빨라지자 그에 맞춰 빠른 속도로 앞 뒤 180도 회전을 하는 쇼군2
그 사이 킹고 진영 좌측으로 흐르는 공. 킹고 로봇들, 그 공을 낚아 챈다.
공을 몰고 쇼군 진영으로 달리는 두 마리 로봇.
쇼군의 수비 로봇은 한 대 뿐이다. 그 옆에서 다른 로봇은 회전 운동을 하고 있다.
만수 : (E) 아니 이게 뭡니까. 킹고 골키퍼가 미쳤나요? 앞뒤좌우로 막 움직입니다.
남희 : (E) 쇼군 로봇을 보세요. 역시 움직임이 이상한데요.
달려 오는 수비 로봇, 2:1 패스로 젖히고 골키퍼와 1:1 찬스에서 슛, 골키퍼의 오른쪽을 비켜 골인된다.
//터지는 함성.
만수 : (E) 만세! 깨졌습니다. 난공불락 벽면 패스가 드디어 우리 킹고에 의해 통쾌하게 깨지는 순간입니다.
남희 : (E) 아! 킹고팀, 쇼군 로봇의 롤 감지 기능을 알아 내고 그걸 역이 용해서 상대 로봇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만수 : (E) 장하다. 킹고. 대단하다. 킹고. 이제 벽면 패스 기능이 없는 쇼군팀,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닐까요?
남희 : (E) 하지만 아직 방심해선 안 되겠죠. 아직 바디의 강성을 이용한 전술이 남아 있잖아요?
환호하는 민재네.
//전광판은 1:0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쇼군팀. 기무라, 문득 고개를 돌리더니 민재를 쳐다본다.
민재, 기무라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보인다.
//박교수 아예 일어나서 뒤의 관중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있다. 서교수 창피해서 괴롭고..
//와타나베 교수, 놀라서 이교수를 돌아 보는데 이교수, 여유있게 진정하라는 손짓을 한다.
//(위의 대사가 남으면 아까의 장면 멀티로 리플레이)
//다시 휘슬이 울리고 입을 앙다물며 엔터를 치는 기무라. 경기가 재개된다.
만수 : (E) 다시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씩씩하게 달리는 대한 건아 킹고. 공 잡았다. 몰고 갑니다. 달려오는 쇼군 수비,
킹고 좌측으로 패스..슛, 아 아깝습니다. 쇼군 로봇 선방입니다. 그러나 잘 싸우고 있는 킹고, 아 순간 쇼군 공 잡았다.
수비 한 마리 제치고 두 마리 제치고 아, 골키퍼와 1:1 상황, 엄청난 속도로 달려 가는 쇼군. (해설대로 진행되는 경기 장면)
경기장, 쇼군 로봇 공을 몰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 간다.
슛, 공은 골인이 되고 그 탄력으로 골키퍼와 충돌하는 쇼군 로봇.
킹고 골키퍼, 골대에 강하게 부딪혀 붕 떠 올라 경기장 밖으로 나가 떨어져 버린다.
파편처럼 흩어지는 로봇 부품들.
쇼군 로봇은 골대를 차고 나간다.
밀려 떨어지는 골대. 그 근처에서 멈추는 쇼군 로봇.
//터지는 관객의 탄성
//여전히 컴 앞에 절도 있게 앉은 기무라. 입가에 득의의 미소가 어린다.
//와타나베 교수, 길게 한숨을 쉰다. 안도다.
//전광판은 1:1
만수 : (E) 아, 바로 이게 문젭니다. 저 로봇 바디의 강성. 킹고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객석에서 안타까워 하는 옥주와 재명, 마이클 등.
민재, 옆을 돌아본다. 저만치에 앉은 용재가 무대의 킹고팀장과 고개를 끄덕이며 사인을 맞추고 있다.
민재 다시 무대 쪽을 본다. 다시 휘슬이 울리고 재개되는 경기.
만수: (E) 킹고의 킥 오프로 경기 계속됩니다. 킹고 패스, 잡았다. 몰고 갑니다. 문전 왼쪽 깊숙히 들어간 킹고, 반대편으로 센터링,
아, 인터셉트 당했습니다. 쇼군 몰고 갑니다. 재빠르게 수비진영으로 돌아가는 킹고 아, 쇼군팀, 골키퍼를 향해 돌진합니다.
킹고 골키퍼 위험합니다. 죽느냐 사느냐. (해설대로 진행되는 경기 장면)
경기장,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는 쇼군.
그 때 킹고 로봇 두 마리, 거의 붙다시피 해서 쇼군 로봇을 향해 달려 간다. 쾅, 충돌.
튕겨 나가지 않는 킹고. 힘겨루기 상태이다.
나란히 붙은 두 마리 킹고와 정면을 뚫고 가려는 쇼군, 최대 동력이 전해지고 있다. 바퀴 쪽에서 타는 연기가 난다.
몸을 바짝 당기고 보는 민재네.
기무라도 입이 타는지 침을 묻힌다.
민수 : (E) 아, 2:1 수비 작전입니다. 하나로 안 되면 둘이 힘을 합쳐라.
남희 : (E) 쇼군 로봇 최대 동력으로 뚫으려 하지만 킹고 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만수 : (E) 아, 쇼군 로봇, 달려 오고 있습니다. 1:1 찬습니다. 킹고 위기.
경기장, 힘겨루기를 하는 세 마리 로봇과 골키퍼 사이에 있는 공.
쇼군 로봇이 달려와 우회전을 하며 공을 잡으려 하는 순간(즉, 세 마리 로봇과 쇼군 로봇 한 마리와 골키퍼가 일직선이 되는 순간)
쇼군 로봇을 막고 있던 킹고 두 마리 동시에 양 옆으로 빠져 버린다.
쇼군 로봇, 밀고 지나가려던 최대 동력으로 앞으로 돌진하는데
공을 잡으려던 쇼군 로봇과 충돌을 한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한 마리씩 좌우로 튕겨 나간다.
왼쪽으로 튕겨난 쇼군 로봇, 벽면에 맞고 튀어 나가고.
오른쪽으로 튕겨난 쇼군 로봇은 던져지듯이 투 쿠션으로 맞고 넘어져 경기장을 구른다.
맞을 때의 충격으로 옷이 벗겨져 내부가 훤히 보이는 로봇.
경기장을 쫘악 미끌리며 바퀴가 떨어져 나가고 하프라인을 넘어서야 멈추는 로봇.
하이 파이브를 하는 킹고팀원들.
객석에서 터지는 함성.
멀티큐브로 리플레이되는 방금 전 장면 위로 중계 계속.
만수 : (E) 이게 뭡니까.
남희 : (E) 정말 놀랍습니다. 상대방끼리 최고 출력으로 충돌을 시킬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요?
만수 : (E) 이건 굉장한 프로그램입니다. 상대 로봇이 일직선이 되었을 때 우리 로봇이 양 옆으로 갈라지며 상대 로봇끼리의
충돌을 유도하는 겁니다. 이건 프로그래밍의 예술입니다. 예술.
남희 : (E) 현재 스코어 1:1 전반전 3분이 지나고 있습니다.
//와타교수, 경악스런 눈으로 멀티큐브를 보면서
//요다가 들고 온 로봇의 잔해들을 보는 기무라. 다시 민재를 찾아본다.
민재, 기무라의 시선을 마주치더니 천진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난 모르는 일이라는 듯.
//객석에 나란히 앉은 미순과 백곰은 서로 거의 얼싸안다시피 기뻐하고 있다.
//다시 전개되고 있는 경기...
서로 활발하게 공격과 슛을 주고 받지만 골은 나지 않는다.
양팀 로봇들이 엉기면서 휘슬. 경기 중단.
전광판은 후반 2분이 남은 시간.
기무라와 쇼군팀원들, 뭐라고 귓속말을 주고 받는다.
민재, 그들을 보는데 뭔가 불길한 예감.
정태도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본다. 민재와 정태 시선을 마주친다.
휘슬과 함께 경기 다시 시작.
경기장, 자기 진영의 쇼군 로봇, 하프라인 근처 우측 벽으로 공을 굴린다.
공을 향해 달려 가는 킹고 로봇 두 마리.
벽 가까이에서 두 마리 동시에 공을 잡으려는 순간 뒤에서 달려온 쇼군 로봇 두 마리가 그 둘을 벽으로 밀어 붙여 버린다.
공은 튀겨 나오고 (네 마리 로봇이 정사각형 모양으로 뭉쳐 벽에 붙어 있는 형국입니다.)
갇혀 버린 킹고, 나가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꼼짝달싹 않는 쇼군 로봇, 바퀴는 움직이지 않는다.
가운데로 흘러 나오는 공.
만수 : (E) 아, 이게 뭡니까? 갇혀버린 킹고.
남희 : (E) 킹고, 빠져 나오려 발버둥을 쳐 보지만 쇼군 꼼짝도 않고 있습니다.
만수 : (E) (다급히) 어어....쇼군 골키퍼가 달려 나옵니다.
순간, 쇼군의 골키퍼가 힘차게 달려 나온다. 공을 잡고 달려가 그대로 킹고 골키퍼를 제치고 슛, 골인.
터지는 탄성.
멀티큐브로 보여지는 골 장면.
민재네, 어이가 없어서 본다.
옥주 : 저거 반칙 아냐?
만수 : (E) 방금 전 쇼군의 플레이는 반칙이 아닙니다.
멀티로 보여지는 아까의 장면 위로..
만수 : (E) 공을 차지하기 위해서 네 마리 로봇이 달려 간거고 공이 튀겨 나간 상태에서 쇼군의 로봇이 킹고 로봇을
밀어 붙이지는 않았거든요. 그냥 가만히 서 있었을 뿐입니다.
남희 : (E) 아 로봇 축구의 룰을 교묘히 이용해서 골키퍼와 1:1 상황을 만드는 플레이인 거 같은데요.
어떤 작전으로 이 위기를 넘길까요? 킹고팀.
만수 : (E)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하지만 우리의 킹고. 그냥 여기서 물러 설 리가 없겠죠.
무대의 킹고팀장이 용재를 본다. 용재 민재를 돌아본다. 민재도 용재를 본다.
용재가 손가락을 돌려보인다. 민재, 끄덕인다.
용재, 킹고팀장을 바라본다. 킹고팀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남희 : (E) 킹고팀, 뭔가 작전을 세운 거 같습니다. 아, 킹고팀의 킥 오프로 경기 계속됩니다.
휘슬이 울리고 계속되는 경기.
경기 얼마간 계속되다가 방금 전과 같은 상황.
네 마리 로봇이 벽면에서 붙어 버리는데.
하프 라인 근처로 흐르는 공.
만수 : (E) 아, 아까와 같은 상황입니다. 쇼군 골키퍼 달려 나옵니다. 또 한 골을 실점할 것인가?
남희 : (E) 어.. 어.. 킹고도 나와요.
쇼군 골키퍼가 달려 나온다.
순간 킹고 골키퍼도 달려 나온다.
공을 향해 돌진하는 두 마리 로봇.
간발의 차이로 먼저 공을 차지하는 킹고. 그대로 밀고 간다.
상대 진영은 텅빈 상황. 여유있게 한 골을 넣는 킹고.
터지는 함성. 전광판 2:2 남은 시간 30초.
//멀티큐브를 통해 보여지는 방금 전 골 장면.
관중들의 긴 박수 소리가 이어지고.
만수 : (E) 이건 8강전에서 미스터가 사용했던 바로 그 전술입니다. 골키퍼의 역할 바꾸기.
남희 : (E) 쇼군팀 정신없겠습니다. 매번 다른 전술이 나오고있는 킹고팀. 킹고와 쇼군, 결승전다운 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제 시간은 30초 남았습니다. 쇼군팀, 이번엔 어떤 작전으로 나올까요?
만수 : (E) 그걸 미리 알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기무라와 요다, 모여서 숙의를 한다. 뭔가를 결정한 듯 요다는 자리로 돌아가고.
심판 휘슬과 함께 기무라 엔터를 친다.
만수 : (E) 쇼군의 킥오프. 쇼군, 하프라인을 넘습니다. 오른쪽으로 패스, 아, 가로채는 킹고, 몰고 갑니다.
어..어..쇼군, 엄청난 속도로 달려 옵니다. 앞을 가로 막는 쇼군 로봇, 두 마리가 킹고의 앞길을 막고 있습니다.
이미 공격 진영으로 넘어가 있는 킹고 공격수. (해설대로 진행되는)
남희 : (E) 패스할 공간이 없습니다.
전광판은 15초 남았다.
민재, 속이 타는데.
만수 : (E) 아, 공 뺏기는 킹고. 쇼군 두 마리가 골문 앞으로 돌진합니다. 킹고 위험합니다.
골키퍼와 2:1 찬스를 만드는 쇼군. 패스, 옆으로 틀면서 슛, 고올~, 노골입니다. 막아내는 킹고. 다행입니다.
객석에선 와아! 안도의 탄식 소리가 들리고.
가슴을 쓸어 내리는 민재.
전광판은 12초 남았다.
남희 : (E) 킹고 골키퍼 선방이죠. 위기를 넘기는 킹고. 작전 타임을 불렀습니다.
만수 : (E) 쇼군, 2:1 마크 작전으로 나오는군요. 드리볼과 패스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리겠다. 이런 전술인데요...
남희 : 볼을 가로채기도 훨씬 쉽죠. 2대 1이면.
만수 : 물론입니다. 남은 시간은 10초. 킹고 위기를 넘기고 결승골을 터뜨리느냐 아니면 쇼군의 2대 1작전에 말려 골을 내 주느냐.
그 때 통로를 달려내려오는 자현.
용재가 기다렸다는 듯 급히 자현을 맞이하고 자현은 뭔가를 용재에게 내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민재네들.. 모두 초조해서 상체가 앞으로 나와있다.
용재 무대쪽으로 뛴다. 킹고팀장도 달려나오고 용재는 자현에게서 받은 것을 건네준다.
킹고팀의 바디요원이 그것을 건네받는다. 그 위로.
남희 : (E) 2:1 상황을 돌파할 방법이 없나요?
만수 : (E) 에..그게 말이죠. 어렵습니다. 왜냐? 킹고로봇은요 한마리가 공을 잡으면 한마리는 무조건 공격진영으로 달려가거든요.
수비 진영에 외로이 남은 한 마리 킹고. 아무도 도와 줄 수 없죠. 혼자서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겁니다.
남희 : (E) 그래도 무슨 방법이...
만수 : (E) 글세요. 앞에는 로봇 두 마리가 막고 있고 뒤에는 벽이고 방법은 위로 패스하는 방법밖에 없네요. 뭐.
남희 : (E) 위로 어떻게 패스를 해요?
만수 : (E) 그건 저도 모르죠.
이제 클로즈로 보여지는 자현이 만든 것. 그것은 볼홀더다.
킹고팀 급하게 볼홀더를 교체하기 시작한다. (나사작업)
기존의 평면 볼홀더를 떼내고 자현이 만들어온 60도 각도의 볼홀더를 부착시킨다.
//와타교수 상체를 일으키며 무언가를 보려고 한다.
이교수 : 볼홀더에요.
와타 : 보루 홀더데스까?
이교수 : (여유있게) 공을 차는 부분이요. 기존의 것은 평면인데.. 이건 60도 각도로 휘어지게 만들어져있죠.
와타 : (이해가 안되서) 그건 왜 그렇습니까?
이교수 : 글세요. 우리 학교 학생이 생각해낸 건데 저도 아직 그 성능을 못봤어요. 기대해볼까요? (여유있게 무대를 향하는)
킹고팀, 볼 홀더를 교체한 로봇을 경기장에 놓는다.
장내에는 정적이 흐르고 있다.
민재네 모두 긴장해서 보고 있다.
박교수 옷깃을 씹으며 보고 있고. 처장도 긴장해서 어쩔줄 모르며 보고 있고.
미순은 입을 벌린 채 굳어서 보고 있고..
전광판.. 2 ; 2, 남은 시간 12초.
정적을 깨며 심판, 휘슬을 분다.
달려나가는 킹고 로봇.
만수 : (E) 킹고 킥 오픕니다. 볼 잡고 하프라인 넘으려는 순간, 아 역시 쇼 군 로봇 두 마리에 막혀 버리는군요. (해설대로 진행)
전광판은 6초 5초.
만수 : (E) 아, 남은 시간은 5초, 여기서 공 뺏기면 안 됩니다. 아, 이게 뭡니까?
남희 : (E) 킹고 로봇, 공을 앞에 두고 갑자기 후진을 하는데요.
킹고, 조금 후진하다가 섰다가 급발진 소리와 함께 앞으로 돌진한다.
앞부분 볼 홀더에 정확하게 맞는 공. (슬로우) 붕 뜬다. 두 마리 쇼군 로봇의 머리를 넘겨 버린다.
전광판은 3초 2초.
상대 진영 근처까지 날아 온 공. 떨어지는 순간.
달려 오던 킹고 공격수의 이마에 걸린다. 그대로 헤딩 슛. 달려 나오던 쇼군 골키퍼 옆의 빈자리로 골인된다. (슬로우 끝)
터지는 함성.
만수 : (E) 골인입니다. 골인.
남희 : (E) 이건 헤딩 슛이예요. 헤딩 슛.
만수 : (E)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이건 머리 싸움이라고 말했죠? 머리..헤딩..이건 정말 머리 싸움의 결정판입니다.
아, 예술이예요. 예술.
남희 : (E) 우리의 자랑스런 킹고팀. 혈전 끝에 일본의 쇼군팀을 3대 2로 누르고 제3회 아시아 태평양 대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일어나 펄쩍펄쩍 뛰는 민재네들. 대욱이 자현을 얼싸안았다.
전광판, 3 : 2. 시간은 0초에 멈춰졌다.
킹고팀. 일어나 서로 악수를 하며 좋아하고
쇼군팀, 망연자실해 있다.
관중들,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고.. 미순은 거의 심장발작 직전이다. 옆에서 백곰이 걱정스럽고.
이교수도 일어나 박수를 친다.
와타나베 교수, 넋이 나가 의자에 앉아 있다가 내려다 보는 이교수와 눈이 마주치고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내키지 않는 박수를 친다.
뜨겁게 뜨겁게 박수를 치는 민재네.
박수 소리 계속 이어지는데서.
S#48. 건물 앞 주차장
일본 팀의 고급 벤이 세워져있다.
이만치에 이교수가 와타교수를 배웅하고 있다.
와타 : (고개 숙여보이며) 좋은 경기를 봤습니다.
이교수 : (고개 숙이며)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 학생들이 정말 많은 걸 배운 거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와타 : 언젠가 일본 로보컵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이교수 : 학생들과 얘기해보겠습니다.
와타 : (다시 고개 숙여보이고 돌아서는데)
이교수 : 아참 이거요. (들고 있던 종이봉투를 건넨다)
와타 : 이건.. (꺼내보면 전에 줬던 라이센스 계약서)
이교수 : 필요없을 거 같아서요.
와타 : (잠시 계약서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알겠습니다. 이해합니다.
이교수 밝게 웃어보인다.
그들 뒤 저만치... 민재가 가방을 들고 요다와 기무라와 함께 오고 있다.
민재, 가방을 벤에 실어주고 뒤의 기무라의 짐을 받아 실어준다.
그러다 보면 기무라가 민재를 보며 서있다.
기무라 : 리상.
민재 : 어?
기무라 : (영) 어제 밤 계속 생각했는데 그 프로그램 어떻게 한거지? 우리 로봇을 부셔버린 그거.
민재 : (영) (웃더니) 그건 사실 정태라는 내 친구가 만든 건데 (주머니를 뒤지더니 씨디 한 장을 꺼낸다) 이거야.
기무라 : (놀라서 보면)
민재 : (건네주며 영어) 선물로 주라고 했어.
기무라 : (선뜻 받지 못하며) 아노..
민재 : (영) 받어.
기무라 : (받는다)
민재 : (영) 한국 방문 기념 선물이야.
기무라 : (영) 이거 주면 다음에는 어떻게 하려고?
민재 : (영) 다음에는 또 업그레이드를 할거거든.
기무라 밝게 웃는다.
민재 손을 내민다. 악수를 받는 기무라.
옆에서 누군가 민재의 어깨를 친다. 돌아보면 요다.
요다도 손을 내민다. 민재 요다와도 악수를 한다.
그런데 갑자기 요다가 자기 팔뚝을 딱 치더니.
요다 : (일어) 아아따. 여긴 낮에도 모기가 있다.
민재와 기무라 동시에 날라가는 모기를 봤다. 둘 다 양손을 벌리고 모기를 따라 접근한다.
사팔이 되서 모기를 쫓는 아이들.. 동시에 허공을 나르는 모기를 따악 때려잡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