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75 `머지않아" `멀지 않아"
"멀지 않아 큰 재앙이 닥칠 거야"
"김 형사, 용의자의 혈액 응고 정도를 봤을 때
우리가 도착한 때보다 머지않은 시간에 살해된 것 같군"
흔히 잘못 쓰곤 하는 `머지않아"와
`멀지 않아"는 상황에 따라 정확히 구별해 써야 할 말이다.
우선 `머지않아"는 미래에 일어날 일이 지금부터 따져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바로 `시간적으로 가까운 미래"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때만
머지않아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머지않아 그가 올 것이다" `머지않아 재앙이 닥칠 거야"가 그 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주의할 것이 있다.
그것은 `머지않아"는 이미 한 단어로 굳어진 말이어서
`머지 않아"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멀지 않아"는 `여기에서 종로는 그리 멀지 않아"에서처럼
보통 거리 개념을 말할 때 쓰인다. 즉 `가까운 거리"를 뜻할 때 써야 한다.
그런데 `멀지 않아"는
`머지않아"와 마찬가지로 시간 개념에도 쓸 수 있어 혼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멀지 않아"는 가까운 미래를 뜻하는 `머지않아"와는 정 반대로
`가까운 과거"를 뜻할 때만 쓰임으로써 구별된다.
즉 "그 사건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일어났어"
"살인은 우리가 도착한 때로부터 멀지 않은 시간에 벌써 벌어졌어"에서처럼
과거 시간의 개념에서만 쓸 수 있다.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