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장비 집중연구] Mapping Software 맵핑소프트웨어
휴대용 GPS 활용도 크게 높이는 견인차 역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위성을 이용해 5m 이내의 오차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로, 최근 아웃도어 분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나침반과 지형도를 이용한 독도(讀圖)의 한계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악천후나 한밤중에도 제약 없이 사용이
가능해 야외활동에 대단히 유용한 장비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0.jpg)
|
▲ PDA용 나브맨 GPS를 이용한
맵핑소프트웨어 오지익스플로러
CE. |
불과 몇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초창기에 출시된 GPS는 수치로 표시된 위경도와 자신의 위치를 저장하는 기본적인 기능만 탑재되어 있었다. 때문에 지도의 축척과 위경도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사용이 불가능했다. 어떤 이들은 GPS의 정확성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좌표를 읽고 지형도 위에 정확히 찍어내는 일이 부담스러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도 이러한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GPS의 발달로 번거로움이 많이 해소됐다. 우선 지도 데이터의 정밀도와 다양성이 크게 개선됐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가민(Garmin)사의 휴대용 GPS는 대한민국
전역의 상세한 도로망과 주요 건물의 위치, 산봉우리 등의 정보를 한글화시킨 지도를 담고 있다. 고급 제품은 목적지까지의 도로 안내 기능도 갖춰 차량용 항법장치(CNS·Car Navigation System)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예전의 부정확한 도로망과 주요 도시의 위치 정보만
제공되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변화다.
덕분에 수치와 점으로만 표현되던 GPS 좌표를 전자지도 위에서 개략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등산인의 입장에서 보면
‘등고선과 자세한 정보가 들어간 정밀한 지도를 이용할 수 있다면
보다 편리할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맵핑소프트웨어(Mapping
Software)는 이러한 휴대용 GPS의 약점을 보완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GPS 쓰기도 벅찬데 컴퓨터까지
만지라면 질겁할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맵핑소프트웨어는 제대로만 이용한다면 GPS의 성능을 훨씬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3.jpg)
|
▲ 오지익스플로러의 지도 기초화(Calibrate)
작업. |
넓은 의미의 맵핑소프트웨어는 컴퓨터나 PDA 등에서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전자지도를 뜻한다. 하지만 아웃도어 분야에서 사용하는 맵핑소프트웨어는 종이 지도를 스캔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일부 제품에 국한되어 있다. 이는 등산이나 MTB 등의 아웃도어 활동이 전자지도가
구축되지 않은 오지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다양한 종류의 지도를 사용해야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보 풍부한 종이 지형도 그대로 이용
대표적인 맵핑소프트웨어로는 네베상사가 국내에 수입 시판중인 미국의 푸가위 3(Fugawi 3)와 인터넷을 통해 구입이 가능한 오지익스플로러(Oziexplorer)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제품은 GPS와 소프트웨어
간의 원활한 데이터 전송은 물론이요, 호환성이 뛰어나 다양한 종류의 GPS와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맵핑소프트웨어의 장점은 GPS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GPS에 저장해 둔 웨이포인트(way point·한 지점의 경위도 좌표)나 트랙로그(track log·지나온 경로), 루트(route·목적지까지 설정한 길) 등의
정보는 그대로 두면 사장되기 십상이다. 하나 둘 쌓인 것이 한계점에
다다르면 뭐가 뭔지도 모르게 되고, 자칫 스위치 조작 하나만 잘못해도 몽땅 날려버릴 수 있다. 게다가 기존의 자료를 불러다 다시 사용하는 것도 어렵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2.jpg)
|
▲ PDA용 오지익스플로러 CE
동작 화면. |
하지만 매핑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GPS를 컴퓨터와 연결해 각종 데이터를 하드디스크로 옮긴 뒤, 지역이나 날짜 등으로 분류하면 일목요연하게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의
데이터를 다시 GPS로 내려받아 사용하거나 산행 전에 목적지의 좌표(웨이포인트)와 경로(트랙로그)를 미리 편집해 가지고 갈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작업은 자와 계산기를 이용해도 가능하지만, 일일이 좌표를 계산하고 숫자 하나하나를 GPS에 입력하는 것은 보통 고된 일이 아니다. 맵핑소프트웨어의 또 한 가지 매력은 GPS의 데이터를 컴퓨터 모니터 상의 지도에 직접 올려놓고 확인하며 실감나게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갔던 곳의 웨이포인트와 경로가 아무 것도
없는 빈 공간에 점으로 나타나는 것과 등고선이 그려진 지형도 위에
그려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PDA용은 바탕 지도 그대로 사용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4.jpg)
|
▲ 오지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치악산 주능선 코스의 경로를 편집하는 모습. |
컴퓨터의 가상 공간에서 산행을 복기(復棋)하며 디지털 사진, 간단한
메모 등을 웨이포이트 데이터와 지도에 연계해 편집하면 자신만의 독특한 산행 기록을 엮을 수 있다. 또 미리 가고자 하는 코스를 답사하는
기분으로 모니터 상의 지형도에서 좌표와 경로를 뽑아낸 뒤 GPS로
옮겨 두면 믿음직한 산행 정보가 된다. 스캔한 바탕 지도까지 GPS로
옮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휴대용 GPS는 제작사가 제공하는
지도데이터만 사용할 수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가민사도 별도로 판매하는 1:100,000 북미대륙 지형도 외에는 제공되는 등고선 지도가 없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우리 나라 지형도가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PDA용 맵핑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이러한 전자지형도 부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푸가위 3나 오지익스플로러 PDA용 버전(Win CE와 Palm 운영체제만 지원)은 스캔한 지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실시간으로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고 웨이포인트와 트랙로그 저장, 경로탐색 등 휴대형 GPS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등산인들에게 필요한 이상적인 성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내구성이 떨어지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아 아웃도어용 장비로는 그다지 놓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5.jpg)
|
▲ 푸가위 3에서 실행한 세계지도. |
PC용 맵핑소프트웨어도 GPS와 연결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와 GPS를 연결해 사용하면 지형도 상에 자동으로 현 위치가 표기되어 휴대형 GPS에서
느낄 수 없는 환상적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스타일의 차량용 네비게이션도 출시되어 있다. 맵핑소프트웨어는 이렇듯 활용도가 높지만 사용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스캔한 종이지도 데이터를 기초화(Calibrate·지도 위에 위경도의 눈금을 그리는 일)하는 작업은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숫자 하나만 잘못 써도 지도의 모든 좌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6.jpg)
|
▲ 푸가위 포켓PC 버전 실행 화면. |
이 기초화 작업은 ‘Map Calibration’이란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Calibrate’ 항목에서 실행한다. 프로그램 실행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바탕 지도를 불러와 그 지형도의 Datum(지형도를 만드는 기준이 된
좌표체계, 우리 나라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하는 지형도는 ‘Tokyo’
Datum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음)을 정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최소 3지점(위경도선이 교차하는 곳이나 정확한 좌표를 알고 있는 장소)을 정해 좌표를 입력하는 것이다.
이 작업이 전자지도의 정확도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며,
가장 많은 실수를 범하는 단계다. 흔히 발생하는 오류가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7.jpg)
|
▲ 푸가위 3의 지도 기초화 프로그램 작동 화면. |
위경도 입력으로, 우리 나라는 위도 N, 경도 E로 입력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S(남위), W(서경)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좌표 입력 부분은 작업을 마치기 전에 반드시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지도를 스캔할 때도 데이터의 크기가 너무 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 1메가바이트 이내의 크기로 조정하면 무리 없이 프로그램에
로딩할 수 있다. 원하는 지도가 너무 클 때는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스캔한 뒤, 어도브 포토샵(Adobe Photoshop)이나 페인트샵(Paint
Shop)과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해 한 장으로 만든다. 이 때도
왜곡이나 비틀림이 생기지 않도록 세밀하게 작업해야 정확한 좌표를
얻을 수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an.chosun.com%2Fwdata%2Fphoto%2Fnews%2F200211%2F20021104000077_08.jpg)
|
▲ 푸가위 포켓PC
버전의 지정 경로
운항 화면. |
지도 기초화 작업을 마치면 맵핑소프트웨어를 이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는 끝난 것이다. 물론 소프트웨어 내부 설정과 GPS의 세팅,
데이터 송수신, 웨이포인트와 루트 편집 등 여러 난관이 남아 있긴 하지만, 매뉴얼을 보고 한 두 번만 작동해 보면 쉽게 익힐 수 있다. 맵핑소프트웨어인 푸가위(www.fugawi.com)나 오지익스플로러(www.oziexplorer.com)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맛보기 판(데모버전)과 정식판(업그레이드 버전 포함)을 배포하고 있다. 데모버전을 설치해 제품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뒤 정식판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프린터 록’이라는 복사방지 장치가 있는 푸가위 3 정식판은 패키지 형태로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수입판매원인 네베상사를 통해 구해야 한다. 맵핑소프트웨어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분명 다루기 힘들다. 하지만 두어 시간의 짬과 10여만 원의 소프트웨어
값만 투자하면 GPS의 활용도를 수백%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GPS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눈여겨봐 둬야할 제품이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