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작법은 49재 등 천도재를 봉행하는 가운데 부처님법을 옹호하는 신중을 청해 모시고 이 신장님들의 가호로 일체 모든 장애 없이 재의 목적이 달성되도록 하려는 의도를 갖고 행하는 의식이다.
신중은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악심을 버리고 선심과 보리심을 발하여 불법을 옹호하기로 맹세한 분들이다. 그런 신중님들은 스스로 삼보를 잘 호지하여 세간에 부처님 법이 영원히 유통되도록 하겠다는 역할을 자처하고 그러한 사명감 속에서 살아나가는 분들이시다. 재의 끝까지 일체의 장애와 마구니가 범접하지 못하도록 해서 재가 무사히 치뤄지도록 엄호하여 주시기를 권청하는 의식이 신중작법이다.
신중작법은 신중청의 약식의식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의식문에 대하여 간단하게 해석을 하고 자세한 해설은 신중청 강의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원 문>
옹호게(擁護偈)
팔부금강호도량(八部金剛護道場) 공신속부보천왕(空神速赴報天王)
삼계제천함래집(三界諸天咸來集) 여금불찰보정상(如今佛刹補禎祥)
거목(擧目)
나무 금강회상 불보살(南無 金剛會上 佛菩薩) (1배)
나무 도리회상 성현중(南無 忉利會上 聖賢衆) (1배)
나무 옹호회상 영기등중(南無 擁護會上 靈祇等衆) (1배)
가영(歌詠)
옹호성중만허공(擁護聖衆滿虛空) 도재호광일도중(都在毫光一道中)
신수불어상옹호(信受佛語常擁護) 봉행경전영유통(奉行經典永流通)
고아일심귀명정례(故我一心歸命頂禮)
다게(茶偈)
청정명다약(淸淨茗茶藥) 능제병혼침(能除病昏沈) 유기옹호중(唯冀擁護衆)
원수애납수(願垂愛納受) 원수애납수(願垂愛納受) 원수자비애납수(願垂慈悲愛納受)
탄백(嘆白)
제석천왕혜감명(帝釋天王慧鑑明) 사주인사일념지(四洲人事一念知)
애민중생여적자(哀愍衆生如赤子) 시고아금공경례(是故我今恭敬禮)
<<역 문>>
(옹호하는 노래)
천 룡 팔부 금강역사 이 도량을 옹호하고
허공신은 속히 와서 사대천왕 보필하사
삼천세계 모든 천신 빠짐 없이 모두 모여
바로 지금 불국토의 상서로움 도우소서
(위목을 거듬 - 신중 삼귀의)
금강회상의 불보살님께 귀의합니다
도리회상의 성현들께 귀의합니다
옹호회상 신령스런 무리에 귀의합니다
(노래로 맞아들임)
옹호성중께선 허공에 가득하사
모두가 한 줄기 백호광에 쌓였어라
부처님 말씀 항상 믿고 받아 옹호하고
경전을 받들고 길이 유통케 하십니다
저희들이 일심으로 귀명정례 하나이다
(차를 올리는 노래)
맑디 맑은 좋은 차로 된 약은
능히 모든 병과 어두움을 제거하네
오직 성중님께 (이 도량을) 옹호하시기 바라오니
자비를 드리우사 거두어 주옵시고
어여쁘게 여기시어 받으시옵소서
(찬탄하여 아룀)
제석천왕께선 지혜와 영감이 밝으셔서
온 세계의 인간 일을 일념 중에 다 아시고
백성들을 사랑하사 모든 중생 아기같이 여기시네
그러므로 제가 이제 공손하게 예배 올립니다
<진 행>
대개 49재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관욕을 마치고 나면 신중작법을 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 재를 간략하게 올리고자 할 때는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관욕을 마치고 영가위패를 영단에 안치하고 나면 상단에 불공을 하기 전에 먼저 신중단에 차를 올리고 먼저 거불성으로 옹호게를 하고 거목을 하면 된다.
큰 재의 경우는 전문적인 어산스님들이 알아서 진행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간단하게 의식문에 나와 있는 대로 거목은 거불성으로, 가영은 가영성으로, 다게는 염불성으로, 탄백은 가영성으로 곡조를 따라서 부르기만 하면 된다.
<해 설>
신중작법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천도재에 훼방꾼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신중님을 청하여 차를 올리고, 삼보를 옹호하겠다는 신중님들의 본원에 따라 옹호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의식이다.
만약 재를 지내는 데 훼방꾼이 등장한다면 재의 목적이 원만하게 달성되기 힘들다. 소란을 피운다거나 주의가 산만한 영가가 있다면, 신중님의 위력으로 이러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신중작법의 의의이다.
이 의식은 바깥에서 다른 존재들이 와서 훼방하지 못하도록 하고, 또 안으로는 영가들이 얌전하게 스님들이 진행하는 의식에 따라 부처님 법에 순응하여 곁눈질하지 말고 극락세계나 천당에 왕생하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옹호게부터 그 뜻을 음미해보자.
팔부금강호도량이라 하였는데, 팔부는 천룡팔부를 말하는 것이요, 금강은 금강역사를 말한다. 천룡팔부는 ① 천(deva), ② 룡(naga), ③ 야차(yaksa), ④ 아수라(asura), ⑤ 가루라(garuda), ⑥ 건달바(gandharva), ⑦ 긴나라(kimnara), ⑧ 마후라가(mahoraga)를 말한다.
① 천은 대범천과 제석천 등 욕계․색계․무색계의 28천의 천신을 말하고, ② 룡은 하늘 궁전을 지키는 천룡,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려 인간을 이롭게 하는 우룡, 강에 사는 지룡, 전륜왕의 보배창고를 지키는 복장룡 등 네 가지의 용을 말한다. ③ 야차는 나찰을 말하는데 땅에 사는 지행야차, 허공에 사는 허공야차, 하늘에 사는 하늘야차가 있다. ④ 아수라는 인도 최고의 신 가운데 하나로, 싸우기를 좋아하여 항상 제석천을 향하여 싸움을 벌이는 신으로 부처님의 교화로 선신이 되었다. ⑤ 가루라는 금시조라고도 하며 용을 잡아먹고 사는 존재이다. ⑥ 건달바는 제석천의 음악을 맡은 신으로 술과 고기 등의 음식은 먹지 않고 향기만을 먹고 산다고 한다. ⑦ 긴나라는 인비인이라고 부르며, 가인이라고도 한다. ⑧ 마후라가는 지룡이라고 하며 대망신으로 이무기라고 부르는 큰 뱀의 신이다.
천룡팔부 가운데는 본래 착한 신도 있지만, 악한 신이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마음을 고쳐 수호신중 안에 들게 된 이들도 있다.
이런 천룡팔부의 모든 천신들과 금강역사께서 이 도량을 옹호하고, 허공의 신들은 모두 와서 사대천왕을 보필하고,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천신들을 빠짐없이, 재를 올리는 이 도량에 와서 불국토의 상서로움을 도우라는 말이다.
사대천왕은 호세사천왕이라고 하여 인간들이 사는 세계를 지키고 선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분이다.
그러므로 모든 신들이 와서 재를 올리는 도량을 보호하고, 재자와 영가를 보호하여 재가 원만하게 성취될 수 있도록 엄호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이것이 옹호게의 근본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