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1:14-29
찬송가 413장 “내 평생에 가는 길”
모세가 받은 마지막 지시(14-23)
하나님은 모세가 죽을 날이 가까웠다고 말씀하십니다. 모세는 나이가 많이 기력이 다하여 죽지도 않았고, 병으로 죽지도 않았습니다. 120세의 나이로 죽는 그날까지 눈이 흐리지 않았고, 기력도 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아직 기력이 있어 얼마든지 활동 가능한 모세를 데려가신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생명이 하나님께 있음을 다시금 발견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그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후~ 하고 하나님의 숨을 불어넣으신 것입니다. 우리의 호흡은 하나님이 불어넣으신 그 숨으로 가능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숨쉬는 것이 아니라 쉬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숨이 우리 가운데 머무는 한, 다시 말해서 우리가 숨을 쉬는 한 우리는 함부로 살 수 없고, 늘 불러주신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바로 블라인드 사이드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용서와 진리, 생명의 사이드로 인도하는 통로로서의 삶입니다.
(14-15)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죽을 기한이 가까웠으니 여호수아를 불러서 함께 회막으로 나아오라 내가 그에게 명령을 내리리라 모세와 여호수아가 나아가서 회막에 서니 여호와께서 구름 기둥 가운데에서 장막에 나타나시고 구름 기둥은 장막 문 위에 머물러 있더라
하나님께서 모세와 여호수아를 함께 회막으로 부르십니다. 7절에, 모세가 백성들 앞에서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지명했고, 지금 이 대목에서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모세와 함께 부르심으로써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지도자임을 확증시켜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회막에 임재하셨고, 구름기둥이 장막 문 위에 머무르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16-18) 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조상과 함께 누우려니와 이 백성은 그 땅으로 들어가 음란히 그 땅의 이방 신들을 따르며 일어날 것이요 나를 버리고 내가 그들과 맺은 언약을 어길 것이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버리며 내 얼굴을 숨겨 그들에게 보이지 않게 할 것인즉 그들이 삼킴을 당하여 허다한 재앙과 환난이 그들에게 임할 그 때에 그들이 말하기를 이 재앙이 우리에게 내림은 우리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에 계시지 않은 까닭이 아니냐 할 것이라 또 그들이 돌이켜 다른 신들을 따르는 모든 악행으로 말미암아 내가 그 때에 반드시 내 얼굴을 숨기리라
하나님은 모세에게 모세가 죽은 다음에 일어날 이스라엘의 배교와 악행에 대해 말씀해주십니다. 타지 않는 떨기나무 앞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지난 40년 동안 온갖 어려움에도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인도해 온 모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이 얼마나 뼈아팠겠습니까? 지난 40년의 수고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은 좌절감도 느꼈을 법합니다. 여하튼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그 땅의 이방 신들을 따르게 되면, 하나님은 얼굴을 숨기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얼굴을 숨기신다는 의미는 더 이상 이스라엘을 보호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어떤 위험에도 방치하시리라는 뜻입니다. 성경에 쓰여있는 모든 저주의 말씀이 응하는 것입니다. 하늘로부터 임하는 복이 사라지고, 은혜가 없으며,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지 못합니다. 전쟁과 기근이 그치지 않기 때문에 약속의 땅 가나안이 더 이상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게 됩니다. 이처럼 삼킴을 당하여 허다한 재앙과 환난을 연이어 만나게 되면, 이런 재앙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17)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버리며 내 얼굴을 숨겨 그들에게 보이지 않게 할 것인즉 그들이 삼킴을 당하여 허다한 재앙과 환난이 그들에게 임할 그 때에 그들이 말하기를 이 재앙이 우리에게 내림은 우리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에 계시지 않은 까닭이 아니냐 할 것이라
하나님이 더 이상 계시지 않기 때문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예전에 하나님께서 들려주셨던 말씀을 기억하여, 지난날의 과오를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는 것이 맞겠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18, 새번역) 그들이 돌아서서 다른 신을 섬기는 온갖 악한 짓을 할 것이니, 그 날에 내가 틀림없이 내 얼굴을 그들에게서 숨기겠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이 지은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게 돌아선 상태에서 더 적극적으로 우상을 찾아 섬기는 온갖 악한 짓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돌아오기를 바라셔서 이스라엘에 얼굴을 숨기시면서까지 재앙을 내리셨는데, 이스라엘은 더더욱 엇나가서 하나님을 더 멀리 떠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꼭 언젠가는 일어나게 될 일이지만 이런 일을 앞두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기 위하여 하나님은 노래를 주십니다. 이 노래가 바로 다음 장인 32장에 나오는 모세의 노래입니다.
(19-21) 그러므로 이제 너희는 이 노래를 써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르쳐 그들의 입으로 부르게 하여 이 노래로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 내가 그들의 조상들에게 맹세한 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그들을 인도하여 들인 후에 그들이 먹어 배부르고 살찌면 돌이켜 다른 신들을 섬기며 나를 멸시하여 내 언약을 어기리니 그들이 수많은 재앙과 환난을 당할 때에 그들의 자손이 부르기를 잊지 아니한 이 노래가 그들 앞에 증인처럼 되리라 나는 내가 맹세한 땅으로 그들을 인도하여 들이기 전 오늘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아노라
먹어 배부르고 살찌면 하나님을 떠나 다른 신들을 섬기며 나를 멸시한다고 하십니다. 인생 가운데서 성취를 맛보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힘써 이룬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임을 잊어버리면, 우리는 하나님을 떠나게 됩니다.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을 잊은 채, 그 모든 것이 내 능력이라고 착각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멸시하고 하나님을 속히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잠언 30장 7절에서 9절이 이러합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꼭 잠언 기자처럼 기도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기억한다면 하나님을 떠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노래가 바로 하나님을 떠나려고 할 때, 한 번 더 마음을 멈칫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노래의 핵심은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의 입으로 구전되면서 이 노래를 기억하고 부르는 한, 자신들의 핍진한 형편이 어디로부터 기인한 것인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수많은 일들 가운데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수많은 일들이 꼭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이 떠났기 때문에 겪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우연도 있고, 사고도 있습니다.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우발적인 일들이 많지만 때로는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날들을 하나님 앞에서 반추해보는 것도 많은 유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겪는 어려움들이 혹시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섬겨야 하는 질서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자세를 다듬을 수 있고, 말씀대로 살아갈 힘도 얻게 됩니다.
한편 하나님은 함께 부른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땅으로 이스라엘을 인도하게 될 것이라고 확증해주시면서 강하고 담대할 것을 주문하십니다. 명시적으로 모세의 역할은 여기까지이고, 이 다음부터는 여호수아가 지도자로서의 일을 감당할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강하고 담대할 수 있는 까닭은 하나님이 함께하시겠다는 약속 한 마디 때문입니다. 누구도 듣지 못한 음성입니다. 모세가 함께 들었지만 이내 죽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보증도 증표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 의지하고 나아가야만, 강하고 담대할 수 있고 마침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가 성취해야 할 약속의 땅이 있습니다. 감내하고 이겨내어야 할 요단 강이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으면 해낼 수 있습니다. 오늘 의지해야 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증거로 삼으리라(24-29)
모세가 율법의 말씀을 다 책에 써서 마친 후에 언약궤 곁에 두어 증거가 되도록 합니다.
(26-28) 이 율법책을 가져다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언약궤 곁에 두어 너희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 내가 너희의 반역함과 목이 곧은 것을 아나니 오늘 내가 살아서 너희와 함께 있어도 너희가 여호와를 거역하였거든 하물며 내가 죽은 후의 일이랴 너희 지파 모든 장로와 관리들을 내 앞에 모으라 내가 이 말씀을 그들의 귀에 들려주고 그들에게 하늘과 땅을 증거로 삼으리라
레위인들은 모세가 쓴 율법책, 곧 신명기 말씀을 언약궤 안에 넣는 게 아니라 언약궤 옆에 두고 증거를 삼게 했습니다. 이 율법은 7년마다 면제년 끝에 공개적으로 읽혀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모세는 장로들과 지도자들도 불러 이 말씀을 귀에 들려줄 것이라고 합니다. 하늘과 땅을 증거 삼는다는 말은, 이스라엘이 나중에 율법에 기록된 경고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억지를 부릴 때, 모세가 경고한 바가 있음을 환기하는 창구가 되거나 직접적인 재앙을 내리는 통로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모세는 끝까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율법을 써서 언약궤 곁에 두고 7년마다 읽게 하는 등의 제도도 정비하고, 힘을 들여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끊임없이 가르칩니다. 필부에 불과했던 그를 40년 동안 인도하신 하나님의 뜻에 충실한 결과였습니다. 저마다 부르신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죄인으로 그냥 살게 버려두시지 않고,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진리와 용서, 생명의 사이드로 바꿔주신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나누는 삶입니다. 이 삶을 살고자 하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힘주시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후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곁을 떠나실 것을 미리 아셨던 하나님 아버지, 파국을 예상하시면서도 모세를 통해 끊임없이 가르치고,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하나님의 곁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셨던 그 마음으로 오늘 우리와도 함께하시는 줄 믿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지 않도록 인도해주시고, 어떤 순간 가운데서도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힘을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겨 그로부터 떠나지 않는 인생 살도록 도와주셔서 우리가 마땅히 디디고 서있어야 할 믿음의 땅을 벗어나지 않도록 굳건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16)
2.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어길 때, 하나님은 어떻게 반응하시며, 이스라엘이 겪어야 할 일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17-18)
3. 모세와 여호수아를 함께 불러 각자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나의 부르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는 부르심을 이루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4.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모세가 마련한 안전장치는 무엇입니까? (24-26)
(작성: 이창호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