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지구-동엽령-무룡산-삿갓재-남덕유산-서봉-육십령

[영감]

▣ 코스; 안성지구-동엽령(1320m)-무룡산(1491m)-삿갓봉(1410m)-월성재-남덕유산(1507m)-할미봉(1026m)-육십령(730m

▣ 거리:17.9km+4.2km  평균속도: 시속 2.3km

▣ 일시 및 소요시간: 2012.10.21 (10시간50분 소요)

▣ 동행자; 백두대간산우회 지승,흥식

▣ 날씨 : 3/17 ,구름,바람 없이 맑은 하늘

▣ 오늘의 들머리는 전북 무주군 안성면 안성탐방지원센타다.

동엽령에서 부터 육십령까지로 거리는 22.3km 삿갓봉을 지나 남덕유 서봉 할미봉 구간이 업다운이 심해 만만치 않은 구간이 될듯하다.

삿갓봉 이후 생각보다 기온이 많이 올라 체력소모와 물부족으로 대부분 회원들이 고생했다.
하지만 가을 덕유의 또다른 모습을 보며 오늘은 단순히 걷는게 목적이 아닌 산이 주는 모든 것을 최대한 느끼고 싶어진다.

새벽 3시30분경 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도 선선하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헤아릴 수 없을 별무리와 인사하며 덕유의 어둠속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동엽령까진 4.2km 급경사를 끝없이 올라 너덜지대를 지나 나무계단이 나올 즈음에 계곡 산행은 끝이 보이고 거친 숨을 토해내며 동엽령에 당도 한다

동엽령에 삿갓재 대피소까지 6.2km이고 아침은 삿갓재 대피소에서 먹기로 하였다,
길은 순해지고 이곳부터 무룡산까진 울긋불긋 비단처럼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한낮에 걸었으면 멋진 능선을 보며 걸었을 텐데 아직은 어둠이라서 약간 아쉽다.

표고차100m 내외의 능선을 따라 여러개의 봉우리를 지난다,

무룡산에 도착하자 일출의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진다. 멋진 일출을 감상하며 덕유의 마음인냥 한없는 너그러움에 푹 빠져 산행의 피로마져 잊게 한다.

능선을 경계로 좌측은 거창 우측은 장수땅으로 나뉘고 낮은 관목과 억새로 이어진 길을 따라 가다보면 삿갓봉에 다다른다,

정상부에 오르니 티끌 한점 없는 맑은 하늘에 앞쪽으로 가야할 남덕유산 서봉이 멀리는 지리산까지 단숨에 조망된다,

덕유는 주종이 참나무이다 보니 단풍은 별로여서 산객은 거의 보이지 않고 한적함 마저든다.

 

△ 03시30분경 안성도착

△ 동엽령

동엽령에 새벽4시50분에 도착, 시간상으로 1시간20분정도 걸렸다, 동엽령 공터엔 비박팀의 노란텐트 2개가 보인다, 곧이어 중간 후미가 도착하고 시원한 가을 바람에 숨을고른다.

△ 무룡산에서의 장엄산 일출

저멀리 가야산까지 조망된다

△ 무룡산에서 바라본 남덕유산과 서봉이 지척으로 보인다

△ 이곳을 넘어가면 삿갓골재며 삿갓대피소가 있다.

△ 삿갓대피소

무룡산에서 길게 이어진 나무계단을 지나고 능선을 넘으면 삿갓재 대피소가 나온다. 오전7시40분에 도착 6.2km를 2시간30분 여유있게 걸렸다.

사갓대피소의 넓은 테라스에 모여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도 지승이와 우리 일행은 양은 냄비에 비빔밥을 빠나는 시원한 어묵국을 끓였다.
올빼미처럼 밤새 함께 산행하고 함께 아침을 여는 정겨운 얼굴들 다들 즐거운 표정이다.
오늘은 바람도 없고 생각보다 훨씬 기온이 높다.

대부분이 추울걸로 예상하고 단숨에 덕유를 넘을줄 알았는데 나또한 이때 까지만해도 오늘 산행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 삿갓봉에서 조망한 아름다운 전경

△ 삿갓봉에서 조망한 남령

함양 서상면에서 황점으로 넘나들던 고개

△ 삿갓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와 오른쪽 서봉이 지척으로 보인다.

△ 황점마을

옛날에 덕유산에 나무가 많아서 유황(硫黃)을 많이 구워서 황점이라 하며 삿갓봉은 삿갓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삿갓봉이라 하고
그에 따라 그 고개를 삿갓골재라고 한다네요.
황점마을에는 모두가 붉은 벽돌로 집을 짓고 비교적 넉넉하게 살고 있으며 마을 앞에는 효자비를 세우고 비각이 세워져 있답니다.

△ 옛날에는 남덕유산을 봉황봉(鳳凰峰)이라 하여 신성시했다 합니다.

△ 남덕유산

드디어 오늘의 최고봉 남덕유산 정상에 오전10시20분에 도착하고 보니 삿갓재에서 4.3km거리로 2시간 정도 소요된 셈이다,
탁트인 전망에 가을 덕유 정취에 만끽하며 덤으로 다음에 가야할 지리산 방면의 계곡을 넘나드는 운해의 산 물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래서 산에 중독된 마음은 산에 다가감으로서 치유를 받고 산에 오르면 다음 산행에 대한 또다른 그리움으로 앓는가 보다.

△ 장수지역 구불구불한 육십령 오름과 운동장 트랙처럼 보이는 대곡리마을엔 한국마사회에서 육종마를 훈련시킨다.

훈련장뒤로 대곡저수지 뒤에 장안산이 우뚝하다. 대곡저수지 좌측에 주논개의 생가가 있다.

바로 밑에는 경남 교육청 덕유교육원이 보인다.

△ ▽ 남덕유에서 서봉까지는 길지는 않지만 이길도 경사가 만만치 않아 땅만보고 걷기 시작한다.하지만 덕유는 그때마다 멋진 절경을 선사한다.

서봉 오르는길 마지막 철계단이 환상이다. 물론 오를때는 죽을 맛이지만 서봉정상은 무척 넓고 탁트였다. 휴식을 취하며 행동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날씨 탓에 대부분이 물은 이곳에서 거덜이 났다. 아직도 육십령까지는 7.3km이정표가 우리를 보고 웃고 있다.

△ 서봉정상

△ 사진 뒤로 1500고지의 참샘이 있으나 지쳐 내려갈 기미들이 없다

서봉에서 육십령까지 7.3km 적지않은 거리가 남았다. 3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 용담

△ 대부분이 말은 안해도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하지만 함께하면 즐거움 두배 힘든 것은 반인 것을 서로 격려하며 걷는다...
키만큼 커다란 산죽밭과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고 커다란 암봉을 지나니 덕유산이 커다란 산임을 실감한다,

나도 모르게 이정표만 찾게 되고 거리 계산를 한다.그럴수록 힘은 더들고 육십령까지는 길게 떨어지는 것을 알지만 대원들의 사기를 생각해서 입을 다문다..

△ 할미봉 가는길은 고도가 낮아지면서 능선을 곱게 물들인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발바닥에 불이 나고 힘이 점점 빠질즈음 할미봉 정상이 보이고

나무그늘에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제법 가파른 암릉구간에 로프도 메어져있고 거리도 상당하고 경치도 귀찮다.
마음따로 몸따로 다리는 알아서 길을 찾아 잘도간다.

△ 할미봉

정상석의 붉은색 글씨가 약간은 생뚱맞게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좌에서 우로 파로라마 처럼 펼쳐진 풍경이 떠나는 우리의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덕유의 마지막 한폭의 산수화를 선물한다,

△ 할미봉의 유래는

할미성은 어느 할머니가 치마폭에 돌을 날라 쌓았다는 설에서 유래하며 장수쪽 사람들은 할미봉 아래 일제시대에 규석광산이 있었는데 쌓아 놓은 규석이

쌀처럼  보였다고 해서 쌀미봉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어느 도승이 백성이 석달 동안 먹을 쌀이 있는 산이라 예언하여 합미봉이라 했다고 한다.

함양의 군장동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군장동이란 이름은 군사를 숨겨놓은 곳이라는 데서 유래하며 군사들이 먹을 수 있는 군량미를 숨겨 둔 곳에서

합미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 할미봉에서 올려다본 서봉과 남덕유산

야트막한 능선과 급경사를 지나 한참을 걸으니 드디어 전북 장수와 경남 함양의 경계이면서 오늘의 날머리인 육십령에 오후1시50분경 도착한다.

서봉에서 7.3km를 2시간30분 걸렸으니 총10시간30분이 소요된 산행으로 약간은 나태하고 풀어진 마음이 산을 만나 다시금 긴장의 끈을 조이게 만드는 긴 하루였다.

△ 전북 장수와 경남 함양의 경계인 육십령

경상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를 가르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도계를 따라 동서로 나누어진 문화와 언어는 생활의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어 왔기에 교통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기에는 구전으로 전달되는 문화도 서로 다르게 발전 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육십령을 넘나 드는 전북장수 지방과 경남함양 지방의 육십령 산적에 관한 전설인데 장수쪽의 전설은 임진왜란 때 조억령장군의 이야기로 할미성에서 군졸을

데리고 봉화대를 지키느라 가정에 돌아갈 수 없는 형편이 되자 그의 부인이 육십령으로 남편을 찾아 나섰다가 산적들을 만나 능욕을 당하고 살해 당하고 말았다.

조장군이 꿈을 꾸었는데 하도 불길하여 집에 다녀 오려고 밤 길에 재를 넘는데 원귀가 된 부인이 나타나 원한을 풀어 달라고 하소연 하자 군졸들을 이끌고

산적들을 찾아서 도륙하고 부인의 시신을 거두어 원귀를 달랬다 한다.

그 뒤 조장군은 육십령을 넘어오는 왜군들과 싸움에서  전사하여 부인의 묘옆에 묻히게 되었고 육십령에 전적비를 세웠다고 한다함양쪽에는 신랑 신부의 가슴아픈 이야기는

경상도 신랑과 전라도 색시가 혼인을 했는데 처가에 머물러 있던 신랑은 달콤한 신혼에 세월가는 줄 모르다 부모님 생각에 이르자 신부를 처가에 남겨둔 채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육십령을 넘게 되나 불행이도 산적의 손에 죽게 되었다. 

돌아오지 않는 신랑을 애 타게 기다리던 신부는 매일 같이 동구 밖에서 신랑을 기다리다 지쳐서 죽게 되어 망부석이 되었다고 한다.

두 이야기 모두가 육십령 산적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렇듯 마루금을 경계로 서로 다르다.

△ 끊어진 백두대간의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 긴 여정 끝에 먹은 점심은 전북 장수군 장계면의 5일장 내의 순대국밥이다..

[상록수]

대단한 영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