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꿈나무 센터 6기 활동가 양지원입니다. 몽골은 이제 여름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요즘은 거의 매일같이 비가 내리고, 비가 내리고 난 뒤의 아침이면 공기가 꽤나 쌀쌀하답니다.
몽골은 6월에 학기가 종료되고 9월 1일에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올해는 총 4명의 친구들이 꿈나무센터를 졸업했어요. 4명의 친구들은 2011년 2월 BHN을 나눠주기 시작할 때 처음 아시안프렌즈와 인연을 맺은 후, 꿈나무 센터가 개관한 뒤로 약 6년간 꾸준히 센터에 나왔답니다. 꿈나무센터 활동사진들을 시간 순서대로 찬찬히 살펴보다보면 아이들이 크는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요. 마냥 아기 같은 모습의 사진 속 친구들이 이제는 센터를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니 불과 몇 개월이지만 곁에서 아이들을 지켜봤던 제가 괜히 가슴이 벅찼답니다.
졸업생 이야기
앙카
센터의 맏언니 노릇을 잘 해주는 앙카예요. 사실 편식도 심하고, 졸업을 앞두고는 반항 아닌 반항도 해 활동가를 당황스럽게 했지만, 그래도 활동가와 친구처럼 이런 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곤 해요. 점심 준비는 물론 센터 청소도 잘 도와준답니다.
앙카는 9월부터 울란바토르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평소에 대학교를 정말 가고 싶어 했어서 앙카가 대학교를 진학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울란바토르에 가서는 몽골어를 공부한다고 해요. 앙카는 몽골 언론사의 가자가 되고 싶어합니다.
울란바토르에 가면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고 합니다. 다행히 학비가 무료라 걱정을 덜었지만, 그래도 대학교에 진학할 때 이런 저런 돈이 많이 든다며 걱정을 하고 있어요. 바가노르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속상해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기대하고 있어요. 특히 울란바타르에 잘생긴 남자들이 많다고 장난스레 이야기하는데 소녀같은 앙카 모습이 정말 귀엽답니다.
앙카는 한국에 관심이 정말 많아요.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센터에서 한국어를 제일 잘 하는 친구이기도 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한국으로 가고 싶다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한테 종종 한국이 어떤지에 대해 묻곤 해요. 그러면서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가고 싶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앙카가 대학교를 무사히 잘 진학해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또 앙카의 바람대로 한국으로 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우레
우레는 몽골 국민대학교 경제학부에 진학했습니다. 2학년부터 과를 선택한다고 해요. 우레는 은행에 취직을 하고 싶어해 경제학과나 회계학과에 진학하고 싶어 합니다.
우레는 할머니와 둘이서 생활하는데, 다행히도 집에서 공부할 환경이 되어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우레는 본인이 대학교에 가고 난 뒤 할머니 혼자 바가노르에 남겨지시는 걸 걱정했었는데, 이번에 우레가 대학교를 진학하면 할머니도 함께 울란바타르로 이사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평소 야무지게 척척 공부를 잘 해내는 우레가 울란바토르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길, 그래서 지금 꿈꾸는 것처럼 멋진 은행원이 될 수 있길 함께 응원해주세요.
애리오나
애리오나는 철도 전문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기숙사 및 식사가 제공된다고 해요. 학비 또한 없어서 평소 가정형편이 어려운 애리오나가 부담없이 학교를 진학할 수 있게 되었어요. 2년간 학교를 다니고 수료하고 난 뒤에는 철도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애리오나는 센터에서도 가장 가정환경이 어렵습니다. 고아 가정인데다 집이 없어서 언니 오빠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생활하고 있어요. 늘 언니 오빠들의 집에 가 집안일을 돕고 조카들을 돌보느라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생활을 했었어요. 애리오나가 대학교에 가 열심히 공부하고 철도회사에 취직해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만래
만래는 의학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졸업후에는 의사가 된다고 합니다.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전문분야를 정한다고 해요. 만래는 평소에 영어도 척척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잘 했던 친구라 대학교에 가서도 적응을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방학인 요즘은 센터에 종종 나와 카드게임을 하거나 동생들을 재밌게 잘 놀아주곤 합니다. 향수를 뿌리고 오기도 하는데 벌써 어른인척 행동하는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참 귀여워요.
꿈나무센터 이야기
졸업하는 네 명의 친구들 외에도 꿈나무센터 친구들은 이제 9월 1일 개학을 앞두고 분주하게 학교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사실 매일을 더 알차고 즐겁게 노는 게 전부인 것 같긴 하지만요.
꿈나무 센터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그 속에서 서로를 위하고 배려해주는 모습들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질 때가 참 많은 요즘입니다. 주어진 과제를 다 하면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곤 하는데,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는 군것질 거리를 누군가에게 선뜻 나눠주는 모습이나 게임을 할 때도 서로가 속상하지 않게 조금씩 져주고 봐주고 하는 모습들이 정말 귀엽고 대견해요. 아이들이 점점 더 멋지게 자라나는 모습들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종종 제가 처음 몽골에 왔을 때의 아이들 사진을 찾아보곤 하는데, 지금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쑥쑥 많이 자랐는지가 눈에 보여 깜짝 놀라게 되더라구요. 저도 아이들과 함께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자랄 수 있어 참 행복했던 6개월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눈 깜짝할 새 6개월이 지나가버린 것 같아요.
이제 딱 꿈나무센터 활동의 절 반을 마무리했습니다. 새롭게 마음을 정비하고 앞으로의 6개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몽골의 추운 겨울이 조금은 두렵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며 추운 겨울을 잘 준비해보록 하겠습니다.
다음엔 개학을 맞아 한층 더 개구져진 꿈나무센터 소식을 들고 찾아뵐게요!
첫댓글 모두들 너무 장합니다.
부모님도 안 계시는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은 네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