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4 18.35km 1150m
4일차 - 24일 장안산
아침 장계터미널에서 어제 경험을 거울 삼아 맛금 구입해서 챙기고, 0725 장안리행 버스 탑승, 0750경 종점인 괴목동 하차. 장안산 등반 시작.
괴목동에서 무릉고개까지는 흙길이지만 2k정도 거리에 300여m를 올라야 하는 코스로 경사가 좀 심한 편임. 평소라면 이 정도야 문제도 아니겠지만 어제의 경험이 마음 한편에 남아 기를 꺽었고, 몸도 지친 상태라 쉬어쉬엄 꾀나 힘들게 무령고개에 도착. 무령고개에 도착하자 천국이 펼쳐짐. 거의 평지에 야자매트가 깔린 넓은 등산로는 말 그대로 탄탄대로, 지도를 보니 올라야 할 고도가 기껏 200m정도. 이제 모든 걱정이 다 날아감.
억새평원에 이르러 탁트인 전망을 보니 장안산도 그냥 100대 명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듦.
정상을 정복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특히 숲길로 이어진 하산길을 기분 좋게 맞았는데, 너무 방심했는지 두 번이나 알바. 그것도 가장 나쁜 경우인 급경사에서. 특히 두 번째의 경우는 원래 예정 코스였음에도 길이 희미하게 나 있고, 급경사를 횡으로 가로지르는 길이라 위험했는데도 냉정하게 판단하여 표지판을 따르지 않고 강행. 결국 6,70도의 급경사를 100m쯤 내려갔다가 길이 아님을 알고 고도 70m 정도를 다시 올라오느라 시간도 30분 허비한데다 기가 폭 꺽임. 이제 방화동까지의 시간도 걱정되고. 다시 올라와서 보니 갈림길 옆에 폐쇄등산로 안내판이 쓰러져 가려져 있었음. 알바만 없었고, 냉정하게 판단만 했다면 너무나 쉽고 편안한 하산길이었고 시간적 여유도 충분했을 텐데.
범연동에서 방화동 휴양림 가는 중에 포장도로 3.5k 정도가 끼어 있는데 뙤약볕에 시간도 애매하고 걱정했는데, 고도가 꽤 되고 바로 덕산계곡을 끼고 도는 길이라 강바람이 불어 걸을 만 했음. 3.5k를 한번 쉬고 40분 정도 걸려 드디어 용소계곡에 도착.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꽤 되었고, 길도 잘 나 있음. 시간도 얼추 짐작해 보니 넉넉해서 계곡에 간단히 멱도 감고, 사진도 찍고. 남부군 촬영지라는 아랫용소를 거쳐 드디어 3시경 방화동휴양림 도착.
휴양림이라 그런지 식당이 없고 기껏 하나 있다는 식당도 영업을 안 함. 휴양림 입구에서 300여m 남짓한 정류장까지 내려갔는데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지만 아직은 본격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듯. 또한 혼족용 식사는 거절. 어쩔 수 없이 남은 쨈과 빵으로 요기하고 계곡에서 멱도 감고 옷도 갈아입고 쉬면서 대기. 1610 정확히 남원행 버스가 도착, 탑승. 버스요금은 3000원 정도. 5시쯤 남원 시외버스터미널 도착.
터미널 정류장에 내리자 모텔과 여인숙이 눈에 보이자 잠만 잔다고 생각해서 터미널 여인숙을 선택했는데 숙박요금은 2만원, 짐을 맡길 수 있다는 말에 방으로 가는데 갑자기 혹 에어컨이 없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 한 대에 물 한 병을 달랑 줌. 여인숙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실감. 그래도 지리산 기슭이니까 설마 밤에는 덥지 않겠지 하면서 그냥 자기로.
짐을 풀고 kt대리점을 찾아 유심카드 바꾸어 폰을 고치려고 했지만 알뜰폰이라서 안 된다는 말에 결국 헛걸음만. 광한루까지 택시비 3700원들이고 구경했지만 더위 때문에 실외보다 실내 홍보관에 들러 대충 구경하고 광한루에서 사진 찌고 나옴. 저녁 먹기 위해 미리 수집한 정보에 따라 이조갈비를 찾다 못 찾고 장수꺼먹돼지 식당에서 삼겹살 2인분에 공기밥에 막걸리는 없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소맥을 시켜 말끔히 비움. 오랜만에 고기 맛을 봐서 그런지 모든 게 맛있고, 평소 즐기지 않는 시원한 소맥도 만족. 장수에서 먹지 못한 장수흑돼지를 남원에서 맛봄.
여인숙과 여관의 차이가 에어컨의 차이임을 여실히 느낌. 선풍기를 틀어놨지만 열대야에 거의 잠을 못 잠. 전주에서 수정여관은 18000원에 에어컨에 선풍기가 있었는데 여긴 소도시에 여인숙인데도 2만원을 받고 에어컨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