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아이 생각하니 "담배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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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이용정 부회장(왼쪽에서 네번째)이 화엄토건 동료들과 금연구호를 외치고 있다. | "하루 담뱃값이면 밥을 굶는 아이가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을 수 있는데 어떻게 담배를 피우겠어요?" (주)화엄토건 이용정(다미아노, 55) 부회장이 회사에서 금연운동을 벌여 어려운 이웃을 돕기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건강을 이유로 금연을 결심하지만 이 부회장의 동기는 조금 다르다. 그는 IMF 외환위기로 모든 이가 어려움을 겪던 지난 1997년. TV에서 밥을 굶는 어린이의 슬픈 눈망울과 하루 1000원이면 그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바로 금연을 결심했다. 하지만 수십 년을 피워 온 담배를 끊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하루하루 금연에 성공할 때마다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를 치고,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굶주림에 고통받는 아이들 얼굴을 떠올렸다. 그는 "담뱃값으로 결식아동 후원비를 내기로 결심하고 시작한 금연"이라며 "한번은 담배를 피우고 나서 금연에 실패했다고 낙담했는데 그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한 달 뒤,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가 가득차고 그동안 모은 담뱃값을 결식아동에게 후원하는 날. 그는 성취감과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기쁨에 환호했다. 그날로 담배에 대한 미련은 담배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는 건강도 지키고, 결식아동도 돕는 1석2조 금연운동을 직원들에게 제안했다. 물론 직원들은 취지가 좋다며 속속 동참의사를 밝혀왔지만 하루 아침에 담배를 끊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흡연과 금연을 수 차례 번복한 직원이 있는가하면, 금연은 어려우니 흡연량을 줄여서라도 이 운동에 동참하겠다며 성금을 내는 직원도 있다. 그와 뜻을 같이하는 직원 30여 명은 매달 본인이 정한 금액을 월급에서 떼는 방식으로 금연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와 직원들은 그동안 2000여 만원을 모아 서울 홍은3동본당 나눔의묵상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금연운동에 동참한 이대환(36) 과장은 "건강도 좋아지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도 도와 정말 큰 보람을 느끼며 금연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금연 결심이 단 하루만에 무너지더라도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1석2조 금연운동의 확산을 바랐다. 이 부회장은 현재 홍은3동본당 사목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