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병간호하면서 한창 힘들었을 때 주문처럼 외던 말이 있습니다.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면 현실이 보이고, 현실이 보이면 마음이 너무 따갑고 아파서 차라리 생각 없이 살자고 한 것이었죠. 일종의 도피였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봐도, 만일 그때 그러지 않았으면 그 시기를 견디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습관은 무섭습니다. 길을 걷다 갑자기 공에 맞는 것처럼 과거의 힘든 순간이 뜬금없이 머릿속에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습관적으로 그 생각을 외면하려고 합니다. “으으”라고 입으로 소리 내 털기도 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주의를 돌리거나, 깊은 한숨을 쉬기도 합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고스란히 견디는 게 괴로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상이 삶에 들어온 후부터 대응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습관적으로 바로 털어내려다가도 호흡을 크게 하며 그 자리에서 직면하려고 합니다. 현재 어떤 생각이 떠올라서 급하게 외면하려 했는지 바라봅니다. 병원에서 급하게 먹던 편의점 음식, 병간호 침대에 앉아 바라봤던 슬리퍼 안 나의 발가락, 자꾸만 오는 병문안 손님들로 피곤해 엄마께 불평했던 순간 등등. 주로 마음을 쿡쿡 찌르는 아픈 장면들입니다.
오늘도 출근하다 무심코 그런 장면 중 하나가 툭 떠올랐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반복하면서 가슴이 빨리 뛰는 것을 먼저 진정시켰습니다. 이 생각을 외면하거나, 스스로에 대한 자책으로 끝나지 않게 잠시 멈췄습니다. 당시에는 하지 못했던 위로를 나에게 했습니다. "그때 외로웠겠다, 매우 힘들었겠다" 가슴에 손을 얹고 따뜻하게 속으로 속삭였습니다. 그러자 눈물이 났습니다.
이미 지나간 것은 지나간 일이다, 라인 것을 떠올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대처가 아쉬웠던 모습이 있다고 해도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 살아남으려고 애를 썼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그때로 남겨두자고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현재를 살고 있는 나에게 충실해야 할 때니까요. 코끝의 호흡을 집중하며 지금, 여기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metta님, 명상일지 잘 보았습니다. 지난 시간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이 쉽게 지워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만큼 큰 고통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이 메타님이 명상을 하면서, "일순간 마음이 여리고 집중이 않될 때, 불쑥 일너나고하는 과거의 아픔들,"
*******그러나 이젠 그곳으로 돌아가 자책하거나 방황하지 않고, 자기를 돌보며, 멈추어 알아차림을 하고, 현재의 나로 돌아오곤
있다곤 하니, 많이 성장하고, 마음이 굳건해지고, 지금의 현재에 주의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