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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0분 전에 문자로 여쭸던 사람입니다. 경남한살림 조합원인데요, 지난번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우리신학연구소(http://www.wti.or.kr/)에서 발행하는 "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이라는 주간 잡지에 "도덕경 읽는 아빠의 육아 협력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보면 병원 가는 일도 크게 고민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잡지의 독자들에게 병에 대한 글을 좀 쓰고 싶은데, 써 놓고 보니, 이게 혹시 사실에 어긋나지 않는지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께서 읽어주시고, 혹시 틀린 점이 있는지 지적해 주시면 저뿐만 아니라 이 잡지의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부탁 드립니다. 댓글로 달아 주시면 제가 보고 반영하겠습니다.
미리 감사를 드립니다.
장용창 드림.
010-9904-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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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건강 상식 1
-항생제와 청국장의 동일한 원리
2011년 9월 16일 장용창
1. 앞 잔소리
안녕하세요? 기쁜소식에 육아에 대한 글을 쓰는, 통영에 사는 장용창입니다. 오늘부터 서너 차례 정도는 육아 건강 상식을 적어볼까 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육아를 위해서 부모들은 끊임 없이 아이의 건강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사실 “건강하게 키운다”는 것 자체가 육아의 유일한 목적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육아와 관련된 건강 상식, 의학 상식 등에 대한 교육이 우리 나라 전반적으로 매우 부족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배운 적이 없고, 전통적인 의학 상식은 벌써 잊혀져가고 있지요. 의사들이 가끔 문화센터 같은 데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의학 강의를 할 적엔 병원 안 가면 큰일 나는 것처럼 주로 협박만 하지요(^^).
육아를 주제로 한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보면 건강 문제에 대한 상담이 정말 많아요. 엄마들이 서로 서로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은 정말 눈물 겹습니다. 이런 카페에서 나온 육아 건강 상식들이 책으로 나왔고, 저를 포함한 수많은 부모들에게 필독서가 되고 있다는 게 참으로 놀랍고 고맙지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의학 교육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이 글에서 틀린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얘기가 틀렸다는 것을 지적하는 과정을 통해서 바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학 교육이 강화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에서 저는 저의 주관적인 의견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부모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객관적인 사실들을 위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글 쓰다가 흥분해서 또 옆길로 샐 수도 있으니 용서해 주시길.^^)
2. 생태계에서 “썩음”의 소중함
오늘 첫번째로 드릴 말씀은 항생제와 청국장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항생제가 건강을 위협할 수 있고, 청국장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원리가 똑같다는 것을 설명할 것입니다. 저는 건강 상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도 원리를 알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독자님들도, 제 글이 조금 지루하더라도 천천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항생제와 청국장을 이해하려면 우선 생태계에서 “썩음”의 원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태계에서 모든 생물들은 태어나서 죽은 다음 썩습니다. 썩음으로써 바로 다른 생물을 위한 영양분이 되는 것이지요. 생물에서 무생물로 돌아가는 과정이 바로 썩음입니다. 썩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생명을 준 생태계로 다시 돌아감으로써 다른 생명을 키워내는 거룩한 일입니다.
이렇게 썩는 것을 부패라 하기도 하고, 발효라고 하기도 합니다. 부패와 발효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부패가 훨씬 더 넓은 개념이고, 여러 가지 부패 중에서 인간에게 이로운 부패를 발효라고 할뿐입니다.
이런 부패 또는 발효를 시켜주는 존재들이 바로 미생물입니다. 사람들은 부패를 끔찍하게 생각하고, 부패를 시키는 미생물을 두려워하지만, 사실 미생물이 없다면 지구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다른 생명들이 번성하게 되지만, 미생물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다른 생명들도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그만큼 미생물에 의한 분해는 중요합니다.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 중에 박테리아(세균)와 바이러스가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부패는 박테리아에 의해 일어나고, 바이러스는 감기 등을 일으키는 존재들입니다. 박테리아는 죽은 생물을 분해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고 좀 더 크기가 큰 반면, 바이러스는 그 숙주가 살아 있어야만 자신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생한다고 하고, 독립성도 약하고, 크기도 작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박테리아는 생물이지만, 바이러스는 생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발효와 부패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죠. 잘 발효된 된장은 상온에 몇 개월을 그냥 두어도 부패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미 부패했기 때문입니다!!! 콩이 된장이 되는 것은 박테리아가 콩을 분해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부패(분해)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다른 박테리아가 분해할 거리가 안 남아 있는 겁니다. 발효음식은 기원전 3천년전 문명에서도 이미 사람들이 먹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1) 건강에 좋다는 이유 말고도 (2) 보관하기에 좋다는 이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3. 우리 몸과 박테리아의 공생 관계
아주 놀라운 사실, 저도 최근에야 할게 된 사실은, 우리 몸 속에 박테리아가 100조 마리 정도 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할 때는 모두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왜 하느님은 우리 몸 속에 저렇게 많은 박테리아가 살도록 했을까요?
우리 몸 속에 있는 박테리아는 두 가지 기능을 합니다. 첫번째는 소화를 돕는 것입니다. 앞에서 생태계의 원리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생물이 무생물로 되어 다시 생태계로 돌아가는 과정이 부패이고, 이것을 돕는 것이 박테리아입니다. 인간이 음식을 섭취했을 때 이를 소화하는 과정도 똑같습니다. 음식은 생명체들인데, 이것이 몸으로 흡수되려면, 몸이 흡수할 수 있는 영양분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것을 돕는 게 바로 박테리아들입니다.
두번째는 다른 형태의 부패를 막는 것입니다. 앞에서 된장으로 설명 드린 것처럼 일단 한 가지 박테리아가 음식물을 분해(발효)시키면, 다른 박테리아가 부패시킬 게 안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박테리아가 들어오더라도 번성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우리 몸 속에 있는 박테리아와 우리 몸은 태어나면서부터 공생관계를 형성했습니다. 우리 몸은 이들 박테리아와 함께 있어도 전혀 기능에 문제가 없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지요. 우리 몸은 이들 박테리아에게 음식이라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대신, 이들 박테리아들은 이 음식을 소화하기 편한 형태로 바꾸어주고, 우리 몸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다른 부패균들이 번성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들은 우리 몸이 외부로 닿는 부분에 쫙 깔려 있습니다. 우리 몸이 외부로 닿는 부분, 즉, 입에서 항문까지 연결된 소화기관의 안쪽과 코에서 폐로 이어지는 호흡기관의 안쪽, 그리고 귓구멍, 피부 등에도 이런 미생물들이 있습니다. 앞에서 저는 소화만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이런 미생물들은 우리 몸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는 동시에, 우리 몸을 헤치는 다른 미생물들이 번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4. 항생제가 위험한 이유
자, 이쯤 되면 항생제가 위험한 이유를 쉽게 알겠지요? 된장 발효균이 있어서 된장이 썩지 않는 것처럼, 우리 몸에도 우리 몸을 지켜주는 미생물들이 있어서, 우리 몸을 썩게 하는 다른 미생물들이 번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미생물들이야말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생명의 선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항생제의 영어 이름은 안티바이오틱스(anti-biotics)인데, 이 말을 조더 노골적으로 번역하면 “생명을 죽이는 물질”이 됩니다. 항생제는 처음부터 생명을 죽이는 물질입니다. 항생제는 바로 박테리아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데요, 우리가 항생제를 먹으면 병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지키고 있었던 박테리아까지 죽여 버리게 됩니다.
항생제의 원리를 군대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북한이 쳐들어오자 우리 군대가 북한과 싸웁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우리 군대로는 힘이 모자라서 적군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는 미국에 핵폭탄을 쏘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핵폭탄을 전쟁터에 쏘면 우리 군대와 북한 군대가 다 죽습니다. 그러면 우리 나라에는 나라를 지킬 군대가 없게 되고, 다른 적군이 침입하기에 쉬운 상태가 됩니다.
항생제를 먹으면 병균을 죽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병이 나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를 먹으면 그와 동시에 우리 몸을 지키는 유익균도 죽이기 때문에, 마치 핵폭탄으로 적군과 아군이 모두 죽어버린 나라처럼, 다른 병균이 침입하기에 아주 쉬운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주변에 보면 중이염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10년 동안 아이에게 먹였다는 사람도 많은데, 항생제를 먹은 이후에도 중이염이 계속 발병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 드려야겠네요. 항생제는 박테리아만 죽일 뿐, 바이러스는 죽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병이 걸려 혹시나 항생제를 먹고 싶을 때에도, 반드시 그 병이 박테리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감기나 후두염 등은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므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에 걸렸을 때 항생제를 먹는 것은 효과는 없고 항생제 내성만 키우는 일입니다.
5. 발효음식이 우리를 살리는 이유
하지만,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어떻게 병을 치료하나요? 라고 저에게 질문하실 분이 많습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요. 200만년 인류 역사에서 인간이 항생제를 사용한 것은 100년도 안된 일입니다. 항생제를 안 쓰고도 인류는 200만년 동안 이 지구에서 번영을 누려 왔습니다. 왜 방법이 없겠습니까?
앞에서 말씀 드린 것과 똑같은 원리로 말씀 드리면, 우리는 우리 몸 속에 있는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면역체계를 돕는 방법은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그 방법들을 열거하는 것은 저의 역할이 아닐 것입니다.
단, 한 가지만, 글의 흐름상 일관되게 말씀 드리면, 바로 발효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특히 암에 걸린 환자들일수록 몸 속에 있는 유익한 미생물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밥을 먹어도 소화를 잘 못 시킵니다. 발효가 된 음식은 몸 속의 유익균들이 해야 할 발효라는 과정을 이미 끝마친 음식입니다. 그래서 몸 속 유익균이 부족한 환자들도 발효음식은 쉽게 소화할 수 있고 이로부터 영양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효음식에 들어 있는 박테리아들은, 몸을 병들게 하는 다른 박테리아들이 우리 몸에서 번성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한 가지 더, 발효음식을 먹는 방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모든 미생물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환경이 있습니다. 온도, 습도, 염도 등이 그것입니다. 이런 환경조건이 달라지면 미생물들도 죽습니다. 예를 들어 청국장을 발효시키는 미생물은 온도 40도 정도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청국장을 끓이면 이 미생물이 다 죽어버립니다. 청국장이 몸에 좋지만, 청국장을 찌게로 만들어 먹으면 효과가 줄어듭니다. 김치도 마찬가지로, 찌게로 만들면 그 좋은 발효균들을 모두 죽여버리게 됩니다. 제가 의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원리인데도,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청국장을 끓여먹고 김치찌게를 먹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지구의 지배자는 인간이 아니라 미생물입니다. 우리 주변에 미생물이 온통 가득합니다. 이 미생물들과의 전쟁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절대 못 이깁니다. 그러므로 병균을 죽여서 병을 이기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주변에 병균은 이미 가득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방법은 공생입니다. 함께 사는 것입니다. 우리 몸을 지켜주는 유익균들에게 우리 몸을 지켜달라고 기도를 하고, 이 유익균이 살아가기 좋은 상태로 우리 몸을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여러 생물들을 만든 다음 “번성하라”고 했다 하니, 인간이 미생물과 싸우려는 방식 그 자체가 하느님 뜻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도덕경 73장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此兩者 或利或害....是以 聖人 猶難之
용어감즉살, 용어불감즉활. 차양자 혹리혹해.,..시이 성인 유난지.
天之道 不爭而善勝.
천지도 부쟁이선승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에 용기를 부리면 누군가를 죽이게 되고, 행동하지 않는 것에 용기를 부리면 살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둘은 어떨 때는 이익이 되고 어떨 때는 손해가 되기도 해서, 성인도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방법을 쓰면 싸우지 않고도 좋은 승리를 거둡니다.
첫댓글 대체로 무난 합니다. ^^ 그런데 발효음식에는 청국장 뿐만아니라 치즈나 요구르트도 있는데요, 치즈나 요구르트는 잇점도 있지만, 단점은 더 많지요. 청국장과 김치 같은 채식 자연 발효식품은 훌륭한 음식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우리를 살리는 음식은 엄밀히 말하면 발효음식이라기보다는 채식이라고 하는 것이 더 합당하며, 이중엔 김치나 청국장이 포함되는 거지요. 참 읽기 좋게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조언을 가능한 한 반영하겠습니다. 선생님 조언이 읽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 선생님, 혹시 이 글 말미에 "이 글에 대해 지리산에 계시는 임동규 선생님께서 조언을 주셨습니다."라고 밝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 이름이 들어간다면, 발효 유제품에 대한 예는 뺐으면 합니다. 된장으로 바꾸신다면... 저는 비건채식가이며, 또 환자에게 그런 방식으로 치유를 돕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친절하신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요구르트 사례를 된장으로 모두 바꾸었습니다.
선생님, 친절하신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요구르트 사례를 된장으로 모두 바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