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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키워드는 ‘익사이트(Excite)’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을 ‘일하기에 흥분되는 곳(Excite to work)’으로 만들고자 했다. 구글을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이들이 회사를 만들 때부터 했던 생각이었다. 즉, ‘제대로 된 검색엔진을 만들어 누구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회사 창업의 이유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흥분하면서 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동격이라는 것이다. ‘직원들의 복지를 높이겠다’ ‘직원들에게 (이렇게) 해주겠다’라는 위에서 아래로 베푸는 입장이 아니라 ‘우리 모두 같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피라미드식의 전통적인 회사 조직이 아니라 네트워크 조직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구글은 이처럼 ‘일하기에 흥분되는 문화(Culture of the excite to work)’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발명했다. 구글 문화(Google Culture and Innovation)를 소개한 아이베타 브리지스 구글 교육지원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는 “우리는 여기에서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 왜냐면 정말 일하기 좋은 쿨한 것(work on cool stuffs that matters)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일하기 좋은 쿨한 것들은 무엇일까? ▲구글플렉스 1층 찰리카페에서 TGIF 세션을 준비하고 있는 장면 역시 일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제 1의 조건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설립자, 최고경영자, 이사진, 주요 임원, 중간간부(부장, 과장 등), 일반 직원까지 회사의 이념과 지향, 앞으로 해야 할 일, 과제, 산적한 현안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 회사(또는 조직)가 전진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힘이 될 것이다. 실제 현대적 기업들은 사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실을 만들어서 사내외 소통에 힘을 기울이고 뉴스레터, 사내 방송을 통해 CEO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려 노력하며 다양한 회식(서구에서는 파티)자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CEO 및 주요 경영진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래도 쉽지 않다. ‘피라미드식’ 조직과 의사결정 구성을 갖춘 산업화(Industrial) 시대 회사가 직면한 가장 힘든 과제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다양한 생각과 백그라운드(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니까. CEO의 메시지는 중간 관리자를 거치면서 왜곡되기 쉽고 주요 경영진의 행동은 숨겨지고 있으며 회사의 주요 정책 방향은 ‘보안’ 이라는 이유로 사내 직원 어느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다는 각종 회식은 ‘비용’ 이상이 되서 ‘검은돈’의 주요 창구가 되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폭력’으로 받아들여지며 ‘저녁 없는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직원들은 회사의 향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건을 기사를 보고 알아야 하기 일쑤고 그래서 “왜 우리는 우리 회사의 미래를 기사를 보고 알아야 하나”고 불만을 터트린다.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조화’는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인가? 그렇지 않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본사가 있는 회사 상당수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 기업들도 같은 고민이다. (물론 잦은 회식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한중일에 특수한 상황이긴 하다) 회사 크기가 문제인가? 역시 그렇지 않다. 기업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일일이 관여할 수 없는 규모가 되면 겪는 비슷한 현상이다. 다만 그 ‘진통’의 정도가 다를 뿐이다. 히지만 다수의 ‘뉴’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인터넷 기업’이라는 특성에 맞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만들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구글의 ‘TGIF’다. 한국에서는 TGIF가 ‘트위터, 구글, 아이폰(애플),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TGIF가 그런 뜻으로 쓰인다고 하면 오히려 의아해 한다. 왜냐면 구글의 프라이데이 미팅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매주 금요일 오후(대략 4~5시)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창업자나 최고 경영진이 나와 찰리카페에서 전체 회의를 진행한다. 주제는 다양하다. 사내 문제에서부터 검색, 지메일, 구글플러스 등 프로덕트, 안드로이드의 향후 방향 등 경영에 이르기까지 구글 일반 직원이면 누구나 와서 최고 경영진의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구글러면 누구나 “‘TGIF’가 구글 문화의 핵심이다”고 설명한다. TGIF 시간에는 ‘도리(Dory)’라는 사전 질문 시스템이 있다. 모든 직원이 직접 질문 문항을 결정하면 페이지와 브린은 가감 없이 모든 것을 대답한다. ‘도리’라는 질문 시스템도 구글의 검색 시스템처럼 사전 질문 내용 중에 직원들이 투표(Thumb up or down)해서 가장 많이 올라간 질문이 TGIF 세션에서 실제로 경영진에 질문이 된다. 스티븐 레비의 인더플렉스(In the Flex)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지만 질문 내용 중에는 “왜 이번에 채용된 CFO는 그렇게 높은 대우를 받느냐”라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같은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고양시킬 수밖에 없다. 보안 문제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으나 구글러들은 회사를 해칠 목적이 아니라면 경영상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유출을 삼가는 분위기다. 구글의 TGIF는 페이스북이 바로 따라했으며 이젠 많은 뉴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직원과의 직접 대화’를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다국적 기업 톱25′ 중 1위에 꼽힌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 SAS의 비결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회사는 한 달에 한번씩 짐 굿나잇 CEO와 임직원들이 ‘커피와 함께 대화를(Conversation Over Coffee)’이란 이침 미팅을 가진다. 어떤 주제로든 논의할 수 있고 직원들의 질문을 받고 CEO는 대답을 한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되는 비결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일하기 좋은 기업이 되는 필요충분 조건임에 분명하다. 대부분 직원들은 중간 간부들이 중간에 자신들이 해석한 메세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설립자나 최고경영자, 고위 경영진의 얘기를 ‘공개적으로’ ‘직접’ 듣기를 원하며 이는 회사의 충성도와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직원들은 회식 ‘자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회식’을 통해 대화하기를 원한다. 중간 간부들의 생쇼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궁금한 점을 주요 경영진이 ‘들어주기’를 바란다. 회장(또는 CEO)이 최소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직원들은 날카로운, 다소 민감한 질문을 했다고 잘리거나 좌천되는 회사는 원치 않는다. ‘CEO와의 대화’가 별도로 마련 돼 사전에 준비된 질문만 하고 준비된 답변만 읊는 회사도 원치 않는다. 창의적 기업이 되는 최우선 과제는 외국의 유명 컨설팅 업체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살아 움직이고 실행되어야 한다. CEO 한 명의 경험이나 아이디어 보다 회사 임직원 수백, 수 천명의 경험이나 아이디어가 더 크고 더 좋은 해결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CEO는 수십, 수백, 수 천명의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모아질 때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커넥티드 시대를 앞서나가고 창의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만드는 일을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출처:벤처스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