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D-2일: 울산에서 부산 집까지 오는데 무려 2시간 30분....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울산시내의 도로 상황은 명절연휴동안 명국이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집에 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바카스라도 얻어 먹을려던 계획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설 D-1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결혼 23년차 주부 10단 옆지기의 지시에 따라, 역시 결혼 23년차의
노련한 프로 가사도우미 답게 일사불란하게 제사음식 준비에 온힘을 쏟았다.
뭐..그래 보아야 "이 미련 곰팅이!!!" 하는 옆지기의 사정없는 잔소리가 비수처럼
나의 온몸에 꼽히지만, 그래도 난 각종 설걷이, 청소, 쓰레기 정리 등 각종 허드렛일
에 온정성을 기울이며, 찌짐 뒤집는 옆지기의 심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땀 뻘뻘
흘리며 나의 최선을 다하였다.
수많은 설명절 메시지중 가장 반가운 것은 훈련부장의 명절 다음날 번개 소식 ㅎ
드뎌 설 : 제사 지내고 손님 맞고 꽤 분주하게 보냈다...역시 명절 음식중 젤 인기를 끄는 것은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오징어 튀김이다.
이번 설에는 옆지기의 협박,회유때문에 닭튀김 과 고구마튀김을 못한 것이 약간 아쉽지만,
그리고 나의 요리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딸래미 덕에. 너무 비싼 과일값 덕에 나의 비장의
무기인 사과튀김과 배 튀김을 못한 것이 무척 아쉽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내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니, 설 준비 때문에 옆지기에게 받은 피박과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사라진다.
설D+1일 : 집에 엄청나게 많은 수의 손님(우리식구 제외 13명)이 와서 자고 있었지만, 난 새벽에
운동 준비를 해서 살금 살금나와 즐거운 마음으로 동호회 사무실로 갔다.
근데....헉......번개가 번개가.......엉뚱한데 쳤는 듯하다.
동호회 사무실에는 명절동안 술에 찌들은 동현총무 한명만...
우짜까? 우짜까? 하다 그래도 나온 것이 아까워 동현총무는 수영 1호교 왕복, 그리고
나는 민락동 우레탄 왕복을 하기로 하고 막 나갈려고 하는데, 명국이와 명국이 후배가 온다
동마 대비해서 28KM 뛰기로 했다고...근데 나보고 자봉 해달라고 한다. 쩝......
집에 손님이와서 안된다고 얘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구의 부탁인데(사실은 술 사준다고 해서)
-회원여러분들도 잘 알시겠지만- 천사표 비단결 맘을 가진 내가 도저히 거절을 못하겠다.
그래서 일단 10km를 달리고 나서, 자봉을 해주기로 하였다
- 아 설 다음날부터...이게 무슨 꼴인가?????
수영강의 차거운 강바람을 맞으면서 보온통을 한손에 들고 물컵 몇개 호주머니에 쑤쎠넣고
하염없이 명국이와 후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이리도 처량한데,갈매기는 잘 노는군.... 쟤들은 춥지도 않은 가벼....
- 귀떼기근처에 있다가 너무 추워서 한참을 회동동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저 멀리서 익숙한
웬수 덩거리의 모습이 보인다
- 일마....넘은 손시리고 추워 죽겠는데, 석대까지 안 왔다고 툴툴거린다
- 준비해간 보온병의 따뜻한 물에 코코아 하나 타서 멕이니 그래도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남기고
달려가는 넘 뒷모습.... 참 친구가 뭔지????
첫댓글 수고 많이 하셧습니다
미안슴다, 시계를 잘못 맞추어 ....
ㅎㅎ 아닙니다.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열심히 뛰었습니다
자봉 감사~~~~ 28키로 인줄 알고 갔는데...31.5... 라고 하더라~~~ 힘들어서 죽는줄 알랏다... 덕분에 잘 달렸다.
광안리에서 보니깐 쌩쌩하더니만
엥 광안리 난 못봤는데~~~~~ 암튼 엔진 오일 언제 갈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