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의 하루를 시작합니다.
군산은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근대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전라도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일본으로 실어나르던 곳이 바로 이곳 군산이었다고 합니다.
군산 비응도에서 묵고 아침밥을 해결한 군산식당.
카메라를 들이대자 손까지 흔들며 배웅해주십니다. ^^
맛나는 아침이었습니다. 메뉴는 백반이었답니다.
군산 금강포구길. 걷기보다는 자전거에 더 어울려 보입니다.
함께 답사에 참여한 일행들입니다.
매우 이채롭고 다감했던 구불길 쉼터.
철새조망용 회랑입니다.
3년 전 이곳을 자전거로 방문했을 때 수 많은 철새가 저 강물에 두둥실 떠 있었는데
한 마리도 보질 못했답니다. 아마 4대가 사업이 진행되는 여파인듯합니다.
전라북도에서 이 길을 포장 중이던 것은 군산시청 문화관광 담당자가
알고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간신히 공사를 중지시켰다고 합니다.
잘 있는 흙길 위에 왜 이런 일이... 이 길은 농기구가 지날 일 조차 없는
온전히 도보여행자와 자전거 만을 위한 길인데...
시청 관계자는 개악의 사례로 포장된 일부구간은 남겨둘 생각이라고 합니다.
촬영에 여념이 없으신 김영록 작가님.
공공근로프로젝트로 되살아난 마을입니다.
모두가 잘 만들었다고 칭찬한 안내판.
업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재료만 갖다 드리고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
오성산 및 성덕마을 비보림입니다. 마을에서 새어나가는 기를 붙잡아두는 둑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저 나무 뒤편에 있는 마을을 외적들에게 감추는 실질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봄이 문턱 앞입니다.
영구보존이 가능한 타일공예로 마을이 꾸며졌습니다.
성덕마을은 오성산 밑에 자리합니다.
오성산이란 옛 다섯 성인을 뜻하는 것으로 백제 말 부여로 쳐들어가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오성산에 이르러 마침 장기를 두고 있던 다섯 노인에게 부여 가는 길을 묻자
'백제를 치러 온 적군에게 길을 가르쳐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이 다섯 노인은 소정방에게 목이 잘렸고 그 후부터 이 노인들은 '오성'이라 추모해 왔다고 합니다.
이 다섯 성인의 가묘는 오성산 정상 전망대에 있으며 우리는 4월에 여행도보로 가보겠습니다.
이 마을 벽에 있는 이 그림은 이 다섯 성인과 말을 탄 소정방을 희화화한 것입니다.
저 위가 오성산입니다.
이곳은 금강하구둑에 있는 어도 가는 길입니다.
금강하구둑의 어도는 총 3가지입니다.
가장 왼쪽은 계단식 어도, 중앙은 많은 민물을 흘려보내서 그 냄새로 거슬러 오르려는
고기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오른쪽의 가장 유속이 느리고 자갈로 되어 있는 어도는 게나, 뱀장어 처럼 유영에
능하지 못한 생물들이 거슬러오르는 곳이라고 합니다.
금강하구언의 바다쪽입니다.
밀물이 들어오면 저 먼 바다를 항해할 작은 조각배...
채만식 선생 문학관입니다.
채만식 선생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군산에서 그 유명하다는 락원 한정식집입니다.
4월 발도행 여행도보 때 바로 이 집을 예약해서 가겠습니다.
굴이 무척 싱싱했답니다.
무엇보다 절 놀라게 했던 건 바로 소고기 맛의 지존이라는 육사시미.
아 이 고급요리를 여기서 먹게될 줄이야...
1인 기준으로 한 4~5만원쯤은 되리라 생각했는데, 계산할 때 보니 1인당 2만원이더군요. 와우... ^
식당 주변에 있는 히로쓰 가옥입니다.
당시 포목점으로 큰 부를 이룬 히로쓰가 살던 가옥이라고 합니다.
마치 얼마전 다녀온 다카야마를 다시 온 듯 시공간이 혼돈스러웠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건물 뒤에 붙은 금고건물입니다.
축척한 재산이 얼마나 많았으면 금고를 아예 건물로 지었을까요.
앞에서는 안보이게 뒤에 은밀하게 지어져 있습니다.
문화재 같은 것을 보관하기 위해 지주의 집에는 저런 금고 건물이 각각 있었다고 합니다.
건물 2층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우측의 저곳이 신전을 꾸민 곳이고 왼쪽은 서화를 거는 자리라고 합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각 집마다 자그마한 신전을 꾸며놓고 있지요.
방 위로 환풍이 잘 되도록 작은 창을 달았다고 합니다. 일식가옥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2층 복도...
이 집은 맛집으로 소개하는 것은 아니고 이집 안쪽의 일식 정원이 매우 잘 남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조계종 동국사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절 중에 유일하게 일본식 건물이 남은 동국사입니다.
평일임에도 서울, 경기에서 구경 온 젊은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히로쓰가옥과 함께 저에겐 무척 큰 충격이었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절 내부는 다른 절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 절에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 비밀인 만큼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으니
밀맥주 한잔 받아주는 분께만 살짝 말씀드리겠습니다. ^^
동국사를 보고 나오니 군산의 허스름한 집들이 다 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째보선창으로 알려진 군산 내항입니다.
하늘이 참 아름답습니다.
진포해양테마공원 군함입니다.
옛 한국은행 군산지점입니다. 지금 복원 공사중입니다.
나가사끼18은행
창 너머로 카메라만 살짝 걸쳐서 찍은 내부모습.
최근까지 사용한 흔적이 보입니다.
옛 군산세관건물입니다. 조형미가 무척 뛰어나서 놀랐습니다.
80년대 중반까지 실제 쓰이다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됩니다.
실제 세관장실로 쓰였던 곳으로 마지막에 쓰였던 책상과 집기 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저 자리에 앉아 기념촬영도 가능합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군산항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 중 하나입니다.
1926년 사진으로 군산항 제3차 축항 공사를 축하하기 위해 쌀 가마를 탑처럼
쌓아놓은 모습입니다. 쌀 가마 위에서 아래로 '축 축항기공 역전정우회'글씨가 보입니다.
일제의 한국 수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사진 앞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갔다고
해설사께서 설명해주시네요.
군산항에 있는 곡식창고.
쌀 25만 가마를 동시에 보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으로 철도선을 증설하여 하루 150량분의 곡식이
실려왔다고 합니다. 휴... 그러니 일제강점기 우리 조국민들의 고난이 얼마나 심했겠습니까... 흑흑
이곳을 마지막으로 쓰셨던 군산세관장의 집기 그대로 보관중입니다.
저 엄청난 금고가... ^^
월명공원 부근의 해망굴. 이곳도 일제 강점기 때 뚫린 것이라고 합니다.
벚꽃이 그만이라는 월명공원 산책로입니다. 상당히 길고 또 아름답다고 합니다.
공원에서 내려다본 군산항.
요 아래 마을 골목길 탐사도 꽤나 재밌다고 하는데,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대부분의 집들이 이주했다고 합니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는 김영록 작가님. 역시 카메라와 맞짱을 뜨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