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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작 시 특 집
홍 문 표
홍 문 표
나의 고고학 외 4편
일백년 전에는
분명히
내가 없었다
호적에 새겨진 이름도 없었고
내 무게를 확인할 진단서도 없었다
그 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흥얼거림도
발자국의 이지러짐도 아닌
무명의 발치에
그저 흘러가는 구름이거나
가지 끝에 매어달린 바람이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눈짓을 주던
별빛이거나
오대조 할아버지
부싯돌에 달아오르던 미열
나의 호적은 1939년 2월 27일
어머님은 그날 아침
문설주에 걸린 아침 해를 움켜잡고
나를 생산했다고 하지만
내 기억은 늦겨울 하늘에 걸린
아련한 새털구름이다
기록대로라면
이제 내 연대는 분명
칠십을 넘긴 분량인데도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아리한 명주실 한 가닥
아직도 밤이면 내 이름 석 자
허리춤에 매달아 놓고는
불안한 줄다리기다
그때 나는
그때 나는
얼마나 다급했던지
허공에 누워
까만 초침의 궤적을 밟으며
희미한 내 운명의 무게를 가늠하면서
창틈으로 스며드는 푸르른 하늘을 보았다
풋내 나는 오월의 바람조차
달디단 아카시아 향내가 났다
회색의 기억들이
기도문의 꼬리에 매달려
기적의 아침을 간구하면서
그 많은 잎사귀와
탐스런 열매를 인질로 하여
며칠만 더
빛살의 야무진 식욕을 요구하던
내 목숨의 부끄러움
그 때 나는
발치에 돋아난
무명의 풀이고 싶었다
철없이 뒹구는 망아지
모퉁이에 버려진 조약돌조차
얼마나 부러웠던지
망각의 허름한 껍질이거나
차라리 무관심의 바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여유가 생긴 요즘엔
비가 내리고
바람 부는 날이면
신경통을 걱정한다
정말 가증스런 게
염치를 모르는 명줄이다
이슬에 대하여
연초록 가녀린 잎들이
밤새 어둠을
헹구고 또 헹구어 빚은
아리디 아린 눈물이다
하늘의 별들이 내려와
여린 잎들과 놀다가
미처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의 재잘거림
새벽이 눈을 비비고
아침을 마련하는 동안에만
반짝거리는 보석 알갱이
너무도 투명하기에
조그만 동공에
아득한 우주를 품고
너무도 순결하기에
내 영혼의 흔들리는 숨결마저
살며시 머금고는
맑은 눈을 깜박거린다
그러나 풀잎의 맨 끝자락에
매어달린
저 아슬한 허공의 아우성
안개는 마침내 햇살의 다스한 온기를
한 움큼씩 마시고는
다시 날개를 펴고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신발에 관한 명상
눈만 뜨면 나는
신발을 찾는다
신발이 있고서야 나의 하루가 있다
신발은 나를 끌고
온종일 하룻길을 누빈다
내가 좋아하는 신발은
쇠가죽 검정 구두다
질기고 부드럽고 반짝거리기 때문이다
처음엔 발바닥에만 붙어서 살던 것이
차츰 내 발목을 옥죄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아예 내 행세까지 한다
내가 검정구두와 동거한지 칠십 여년
나는 이제 낡은 검정 가죽구두 한 컬레다
저녁이면 나는 신발을 벗는다
고단한 하루도 벗는다
신발을 벗고서야
눈을 감고 단꿈을 꾼다
난 이제 낮에도
신발을 벗고 싶다
맨 발로 맨 발로
아주 홀가분한 맨발로
풋내 물씬한 자운영 꽃밭을 누비며
눈부신 햇살을 마시며
마음껏 하룻길을 달리고 싶다
예가 바로 백제의 하늘이다
-백제금동대향로에 부쳐
높으디 높은 상상봉에
두 날개 활짝 펴고
꼬리마저 하늘로 치켜든
봉황의 장엄한 자태
하늘로 하늘로 치솟는
저 불사의 황금빛 날개 짓을 보아라
여의주 목에 걸고
눈빛은 하늘너머 우주를 응시하며
가슴엔 생성의 하늘 뜻 뜨거워
햇살처럼 쏟아내는 축복의 향내가
천지에 가득하여라
예가 바로 백제의 하늘이다
온통 산들이다
스물 네 겹 층층이 솟아오른 청산이다
계곡엔 철철철 명경의 강이 흐르고
호수엔 고기들 떼 지어 논다
숲에는 사철 꽃들이 웃어대고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곳
사람들은 노루 사자 호랑이와 더불어 산다
악사들의 청아한 연주소리 들려라
나무들이 춤을 춘다
새들이 춤을 춘다
산들이 춤을 추고 하늘도 춤을 춘다
예가 바로 백제의 하늘이다.
연꽃이다
연분홍 꽃밭이다
잎 새 마다 하늘을 꿈꾸는
무궁한 하늘나라다
애오라지 하늘을 머금었기에
세속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저 청정함의 지고한 순결
모두를 품에 안고
안식과 풍요를 빚어내는
꽃잎들의 지극한 정성
예가 바로 백제의 하늘이다
황룡이다
백마강 이무기가 황해를 박차고
방금 하늘로 승천하는 용트림이다
천지를 뒤흔드는 열망의 몸부림이다
입으로는 불꽃을 뿜으며
앞발로는 구름을 헤치고
갈기로는 바람을 휘저으며
청산의 나라 연꽃의 나라 머리에 이고
구만리장천으로 날아오르는
저 우람한 생명력의 소용돌이
예가 바로 백제의 하늘이다
부여 땅 골짝마다
지금도 천오백년 침묵을 깨고
솟아오르는 그날의 향연(香煙)
더욱 높이 올라라 더욱 멀리 내 뿜어라
백제의 하늘이여
신 작 시 특 집
한 룡 무
치마저고리 외 4편
민족의 상징
치마저고리
이국땅 일본에서도
우리 교포여성들은
치마저고리를 입는다
결혼식장이나
동네에서 집안에서
경사가 났을 때
여성들은 치마저고리를 입는다
맵시 좋은 칠색무지개
오색영롱한 치마저고리를
원수들의 칼집에도 끄떡없이
우리 여성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멋지게 수놓은 치마저고리를
입고 또 입는다
아내여
집안일을
거의 다 혼자 하는
아내여
쉬는 틈도 없구나
나는 아내의 남편으로서
집안에서 그 무슨
뚜렷하게 해 낸 일이 없구나
밥을 짓고
심부름 가고
세탁하고
청소하고…
쉬지도 않고
줄기차게
집안일을 하는 아내여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난방기며 냉방기
여름옷, 겨울옷 이불 등
번갈아 정리하는 아내여
나하고 아들들도
아내의 덕분에
해 입고 해 먹고
살아가고 있어라
바라건대 아내여
때로는 일손을 멈추고 쉬어라
부지런한 나의 아내여
한돐
장남부부의
사랑의 결실
두 명 째 손자
이름은 유나
드디어 태어난지
한 돐이 되었구나
아장아장 걷고
울기도 웃기도 하는구나
세상물정은 알지도 못하구나
손자야 유나야
비록 일본 땅에 태어났어도
너는 한국 사람이야
자라나면 떳떳이
한국여성으로 살아가야 한다
크거들랑
너는 알 것이다
우리가 일본에 살게 된 사연을
유나야
귀여운 손자야
무럭무럭 자라서
저고리치마 입고
세상을 활보하여라
김치
이국땅 일본
우리 교포 식탁에는
반찬으로
김치가 밥상에 오른다
소소한 식탁이건만
김치가 먹음직하다
깍두기, 보쌈김치
총각김치, 오이김치, 배추김치…
옛날에사
일본인도 마늘 내 강하다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김치
지금은 일본인도 김치를 먹는다
한국가정요리
불고기가게는 물론
수퍼마켓트 등등
김치를 팔고 있다
교포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되는
김치
김치는 오늘도 맛이 있다
우리 민족의 자랑이여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새가 난다
구름이 떠돈다
파도가 밀려온다
새는 지저귄다
구름은 흐른다
파도는 설레인다
새는 요란하게
구름은 하늘높이
파도는 춤춘다
삼라만상은
나를 위하여 숨 쉰다
왜 그것은
내가 사람이기 때문
지구의 주인이기 때문
새와 구름과 파도가
나를 따라 존재하는 것이다
* 한 룡 무
․도쿄 출생
․「창조문학」시 등단(2006)
․조선대학교 문학부 졸업
․조선작가동맹 신인상 수상(1980)
․시집『별』외
․저서『한글상용회화사전』『한글기본회화』외 다수
신 작 시 특 집
맹 숙 영
겨울을 자르다 외 4편
입춘이 열어준 문을 나서는 날
멀리서 오는 순화로운 바람이
가슴에 안긴다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깨며
드르륵 둔탁한 기계음이
아직인 사람에게 풋잠을 깨우며
무겁게 귀에 부딛친다
새처럼 하늘을 오가는 엔진 톱의
날갯짓아래 겨울이 잘리고 있다
지난 한 해 푸르게 키가 크며
힘차게 하늘로 뻗어 올라갔던
가로수의 긴 갈기들이
서릿발 기세를 꺾고 잘려지고 있다
해묵은 겨울을 쳐내고
나무들의 봄 길을 터주고 있다
잘려진 가지들이 맥없이
잃어버린 시간 위에 쌓인다
겨울을 잘라내는 소리가
지상의 봄기운에 감긴다
바람을 잡고 달리는 아이
바람을 잡고 달려오던 아이
해 그림자에 걸려 넘어진다
무릎팍에서 은빛 햇빛이
통통 튀어오른다
싱긋 웃으며 일어서서
바지에 묻은 얄팍한 햇살을
탈탈탈 털어낸다
다시 또 바람을 붙잡고
아른거리는 하늘 높이 뛰어
아지랑이 속으로 달려나간다
아이의 지나는 머리 위로
산수유 꽃망울 터지며
노란 꽃 등불 켜진다
아, 그건 꽃을 피우기 위한
봄바람이었구나
이팝나무 꽃필 때
키가 큰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흰 구름처럼 뭉실뭉실 피어오르면 나는 언제나 작고 가냘픈 그 여인이 생각난다 삶의 찌든 때를 입고와 어머니 앞에 맵고 쓰린 눈물을 두 손으로 연신 번갈아가며 훔치던 남루한 여인 그 여인이 돌아갈 때면 머리 위에 하얗게 한 무더기로 핀 이팝꽃이 가득했다 하얀 쌀이 가득 담긴 광주리를 이고 이팝나무처럼 하늘하늘 걸어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평생을 당신은 소식小食에 가녀리셨던 몸이지만 덜어주는 손은 크시고 너그러우신 마음이 때때로 어린 내 마음엔 퍼주시기만 하던 어머니가 언짢기도 했었지만 아무 말 못했다 일하는 사람들이 많던 우리 집엔 할 일 없이 공밥 먹는 식구도 많았다 언제나 밥 때만 되면 들어와 앉는 이들은 내 유년에 염치라는 어휘를 알기 전 그 의미를 먼저 깨우치게 해주었다 때로 어린 나는 우리 식구 끼리만의 오붓한 밥상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기도 했었다 딸이 되기도 아들이 되기도 학자금도 받아갔던 사람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할까 하고 가끔 생각이 난다 이렇게 풍성하게 하얀 쌀밥으로 이팝꽃이 한가득 피어날 때쯤이면 물그림자처럼 흔들려 분명한 영상이 그려지지 않아도 지나간 인연 속에 들어있는 사람들 스쳐간 모습이 그립기도 한 번쯤 보고 싶기도 하다.
생명의 언약
생명처럼 다윗을 사랑한
사람 있었으니 그들은
요나단과 미갈
사울왕의 아들 딸이었네
요나단은 언약을 맺고
증표로 겉옷을 벗어
칼과 활과 띠까지 주었네
다윗은 죽인 블레셋사람
이백명의 표피를
사울 왕에게 바치고
딸 미갈을 아내로 맞이하는
사위가 되었네
사울은 다윗을 두려워하였지만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그를 사랑하였네
이스라엘 모든 성읍에서
울려 퍼지는
여인들의 노래 소리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이죽인 자는 만만이라‘
요나단은 아비가 그를
욕되게 하고 죽이려 하자
금식하며 슬퍼하였네
그들은 서로에게 입맞춤하고
울며불며 여호와 이름으로
맹세하였네
그들 사이와 자손과 자손 사이
여호와께서 영원히 계시기를
- 삼상18: 21
히브리인 포로 망향가
나는 갈 수 없네
가고싶은 내고향으로
꽃향기 꽃바람 날리는
그 옛날의
예루살렘만 꿈 꾸네
내 슬픈 마음
시온성 향해
지난날의 그리움 담아
내 노래에
실어 보내노니
산들바람
고운바람이여
금빛 날개 타고
날아가라 저 비탄의
언덕길 넘어
유프라테스 여기
강가에 앉아
요단강 바라보며
히브리인들
절망하지 않고
소망을 노래하네
오 느부갓네살 왕이여
바빌로니아 왕인가
이제 우리의 신에게
무릎을 끓고
용서를 빌라
* 맹숙영 · 창조문학 시, 수필 등단
·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한세대학교 대학원 졸업 문학석사
· 중,고 영어교사 역임 ·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
· 시집 : 『사랑이 흐르는 빛」『꿈꾸는 날개’
『바람 속의 하얀 그리움-韓英대역』『불꽃 축제』
· 주소: 서울, 양천구 오목로299 목동트라팰리스 웨스턴에비 뉴 A-2002 우편-08001
· HP: 010-5261-4437
신 작 시 특 집
지 인 식
결코 변할 수 없는 존재의 애달픔이여 외 4편
아, 우리 어머니
요리골목에서 큰소리로 욕질하실 땐
대성여관집 호랑이 신덕이 모친께서도 쩔쩔 매셨다지요
충주 수산리에서 나귀타고 박달재 넘어
영월 땅에 속아 시집오셨다는 푸념의 레파토리도
이젠 녹슬어 버린 고물 테이프가 되었나요
평생 해소기침 달고 다녔던 남편 그림자와
새벽시장 찬바람, 앞 치마폭에 담고 다니셨던
억센 욕쟁이 하숙집 아줌마, 우리 어머니
동네 여반장 30년 발품은 우리 집안 유일의
박경원 내무부장관 표창장 주인공 되셨고
돌연변이 목사아들 위해 일흔 넘어 예수쟁이 되 주셨는데
아, 그런데도 여직 이 못난 자식은
낯설고 물 설은 이국 땅 한 귀퉁이에 붙어
어머니 남은생애의 마지막 땀과 피를 빨아먹고 있는
결코 변할 수 없는 생(生)의 한 마리 빈대일 뿐 입니다.
언어의 귀향
등짝 찢어진
맨살의 상처로
역류의 물살
가르고 오르는
회귀본능의
처절한 몸부림
이젠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체면도 수치도
아랑곳 없다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는
내 맘대로 였던
소비의 세월
탈색되버린
자존심 벗어나
새 생명 잉태되는
저 높은곳으로
꼬리에 힘주고
다시 뛰어 오르자 * 쿠바선교사의 사명을 다짐하면서
2018년 서울 환담
종로 변두리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 커피 마시며
오랜 형님같은 친구 박 사장
이야기를 귀에 담는다
삶의 무게에 덧 얹혀진
도시의 무게가 너무 버거워
내 친구 몇은 훌쩍
자연 찾아 산속으로 떠났다네
소음과 미세먼지로 뒤범벅된
아귀다툼의 아수라장
촛불과 태극기의 밤낮없는
이념의 충돌과 아우성
핵 폭탄, 전쟁의 불안은
내 등 아닌 다른등짝의 가려움
LED 휘황찬란한 조명빛 아래
푹 잠겨버린 젊은 열기의 광란
혼미한 뉴욕 나그네 앞에서
간단한 수학공식 풀어내듯
"개, 돼지들이 어쩔 수 있나
이렁 저렁 사는거지 뭐, 흐흐"
나는 쓰디쓰고 찐한
에스프레소 한잔을 더 주문했다.
1970과 2018.청계천
무거운 삶에 얹혀져
짓누른 콘크리트 걷어내고
북한산 물줄기 흐르게하니
생명이 살아 움직인다
겉치레 포장밑으로
썩어가던 도심의 양심
활짝 걷어치우니
푸른하늘 물속에 내려앉았다
자유의 춤추는 갈대사이로
헤엄치고 있는 송사리떼
뉴욕 나그네 지친 발걸음
잠시 멈추게 하네
징검다리 돌멩이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
귀 바퀴 타고 내려와
마음깊이 울려주는 말
언제까지 너는 무겁게
철근 콘크리트 덮고 살래?
* 지 인 식
․ 2007. 한국창조문학 신인상 등단
· 경희 해외동포문학상 수상(2010)
· 미주 펜미션 문인협회회장
· 현,뉴욕교회협의회협동총무
신 작 시 특 집
김 기 욱
인고의 긴 세월을 고독으로 씹는다 외 4편
대관령
횡계에 가면
고향이
동해인 놈들이 있다
아주 많이 있다
입 떡 벌리고
눈은 횡 하고
볕이 쪼이면 쪼이는 대로
눈발이 던지면 던지는 대로
서리가 내리면 내리는 대로
북풍한설 삭풍이 몰아치면 몰아치는 대로
이리로 옮겨주면 옮겨진 대로
저리로 옮겨지면 옮겨진 대로
무엇 하나 거스름이 없다
간혹
고향 그리워지면
동해가 실어다 주는
짭조름한 공기를
그리고
바람결을 동해의 너울로 삼아
그렇게
인고의 긴 세월을 고독으로 씹는다
인간은 황태를 씹고
섬
은구슬
알알이
쪽빛 바다에 흩뿌려 져
반짝 반짝
섬
쪽빛 바다에
초롱초롱 해맑은 얼굴, 얼굴들
너울너울
내
영혼
덩달아
둥실둥실 두리둥실
넋을 빼앗기고
속 빈 껍데기인 채로
육신은 장승이 되어
서 있다, 그렇게 서있다
우리의 희망을 보았다
동네 골목길을 가다가
열 살이나 됐을까?
한
어린이와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꾸벅”
그래, 안녕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구나?
“아니요”
그럼 어디 가지?
“네, 태권도 도장에요”
그래, 참 착하구나!
공부는 열심히 하고?
긁적긁적, “글쎄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네, 감사합니다.” 꾸벅
“고맙습니다, 공부 열심이 할께요”
그리고
종종종……
오늘
첫 대면한 어린이다
물론
그 선생님도, 부모님도
보지 못한 분이시다
허나
소년은
희망을 보여주었다
가슴이 뭉클하였다
매화낭자와 한 잔
정월 보름, 우수가 지난지도 며칠
가는 겨울
아쉬움이 컸던지
새하얀 목화송가
사물을 하나로 만든다
겉만 하나가 아니고
영혼까지도 하나가 된다
오늘을 미리 알았던지
사흘 전 매화낭자 손님이 방문했다
지인들
봄을 첫 번째로 들인 집이라 야단들이다
목화송이 두르고
매화낭자 곁에 앉히고
나 한 잔
매화낭자 한 잔
목화송이도 한 잔
한 순 배, 두 순 배 ……
오늘
내가 횡재한 날이다
밤꽃
6월
숲의 제왕은
밤꽃이다
숲에 들어가 보라
꿀 흐르듯
또한 정액이 주체를 못하고 흐른다
날짐승 들짐승 군상들 까지도
코를 벌름벌름 킁킁 킁
산길 지나던 여인들
그 중 한 여인, 역겨워 죽겠다 한다
이렇게 한 바탕
휘몰아치고
평온이 되 오는 날에는
소행성의 싹을 담은
탱글탱글한 알알이
곁에 와
행복해 하며 뒹굴고 있을 것이다
* 무봉無縫 김기욱金基旭 · 충남 서산 출생
· 2011 3 인천송현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 제84회 「창조문학」시 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2012
· 시 여운이 기인 메아리가 귀를 노크하다
· 여행기 여행이 속삭여주는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 산행기 산에 홀려 홀려 산에 오르니
· 시 서리꽃 한 바지게 선물 받은 한라산나목
· 시 가마우지의 한나절
· 전화 010-7428-0706
· E-mail kkwok@dreamwiz.com
·주소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로157번길7 101동/1312
호(간석동 다정한마을서해그랑블아파트)
신 작 시 특 집
임 갑 빈
묵념 외 4편
선열이시여!
선영이시여!
벗님이시여!
지금 당신을 기억합니다,
정의를 위해
만세를 위해
기도를 위해
하늘나라에 영면하신
당신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땅에 머물며
역사를 이어가는 우리는
험난한 산을 넘고
넓고 넓은 강을 건너
평화를 찾습니다,
은은한 장송곡
울려 퍼지면 눈물 납니다.
소녀상(1)
전쟁의 미로에
길 잃은 여인
빗발치는 포성은
숨소리마저 마비시키고
화약연기 속에
핀 꽃은 향기를 잃은 채
내일 없는
영혼은 까맣게 타버렸다
억새꽃 하얗게 물들도록
용서를 비는 바람은 없어
,
미소 잃은 소녀
회한의 하늘만 바라본다.
하늘공원
겉 다르고
속 다른 에덴동산
썩은 내장은
가스를 내품는다,
코스모스
합창단 연주가 시작되면
억새꽃
춤사위 장단에 장사진 치고
,낙조에
한강물 뜨겁게 데울 무렵
청동 오리 떼
활공하며 강물에 앉는 순간
그 장르의 극치는
내 혼을 빼앗아 버린다.
일산 호수
밤하늘 내려앉은
호수의 달빛 여울
은하수는
가을 여인의 스카프처럼
반짝이며 너풀거린다,
하얀 호수
호반의 숲속에
우주를 마시며
옛이야기 속삭이는 밤
난 여명을 기다리지 않으리.
미풍(微風)
얼굴도 없이
다리도 없이
살며시 왔다 살며시 간다,
날개가 있나?!
들꽃 향 실어 와
구슬 땀 씻어 간,
모습도 없고 색채도 없는
허공의 떠돌이
* 東泉 任甲彬
· 「창조문학」시 등단
· 한국창조문학가 협회 회원
· 시집: 『세월이 남긴 것들』『아직도 못 다 한 말』
· 엣세이: 집필중 『망각의 문화』
· 이메일; cabiny8@hanmail.net
· 전화 ; 010-5593-3808
신 작 시 조 특 집
이 영 지
감과 밤 - 외 4편
감나무 감이라고 쓰다가 다시 와서
밤나무 밤이라도 새느라 떨어지는
이슬이 묻어 내리는 이슬 밭임 어떠랴
밤들이 떨어 졌고 감들이 떨어졌고
어두움 떨어진 밭 엎드린 하얀 서리
꽃 서리 주워 먹고는 밤이 어서 감이라
입맞춤의 가슴이 그리움이 되는
흐른다
흐르다가 솟는다
도도하게
물줄기 하늘로만 솟는다
솟아오른
아버지 그리움으로 쌓이고도 쌓이어
아침이 보고 싶어 당신을 불러온다
가까이 있고 싶어 당신을 불러온다
가까이 있고 싶어서 눈물로만 부른다
하늘 꽃 물줄기로
별꽃 잎 물줄기로
달 꽃 잎 물줄기로
햇빛 꽃 물줄기로
솟는다 커다란 바람 물줄기로 솟는다
정이 들면
빨갛게 정이 들면 노랗게 보라들어
아아주 연하다가 보라로 진짜보라
사랑이 쭉쭉 뻗어 나 더 보라로 우리는
꽃잎이 팔을 펴며 마음을 보라네요
땀방울 송울송울 하아얀 뺨 들이며
기대듯 하늘을 보며 사랑보라 우리는
첫사랑 강
첫사랑 그를 보려 사랑 배 돛을 달면
나무는 절을 하고
햇님은 빨간 깃대
뱃사공 힘이 솟아라
첫사랑 표
꽂히라
우레와 우레의 만남
우레 밭 그 숨 막힘
하늘이 꽃피우려
하늘 땅 서로 만난
우레의 김매기는
보라메
날갯짓으로
그물망을
벗는다
* 이 영 지 · 경북 영주 부석 출생
· 시집: 『하오의 벨소리』『행복의 순위』『행복행내님네」『일곱 금촛대 위에 행복』
『행복보라』『두 천년을 사는 행복』『하나님의 행복한 연출』
『행복의 물을 먹으며, 사랑으로』『사랑이랑행복이랑』『사랑비비행복』
『알았아와요 이브』『장미와 앵두』
· 전자시집: 『행복함에 든 사랑받으세요』행복코를 맞대고 사랑우산을 쓰면』
『행복잔찰랑사랑찰랑』『햇살보쌈』『사랑너는』『사랑비비』『첫사랑이』 『알았아와요 이브』『사랑사과』『사랑일기 포오란 사랑두께』 『꽃과 나비 의 사랑』
여름 디카시
* 이 건 선
․강원 횡성 출생․건국대학교 국문과 졸업
․현대문학 시 추천완료
․한국창조문학 고문
․한국문협 회원 ․국민훈장 목련장
․시집: 『별하나 닦아놓고』『어디 앉을래』 등
이 건 선
그래도 오늘을 산다
가을 낙엽을 밟는 건
나뭇잎을 밟는 것이 아니라
가슴의 그림자를 밟는 거다
밟히는 낙엽 소리는 달빛 환희가 아니라
아름다운 슬픔의 기도여서
그래도 오늘을 산다
그림자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
빛이 비치고 있다는 거
슬픔을 악기처럼 타고 있다는 건
아름다운 觸이 燭을 켠다는 거다
여름 시단
・ 충남 논산 출생
・대전여고・숙명여대국문과
・논산제일감리교회권사
・한국문인회시등단, 수필등단
공 병 옥
네가 있구나 외 1편
한 밤
지독한 고요를 타고
벼개 맡에
눈부시게 눈부시게 안겨오는
네가 있구나
어둠을 사르고
명료하게 명료하게 내게 와
생명의 언어로 태어나는
동무여
불꽃처럼 밝은 시어를 이고와
환하게 놀다가는
내 동무여
꿈 속 에서도 네가 있구나
우주를 비상하는 바람소리로 살더니
풀벌레 소리로 청산에 살더니
네가 있구나
네가 있구나
고단한 삶의 길이
기쁨과 슬픔 세월의 강물에
녹이고 녹아
수백 번 다시 빚어져야
목숨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것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을
벅찬 애환을 함께 노래할
목숨만큼 아까운
내 동무
시여
바로
네가 있구나!!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 하루만큼의
길을 가고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이 길 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도 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보내는 일 외에
나는 무엇을 하며
예까지 왔나
떠나온 길
두고 온 발자취들은
지금쯤 무엇이 되어 있을까
여름 시단
* 박 재 천
· 문예사조」신인상 당선 등단
· 미국Fuller 신학교 목회학박사
· 시집『존재의 빛』외 저서 20권
· 한국목양문학상·한국기독교 출판문화 최우수상 수상 · 한국가정사역학회장
· · 이메일: gajeonghyo@hanmail.net
박 재 천
캄보디아 일몰찬가 외 1편
묘하고 묘하여 신묘한 해 내림이여
캄보디아에서 노을 보니 벗처럼
느낌오네
어제 웃었지 이름풀이로
캄보디아에 오면 몸이 에이급으로
좋아지니라
오토바이 떼지어간 뒷공간에 걸린
해내림 일몰
킬링필드에 핀 붉은 꽃처럼 아름다워라
오늘이 가고 오늘 님의 붉은 한이
남기까지 노을은 하늘을 붉게
물들이리라
어이하리오 원한을 품고 살면 마음만
상하리니
노을의 품에 안기어 고요히 묵상코
용서하는 사랑 찾으리라
노을 속 단풍처럼 멋진 은혜여 자비여
킬링필드에 핀 끄러다
수많은 억울한 죽음 위에
피어난 꽃 끄러다
그 흘린 피보다 붉은 꽃이여
대지를 적시고 붉게 솟아난
뭇 영혼들인가
삶과 죽음의 처절한 갈림길에서 피어난
끄러다
세월까지 붉게 물들이고 맺힌 한
하늘 향해 토해내누나
꽃 중의 꽃이여 어둠의 붉은 빛이여
킬링피드에 불게 피어나 망자의
한을 위로하라
킬링의 수많은 육신들이 산화하여 핀
끄러다
선량한 캄보디아 백성들의 기백이 되어
새역사 희망의 역사를 그리어라
절경의 아름다운 꽃나무로 피어난
민족의 꽃 끄러다여
여름 시단
* 임용식 · 사비문학 시 부문 신인상 등단
· 농민문학 시 부문 신인상 등단
· 시집:『사랑에 칸타빌레』』『사랑에 아리아』
· 한울문학, 국보문학, 한국자유문학세대, 부여문학
사비문학 등 수십 편 발표| 해병신문 월 15회 발표, 부여신문 50회 발표
· 궁남지 연꽃 시연회 3회 참가
· 수상: 한국문학정신 문학상, 시와 수상문학 시인상
· 이메일: iys2356@hanmail.net
임 용 식
웃는다는 것은 외 1편
내가 웃는다는 것은 그대 위에 웃는다
그대 웃는다는 것은 날을 위에 웃는다
내가 웃을 수 있기에 그대 웃을 수 있어
내가 웃는다는 것은 그대 위에 웃는다
그대 내가
사랑 때문에
사는 것은
사람 때문에 살고 사람 때문에 죽고
사랑 때문에 살며 사랑 때문에 죽고
사람 때문에 울고 웃던 애원의 삶
사랑 때문에 죽자 살자 목매던 삶 하늘 이여
여름 시단
․「말씀과 문학」시(2001)로 등단
․한국 외국어대 불문학․ 연세대행정대학원 행정학
․2003년 말씀과 문학으로 등단
․시집:『수진원의 시편들』『님」「녹시』
『아버지의 원대로』․『하늘이 주신 땅』
․http://www.jeongsomoon.com
․이메일: somoon@jeongsomoon.com
․주소: 서울 중랑구 동일로 130길 71(중화동)
정 연 홍
복음통일 외 1편
우리나라가 하나님의 능력으로
복음통일이 되기를 원한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야한다
주님은 성급한 제자 베드로에게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하며
찌름으로서가 아닌 찔림으로서
죽임으로서가 아닌 죽음으로서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이루셨다
우리 한반도의 미래는 첩첩산중이다
김정은의 핵갑질은 생명의 위협이고
아시아 패권을 탐내는 중국과 일본은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요리하려 하며
미국은 한국의 안보라는 생명줄을 쥐고서
통상 압박으로 혈맹국을 버겁게 하고 있어
말로는 동맹국의 강화라는 열강의 각축전에서
한국은 고래 사이에 끼어있는 등 푸른 생선이다
지금 한반도 정국의 유일무이한 해결방법은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는 사랑의 왕께 있고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어 통치하시는 주께 있다
핵을 핵으로 막는 것은 예수께 대한 무지다
전쟁은 전쟁을 부르고
무기는 무기를 낳으나
가르침과 병고침의 성역도 등지고
세상 죄를 지고 가신 정의의 주만이
한민족의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다
복음통일은 한국교회가 지고 올라 갈 십자가다
- 그의 입은 우유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그의 마음은 전쟁이요 그의 말은 기름보다 유하나 실상은 뽑힌 칼이로다(시55:21)
그 시대, 소명의 땅
용문산 기도원에 가면 마리아료에서 묵었는데
혼자서 밥해먹는 것 보다
둘이서 죽 끓여먹는게 맛 있었고
반찬은 오로지
간장에 파 송송 띄운게 전부였던 것이
70년대 용문산 신학생들의 진풍경이었다
비 온 뒤에 산에 올라가 기도하고 내려오면서
버섯 따다 헹구어 소금뿌려 기름에 볶아 놓고
쑥을 뜯어다가 밀가루 반죽해서 부쳐놓으면
험준한 길 찾아온 손님을 위한 만찬 이었다
커피 마시는 것도 낭비하는 것 같아
기도의 힘으로 끊었더니
심장병이 절로 낫더라
이웃을 돕는 것이 내가 사는 길이더라
지금도 바람 드센 사사봉에서
버섯처럼 옹기종기 앉아 기도하던 때가 그립고
쑥처럼 푸르른 말씀을 떡처럼 먹던 때가 꿈같다
산기슭 윗목 냉골에
하늘 바람이 부려놓은 소명이
아랫목 보다 절절 끓어
주저앉고 싶을 때 마다
다시 뛰게 하는 원동력이고
뜨거운 부르심의 소리가
동토의 슬픔을 녹여준다
- ...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이르시되 모세야 모세야 하 시매 그가 아뢰기를 내가 여기 있나이다(출3:4)
여름 시단
·「창조문학」48호로 시 등단
·공주대학 사회교육원 문창과 수료
·한국창조문학가협회 회원
·백강문학 (부여문인회) 회원·대전 시인협회 회원
·시집 : 『그리움으로 익어가는 사랑』
『그대로 나무이고 싶다 』
·이메일: yangcoffee@hanmail.net
양 복 순
까마중 사랑
자연에게 말한다
백 마디 수다보다 훨 나은
너와 나의 사랑을
점점이 피어난 너를 보면
시원한 과일주스 한 잔에 하루를 열며
피로를 식혀주고
감사함을 모르는 이에게
너를 향해 편지를 쓰고 싶다
풀잎이라고 멸시하던 순간들을
여름 시단
▪「창조문학」시(2004) 등단 ▪창조문학대상
▪「창조문학」운영이사
▪시집:『사랑이 강물 되어』『나이테』외 다수
▪이메일: kskim39@hanmail.net
김 계 식
후회 없는 독백 외 1편
열매 굳혀가는 쥐똥나무
무성한 가지 위를 점령하고 으스대는
가시박
덩굴손으로 모두를 쥐락펴락하는
네 삶의 자세도 자세려니와
제멋대로 귀화한 존재를 내세움에
더욱 미운 마음이 울컥 일어
거친 줄기를 우둑우둑 뜯어내어
짓눌린 자의 숨통을 열어놓으니
속이 후련했다
승자인 체하고 방안에 들어와서야
놈의 악랄함을 되읽게 되었으니
양팔을 이리저리 할퀴어
제 아픔보다 더 큰 아픔을 안긴 것
때국 놈은 말할 것 없거니와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에게 속지 말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일본 놈 일어난다던
자립자강을 위한 선현의 경구 되새김으로
쓰림을 참아야했지만
쓰린 건 쓰린 것
다만 후회가 없다는 독백이지.
무화과
둥근 열매 안이
꽃의 바깥일지니
꽃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
우리의 빈 마음
속으로부터 가득 채우는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꽃.
여름 시단
․《창조문학》시부문 등단(2005)
․순복음 문화예술인선교회 회원
․이메일 jylee0410@hanmail.net
이 주 윤
부활
평화로 잠긴 마을이 깨어나고
당신은
바다처럼 내 영혼을 잠기게 하지만
우리의 심장은 잠을 깹니다
당신의 사랑에 몸을 기대고
초목들이 황홀에 흔들리는 숲속을
당신은 꿈처럼 지납니다
저항할 수 없는 빈 무덤
새 언약의 선언
태양 빛이 없으면
한 송이 꽃도 피지 못하듯
소중히 여기시는 것 되돌려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이어지고 있었더라
출렁이는 천사들의 발걸음
막달라 마리아의 놀라운 흐느낌
이 아침 예수 그리스도
내 심장에 나를 찾아 오셨어라
여름 시단
· 아호 매양(梅陽)․전남 광양 출생
·명지대 사회교육원문예창작 전문과정 졸업
·문예 창작 지도자 자격증 취득
·창조문학 문학대상 수상
·동인지: 『하늘 산새』 『여의도 문학』 외 다수
·시집:『내 사랑 영원히』『분홍방울 달고』
·E-mail: kiimbak9@naver.com
박 기 임
여행은 물보라 빛 외 1편
설레는 가슴
버스에 싣고
마음은 즐거워
빙그레 웃음이 감돌고
창밖에 스쳐가는 산과 들
아지랑이 휘날리고
연두빛 물결 따라 오는데
눈은 하염없이
새로움에 흠뻑젖어
웃음을 짓고
스크린이 돌아간다
꽃향기 물 오르고
닫혔던 마음 문을 활짝 열어
봄 향기 가득채워
민들레 홀씨되어
하늘을 나른다
베란다에 화분을 두고
꽃들의 잔치
장다리 키다리 난쟁이
아침저녁 얼굴 맞대며
활짝 웃는 얼굴
어린아이 웃음 꽃
내 마음에 찾아와
모든 시름 잃고
무지개 빛 되어 피어 오른다
여름 시단
* 백 영 찬
· 충남 논산 1947년생 · 한민족응원문화운동본부 창립 · 기독교역사문화운동본부 대표
· 사)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 총무이사· 사회적경제신 문 이사(주필)
· 저서;『민족여명의동산 역사자료집』『일대천의 독립전 쟁영웅』
· 이메일; 01696767424@naver.com
· 기독교역사문화보존국민운동본부 대표
백 영 찬
이삭을 번제로 드려라 외 1편
모리아 산이 아브라함의
눈물겨운 냄새로 진동 할 뻔 하였으나
하나님의 사랑은
내가 대신 죽겠노라
어린 양이 손들었다
언약의 하나님과 아브라함
여호와 하나님의 형상 따라
아담을 창조하신 아브라함의 하나님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 하라 하시며
말씀하신 언약의 하나님
또다시 그 이십세손 아브람을 부르시어
자상도 하시게 아브라함이라 다시 불러주시며
밤하늘의 별을 세라 하시네
파아란 바닷가의 하이얀 모래도 세라 하시네
반짝이는 별도 은빛모래도 네씨라 하시며
고목나무에서 꽃도 핀다하시고
아름다운 열매가 주저리주저리 열려진다 하시네
․창조문학(2011) 등단․들소리 문학상․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협․ 광명문협․ 해남문협 회원
․창조문학가협회 운영이사 ․광명문인협회 감사
․광명시 문화예술 창작기금 수혜(2016년)
․시집:『씨줄과 날줄의 인연』『햇살이 머문 자리』 『바람소리』․수필집 : 『사랑을 묻길래』
․동인지 : 『연필로 쓰는 세상 1, 2』외 다수
․E -mail : chyr8901@naver.com
․경기도 광명시 철산로 57 주공아파트 1309동 804호
여름 시단
전 영 란
철암역에서 외 1편
풍경을 끌어다 덮은 철암역에는
검은 역사가 흐르고 있다
겹겹이 쌓여있는 기록 뒤에 숨겨진
담벼락 낙서
죽고 사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는, 그 앞에서
과거로부터 어느 석공의 절규를 만난다
막장 인생으로 살았던 아버지들이
길 위의 날을 소주잔에 붓고
핏빛 추억을 들려주는데
귀 기울이는 여행객은 아무도 없다
기적 소리에 자고 깨었을
아이들은 떠나고
어둠의 조각들이 흔들리며 스며든
까치발 건물*만 고성처럼 서 있다
허물어진 옛 집터에서
추억을 줍고 있던 초로의 신사는
허공을 바라보며 붙박이로 서 있는데
쏟아지는 빗줄기에 새파랗게 질려있던 추억이
엉금엉금 기차에 탑승하고 있다.
*까치발건물 : 건물 자체가 절반은 땅에 절반은 철암천에 세워져 있다.
껍데기
‘하루만 더 있다 갈래?’
가느다란 목소리
아버지 제사라 어찌어찌 시간 내서 내려갔는데
대답 못하고 어물거린다
무성영화 같은 텔레비전 보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종일 끙끙 앓는
금세 바스라질 것 같은 어머니
뒷담 밑에 오종종 쌓여있는
조개껍데기 같이
자식들한테 속 모두 꺼내주고
청력까지 잃어 필담으로 통한다
설득하지도 변명하지도 못하고
모질게 떠나온다
한때 패주(貝柱)가 싱싱했던 어머니
이제 마음을 다물 힘조차 없다
막막한 내 가슴 알길 없는 고속버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둠속을 달린다.
여름 시단
▪ 서울 출생 ▪ 미주문학 시(2012) 등단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과 졸업
▪ 감리교 신학대학원 졸업 ▪ 시집: 『사랑한다면』
▪ E-mail: chaeyoungsun@gmail.com
채 영 선
그대 이름 거기에 외 1편
행여나 지금 그대
조각배로 성난 바다 맴돌아도
별은 언제나 그 자리 있어요
이름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나요
삶의 모래 폭풍 휘몰아쳐도
컴컴한 하늘 저편 여전히
지켜보는 눈길이 거기 있어요
알 수 없는 염려 길을 막아도
단잠 실어오는 노래 들리지 않나요
희미해진 소망이
희미해진 사랑이
무릎을 시리게 할 때
걸어온 길을 뒤돌아 봐요
어두운 길모퉁이 배어있는 계절의 빛깔
쓰다듬으며 어루만지던 달빛
슬픔으로 목이 마를 때
기다림에 한숨지들 때에도
또다시 서녘은 물들어 곱고
하늘을 밤별로 반짝이는 것
한 줄기 흘러내리는 기억의 강가
날선 벼랑 내려다보는 그곳
마음 갈피에 깃든 영원한 언어
목숨보다 귀한 영롱한 보석이
너는 내 것, 나의 사랑
그대의 이름이 거기 있어요
온 누리를 만든 손바닥 위에
잠간 숨 멈추고 귀 기울여 봐요
들릴 듯 말 듯 스치는 소리
들릴 듯 말 듯 웃음 짓는 소리
솜털처럼 여린 마음 사랑으로
살며시 눈웃음 따라 웃어요
질긴 끈 거친 매듭은 놓아버려요
빈 손 그대로 부끄러워도
상처로 헤어진 손 내어드려요
새벽이슬 은혜로 촉촉이 젖어드는 길
얼마든지 작아져도 좋은 우리는
여울지는 세상 돌아보지 말아요
넘실대는 물결 아랑곳하지도 말아요
그리워라 에덴
이 큰
땅 덩어리
당신의 끝
없는 품안에
고이 달아놓으시고
뱅뱅 종일 돌리고 계신
주님의 동산은 비밀의 정원
소망의 눈빛과 마음으로 빚으신
두 사람 불어넣으신 숨결로 살아
아담과 이브는 지어미 아비
호수처럼 깊고 따뜻한 눈 세미한 손길
온 누리 어루만지며 하나님을 사랑하라
사랑 보듬어 나누어주라 태양과 달과 별빛
남은 사랑으로 돌아보라 귀여운 동물을
함께 노래하며 당신을 찬양하라
포르르 날아가는 새를
고운 목소리를 주셨다네
맑은 샘 흐르고 철 따라 주시는 열매
가슴에 찬양 가득하던 에덴
그리워라 하나님의 말씀과 입김
안식과 평화, 약속이 물결치는 곳
하나님 사랑 가득한 동산
박 종 선
여름 시단
* 박종선 ·「창조문학」시 등단
·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
· 백제 서각 체험교실 운영 · 한국서화 협회 초대작가
· 한국서화 협회 심사위원(서각)
· 한국국사편찬 사료조사 위원
· 부여 홍산 임천 노인대학 강사 · 전화: 016-450-4747
· 주소: 323-807 충남 부여군 부여읍 신정리 379
시간을 그리는 외 1편
내
시간을 지켜주는
등불 하나
창 너머로
뒷모습만 보며
옆이
비어 있어도
놓고 간 것만으로도
가득해요
이렇게
혼자
시간을 그리는
이 순간이 사랑입니다
그리움
놓쳐 버린
시간을
모르는 체
너무 큰 공간
버텨 낸
아픔이
핏줄되어
빈손으로
눈감고 흐른다
여물이 못한
쭉정이를
지금
홀로 지기에는
너무 무겁다
허공을
따라 다니는
그림자가
지금 여백 속으로
짙게 녹아온다
여름 시단
* 박수만 ․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여 시 낭송회 회원
․지방 신문 다수 연재 ․참샘 산딸기 농장 운영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반산 1리 132번지 충절로
2350-7-11
박 수 만
민들레 외 1편
첫 아기 젖 주는 처녀와
부랄 달린 아기
탐스럽게 부푼
아기 엄마 젖 봉오리
민들레 가족이 봄 잔치 한다
온 누리 끌어 모아
황금으로 단장하고
이른 봄 오라 하여
이겨낸 아픔 아픔을 쓰다듬으며
눈 보라 휘몰려 깊은 이불속에서
궂은 비 쓸어다 목욕하고 웃으며
새끼들 보듬느라 정신없이 살았네
이제 그 모든 어려움을 황금으로 잡수시고
아직은 봉긋 봉긋 젖 봉오리 자랑하며
다시 태어날 한 송이 열 송이 꽃피울 일 준비하며
바람
바람이 불어 와 꽃을 피우더니
꽃을 떨구는 구나
어떤 바람은 꽃을 피우고
어떤 바람은 꽃을 지게 하는가
나는 바람이어라 여기저기 돌아
꽃 피울 자릴 찾는다
날 오라하는 곳
거기서 손잡고 꽃 피울지니
나는 바람이어라
꽃 피어 웃는 곳에 앉아 열매 되리라
바람에 꽃 진다하나
내 탓이 아니거늘
무정타 꽃잎 간들
나만 서러 하노라
여름 시단
* 임병천 ․출생지: 충남 부여군 초촌면 추양리
․ 1946년 6월 10일생 ․ 논산대건 고등학교 졸업
․ 공주 교육대학 졸업
․ 충남당진군 송악면 전대 초교 초임근무(1970. 3. 1)
․ 전남 진도군 초도 초교 근무(2000. 9. 1)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백제 초교 퇴임(2011. 8. 31)
․ 현주소: 339-014 충남 세종시 한솔동
나리1로 15 306동 407호 ․lbc490@hanmail.net
․ 전화번호: 010-2327-4154
임 병 천
달밤
흥타령 한다네
백마강 뱃사공
궁남지 달밤에
시시덕거렸다네
자기 전에
수박씨를 삼켰다네
연화각씨
그 때가 좋았다네
참고: 시시덕거리다: 장난삼아 연애하다.
수박씨를 삼키다: 임신하다
최 규 학
여름 시단
· 최규학「창조문학」시 등단 · 부여고등학교 교장
· 공주사대 겸임교수
· 서천신문, 21c 부여신문, 공주금강뉴스 칼럼위원
· 사비시낭송회회장 · 010-2747-4209
· cforest@hanmail.net
무인도 외 1편
무인도는 기다림이다
아니 기다리는 사람이다
그리운 누군가가 오기 전까지
흐르는 적막감
바람이 오고
비가 오고
새가 날아오면
그리운 사람도 올 것이다
만약 그리운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오는 것이 아니다
무인도는 보냄이다
아니 보내주는 사람이다
그리운 누군가를
보내주기 전부터
샘솟는 외로움
바람을 보내고
비를 보내고
새를 보낼 때
비로소
그리운 사람도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리운 사람을 떠나보내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꽃 사랑
꽃처럼 눈물겨운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
슬퍼서 우는 사랑 말고
기뻐서 웃는 사랑 말고
그저 순수해서 눈물 나는
그런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
아직 시들지 않았는데
다음 꽃을 위해 떨어지는
멀쩡한 꽃처럼
허기진 나비에게 숨겨둔
꿀을 내어주는
시든 꽃처럼
찌그러지고 말라 비틀어져 가면서도
어린 열매를 지키는
어미 꽃처럼 눈물겨운
꽃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
너를 보면 그저 다 주고 싶고
너를 생각하면 그저 나를
태우고 싶은
그런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
여름 시단
※ 구연민
· 국립 공주사범대학 수학교육 학사
·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육행정학 석사
· 한국연합신학대학 사회복지학 석사
·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강남지회 부설 강남노인대학 부학장
· 『나는 돌뱅이다』 수상집 출간.
· 동문 동호회에서 시작활동 중.
· 전화:010-3368-0035
· e-mail: san415@hanmail.net
구 연 민
존재 외 1편
인생을 살다보면
내게 만만한 친구는 하나도 없다
언재나 벅차고 힘 든다.
친하게 지내기도 어렵고 절교하기도 버겁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내게 만만한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다른 사람도 그럴까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사랑구하기도 어렵고 포기하기도 힘들다.
사랑은 망망한 바다 같은 것이다.
모두가 나 같은 인생은 하나도 없다.
명예 회복하고
사랑한다는 것
나에게는 가능한 마지막 이야기일까 .
모으고 버리고
모으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을 모아야 하는 가
모아 둘 곳은 어디 인가
태풍이 불어와
나뭇가지 부러지고
기둥뿌리도 뽑힌다.
너울성 파도
등대를 흔들어 불빛을
운무(雲霧)로 삼킨다.
흰 돌 검은 돌 모아
하늘 높이 사랑 탑 쌓고
천상천하 유아독존 찬가(讚歌)
여리고 성 무너지고
곡간은 불타
손에 남은 한 줌의 재
저녁노을 무지개
은하수 강물에
애잔한 만가(輓歌)
빗물 받아 연명(延命)하고
뜨는 해 기원(祈願)하고
지는 달 탄식(歎息)한다.
가벼운 수의(壽衣)에
miscellany 만 남기고
모은 것은 바람타고 구름 되었네
여름 시단
· 얼란 김일현 아오스딩 · 충남 부여 태생 · 가톨릭
· 전직교수/공학박사/시인/사진 · 한국동양란총연합회 장 역임 · 옥조근정훈장 · 한양대 총장상 외 다수
· 저서 : 파괴·강도학 등 · 등산애호가
· 2017년 여름 105호 창조문학 시인에 등단
· 시/빛, 환희의 빛, 비의 빛깔, 난향을 안고 온 당신,
내 영혼에 불을 질러 등 · 010-7600-0020
· E-mail/sorchid/hanmail.net · 경기도 용인시 수지
구 만현마을 79 501동 1604호
김 일 현
난 사랑 외 1편
여보게 친구
헌 전 도
난주ㄹ세
지고 갈겨 마시고 갈겨
방긋 방긋
밝은 미소
뉘
속절없다 하더냐
미운 이에게도
보내는
너만의
지고한 사랑을
환희의 빛
나는 보았다
환상의 태양이
그토록 아름답게 뜨고 지는 것을
고요한 아침 대청봉 앞 바다에서
소청 앞 산 속으로
세상을 온통 황금빛 비단옷을 입힌다!
어두움 속에
달이 들
하늘에 걸려 있는 것도
나는 보았다
하나는 하얀 달 숨은 달은 비취빛
맑은 달은 천사 옥빛은 월영月英
이토록 아름다운 태양과 달을
나는 처음 보았다
오늘의 삶도
내가 받는
끝없는 은총임을
나는 보았다
어두움을 저 해와 달에 녹여
평화가 넘실대는
흰 빛 옥빛 붉은 노을로
날고파라!
여름 시단
※ 한봉균
· 강원 삼척 출생
· 연세대학교 상학과 졸업
· 한국은행 창원지점장
· 강원은행 상무이사
· (주)대양상호신용금고 상임감사
· 창조문학 수필부문 등단 (제 89회 2013.겨울 호)
한 봉 균
노파(老婆)와 묘소(墓所)외 2편
맑은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날
수리산 등산로 초입
양지바른 곳
잘 다듬어진 잔디밭에
묘소 하나
그 옆에 한 노파
돗자리 펴고 누워
높고 푸른 하늘 쳐다보며
혼잣말로 나지막이
무언가를 읊조린다
지난날의 즐거웠던 일
함께 힘들었던 일을
추억하나보다
지나가는 이 등산객
괜히
가슴 한구석 짠해진다
수리산 林道
수리산임도 숲속에 雲霧가 자욱하다
7월의 伏中 더위에
숲속의 나무들은 바람 한 점 없으니
후덥지근하겠다
장마가 이어지다가
오후 들어 멎었다
임도길 굽이굽이 돌아 오르는데
골짜기마다 빗물이 모여
작은 폭포를 이루어 흐른다
좔좔 소리내어 흐른다
가뭄이 심하다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하게 흐른다
길섶에서 풀벌레들은
답답하다고 찌르륵대지만
산새들은
즐거운 듯 우짖는다
장마가 멎은 뒤의 수리산임도는
평화가 가득하다
시간
쉬임없이 간다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달려간다
홀로 가는 게 아니라
나를 꼬옥 붙들고 간다
언제까지나 나를 붙잡고 갈 것인가
아니다
내가 지칠 때 되면
나를 놓아버리고 갈 것이다
나만 붙들고 가는 것일까
아니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을 붙잡고 가는 것이다
호흡 있는 만물을 붙들고 가다가
그것들이 지치면 또 놓아버리고
여전히 쉬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가는가
영원(永遠)을 바라보고 간다
자정을 넘고 또 새날이 와도
쉬는 일 없이
더 빠른 속도로 계속 달려가고 있다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다
시작도 없이
끝도 없이
지칠 줄 모르고 달려가고 있다
여름 시조단
※ 정 광 옥
· 강원시조문학회원, 춘천여성문학회원, 춘천수향시회원
· (사)강원여성서예협회 이사장
· 춘천시민상 /신사임당상 수상
· 춘천시 방송길70.103동1101호(온의 롯데캐슬 스카이 클래스)
· 이메일: cko1023@hanmail.net
정 광 옥
평창 동계 올림픽 외 1편
평창의 깃발은 바람에 흔들리고
어둠 깔린 성화봉송 환하게 비추면
올림픽 설경의 화음 승리 꽃 피우네.
산등성이로 날아온 비행하는 스키
얼음판 물방울을 지우고 쓰는 컬링
우리의 평창올림픽 영원히 남으리.
함박눈 내리던 날 세계인이 미소 짓고
하늬의 춘앵무도 봄을 기다리며
씨엘의 나뿐기지애 평창소리로 남았다.
부르다가 지친 내 고향
전망대 올라서서 바람 싣고 오는 내 북녘
가슴이 미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끝내 울고서 말은 설움 가시 숲 오십년
한 걸음도 옮겨보지 못한 내 향수가
다가올지 모른다는 격멸 속에서
숨조차 가눌 수 없이 소용 돌이 치는구나
한숨의 성에가 자극을 전해지고
애원보다 목숨이 더한 비애의 숨소리
떨리는 손 흔들며 힘차게 부르노라
날카로운 칼날로 두 조각 잘라 낸 조국
찢어진 가슴 쇠창살로 꿰매어
가시밭 맨 발 바닥에 피 흘리며 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