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과정에서 다소 미비한 점이 있어
=기자 : 먼저, 당선된 걸 축하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순서대로 좀 말씀해 주시죠.
▶이근조 제1지구 위원장 당선자(이하 이근조) : 이번 선거는 법적으로 기준이 없는 선거를 했다고 봅니다. 시범적이어서 그랬던 거 같은데 앞으로는 좀더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는 게 급선무라고 봅니다.
구청에서도 이번 선거를 토대로 다양한 메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으니 꼭 그러기를 바랍니다. 또 한편으로는 주민들 간의 화합이 되어야 공공관리자제도에 의한 사업이 원만하게 빨리 이루어지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동의서 50% 이상을 징구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이기원 제2지구 위원장 당선자(이하 이기원) : 2지구는 아파트 단지 3개소, 뚝도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상가지역, 단독주택들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각자 자기들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의견을 수렴해서 입장을 정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앞으로는 이 모든 분들과 함께 해나갈 것입니다. 합의점을 도출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최백순 제3지구 위원장(이하 최백순) : 3지구는 청구아파트를 제외하면 시장의 일부가 있고 근린상가와 일반주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청구아파트는 17년 전에 지었는데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용적률이 400%로 건립되었습니다. 주택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190%~210%로 되어 있습니다.
청구아파트의 경우 일반주거지역과 같은 비율로 기부체납을 하게 되면 15층 이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하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 주택을 소유한 분들과 아파트를 소유한 분들 사이에 갈등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게 아주 어려웠어요.
또 주택의 경우 30~40평에 층수가 5층 정도인데 세입자가 아주 많습니다. 도정법에 정한 기준대로 세입자 권리를 다 맞추면 재개발 되었을 때 권리가액으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적을 수밖에 없어요. 임대수입으로 생활하던 분들 중에는 재개발로 그런 수입원이 없어지니까 반대가 많았습니다.
▶ 김성락 제4지구 위원장 당선자 (이하 김성락) : 순서가 맨 끝이다 보니 다른 위원장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셔서 제가 할 말이 없어졌네요.(웃음) 4지구는 면적으로는 가장 작은 곳인데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했습니다. 좀 과당경쟁이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였어요. 이런 선거가 처음이다 보니 여러 가지 미비한 점이 많았지만 그렇기에 문제점에 대한 대안도 빨리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서울시와 성동구청이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리라고 믿습니다.
◆ 몰표 현상 나타나
= 기자 : 선거 전에 많은 분들이 아파트 소유자 대 일반주택 소유자 간에 갈등이 깊어질 것이고 이런 현상들이 투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어땠습니까?
▶ 이기원 : 2지구 경우에는 시장쪽 소유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분과 한신아파트 쪽 이익을 대변하는 분이 출마하셨는데 표가 확연하게 구분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정도를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막상 닥쳐보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 이근조 : 1지구는 아파트가 142세대인데 다른 지구에 비하면 좀 나은 형편이지만 과거에 지분 쪼개기가 꽤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확인해 보니 약 400세대 정도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지구와 마찬가지로 몰표현상이 일어났습니다.
▶ 김성락 : 단독과 아파트 간에 각자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투표를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보입니다.
=기자 : 담당공무원도 현재 7천세대를 건립한다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명목상 그 정도로 하겠다는 것이지 이는 앞으로 조합이 결성되고 사업승인이 날 때까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용적률과 분양 평형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원장님들께서는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지요?
▶ 이근조 : 그 문제는 4개 지구가 연합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예비 추진위원장의 신분이라 뭐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4개 지구의 조합원들에 의해 조합장이 정해지면 연합을 해서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각각의 지구별 조합장이 각기 다른 기준을 제시하면 받아들여지지가 않을 거예요.
▶ 김성락 : 저는 예전에 전략정비구역에 관한 문제로 서울시에서 주최한 공청회가 열렸을 때 민간 패널로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경우 17만평 전체를 놓고 인센티브를 똑같이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각 지구별로 방안을 강구할 게 아니라 크든 적든 총량제 개념을 도입해서 전체를 큰 구역으로 보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이기원 : 지구별로 용적률을 부여한다면 2지구는 기부체납 비율을 얼추 잡더라도 용적률을 더 높여야 한다고 봅니다. 다른 곳과 같이 적용하면 조합원 구성상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 최백순 : 용적률과 관련해서 제가 생각하는 3지구 사업 타당성은 이렇습니다. 향후 계획 도면을 보니 2지구와 3지구 사이에 폭 50m 도로를 두고 공공시설을 건립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업지역으로 표시가 되어 있어요. 그런데 시장은 일반주거시설로 되어 있거든요. 이걸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연도상가를 계획대로 지을 수가 없어요. 상업시설은 600%에서 기부체납 정도에 따라 700%까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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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4개지구 당선자들이 선거 다음날인 지난 20일 대담을 하고있다.(사진 외쪽부터 1지구 이기원, 4지구 김성락, 1지구 이근조, 허철웅 편집국장, 3지구최백순 당선자) |
◆ 강변북로의 지화화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
=기자 : 기부체납으로 강변북로를 지하화하는 문제가 큰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백순 : 강변북로 문제는 정말 4개 지구 위원장들이 똘똘 뭉쳐서 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강변북로 지화화는 사회간접자본으로 건설해야 합니다. 우리 성동구 주민들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로인데 그걸 조합원의 기부체납으로 하겠다는 건 참 납득하기 힘듭니다. 통행료라도 징수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웃음) 지상권은 서울시 땅이니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지하도로를 포함한) 개발권은 우리한테 있는 거 아닌가요? 얼추 계산해 보니 6천억 정도가 소요되고 3지구가 감당할 부분이 약 1600억원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그 정도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봐요.
▶ 이기원 :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김성락 : 앞으로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정말 우리 위원장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서 대응해야 합니다.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 이근조 : 강변북로 지하화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조합이 부담해야 한다는 건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봐요. 면밀히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 당장 시급한 과제들 - 화합과 통합
= 기자 : 차점으로 낙선한 분들을 추진위 부위원장으로 선임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생들 반장 선거라 하더라도 선거 후유증이라는 게 있기 마련인데요, 각자 견해를 말씀해 주시죠.
▶ 이근조 : 우리 1지구의 경우 추진위원이 약 120명 정도인데 화요일(22일)까지 정족수를 갖추어야 해요. 그것도 1지구 전체에 골고루 분포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추진위원들은 토지등 소유자로부터 동의서와 인감을 받아야 하거든요. 그럴 역량이나 평판을 고려해서 선임해야 하는데 그걸 이틀만에 완료하라니 갑갑하죠.
▶ 최백순 : 제 경우에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차점자를 찾아갔어요. 어쨌든 선거도 끝났으니 앞으로 할 일에 대해 힘을 모으자고 부탁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선거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동의서를 써주지 말자는 유인물을 3지구 전체에 뿌렸습니다.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말도 들었고요. 여기 계신 세 분 위원장님들보다 제가 더 곤란한 지경입니다.
▶ 이기원 : 선거에 임했던 분들은 모두가 조합원 자격이 있는 분들입니다. 어차피 의견을 듣고 함께 논의해야 하는 분들이죠. 제 경우에는 차점자인 분과 아직 전화연락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어떡하든 그분들과 함께 일을 해나가야 하니까 몇 번을 찾아 가서라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 김성락 : 자주 만나서 대화하면 될 거라고 봅니다. 작은 일에 과민반응하지 말고 멀리 보고 큰 그림을 같이 그렸으면 합니다.
= 기자 : 4개 지구의 의견조율을 위한 협의체를 따로 꾸리실 계획이신지요?
▶ 이기원 : 사무실은 각자 지구에 별도로 두더라도 상시 연락체계를 갖추려고 합니다. 꼭 연대를 해야합니다.
▶최백순 : 일정이 워낙 빡빡해서 숨쉴 틈도 없는 거 같습니다만, 성수지역 전체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니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 김성락 : 주어진 여건에서 주민들의 이익을 지키고 또 공공관리자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근조 : 처음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이라 여러 가지 사소한 문제점이 없지 않습니다만 시행착오를 최소화 해서 알찬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담정리 = 허철웅 기자
사진 =이원주 기자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