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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212 (월)
- 무궁화나무 - 아름다운 길, 가로수 이야기 (12)
- 식물이야기 (73)
요즘은 스마트폰, 스마트 TV, SNS, 앱 등 등 인터넷과 디지털문화가 워낙 빠르게 발전해서
정보검색, 이용, 전달 그리고 통신이 무척 용이해지고 국민 모두가 똑똑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도시의 현대문명이 싫어져 귀농(歸農) 또는 전원생활을 동경(憧憬)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다른 한 면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제가 계속 올리고 있는 이곳 “아인학당”은 빛의 속도(광속-光速)의 시대에서
전형적인 Slow Life의 아날로그 모습이라서, 어쩌면 진부(陳腐)하고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옛날방식의 이런 면도 버리지 않고 이어나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한 기기에 중독되고 얽매여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하고 생각하는 것은 쓸데없는 걱정은 아닌지.....
* 지구상에서 생명의 선조이고 우리의 의식주를 제공해 주는 모든 것의
원천으로서의 식물들, 그들은 어쩌면 지금 우리 인간을 지배하는 입장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 Slow Life - Slow City - Slow Food - Slow Money - Slow Slow 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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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가로수로서의 “무궁화(無窮花)”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나무가 소복하게 둥그런 모양이고 속이 촘촘하고 키가 그리 크지 않아서 그 속이나 밑에
사람이 들어가 앉을만한 그늘이 없어서 가로수로는 그리 어울릴 것 같지 않아도 의외로
많이 심어져 있어서 가로수 순위 상위권에 들어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나무의 특성을 살려서 “생 울타리용”으로도 많이 심고 있습니다.
우리의 나라꽃인 “무궁화”를 모르거나 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혹시 잘 모를 수 있는 나무의 특징만을 간략하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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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에 실린 사진들은 대부분 다른 분의 것을 빌려온 것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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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궁화 알아보기
- 학명 : Hibiscus syriacus L.
* 중동의 시리아지방을 원산지로 하고,
이집트의 아름다운 신 ‘히비스’를 닮은 꽃이라는 뜻.
- 원산지 : 우리나라에서는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인도 북부와 중국 북부가 원산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꽃말 : 일편단심(一片丹心), 영원(永遠)
- 분류 : 아욱목 아욱과
* “아욱과“에는,
- 나무로는 ”무궁화“와 ”부용“, ”열대무궁화“ 등이 있고
- 풀로는 “아욱”, “목화“, ”접시꽃“ 등이 있습니다.
& “무궁화”와 “접시꽃”은 나무와 풀로 서로 다르지만 꽃의 모습이나 색깔이
비슷하고, “접시꽃”과 “아욱”은 생긴 모습, 꽃, 씨앗 등이 비슷합니다.
* 또 무궁화와 비슷하게 생긴 식물에 “하와이 무궁화”라고도 부르는, 꽃이 훨씬 큰
“부용(芙蓉)”이 있는데, 그러나 실제로는 하와이의 주화(州花)는 “열대무궁화”로
짙은 붉은색 꽃이고 꽃술이 유난히도 길게 나옵니다.
“부용(芙蓉)”의 꽃이 워낙 크고 이국적으로 보이니까 그렇게 부르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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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
- 영어 : Rose of Sharon (샤론의 장미)
* ‘Sharon'은 기름진 평야가 펼쳐져 있는 이스라엘의 한 지역 이름
- 한자 : (현 재) 무궁화(無窮花)
(옛 이름) 근화(槿花), 목근화(木槿花), 순화(舜花) 등
- 무궁화 한 송이만을 두고 보면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집니다.
그러나 하지가 지나고 부터의 여름에서 가을 늦게까지 약 100일 동안 서로 다른
꽃송이가 끊임없이 이어서 피고 집니다.
“~~~ 피고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 ”
- 비록 우리나라에서 자생지가 확인되지는 않았어도 예부터 삼천리 방방곡곡에 피어
있었는데,
- 중국의 지리와 풍속을 기록한 <산해경(山海經)>에는 “북방에 있는 군자의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기를 피하며 겸허하고 또 그 땅에는 무궁화(無窮花)가
많아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라고 적혀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신라시대에 우리나라를 “근화향(槿花鄕)”, 즉
“무궁화의 고장”이라는 표현이 나오며, 외국에 보내는 문서에 스스로 “근화향(槿花鄕)”
이라고 불렀던 것을 보면 이때부터 벌서 무궁화가 나라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는
증거이겠습니다.
- 그런데 이 말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도 계속 이어져 왔는데 “근화향(槿花鄕)”
이외에도 “근원(槿原)”, “근역(槿域)” 등으로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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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궁화의 종류
- 나라꽃으로서의 관심이 많아지고 또 널리 퍼지게 되자, 무척 많은 품종들이 개발되어,
현재 백여 종이 넘습니다.
- 즉, 크게는 “배달계”, “아사달계”, “단심계”로 나뉘고 또 이들은 각각 ”홑꽃“, ”반 겹꽃“,
”겹꽃“으로 나뉘며, 이 중 ”단심계“의 경우에는 ”적단심(赤丹心)”, “자단심(紫丹心)“,
”청단심(靑丹心)“, ”백단심(白丹心)“ 등으로 나뉘는 등입니다.
- 이렇게 하여 그 이름들도 “화랑”, “영광”, “새아침”, “설악”, “산처녀”, “첫사랑”,
“환희", "광명", "홍대륜", "심산", "동해", "파랑새", "아사달", "소월", "사임당", "단심",
"수양영광" 등등 엄청 많은데 아직도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 이 중에 “화랑”, “영광”, “새아침”, “설악”, “산처녀”, “첫사랑” 등은 꽃이 아름답고
생육(生育)이 좋으며 병충해에도 강하여 우수하다고 판정하여 권장하는 품종이고,
- 또 이 중에서 특히 “산처녀“, ”새아침“, ”설악“ 등은 대기오염에 강하여 오염이 심한
지역에 식재(植栽)하기에 적합하다고 <국립환경연구원>에서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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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라꽃(국화-國花)으로서의 무궁화
- 이렇게 품종이 많아지니까 이들을 모두 “나라꽃”이라고 부를 수가 없어졌습니다.
- 그래서 “나라꽃으로서의 무궁화”에 대한 자격을 공고하였는데,
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단조로우면서도 조용하고 순수하고 깨끗하며 또 아름다워야 한다.
② 기본형은 “홑꽃”으로 “적단심(赤丹心)” 즉, 안쪽은 붉고 꽃잎의 끝 쪽 대부분은
연분홍색이되 희석된 자주(紫朱)가 섞여야 한다는 것이다.
- 여기서 중심부의 붉은 색은 “정열(情熱)”과 “사랑”을 나타내고 이것이 불꽃처럼 꽃잎을
따라 퍼져나가는 것은 “발전(發展)”과 “번영(繁榮)”을 상징합니다.
- 또한 분홍꽃잎은 “순수(純粹)”와 “정결(淨潔)”, 그리고 “단일(單一)”을 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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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속설
-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무궁화는 큰 시련을 겪게 되는데,
- 일제는 무궁화를 말살하려고 먼저 학교나 관공서에 있는 무궁화를 무수히 뽑아서
불태워 버리면서 다음과 같은 헛소문을 퍼뜨립니다.
- 즉, 무궁화를 보고 있거나 만지거나 또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눈에 핏발이 서고
눈병이 난다면서 ‘눈의 피 꽃’이라 부르고 또는 꽃가루가 살에 닿으면 부스럼이 난다고
하여 ‘부스럼 꽃’이라 하여 기피하게 만들었습니다.
- 이렇게 하여 무궁화를 무수히 없애 버렸는데, 비록 심는다 해도 화장실 울타리용으로
또는 집의 모퉁이에 심는 나무로 전락하여 천대를 받았습니다.
- 그리고 그 후에는 우리나라 토종이 아니고 인도가 원산지이며, 진딧물이 많이 꼬이고,
봄에 싹이 늦게 터서 태만한 식물이며, 꽃의 생명이 짧아 ‘단명허세(短命虛勢)’의
표본이라며 구박을 하였는데,
- 이러한 내용은 아직도 나이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 그러나 지금은 진딧물이 꼬이지 않게 개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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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는 모습
- 낙엽 지는 작은 키 나무로서 다 자라면 통상 높이가 3m 정도이지만, 4m까지 자라는
것도 있습니다.
- 또한 줄기에서 가지를 많이 쳐서 속에 틈이 별로 없습니다.
- 그리고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어떠한 환경에서나 잘 자라는데, 특히 전정(剪定)이
용이하여 생 울타리나 또는 여러 그루를 한데 모아 둥그렇게 키우기도 합니다.
* 우리나라 곳곳에 무궁화가 많지만 특히 강원도 홍천군은 스스로 “무궁화의 고장”이라
부르며 그곳에 가면 곳곳에 무궁화가 무척 많이 심어져 있고 또 일부지역에는
“무궁화 가로수길” 도 있습니다.
* 그 중에서도 독립운동가이신 “한서(翰西) 남궁억(南宮檍 : 1863~1939)” 선생님의 묘소와
기념관이 있는 홍천군 서면 모곡리 보리울마을이라는, 홍천강 근처에는 무궁화가 정말로
예쁘게 또 많이 피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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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잎
- 어긋나기, 길이 4~10cm으로 달걀꼴이며 위쪽이 보통 3갈래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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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꽃
- 둥그렇게 예쁜 모습의 꽃봉오리는 우리나라 국기의 ”국기봉 = 깃대봉“으로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 암수 한 그루로 하지(夏至)가 지나고부터 피기 시작하여 가을 늦게까지 피는데,
약 100일 동안 피고 집니다.
- 꽃의 지름은 6~12cm로 꽃잎은 보통 5장이지만 품종에 따라 “홑꽃”, “반 겹꽃”,
“겹꽃”이 있습니다.
- “반 겹꽃”과 “겹꽃”은 일반 꽃들과 같이 수술이 꽃잎으로 변한 것으로, 수술의 일부만
변한 것은 “반 겹꽃”, 거의 모두가 변한 것은 “겹꽃”이 됩니다.
- 색깔은 보통 바탕이 분홍색이고 속 부분이 짙은 색이지만 품종에 따라 하얀색, 연분홍색,
분홍색, 보라색, 자주색, 파랑색 등등 여러 색깔을 가집니다.
* 그러나 아직 노란색의 꽃은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 암술이 길고 크게 꽃잎 밖으로 나오고 거기에 수많은 작은 수술들이 매달려 있어서
더욱 화려하게 보입니다.
- 향기가 거의 없는데 아직 향기가진 꽃을 개발하지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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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열매
- 삭과(蒴果)로 9~10월경 갈색으로 익는데, 지름 약 1.2cm로 달걀꼴입니다.
* “삭과(蒴果)”란 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고 칸마다 씨앗이 많이 들어있는 열매로 익으면
위에서 아래로 갈라지면서 씨앗이 드러납니다. 이따금 아래에서 위로 갈라지며 열매
위쪽에서 뚜껑이 열리듯이 갈라지기도 합니다.
즉, 열매가 갈라지거나 구멍이 생겨 씨가 멀리 퍼져나갑니다.
- 무궁화, 배롱나무, 진달래, 철쭉, 붓꽃, 양귀비, 애기똥풀, 금낭화, 참깨, 질경이,
나팔꽃, 쇠비름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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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쓰임새
- 조선시대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하사하여 꽂는 “어사화(御賜花)”는 다홍색,
노랑색, 보라색의 무궁화이었고, 궁중에서 잔치가 있을 때에는 신하들은 무궁화를
꽂았는데 이를 “진찬회(進饌會)”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 관상용 즉 정원수나 공원수, 학교나 관공서의 정원, 가로수, 생 울타리용 등으로 쓰이며,
- 또 옛날부터 동서양에 널리 알려진 약용식물인데, 나무껍질은 “목근피(木槿皮)”라 하여
이질과 옴 같은 피부병에, 씨앗인 “목근자(木槿子)”는 담천(痰喘), 해수(咳嗽), 편두통에,
꽃인 “목근화(木槿花)”는 이질, 복통 등에 그리고 잎은 종기에 쓰이는 등 매우 많은
처방이 있습니다.
- 그리고 또 꽃봉오리는 요리에, 꽃은 꽃차의 재료로 써 왔으며, 나무껍질은 고급종이를
만드는데 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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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천연기념물
- 우리나라의 많은 동식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나라꽃인 무궁화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 그래서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이 될 만한 자격을 가진 무궁화나무를 오랫동안 찾았는데
이번에 드디어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 즉, 지난 2010. 11. 23일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의 것과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의
것 등 2건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를 하고, 약 한달 여 동안 관련학자, 토지소유자,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일반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2011. 01. 13일 정식으로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습니다.
(1) 천연기념물 제520호
- 소재 :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방동리 강릉박씨 종중 재실 내
- 지정사유 : 무궁화의 일반적인 수명이 40~50년임에도 수령이 100년이 넘고 나무의
둘레가 146cm로 현재 알려진 무궁화 중 가장 굵으며 꽃이 홍단심계
(紅丹心系 : 무궁화 품종의 일종으로 꽃잎이 붉거나, 분홍색으로 가운데
꽃술 부분이 붉은 빛깔을 띠고 있음)으로 순수 재래종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음.
- 높이 4.0m
- 가슴높이 둘레 : 서쪽가지 0.43m, 중앙가지 0.58m, 동쪽가지 0.48m
- 수관 폭 : 동서 5.70m, 남북 5.90m,
- 근원둘레 : 1.46m
- 지하고 : 1.6m,
- 수령 : 110년(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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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연기념물 제521호
- 소재 :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연화리 중화동교회(1930년대 건립) 앞
- 지정사유 : 수형이 매우 우수하고 높이가 6.3m로 현재 알려진 무궁화 중 가장 크며,
꽃이 홍단심계(紅丹心系)로 재래종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음.
- 높이 : 6.3m
- 가슴높이 둘레 : 북쪽가지 0.69m, 남쪽가지 0.72m
- 수관폭 : 동서 6.3m, 남북 6.3m
- 근원둘레 : 1.23m,
- 수령 : 90~100년(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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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무궁화에 얽힌 이야기
(1) 옛날 중국의 어느 마을에 앞 못 보는 남편을 극진히 사랑하고 보살피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노래도 잘하고 인물도 천하일색이었다. 이 아름다운 여인에게
나쁜 마음을 품은 그 고을의 성주가 여러 번 꾀었으나 넘어가지 않자, 강제로 납치하여
복종을 강요하였지만 여인은 끝까지 성주의 청을 거절하였다. 화가 난 성주는 여인을
죽여 버렸다. 여인을 불쌍하게 여긴 마을사람들은 자기 집 마당에 묻어달라는 여인의
유언에 따라 그 집 뜰에 묻어주었더니, 그 자리에서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어 그 집을
둘러싸 버렸다. 이는 마치 눈먼 남편을 보호하는 울타리처럼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을 “번리화(藩籬花)” 즉 “울타리 꽃”으로 불렀는데, 이 꽃의 속이 한결같이
붉은 것은 죽은 부인의 남편에 대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2) 고려 16대 예종 임금 때 일어난 일이다. 예종 임금은 참으로 사랑하는 신하가 셋
있었다. 세 신하를 똑같이 아끼어 벼슬도 똑같이 참판 벼슬을 내렸다. 그러나 신하들은
그렇지가 못하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예종 임금에게 더 잘 보이려고 하였다.
더 잘 보이려고 하니, 서로 시기하고 헐뜯고 하였다. 그러나 세 사람 가운데 오직
한 사람 구 참판만은 그렇지 않았다. 마음이 비단결 같은 구 참판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면 "쓸데없는 소리 마오. 그 친구를 욕하면 내 얼굴에 침 뱉기요."하고,
자리를 뜨곤 하였다. 이러는 사이에 정 참판과 박 참판은 둘이 만나면 구 참판
이야기로 하루해를 보내는 것 이었다. 정 참판과 박 참판은 구 참판을 궁궐에서
쫓아내기로 서로 짜고서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웠다.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예종 임금은 그것을 사실로 믿었다. 정 참판과 박 참판의 꾐에 넘어간 것이었다.
"네 마땅히 사형으로 다스릴 것이나, 경상도 땅으로 귀양을 보내노라. 종 하나를
붙여서....." 임금님은 말끝을 맺지 못하였다. 박 참판과 정 참판의 흉계인 줄을 뒤늦게
알았으나, 왕은 두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전하!" 구 참판은 엎드려
울었다. 한 번 떨어진 명령은 어쩔 수 없는 것. 그날로 구 참판은 귀양지에 끌려갔다.
귀양지에 도착한 구 참판은 개성 쪽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임금님 생각만 하였다.
'나는 아무 죄도 없는 몸이다. 죄인은 정 참판과 박 참판이다.' 혼자서 이렇게
생각하면서 구 참판은 외롭게 살았다. 역적으로 몰렸으니 구 참판의 집안도 전부
망해 버렸다. 부인은 종이 되어 끌려갔고, 아들딸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소식조차
모른다. 그렇지만, 구 참판은 임금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임금님에 대한
충성심은 날로 더해만 갔다. "전하, 만수무강하소서....." 임금님을 향한 기도는
계속되었다. "참판님, 무엇을 좀 잡수셔야죠? 이렇게 앉아서 기도만 한다고 누가
알아주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네?!" 먹쇠 놈이 울면서 간청했지만, 구 참판은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좀 드시와요. 이렇게 굶으시다가는 제명을 못사십니다. 제명을......"
벌써 며칠째 굶고 있는 구 참판이었다. 차라리 굶어 죽고 싶은 구 참판. 마침내
가랑비가 내리던 밤, 구 참판은 숨을 거두었다. 종 먹쇠는 양지바른 곳에 구 참판을
묻어주었다. 다음해 봄, 구 참판의 묘 앞에는 꽃이 피어났다. 그 꽃이 바로 우리나라의
국화, 무궁화이다. 임금님을 사랑하던 마음이 빨갛게 달아서, 무궁화 꽃 속은 빨간빛이
되고, 구 참판의 죄 없음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꽃잎은 하얀빛, 보랏빛 등으로
피어났다.
꽃말은 [일편단심]또는 [영원]입니다. 임금님을 사랑하던 그 염원이 무궁화로
피어났으니 그 충성된 마음이야 변할 리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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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배롱나무”가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어렸을 때 "무궁화 꽃이 피었읍니다"라는 놀이가 생각 납니다. 요사이 애들(어른도 많이 하지만)은 놀이는 모르고 게임만 아는것 같읍니다. 어린 시절의 놀이 "도둑놈 잡기, 숨박 꼭지?, 술래 잡기, 구슬 치기, 비석 치기?"등등 이름도 아물 아물 하지만 요사이 게임과 달리 밖에서 여러 동내 친구들과 어울리고 운동도 되고 해서 좋았던 놀이 같읍니다.
요사이 여름에는 동네에 무궁화 꽃 같이 생겼는데 꽃이 아주 큰것이 있는데 꽃이름이 무엇인지 궁굼 합니다.
네~~~ 그리고 "자치기", "땅 따먹기" 등등 무척 많았지요. 다시 그 시절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시는 그 꽃은 "부용(芙蓉)"인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도 잠시 말씀드렸지만 무궁화와 같이 "아욱과"인데, 무궁화 보다는 나무로서의 성질이 좀 약해서 마치 풀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엄연히 나무입니다. 꽃과 잎이 무척 크고 귀티가 나고 예뻐서 조선 후기의 병풍이나 민화(民畵) 등에서 가끔 보입니다. 무궁화 꽃도 큰 편에 속하는데, 부용을 보면 마치 배가 부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옛사람들은 "연꽃"을 "부용"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그래서 "부용"을 "목(木)부용", "연꽃"을 "수(水)부용"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옛날 놀이 중 비석치기는 잘 모르곘는데요. 아마 우리 지방 사투리로 막자 치기가 아닌가 보네요. 막자치기 가운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던져 맙추기, 이고 맞추기, 앗 뜨거라, 어깨 맙추기 등 하도 많아서---. 또 올챙이 놀이, 뎅깡도 생각 나는군요, 모정에서 고누 두던 것도요. 신 사장님 옛날 얘기 잘 끄내셨어요.
이 사장님이 막자치기(비석치기)를 좋아하셨습니다. 어릴 때 하던 놀이들은 대부분 여자아이들도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동네 남자이이, 여자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모여서 왁자지껄 요란스럽게 그리고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아쉽게 돌아서던 생각이 납니다. 특히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리운 추억입니다,
저희 아파트 동 입구에 무궁화 나무가 있는데, 너무 곱더라구요. 여러번 사진을 찍었는데, 바람이 불어그런지 만족할 만한 것을 얻지는.. 한산도에 갔더니 무궁화꽃이 바다쪽으로 길을 따라 쭉 심어서, 마치 울타리 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사화가 무궁화였군요. 왜 저는 그게 매화라고 생각했을까요? ㅎㅎ 언제나 배우고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학장님.
어사화가 그랬었다는군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무궁화나무는 나무의 속이 빽빽해서 생울타리용으로도 많이 심는데 줄지어 서 있으면 가로수로도 매우 멋있고 울타리로도 품위가 있어서 그만입니다. 그 밑에 들어가 누울 수가 없으니 섭섭합니다.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 보아도 금방 알아봅니다.
학장님 자료 수집하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렸을 적 동구 밖에 있던 무궁화는 작고 다닥다닥 피었는데 우리 아파트 입구에 있는 무궁화는 크고 몇송이 안 되어 좀 다르더군요. 서양에서는 "샤론의 장미"라는 말이 무궁화라기 보다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더군요. 샤론 평야는 페니키아(레바논) 티루스 남쪽의 해안 평야를 이르는데, 평야 가운데에는 갈멜산(작은 언덕)이 있고 여기서 엘리아 선지와 바알신 제사장 850인간의 대결로 유명. 동쪽 끝으로는 고대의 중동 요충---왕의 길(이집트에서 바빌론까지 가는 대로)이 있으며, 이곳의 중심도시가 그 유명한 아마겟돈(메깃도)랍니다
역시 성경과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정통하십니다. 저는 한참 전에 성경을 읽기는 했는데 가물가물한 내용이 많습니다. 지금의 이스라엘과 아랍의 갈등을 별도로 친다면, 제가 감명깊게 읽었던 책 중의 하나가 "레온 유리스-1958년 발표한 엑소더스"인데, 1960년 제가 좋아하는 폴 뉴먼 주연으로 영화도 나왔었지요, 유명한 오토 프레밍거 감독, 그리고 주제곡인 "The Land is mine"은 아카데미 영화상도 받았던 명곡이고... 우리말로의 제목은 "영광의 탈출" 이었습니다. 3시간인가 하는 무척 긴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무라키미 류의 소설 엑소더스가 더 유명하더군요.
학장님!! 이렇게 무궁화를 자세히 설명된 글은 처음입니다. 무궁화는 저의 집사람이 회사 다니면서 사진활동 할때 90년대 초로기역되는데 삼성에서 무궁화 사진 촬영대회서 "짝" 이란 제목으로 출품했는데 대상은 아니고 입선을 해서 백화점 티켓으로 와이셔츠를 입었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십니다. 제가 식물 관련 책을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위와 같이 자세히 나온 곳은 없습니다. 다른 여러 곳에서 자료를 알아보고 또 제가 평소 관찰한 것들을 합성하였습니다. 다른 식물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저는 어서 빨리 봄이 와서 풀이 돋아나고 또 나무의 새싹이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래도 겨울에 나무들의 겨울눈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또 벚나무의 잔가지 사이로 바라보는 새파란 겨울 하늘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