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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카페 게시글
14살고양이와길고양이 스크랩 아파트 1004동 화단 옆 1호 길고양이집
더불어밥 추천 1 조회 233 13.01.11 10:20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일산쪽에 사는 언니네 아파트에

지난 해부터 터줏대감 길냥이가 살고 그 아이를 돌보는 아주머니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매번 갈 때마다 아이를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

드.디.어.

만났다.

 

 

화단 옆 통풍구 위의 작은 개집

 

 

그 안에서 겨울볕을 즐기는 있는 젖소아이
 

 

아이고 이뻐라

가서 알은 체를 해도 노곤하신지 꼼짝도 안 하신다.

 

 

집 입구에 사방을 둘러

'고양이집'이라고 쓰여진 팻말.

너희집 맞구나^^
 

 

 

 

 그곳은 동네 아이들이 지나가다 꼭 멈추는 곳

아이들은 젖소 아이와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지나갔다.

해코지를 하려는 게 아니라

안부를 묻는 아이들.

 

아, 이쁘다.

아파트다 보니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쉽게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곳은 오아시스 같은 곳이리라.
 

 

이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던 녀석이

아이들이 지나가니 천천히 나와 기지개를 켠다.

햇볕 따뜻할 때 지역 순찰을 나가는 걸까^^
 

 

지난 번에 갔을 때에도 아이가 보고 싶어서 집 옆에서 기웃거리는데

할머니가 곡식을 말리고 계시길래

길냥이를 돌보는 분인줄 알고 반갑게

"이 녀석 마실 나갔나 보네요?"

했다가

"그게 고양이야? 미친 놈이지. 쥐는 잡아다가 먹지도 않고 올려만 놓고 사료만 먹는 고양이가 미친 거지."

완전 깜짝 놀랐다.

 

 

아. 길냥이를 돌보는 분이 아니라

길냥이를 돌보는 게 못마땅한 아파트 주민이셨구나..

안 그래도 못 마땅한데 딱히 말할 곳도 없었다가 내가 말을 붙이니 완전 쏟아부으셨다...ㅠ,ㅜ

 

그 할머니 말도 들어드려야할 것 같아서

열심히 들어주고 추임새로 장단도 맞추다가

그래도 날씨도 추운데 어디 갈 데도 없으니 돌봐주는 게 좋지 않겠냐며

그래도 고양이가 있어야 쥐도 잡고 동네도 깨끗해진다고 몇 마디 드리고 인사드렸다.

 

여전히 "쳇, 쳇"거리셨지만 그래도 낯모르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셨으니 속이 좀 풀리셨을 거다.

 

저렇게 좋지 않게 보는 분들도 많은데

버젓이 현관 바로 옆에 집도 만들고 밥을 주시는 아주머니가 대단하신 것 같았다.

굉장히 쎈 분이실 듯^^

 

언니와 그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데

함께 탄 학생이

"저희 집도 그 아이가 난 새끼 입양해서 키우고 있어요. 너무 이뻐요."한다.

좋은 집에 입양도 보내주시고 참 감사한 아주머니다.

 

 

올해 이사를 가신다는데

가실 때 저 아이도 함께 데려가신단다. 

이렇게 사람과 길의 아이들의 인연을 맺어가는구나.

 


저 삭막해 보니는 아파트에

길냥이 집 하나 있는 걸로

이렇게 따뜻한 풍경이 된다.

 

바쁘게 걷던 사람들이 잠시 멈춰서서

길냥이의 안부를 묻고 자기의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곳.

 

우리는 길고양이들에게 감사할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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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1.11 15:27

    첫댓글 사람 살만 한 좋은 아파트네요.
    울 아파트는 외진 구석에 몇 년 전 고양이가 아가 셋을 낳았는데 그걸 보고 난리를 쳐서 외진 구석 다 모래와 흙으로 메꾸고 자갈과 식물을 사이사이로.....
    그래도 우리 엘리베이터 라인엔 강아지 식구 있는 집이40집 가운데 제가 아는데 만도 대여섯집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서 근 20년 되도록 살고 있지요.

  • 13.01.11 16:24

    정말 좋은동네예요... 우리집은 시골인데도 어찌 그렇게 인심들이 사나운지 ....
    노란이, 까망이 밥준다고 사료그릇을 큰길에 내팽기쳐 깨뜨려버린걸보니 등골이 오싹합니다.
    나말고 아이들한테 해꼬지할까봐서~

  • 13.01.12 19:02

    포근한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덕분에 따뜻한 온기를 느낄수있어 감사합니다~~~♥

  • 13.01.13 15:07

    발품을 열심히 팔고 다니시는 찡이언니 밥님 덕에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시는 분도 있다는걸 알게 되고..
    새상이 좀더 따뜻한 가슴으로 사는 사람들로 북적 북적 거리면 ..길위에 아이들도 살기 좋을 터인데.. 가슴 훈훈 한 이야기 따뜻해서 좋아요.

  • 13.01.14 16:41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ㅠㅠ

  • 13.01.15 09:00

    전 길냥이 밥주려해도 식구눈치 봤는데... 우리집에도 길냥이가 찾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이 추워서리...냥이 챙겨주신분 멋지세요. 어때야 그럴수있을까요. 가치관따라 실천할수있는 용기요...궁금해집니다.

  • 13.01.17 09:51

    좋은 아파트네요.. 인정많은 주민들이시구요..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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