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03 법정서 끌어안은 이명희·조현아…“엄마가 미안해”

[담바우]

190503 (금) 법정서 끌어안은 이명희·조현아…“엄마가 미안해” 

"우리 애기… 엄마가 미안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5월 2일 첫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공판은 이명희 전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순서로 열렸는데, 피고인 신분으로 선 두 모녀가 법정에서 서로를 감싸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공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 심리로 열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건은 이명희 전 이사장 측이 사건 병합이나 병행 심리를 원하지 않아 별도로 진행됐다. 이들 모녀는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지시해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이명희 전 이사장 측은 “주말까지 일하는 가사도우미 구해달라고 부탁했을 뿐”이라며 범죄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주말까지 일할 수 있는 도우미가 국내에는 없어서”라며 “남편 회사 비서실을 통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게 이 사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공판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또 자신의 일로 수사를 받은 대한항공 직원 등 주변인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모녀의 관계를 부각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소위 ‘회항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을 어머니가 관리했는데, 오히려 어머니가 불법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고 기소됐다”며 “피고인에게 책임 있는 부분으로 어머니까지 기소된 점에 깊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워킹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서른아홉의 늦은 나이에 쌍둥이 아들을 두고 업무를 병행하게 됐다”며 “주말에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보니 외국인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선처를 촉구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 앞서 공판을 마친 이명희 전 이사장은 법정 방청석에서 딸의 재판을 지켜봤다. 이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재판이 끝나자 피고인석에서 나오는 딸에게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명희 전 이사장은 “엄마가 잘못해서 미안해, 수고했어. 우리애기”라며 딸을 끌어안고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재판 중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조현아 전 부사장도 어머니에게 기대며 굳은 표정을 풀었다. 이명희 전 이사장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은 6월 13일에 열린다. 안재천 판사는 이명희 전 이사장 측이 신청한 대한항공 이모 본부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할 계획이다. 혐의를 모두 인정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건은 변론을 마무리하고 6월 11일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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