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여행, 벳푸 대중탕과 벳푸맛집 로바타진
벳푸. 일본 최대의 온천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지요. 최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벳푸는 고급 료칸에서부터 대중탕, 여기에 지옥순례에 이르기까지 가장 다양한 스펙트럼의 온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도시를 여행하며 가장 놀랐던 점은 료칸이 아닌 저렴한 숙소에서도 양질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벳푸에서 여장을 풀었던 곳은 카오산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임에도 불구하고 입구에 노천 족욕탕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실내에는 작지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공용욕탕을 갖추고 있었지요. 일본 최대임은 물론이요 세계에서도 미국의 옐로우스톤 다음으로 많은 온천수량을 자랑한다는 온천도시 벳푸를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벳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30분경. 하룻밤을 벳푸에서 머문 후 다음날 벳푸와의 작별을 고한 시간은 오전 7시 30분. 채 24시간이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두 번의 족욕과 두 번의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온천나라를 거닐었던 셈입니다.
벳푸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까닭은 온천욕을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엔 안팎이면 즐길 수 있었던 대중탕들. 웬만한 숙소라면 온천욕을 할 수 있는 탕이 갖춰져 있는 벳푸지만, 이국의 대중탕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독특한 건축양식 때문이라도 다케가와라온센과 에키마에고토온센은 꼭 들러볼 일입니다.
▲ 큐슈여행 - 다케가와라온천(竹瓦溫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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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가와라온센은 벳푸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시설입니다. 메이지시대인 1879년 문을 열었으니 역사만 해도 100년을 훌쩍 넘은 곳으로, 일본 근대산업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에야 기와지붕을 얹었지만, 오래 전에는 ‘竹瓦溫泉’이라는 이름처럼 지붕을 대나무로 얹었다 하네요.
이 오래된 문화재에서의 목욕비가 100엔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도무지 믿기질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1000엔에 스나유(유카타 차림으로 즐기는 모래찜질)도 즐길 수 있으니, 료칸의 비싼 요금이 부담스러운 분들이시라면 이곳에서의 특별한 모래찜질로 아쉬움을 달래도 좋을 듯합니다.
▲ 큐슈여행 - 에키마에고토온천(驛前高等溫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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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벳푸역에서 2분 거리에 위치한 온천입니다. 1924년에 지어졌다는 이 온천은 게스트하우스를 겸하고 있기에 배낭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지요. 저 역시 본래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싶었지만, 갑작스러운 여행계획으로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 다른 숙소로 향할 수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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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지닌 다케가와라온천이 100엔인 반면, 에키마에고토온천은 200엔. 그러나 근사한 유럽식 통나무집처럼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일본의 다른 대중탕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일본 대중탕, 이용해 보신 적 있으신지? 천정까지 완벽하게 구분되지 않는 칸막이 너머는 여탕이랍니다.
그래서 일본의 대중탕에 들어가면 건너편 여탕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여자분들의 말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오지요. 또한 일본인들은 대중탕을 이용할 때 보통 욕실의자에 앉지 않고 저렇게 바닥에 앉아 목욕을 즐기는 경우가 많더군요.
▲ 에키마에고토온천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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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큐슈여행 첫쨋날 벳푸에서 묵었던 카오산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일본에는 전국적인 지점을 많이 거느린 체인숙소들이 많습니다. 카오산게스트하우스는 일본에서 체인을 가장 많이 거느린 게스트하우스 중 하나.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아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아닙니다. 그러나 갑자기 떠나는 일본여행 시에는 기억해두면 상당히 유용한 게스트하우스지요.
Travel Tip : 갑자기 떠나는 일본여행에서의 숙소 일본 유명 관광지의 경우 해외여행자들이 많이 찾기에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들은 한두달 전에 예약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카오산게스트하우스 체인의 경우엔 규모가 커서 자리의 여유가 많은 편입니다. 호텔 중에서는 저렴하면서도 어느 정도 콸러티를 유지하고 있는 토요코인 호텔 정도를 기억해 두신다면 역시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다만, 몇년 전만 해도 일본인들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요즘에는 일본 국내여행객들은 물론 비즈니스맨들도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역시나 숙소 예약은 급하실 경우 전화상으로라도 해두시는 게 나을 듯. (이들 숙소는 모두 영어예약이 가능합니다)
▲ 큐슈여행 : 벳푸숙소 카오산게스트하우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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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휴양지로 유명한 벳푸여서인지, 다른 지역의 카오산과는 달리 벳푸카오산게스트하우스는 입구에는 족욕탕을, 내부에는 온천탕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 휴양도시의 이미지 때문인지 원목으로 꾸며진 휴게실 등 제법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지요. 역에서도 10여분 거리니 가까운 편이지만, 주택가 안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는 길이 약간 복잡하더군요.
▲ 큐슈여행 : 벳푸맛집 - 로바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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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온천을 즐긴 후에 의례 찾아오는 것이 있지요. 바로 허기. 그래서 찾은 곳은 벳푸의 유명한 비어팝, 로바타진입니다. 싱싱한 해산물에서 육고기와 닭고기까지 그야말로 육해공군을 총 망라한 식사류와 안주류를 갖춘 곳이지요.
▲ 벳푸맛집 - 로바타진의 해산물 요리.
▲ 벳푸 맛집 - 로바타진의 분고(豊後) 쇠고기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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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시가 속한 오이타현 일대의 옛 지명은 분고(豊後)라 불렸던 모양입니다. 오래전부터 이 곳에서 유명한 요리 중 하나가 바로 분고(豊後) 쇠고기와 토종닭이라 하네요. 그래서 주문한 분고 쇠고기 요리. 보기에는 풍성해 보이지만 사실 양은 매우 적었습니다. 그러나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그 맛에 반하고 말았지요.
alt="큐슈여행, 벳푸 대중탕과 벳푸맛집 로바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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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여행 Travel Tip 1 : 로바타진 위치 JR 벳푸역 앞으로는 시내를 관통하는 큰 도로가 있습니다. 그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시면 키타하마버스정류장 가기 전에 토키와 백화점이라는 큰 백화점이 있지요. 토키와 백화점 맞은 편에 로바타진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찾기 쉽습니다. (벳푸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큐슈여행 Travel Tip 2 : 일본의 대중탕 이용시 유의할 점 대부분의 일본의 대중탕에는 수건은 물론이요 비누와 샴푸등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미리 목욕용품을 준비해가는 것은 필수입니다.
큐슈여행 Travel Tip 3 : 술값 절약하기 (No ice, please) 일본의 술값은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소주든 사케든 서너잔 정도만 마셔도 한국돈으로 2만원이 훌쩍 넘지요. 해서 보통 술값을 절약하기 위해 저렴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렴한 술은 역시나 맛이 없지요. 저 같은 경우엔 양으로 술값을 절약하는 편입니다. 일본에서 사케나 소주 등을 주문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언더락에 보통 아이스 세덩이 정도를 넣어 내옵니다.
그러나 저는 주문할 때, 항상 이렇게 말하지요. "No ice, please."
자,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얼음을 뺐으니 그만큼 적게 술이 담겨 나와야할 듯하지만, 술은 언더락에 가득 담겨 나옵니다. 얼음의 차지하는 양만큼의 술이 더 담겨 나오니 술값을 절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나는 술을 차갑게 먹지 않으면 안돼, 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그렇다면 No Ice로 주문하신 후, 다시 아이스 워러를 부탁하세요. 아이스워러를 섞어드시든, 물을 마시고 난 후 얼음을 언더락에 얹어드시든 그건 요량에 맡기겠습니다. 조금 찌질한 방법인가요?
또 사케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듯한데, 이왕이면 生사케(나마사케)로 드시면 더욱 좋을 듯합니다. 생사케에는 우리네 막걸리처럼 효모가 살아있다 하네요. 그러나 뜨겁게 마신다면 효모가 죽을 터이니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요?
글·사진 제공 : 그래도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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