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우리나라 면허 의사. 백정이라는 천민의 신분을 뛰어넘어 최고의 엘리트가 된 의지의 한국인. 나아가 항일운동에 참여하며 의술로 나라를 구하는데 청춘을 바친 독립운동가 박서양의 이야기를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최초로 발굴, 공개하는 위인전입니다. 박서양은 SBS 대기획 드라마 <제중원> 주인공 황 정(탤런트 박용우)의 실제 모델입니다.

김이하 지음 / 박형우 감수 / 172×235mm / 175쪽 / 9,800원 / 2010년 02월 27일 발행 / 라이프플러스인서울 펴냄
장르 : 인물(위인전) / 독자 대상 : 초등 중~고학년 / ISBN 978-89-962177-2-5 (73990)
<주요 내용>
박서양은 이름도 없는 백정 ‘박 씨’ 아들로 태어나 양반 아이들의 따돌림과 놀림을 받으며 자랍니다. 박서양은 자신의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막 들어오기 시작한 서양 학문에 눈을 뜨고 학당(학교)을 다니고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에 들어가 허드렛일부터 배웁니다.
박서양은 이런 성실한 면을 높이 산 원장 에비슨의 도움으로 의학교에 정식 입학해 서양 의술을 배우고 약 10년 만에 졸업하면서 최초의 우리나라 면허 의사가 됩니다.
졸업 후 교수로 제중원에 남아 후배들을 가르치며 외과 의사로 환자들을 진료하다 식민지 조국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간도로 떠납니다. 간도에서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지어 우리 동포를 위해 일하다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봉도동 전투 등에도 유일한 군의로 참전하게 됩니다.
박서양은 항상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의사가 된 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상황인데도 간도로 가 의술로 나라를 구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2008년에 박형우 대한의사학회 회장(연세대 의대 교수 겸 동은의학박물관 관장)에 의해 밝혀지면서 건국포장을 받게 되는데...
<저자 소개>
저자 김이하
글을 쓰신 김이하 선생님은 1959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으며 잡지사 기자, 출판사 편집장을 역임했습니다.
편집자로『오늘의 시』『오늘의 소설』 『오늘의 영화』 등 단행본 수십 권과 잡지《Cultura》를 편집했고, 한글문화연구회에서『우리말 갈래 사전』 전자사전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시집으로『내 가슴에서 날아간 UFO』 『타박타박』과 공동 시집 『사랑은 詩가 되었다』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멀리 사라지는 등이 보인다』를 냈으며, 이야기책으로는 『세계의 신화전설(중국편)』을 냈고, 그림책 『옛멋전통과학』을 냈습니다.
김이하 선생님은 현재 자유기고가로 사사 집필과 함께 어린이 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감수자 소개>
감수자 박형우
내용을 감수하고 추천사를 쓴 박형우 선생님은 연세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의사학과 초대 학과장을 지냈습니다. 1999년부터는 연세대 동은의학박물관장을 겸임하며, 대외적으로는 2009년부터 대한의사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중원과 한국근대의학 연구에 독보적인 이로『의학사 산책』『세브란스와 한국 의료의 여명』『사진으로 본 한국근대의학 120년』『한국근대서양의학 교육사』『제중원』『사람을 구하는 집, 제중원』(공저)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책 속에서>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 에비슨 선생님은 왜 내게 이런 일을 시킬까? 내가 아직 어려서일까, 아니면 천민 출신이어서 그럴 까? 아니야. 선생님은 백정, 양반 따지는 사람은 결코 아니야. 혹시 제중원에 일손이 달려서 일 시켜 먹으려고 의사 시켜 준다고 거짓말을 한 걸까?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에비슨 선생님의 뜻을 잘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기에게 해로운 짓을 할 사람이 아닌 것만은 굳게 믿었습니다.
박서양은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낮은 목소리로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문득 아버지를 따라 가서 구경한 만민공동회가 떠올랐습니다. 그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이 인간 평등을 이야기했고 백정 아버지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큰 박수로 동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박서양이 발 딛고 서 있는 병원은 만민공동회와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백정이라고 여전히 멀리했습니다. -84쪽
박서양이 병원에 들어온 지 두세 달 지났을 무렵, 에비슨이 불렀습니다. 오랜만에 둘만 있는 자리였습니다.
“병원 일은 재미있는가?” “예. 재밌습니다.” “마당 쓸고 환자 피 닦는 일이 재밌다는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야. 하나님이 자네에게 내려 준 천직인가 보네. 그럼 의사 공부하지 말고 죽 그 일을 하는 건 어떻겠나?”
그 말에 박서양이 놀라 에비슨을 쳐다봤습니다. 에비슨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한 쪽 눈을 찡긋했습니다. 둘은 한꺼번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88쪽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어느 양반보다 더 높이 오를 출셋길을 눈앞에 두고 박서양은 새로운 길을 떠나려 짐을 쌌습니다. 1917년, 박서양은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에서 나라의 병을 고치는 더 큰 의사가 되는 길로 성큼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42쪽
<추천사>
박서양 선생님은 자신의 현실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멸시받는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배운 것을 나라와 민족을 위해 쓰기를 바랐습니다. 어렵게 배우고 익힌 지식과 지혜로 나라와 민족을 치료하고자 큰 의사(대의)의 길을 걸었답니다.
이 책은 그 어떤 소설, 드라마, 만화보다 사실을 가장 잘 묘사하고 있으며, 흥미를 끌기 위한 과장도 최소화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미도 있습니다. -박형우 대한의사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