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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주도에 잘 다녀 왔습니다.
3박4일간 많은 일들이 있어 후기가 짧게는 안 되고 몸도 피곤하고 회사 일도 바빠 이제서야 후기를 올립니다.
객관성과 글 쓰는 저의 편의를 위해 존대말을 생략하니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자원봉사를 해 주신 강준희형, 최이사님. 식대지원을 해 주신 원고문님(아직 뵙지를 못 했는데..). 빵을 맛있게 먹으라고 잼을 지원해 주신 이성희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자, 이제 후기 시작합니다.
늘 그렇듯, 이번 대회 전에도 엄청 바빴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의 일이 현장에서 가동되고 있는 장비가 고장나면 고치는 일이라서 장비가 언제 고장날지 예측을 하기가 어렵다.
더우기, '국가시험'을 위해서 장비가 금요일부터 가동되야 하는데 목요일 아침부터 고장이 난 것이다.
그러나, 작업장은 '문발공단'.
서울에서 필요부품이 오는 데만 2시간남짓 걸린다.
이것저것 test하고 진단하니 점심때가 훌쩍 지나간다.
오후 늦게 서울에서 다른 직원이 와서 합류하여 그나마 작업진도가 나가지만, 그래도 원인을 못 찾겠다.
내가 자전거 이동 중에 사용할 box를 가져 가야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데, 작업 중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해서인지 pipe를 잘못 끼워 냉각수가 새어 나왔다.(방사능냉각수는 아님.)
같이 일 하는 직원들은 내가 제주도에 왜 가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사정예기를 하고 잠시 다녀 오겠다며 나왔다.
나오자마자 장항동에 있는 거래처에 box 잘 챙겨 놓았냐고 전화를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거짓말 좀 보태서 5분만에 장항동에 간 것 같다.
적당한 크기의 box를 잘 준비해 두었다. box를 싣고 SK M city로 갔다.
이 빌딩은 주차장이 왜 이렇게 복잡한 것인지 지하 3층을 도저히 못 찾겠다.
5분만에 선배님들 계신 곳에 도착. 모두들 box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너무너무 죄송했다.
box가 내려지자마자 자전거가 차곡차고 실렸다. 그러나, box가 부족했다.
카페에서 출발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 하고 10여개만 챙겨 왔더니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다시 거래처에 가서 box 몇 개를 더 챙겼는데, '고물상'에게 인기 있는 box라서 금방 가져가 없단다.
그래도, 달라고 하니 자기네들이 사용할 것 중에서 몇 개 빼어 준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고맙다는 말도 못 하고 나왔다.
다시, M city로 가는 중 회사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도저히, 원인을 못 찾아 철수한다고...짐은 자기가 가지고 오겠단다.
일단, box 내려 놓고 장항동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box를 내리고, '우일'이까지 와서 자전거를 실었다. '우일'이를 기다리고 계시던 몇몇 선배님들께 인사를 하고 직원을 만나러 갔다.
바로 옆 자리의 직원이라 짐을 제대로 챙겨 왔다. '뚝배기 동태탕'으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씻고 좀 쉬니 이제서야 갈 수 있겠다고 안심이 된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금요일에 가져 갈 물건들을 하나 둘씩 꺼내 마루에 늘어 놓았다.
용식이형이 올려 주신 list에 최대한 준하여 점검했다. 이상없다. 이제는 가방에 넣자.
잠이 들었다. 일부러, 알람도 맞추지 않고 잤다. 편히 자려고...
아침 6시 30분. 눈이 떠진다.
대회 날 아침일찍 일어나야 되기에 다시 자는 것은 삼가했다. 대신, 밤에 챙긴 물건들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아이들과 같이 아침을 먹고 비행기 일정과 어제 처리 못 한 일, 생각을 하니 졸음이 몰려 온다.
집사람이 수영장을 간다기에 집에 혼자 있으면 잘 것같아 쫓아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동이라고는 담을 쌓고 살던 집사람이 수영에는 재미를 붙여 8개월째 수영을 하고 있다.
이제는 제법 물에도 뜬다. 좀 더 가리켜서 가족수영대회에 나가봐야겠다.
수영을 마치고 집사람과 오붓하게 쭈꾸미로 점심을 먹고 집으로 왔다.
초등학교 5학년이 아들이 왔다. 아들의 잘 다녀 오라는 인사를 뒤로 하고 용식이형 댁으로 갔다.
철인 12년차는 가방부터 심상치 않았다. 아주 큰 가방. 딱 1개. 그것도 등에 짊어지고 나오신다. 뭐가 저렇게 많을까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은 대회도중 알게 되었다.
이 때부터 나는 정신이 약간 나갔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드디어, 대회장으로 가는구나하고 몸이 느낀 것 같다.
공항에는 훈성이형이 티켓팅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계셨다.
용식이형과 훈성이형, 저 이렇게 셋이서 같이 티켓팅을 하고 돌아 서니 정문철사장님과 중군이형이 뒤에 앉아 계셨다.
잠시 후, 큰 배낭을 등에 짊어지고 여행용 가방을 끌고 문고문님께서 나타나셨다.
무슨 짐이 저렇게 많으신가하는 궁금증은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풀렸다.
또, 잠시 후 비슷한 옷차림의 종수형과 인숙누님께서 오셨다. 공항카운터에 티켓팅을 위해 같이 가셨더니 이상한 눈으로 '따로 예약하셨네요?' 하고 묻더란다.(왜, 이렇게 물어 보았는지 사진을 찍어 놓았어야 되는데...)
드디어, 탑승장에 들어 갔다. 계속 '카카오톡'으로 어제 처리 못 한 업체의 진행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같이 일 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러나, 과감하게 비행기에 탑승. 오직, '완주'만을 머리에 그리며 제주도로 날아 갔다.
제주공항에 도착. 예약해 둔 렌트카를 찾기 위해 주차장으로 이동을 했다. 이동 중, '문고문'님의 배낭 속 내용물의 정체가 밝혀졌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디너용 빵'이었다. 애기 주먹만한 크기의 이 빵이 당일배낭으로 한 가득... 이것을 누가 다 먹나했지만 결국에는 없어서 못 먹었다.
주차장에서 렌트카를 찾는 중에 문고문님에 의해 이 빵이 강제로 주입되기 시작하였다. 이 빵은 밥 먹기 전에도 먹고 밥 먹고나서도 먹고 계속계속 먹었다.
아울러, 맛있는 잼을 지원해 주심 이성희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렌트카에 짐을 싣고 타니 약간 좁은 느낌이 들었지만, 뙤약볕에서 기다리지 않고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최단거리 운행을 한다는 것이 좋았다.
운전은 계속 중군이형이 수고해 주셨다.
숙소로 예약해 둔 '금모래팬션'에 도착을 했다. 집에서 위치를 알아 보려고 전화했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사장님이 친절과는 거리가 먼 분이시다.
용식이형이 아래층에서 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맛과 서비스가 형편없다는 조언을 해 주셨다.
얼마 후, 정감독님도 오셨다. 짐을 들고 방배정을 하였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만찬장'으로 이동을 했다.
만찬장은 큰 극장의 느낌이었고 준비된 식사도 맛있었다.
식사를 하려고 돌아 다니는 중, '아이언윙'에서 같이 운동했던 동료들도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다.
접시에 음식을 챙겨서 가져 오는데, 정문철사장님께서 식탁으로 들어 오지 않고 음식테이블 옆에서 드신다. 생각해 보니 시간도 절약되고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옆에 자리를 잡았다.
만찬장에서 나오는 길에 국내에서 열리는 철인대회 사회를 보는 '마이클'과 인사를 나누었다. 용식이형을 알아 보고 인사를 한 것인데, 덩달아 옆에 있던 나도 인사를 하게 되었다.
이번에 자기도 한국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며, '박정철'이라는 한국이름을 알려 주었다.
'렌트카'가 좋은 것이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있고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기간내내 느낀 점이다.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건과 음식들을 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수온점검을 위해 수영연습을 하기로 하고 쉬고 있는데 '막걸리' 한 잔 예기가 오고 간다. '광어회'를 안주 삼아서...(이 때, 안호성씨도 퇴근하여 도착했다.)
맘 맞는 사람들끼리 차를 가지고 나갔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 했다. '회'를 파는 곳에서 '막걸리'를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생각해 낸 것이 '회'를 포장해 가서, '막걸리'는 슈퍼에서 구입해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숙소'에 돌아 와 막걸리 한잔에 회 한 점씩 먹고 다음 날 수영을 위해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수영연습을 위해 바닷가에 왔다.
다른 참가자들도 수온점검차 많이들 왔다. 수온은 약간 차다는 느낌은 있지만, 수영할만 했다. 그러나, 안개가 너무 자욱했다. 수영하다 길을 잃어 버릴까봐 나는 멀리 가지 못 했다.
몇몇 분들은 첫번째 부표까지 갔다 오셨다고 한다.(약1km정도)
수영을 마치고 팬션아래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역시, 예상했던 데로 친절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부족한 반찬을 달라고 하면 마지 못 해서 겨우 조금 가져다 준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그래도 잘 먹었다. 그러나, 다시는 거기서 안 먹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선수등록'을 하러 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비싼 참가비에 몇 개 안 되는 내용물...
선수 등록을 마친 뒤, EXPO에 들러 CO2와 경기용 바지를 하나 샀다.
종수형은 자전거 수리하러 온 외국인의 자전거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중에 바꿀 때 자기에게 팔라고 용식이형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용식이형은 에어로헬멧을 써 보려고 노력을 하는데, 결국에는 못 써 보았다. 용식이형과 나의 몸이 거의 비슷한데 머리만은 틀리구나하고 느꼈다.
점심은 용식이형이 아는 '중앙식당'에서 먹었다. 아침식사에서 받은 충격이 너무도 커서 점심은 너무 맛있게 먹었다. 다만, 주문을 잘못 알아 들어서 4사람에 고등어 3마리를, 4사람에 고등어 1마리로 알아 들어 조금 빈약하게 먹었다.
이 때는 자전거를 싣고 온 준희형과 최이사님, 우일이가 합류했다.
준희형이 원고문님께서 지원해 주신 회비소식을 설명한 후로 '럭셔리'한 식사가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자전거를 조립하고 검사한 후, 자전거 검차를 받으러 출발했다.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종수형, 인숙누님,나는 경기설명회도 가야 되서 바빴다.
용식이형이 나의 준비사항을 옆에서 보더니 설명회는 가지 말고 준비사항 점검해 줄테니 남으라고 했다.
갑자기, 긴장이 100만배가 되었다.
올림픽코스나 하프코스에서는 바꿈터에 바구니 하나로 모든 것이 준비되는데, 자전거보급소 가방 1개, 런보급소 가방 1개, 스페샬 푸드 2개...
이것들이 다 따로따로 놓여 있기에 만약 내용물이 바뀌게 되면 안 된다고 용식이형이 거듭 강조한다.
용식이형이 정감독님의 물품백을 검사하신 후, 나의 물품백도 검사를 해 주었다.
형이 보기에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나 본데, 준비가 더 이상 안 되니 '통과'를 해 주셨다.
드디어, 자전거 검차를 하러 출발을 하는데, 용식이형이 차로 가자고 한다.
다른 분들은 자전거로 가고 형과 나는 그 옆을 차로 휭 지나갔다. 미안한 감정이 들지만 편했다.
먼저 와 계시던 준희형이 다시 개인적으로 현장설명을 해 준다. 준희형의 설명은 대회장에서도 계속 이어져 나의 첫 완주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자전거를 거치하고 자전거물품백과 런백도 맡기고 다시 숙소로 돌아 왔다. 정말로 대회가 시작된 느낌이다.
저녁은 용식이형이 추천한 전복뚝배기를 먹기로 했다. '경남호텔' 근처의 식당인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식당이름은 기억하지 못 하겠다.
물론, 사진은 찍을 생각도 못 했다. 대회기간내내 용식이형이 예기한 '20년산 수염 난 전복'은 돌아 올 때까지 확인이 되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 와서도 계속 빵을 먹었다. 빵을 먹고 오니 용식이형이 테이핑을 해 주었다.
9시쯤 모두들 잠자리에 들었다. 나도 잠은 들었지만, 깊이는 못 들은 것 같다.
4시 기상. 이미 3층에서는 준희형과 최이사님께서 아침준비를 해 놓으셨다.
용식이형은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더니 바로 뛰러 나간다. 모두 배변활동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데 대회장에 가기 전까지 3번을 다녀와야 된다고 늘 강조하신다.
식사를 하러 가니 모두들 하시는 말씀이 10시간 넘게 밥을 못 먹을테니 많이 먹으라고 하셨다.
많이 먹었다. 내가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최대량을 먹었다.
수영을 하는 '금모래해수욕장'으로 갔다. 이미 많은 참가자들이 와서 몸을 풀고 있었다.
안개가 새벽에는 자욱했는데, 차츰 걷혀서 반환점으로 사용할 부표가 보였다.
우리 클럽은 사회자 앞에서 몸을 풀고 있었는데, 주최측에서 실시하는 준비운동 시간에 우리 클럽이 단체로 '2011대회 비디오'에 나왔다.
우리 클럽 '비쥬얼' 담당인 진영이형은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나왔고...
긴장되는 가운데, 출발하였다. 나는 몸싸움이 싫어 2분정도 늦게 출발했다.
물은 어제보다 덜 차가웠고 시야는 먼저 출발한 사람들때문에 흐렸다. 시야는 100미터를 가기 전에 맑아졌고, 호흡은 2,300미터정도에서 틔였다.
이번에 바꾼 수경은 시야가 확실히 확보가 되어 좌우와 앞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한꺼번에 보여 몸싸움을 전혀 하지 않았다.
1lap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42분. 괜찮은 기록이다. 반환점에 준비된 물로 입을 행구었다.
입수하여 이 페이스대로 하면 1시간 30분내에 들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번째 lap은 훨씬 더 수월했다. 다만, 어지러운 감이 있어 줄 안 쪽으로 들어 갔다 나온 적이 있다.
오랜만에 하는 바다수영이라 짠맛의 괴로움도 있었다.
수영 1시간 28분 50초.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스스로 만족을 하고 자전거 바꿈터로 가서 물품백을 찾아 자전거복장으로 바꾸는데, 발 씻을 물을 주지 않는다.
이럴 수가...발에 묻은 모래는 어쩌라고....
다행이, 저녁에 용식이형이 자전거용 양말과 런 할 때 신을 양말을 따로 준비하는 것을 보고 따라 했는데 도움이 되었다.
발을 준비해 둔 수건으로 닦고 과감하게 양말을 신었다. 어차피, 런 보금백에 마른 양말이 있으니 걱정이 없었다.
자전거는 완만한 언덕으로 시작이 되었는데, 곧 정감독님을 만났다. 순간, 나의 수영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후 계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이번에 바꾼 카본 휠셋은 내리막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잘 내려갔다.
오히려, 내가 너무 빨라 브레이크를 잡아야 될 정도였으니...오르막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나와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이랑 무리지어 타서 뒤떨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 한 것은 아닐까?
첫번째 보급소가 나왔다. 자전거 타기 전에 물도 한잔 마셨고 자전거에 미리 준비해 둔 물을 마셨기에 그냥 지나쳤다.
대회를 마치고 느낀 거지만, 보급소에서의 보급에 문제가 있었다. 연습할 때 자전거를 타고 지나 가면서 보급을 받아야 되는데, 일일이 자전거를 세워 두고 보급을 받다 보니 리듬이 많이 깨졌다.
스페샬푸드를 먹는 지점까지는 정말, 연습대로 잘 타고 왔다. 스페샬푸드를 받아 먹으려고 앉는 순간, 내 일생에 가장 강력한 쥐가 왼쪽 허벅지에서 발생했다.
이전에 오른쪽 허벅지에 발생한 쥐는 심호흡 몇번으로 해결이 되었지만, 왼쪽 허벅지의 쥐는 자전거가 끝날 때까지 괴롭혔다.
여기서도,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문철사장님께서 내 스페샬푸드를 보더니 쥬스가 없다고 자신이 마시던 쥬스를 주셨다.
아마, 더 이상 쥐가 심하게 발전하지 않았던 것은 이 '쥬스'때문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스페샬푸드를 먹고 출발을 하려니 종수형과 진영이형이 왔다.
나는 가랑이에 바세린을 바르고 서둘러 출발했다. 이 때부터 앞 기어는 끝날 때까지 작은 것으로 갔다.
잠시 후, 스페샬푸드 보급을 마친 진영이형이 앞질러 간다. 그러나, 작은 앞 기어로는 쫓아 가지 못 하고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이 때부터 보급하는 방법을 바꿔 1시간에 아미노바이탈 1개씩을 털어 넣었다.
해안도로가 끝나갈 무렵, 종수형이 앞질러 간다. 이 후, 종수형을 한번 앞지르긴 했지만 다시 추월을 당해 그것으로 자전거를 마무리했다.
번호가 797번인 일본 할아버지는 정감독님 연배이신데, 나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간다. 보급소에서 나는 내려서 보급을 받는데 그 분은 타고 가면서 보급을 받으니 보급소 부근에서는 그 분이 앞서고 보급소가 지난 지점에서는 내가 앞서고...
나중에 보니 이번대회 참가자중 최고령자였다. 자전거 타는 도중, 내가 다리 걸었으면 정감독님께서 하와이 가셨을려나?
자전거 7시간 18분 31초. 목표는 7시간이었는데 '보급'의 실패와 보급방법의 실패로 18분이나 초과되었다. 그러나, 수영에서 벌어 둔 시간이 있어 일단 위안을 삼고 달리기 시작.
계속된 아미노바이탈의 공급으로 달리기를 시작하였지만 다시 '쥐'는 발생하지 않았다.
처음 시작되는 언덕에서 걸었다. '근전환'이 안 된 것은 아니지만, 힘을 아끼고 비축하려고 걸었다.
'중문고등학교'. 준희형과 최이사님을 만나 런보급을 했다. 킹코스완주자인 준희형이 작전을 알려 준다. '오르막에서는 되도록 걷고, 내리막과 평지에서는 달려라.'
나도 그럴 생각이었는데, 유경험자께서 이렇게 지도를 해 주시니 착실하게 따르기로 했다.
2바퀴를 돌아야 하는 런은 우리 클럽 모두를 만나게 해 주었다.
나와 비슷하게 달리고 있던 다른 참가자들은 오르막에서 뛰었는데, 내리막과 평지에서 이내 따라 잡았다.
어둑어둑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어렸을 적에는 해가 떨어지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회를 하면서는 오직 목표시간만 생각이 났다.
완전히 어두워지자 손목에 야광팔찌를 한 사람들이 저쪽에서 달려 온다. 마음 속으로 저 사람들은 언제 대회를 마치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도 야광팔찌를 끼고 가는 처지가 되었다.
중문고등학교 앞을 다시 지나갈 때, 준희형과 최이사님께서 안 계시는 것을 보니 거의 끝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가파른 중문단지로 가는 오르막을 속보로 걸어 올라간 뒤, 내리막에서 뛰었다.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을 하니 여지껏 느끼지 못 했던 무릎통증이 느껴졌다. 무릎통증. 연습부족으로 생각하고 싶다.
드디어, 골인을 했다. 시계를 보니 14시간 59분 30초(런 5시간 56분 39초). 목표시간 달성에 완주...
용식이형이 킹코스완주하면 마라톤풀코스 완주한 것보다 더 큰 감동이 온다는데, 너무 힘들어서 아무 것도 느끼지 못 했다.
우리 클럽, 어디 있나만 찾았다. 결국에는 못 찾았다. 나는 늘 이렇다. 늦게 들어 와서 제대로 지원도 못 받고....
다행이, 골인지점에 '아이언윙'에서 알아 보는 옛 동료들이 있어 그들의 축하를 받으며 골인했다.
완주메달과 완주기념티셔츠, 대형수건을 받아 들고 자전거와 물품백을 찾아 숙소로 가려니 갑자기 머리 속이 하얗게 변했다.
여기가 어디지? 어떻게 가지? 일단, 정신을 가다듬고 눈에 익은 길까지 나가기로 했다.
마라톤을 했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큰 길에 나가니 숙소 가는 길이 생각이 났다. 앞에는 70.3대회를 마친 일행이 걸어 가고 있었는데, '킹코스완주자'에게 길을 비켜 주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일찍 들어 오신 분들께서 쉬고 계셨다.겨우 인사를 마치고 샤워를 하는데 정말 샤워장에서 혼자 쓰러질 것 같아 걱정되었다.
간신히 샤워를 하고 나오니 몸과 정신은 개운해지는데, 속이 뒤집어진다.
달리기하는 동안, 다른 참가자들이 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바로 이래서 그랬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다.
화요일 오후까지 속이 쓰려 먹고는 싶어도 먹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그 이후로는 성장기때 먹었던 것만큼 먹고 있다.
다시 대회장으로 돌아 가서... 잠시 후, 정감독님과 인숙누님께서 들어 오셨다.
용식이형은 인숙누님 들어 오는 것 보러 갔다가 쥐가 나서 창피했다고 하시는데, 12년차 철인완주자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다시 3층에 모여 대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보쌈과 삼겹살등등으로 간단한 뒷풀이를 하는데, 나는 라면이 제일 맛있었고 다른 것들은 먹을 엄두도 내지 못 했다.
준비와 뒷정리를 도와 드려야겠느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빨리 가서 눕고 싶을 뿐이었다. 아마,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빨리 잠든 하루였을 것이다.
호성씨는 다음 날 아침 출근을 위해 7시 비행기를 타야 된다고 하여서 일찍 잤다.
아침은 전날 먹었던 음식들을 처리하는 것이었는데, 속도 쓰리고 몸도 제대로 안 움직여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이 때, 훈성이형이 전날 먹던 술국에 밥을 말아 주었는데, 이번 제주대회내내 먹은 음식중에 제일 맛있었다.
그렇게 아침을 해결하고 용식이형의 의견에 따라 '모슬포'횟집에 가서 '벵애돔회'를 먹었다.
맛있는 회라고 하는데 역시 맛을 느끼지 못 했다.(대장금이 생각나는 순간...)
빠뜨린 것이 있는데, 우리가 대회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준희형과 최이사님께서는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할 준비를 하고 계셨다.
아침식사준비와 자전거상차... 이 자전거가 올 때는 차곡차곡 잘 실려 왔는데, 가려고 하니 잘 안 들어 갔다.
준희형이 끝까지 고생을 하여 싣고 3층으로 올라와 위에 말씀드린 간단한 뒷풀이를 하였던 것이다.
그래도, 3박 4일을 묵었던 팬션사장에게 잘 지냈다고 예기를 하고 나와 만찬장으로 갔다.
나만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숙소에 물건을 두고 오신 분들이 몇 분 계셨다.
용식이형이 말하길 대회가 끝나면 긴장도 풀리고 몸도 힘들어서 집중력이 떨어지니 운전도 1주일정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아마 이런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
나도 공항에서 차에 짐을 싣는데, 작은 것을 안 실어서 주차요원이 챙겨주는 일이 발생했다.
만찬장에서 식사를 마치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렸는데, 안개가 심해 착륙을 못 해 출발이 늦어졌다.
비행기탑승과 동시에 잠이 들어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눈을 떴다.
비행기 출발지연으로 인해 차량이동을 한 자전거가 거의 비슷한 시각에 일산에 도착을 했다.
준희형도 많이 피곤할 텐데,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계셨다. 이번 대회기간내내 너무너무 고마웠다.
대회중 몰랐는데, 가랑이가 많이 쓸렸다. 좋은 경기복내지는 바꿈터 활용을 잘 해야겠다.
속이 쓰린 것은 연습부족이었을 것이고, 자전거 타는 동안 보급소이용연습을 좀 해야겠다.
이로써 나의 첫 아이언맨대회는 이렇게 끝났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수요일, 오늘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용식이형처럼 12년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싶고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도전하는 분이 계시면 '멘토'를 정해서 도움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용식이형이 해 주셨는데, 정신적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나의 아이언맨 첫 완주를 영화로 만든다면 '총감독'은 용식이형일 것이다.
그리고, 많은 조언을 주신 정감독님, 문고문님, 우일이외 다른 회원님들도 너무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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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형석씨!! 고생했어. 첫경험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것 같군. 내년을 기다리는 철인으로 거듭난 걸 축하해!!!!!
열심히 한 철인 축하한다. 함께 한 많은 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 될거다. 잘 회복하고 길바닥에서 보자 ㅎ ㅎ ㅎ
구구절절의 후기네요~~
기억력도 좋다 !! 엔돌핀이 팍팍 솟구치는 탓 이겠지~~
글을 읽노라니 정말 영화를 보는듯 눈에 선하네요... 김형석철인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다큐로 만들면 딱 입니다...형석님 수고 많으셨어요....
독고탁,알파에서 오메가 까지 빠뜨리지않고 잘도 쓰쎳네.아이언맨 완주 축하 축하 왕추카 드립니다.읽노라니 그날에 설레임 두려움 고통 희열이 물밀듯이 밀려 오네요.피로 회복 하시고 오늘 오후에 봐여!
고생 많으셨습니다. 함께 대회 참가하면서 얘기를 많이 못 나눴네요.. 회복 잘하셔요..
수고 많았어요^^ ,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꼈던 만큼, 대회에서 안전하게 완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 회복 잘 하시고 뒤풀이 못와서 아쉽네...
세상에....형석이 후기는 천재 아인슈타인도 쓸수 없는 대단한 기억력이구먼...암튼 좋은 기억 오래오래 갖고...가라
나의 멘티....^^
철인등극을 왕축하 하네 회복 잘하시게...^^
선배님...몸조리 잘하시고, 다음 훈련때 뵈요~^^ 목포는??? ㅋ
한방에 철인! 잘한거야~
축하해~^^*
무사히 완주한 것 축하합니다!!
이렇게 차곡 차곡 쌓이면 어느~새 12년차가 되겠지요.
참 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후기를 읽다보니 처녀 출전때가 생각나네요...그래도 정신력 만큼은 그때가 최고 였던것 같은데?
수고 많았고 푹 쉬세요....
첫 라이딩 같이 한게 2~3개월 전이었던거 같은데.....철인등극~~~
그것도 가볍게....축하하요, 그동안 고생 많았네, 화이팅~~~